38.중국.동아시아 이해 (독서)/8.몽골제국사

칭기스칸기 (2003)

동방박사님 2023. 11. 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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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의 권위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 명예교수의 역작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집사』의 페르시아어 원본을 번역

몽골제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이해를 위해서는 제국이 통치한 영역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카안의 울루스가 지배했던 동아시아와 몽골리아는 물론, 서방 삼왕가의 영역이 있던 중앙아시아, 킵차크 초원, 서아시아의 역사와 사회상을 고루 파악해야 최초이자 최대의 세계제국 몽골에 다가갈 수 있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완역된 『집사』 한국어판 김호동 역주(譯註)본은 과거 낯선 지역으로 우리를 이끄는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당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은 현재 우리의 인식과 문화의 지평을 풍부하게 넓혀주는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목차

제1편 열조기(列祖紀)

모두 열 개의 本紀로 구성된, 칭기스 칸의 조상들 특히 그와 그들 친족에 관한 일화. 먼저 서언에서 그들의 흥기 과정을 설명하고, 이어 열 개로 이루어진 본기가 서술될 것이다.
[서언] / [紀一]도분 바얀 紀 / [紀二]알란 코아 紀/[紀三]보돈차르 紀 /[紀四]두툼 메넨 紀 / [紀五]카이두 칸 紀/ [紀六]바이 싱코르 紀/[紀七]툼비나 칸 紀 /[紀八]카불 칸 紀 / [紀九]바르탄 바하두르 紀/[紀十]이수게이 바하두르 紀

제2편 칭기스 칸기

제1장 칭기스 칸의 계보
칭기스 칸의 계보와 그의 부인·아들·딸·사위들에 관한 설명. 그의 초상화 및 자식들의 지파도.

제2장 칭기스 칸 일대기
칭기스 칸이 태어날 때부터 칸과 군주가 될 때까지의 연대기와 일화들. 그가 칸에 즉위할 때 앉았던 보좌와 부인 왕자 아미르들의 초상. 아미르들의 계보와 그가 치른 전투와 그가 거둔 승리에 관한 설명. 치세 말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통치 기간과 그의 죽음에 관한 설명.
[제1절]1155-1166년 / [제2절]1167-1194년 / [제3절]1195-1203년 / [제4절]1204-1210년 / [제5절]1211-1218년 / [제6절]1219-1227년 / [제7절]편년체의 간략한 기술

제3장 성훈(聖訓)·천호일람(千戶一覽)
[제1절]성훈-그의 칭송할 만한 성격과 품성과 습관, 때때로 그가 말하거나 지시했던 격언과 발언과 훌륭한 성훈들, 또한 그가 군주로 재위할 동안 일어났던 일화와 사건들 가운데, 앞의 두 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들. 여러 사람과 여러 서적을 통해 알려진 것이라서 흩어지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하에서 별도로 기록했다.
[제2절]천호일람- 만호·천호·백호의 아미르들 및 칭기스 칸의 군대에 관한 이야기.
 

저자 소개

저 : 라시드 앗 딘 (Rashid al-Din)
 
이란 중부의 도시 하마단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익힌 제약과 의술 지식을 바탕으로 몽골 군주 일 칸의 궁정에 출사하여 문관으로서는 최고직인 재상(vaz?r)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 칸국의 군주를 시해했다는 정적들의 모략으로 처형당했다. 역사학을 비롯해 신학, 식물학, 약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저작들을 남겼으며, 재상 시절 가잔 칸의 명을 받들어 집필한 『집사』는 많은 학자들로부터 ‘최초의 세계사’로 칭해지고...
 
역 : 김호동 (金浩東)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근대 중앙아시아의 혁명과 좌절』, 『황하에서 천산까지』 , 『동방 기독교와 동서문명』, 『몽골제국과 고려』,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 이야기: 구약편』 등이 있고, 역서로는 『역사서설』, 『유목 사회의 구조』,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출판사 리뷰

세계제국 몽골이 집대성한 역사학의 고전 『집사』(전 5권), 마침내 완간

라시드 앗 딘이 쓴 세계 최초의 세계사 『집사』의 한국어 번역이 완성되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 명예교수는 2002년 『부족지』를 출간한 이래 『칭기스 칸기』(2003), 『칸의 후예들』(2005), 『일 칸들의 역사』(2018)를 거쳐 21년 만에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를 출간하며 마침내 『집사』의 한국어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

‘연대기의 집성(J?mi? al-taw?r?kh)’이라는 원제목이 시사하듯 『집사』는 몽골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했던 여러 군주들의 연대기를 종합하여 서술한 것을 넘어서 중국, 인도, 아랍, 투르크, 유럽, 유대 등 주변 세계 모든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집대성하려 했다. 거대한 세계제국 몽골의 등장은 오늘날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처럼 당대인들에게도 놀라움과 두려움을 안긴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제국의 흥기와 팽창 과정을 중국, 이란, 러시아, 한국, 인도, 이집트 지역의 수많은 민족과 국가가 각기 자기의 언어와 문자로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다양한 언어와 형식으로 기술된 수많은 기록들 가운데에서도 『집사』는 그 정확성과 상세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몽골제국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사’이다. 따라서 다양한 언어와 관점에서 기록된 자료를 섭렵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총합적 연구를 통해서만 비로소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중국 측 기록은 중화주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중심에 놓고 몽골제국의 ‘세계성’을 축소하여 그것을 중국 전통 왕조의 하나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섯 권으로 번역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한국어판은 몽골제국사 연구자는 물론 많은 독자들에게 역사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집사』의 구성

제1부 몽골사(일명 『축복받은 가잔의 역사』)
제1권 부족지
오구즈족
몽골화된 투르크족
투르크족
몽골족
제2권 칭기스 칸기
열조기
칭키스 칸기
제3권 칸의 후예들
우구데이 카안
주치 칸
차가타이 칸
툴루이 칸
구육 칸
뭉케 카안
쿠빌라이 카안
티무르 카안
제4권 일 칸들의 역사
훌레구 칸기
아바카 칸기
아흐마드 칸기
아르군 칸기
게이하투 칸기
제5권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
가잔 칸기

제2부 세계 각 민족들의 역사
제1권 울제이투 칸기
제2권 제1편 아담 이후 사도와 칼리프들의 역사 및 지구상 각 종족들의 역사
제2편 본서 완성 이후 전개될 역사
제3부 세계 각 지역의 경역·도로·하천

*현존하는 부분은 제1부 전체와 제2부의 제2권 제1편뿐이다.

13~14세기 최대 규모, 최초의 세계사

『집사』는 일 칸국의 재상 라시드 앗 딘이 가잔 칸의 명을 받들어 집필한 책이다. 그는 재상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 칸의 칙령과 후원을 받아 이 책을 집필했기 때문에 지금은 사라진 ‘원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집사』에는 제국의 확장과 운영에 관하여 다른 어떤 자료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정보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 라시드 앗 딘은 방대한 정보를 취합하여 몽골제국과 주변 여러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집대성했다. 이렇게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서술은 『집사』 이전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기에 학자들은 이 책을 가리켜 “최초의 세계사”라 부른다. 『집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한 다섯 권은 모두 제1부의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라시드 앗 딘은 가잔 칸의 명으로 제1부를 완성한 뒤 새로 즉위한 울제이투 칸의 명령에 따라 제2부와 제3부를 집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현재 제2부 제2권 제1편의 사본만 전해질 뿐, 나머지 부분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몽골제국사 연구의 시금석

제1권 『부족지』, 제2권 『칭기스 칸기』, 제3권 『칸의 후예들』이 각각 몽골제국의 준비기, 태동기, 세계제국의 최종적 완성기를 다루며, 제4권 『일 칸들의 역사』와 제5권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는 일 칸국의 군주들이 서아시아를 정복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20세기에 구미 학자들의 주도로 몽골 지배기의 서아시아 역사 연구는 커다란 진척을 이루었다. 반면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의 학자들이 이 분야에 기울인 관심은 극히 미미했다. 근자에 들어서야 비로소 소수의 전문가가 당시의 아랍과 페르시아 사료에 천착하여 연구의 질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몽골제국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국이 통치한 영역에 대한 총체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어로 모두 번역된 『집사』가 그 연구의 질적·양적 팽창을 자극할 것이다.

아시아 최초, 세계 최고 수준의 완역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은 『집사』를 “불멸의 고전”으로 칭하면서도 페르시아어 원본의 난해함과 분량의 방대함 때문에 선뜻 자국의 언어로 번역할 수 없었다. 가장 먼저 1858년에 러시아에서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후 한 세기가 지나 소련 학자들이 『부족지』를 보완하여 발표했고, 이어서 20세기 말 김호동 교수가 제1권 『부족지』의 역주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에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색스턴(W. M. Thackston) 교수가 영역본을 출간했다. 지금까지도 러시아어와 영어로만 번역되었을 뿐 몽골사 연구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도 아직 『집사』를 번역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러시아 번역본을 중국어로 중역하여 출간했을 뿐이다.

14세기 초 페르시아어로 집필된 『집사』의 정확하고 완벽한 번역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은 사본(寫本)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투르크-몽골 어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몽골제국사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앙아시아사 연구자인 김호동 교수의 대장정에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김호동 교수는 주석 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여러 사본들을 대조하여 만든 페르시아어 교감본 3종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몽골제국 당시에 관한 여러 사서를 참조하고 『집사』와 몽골제국에 대한 전 세계의 최신 연구 성과까지 주석에 반영했다. 또한 투르크-몽골어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페르시아어 원문의 어휘와 문장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주석에 밝혀서 원문의 난해함과 모호함을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120여 종의 사본을 비교 분석하여 원본을 복원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사계절, 2000)으로 고전 완역의 지평을 연 김호동 교수는 이번 책에서 더욱 철두철미한 준비와 자세로 역주에 임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어로 완역된 『집사』는 과거 낯선 지역으로의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당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료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 우리의 인식과 문화의 지평을 풍부하게 넓혀주는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주요 내용

몽골 제국의 흥망성쇠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서술


『칭기스 칸기』는 분량이 다른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칭기스 칸의 조상들의 계보와 역사를 다룬 비교적 짧은 분량의 「열조기」이고 또 하나는 몽골제국의 토대를 놓은 불세출의 영웅 칭기스 칸의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 본서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칭기스 칸이 생전에 자식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남긴 성훈과 덕담, 그리고 그가 사망하기 직전에 자제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준 몽골 제국의 군대의 숫자를 일일이 기록한 「천호일람」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본서는 칭기스 칸의 조상들의 사적, 칭기스 칸 자신의 일대기, 그가 남긴 유무형의 유산들을 정리함으로써, 몽골 제국 건설의 전 과정을 주도면밀하면서도 포괄적으로 서술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세계사”라 칭할 만한 서술 체제

『칭기스 칸기』의 서술 체제를 보면 『집사』가 무엇 때문에 최초의 세계사라고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라시드 앗 딘은 칭기스 칸의 일생을 크게 여섯 시기로 구분하여 설명하면서, 각 시기마다 세계 각지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가를 병렬적으로 서술하였다. 즉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아시아와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어떤 왕조가 존재했고, 누가 통치했으며, 어떠한 주요 사건들이 일어났는가를 각 장별로 첨부·서술하였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자기가 속한 지역이야말로 세계의 중심이자 전부라고 인식했던 과거의 역사관에서는 불가능한 것이었고, 세계사 전체를 하나의 단위로 파악하는 몽골제국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칭기스 칸이 직접 남긴 격언과 훌륭한 성훈(聖訓)들의 기록

-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에 와서 성훈을 듣고 다시 돌아가는 만호장(萬戶長)과 천호장(千戶長)들은 군대의 지휘관을 할 만하다. 그러나 자기 목지에 앉아서 성훈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마치 깊은 물에 던져진 돌덩이와 같고, 갈대숲 속으로 날아가 사라진 화살과 같으니, 그런 사람들은 수령이 되기에 적합치 않다.
- 자신의 집을 올바르게 정돈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나라를 올바르게 정돈할 수 있다. 또한 십호를 규정된 바에 따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천호와 만호를 그에게 맡겨도 좋은 것이니, 그는 그것들을 능히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는 마치 잘 기른 송아지처럼 말없이 있어야 하고, 전투를 할 때는 마치 사냥터에서 먹이를 쫓는 굶주린 매처럼 앞장서야 한다.
-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 말이 옳은지 생각해 보라. 한번 내뱉은 말은 심각하게 말했든 아니면 장난기로 말했든 다시 주워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자신의 내면을 깨끗이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왕국에서 악을 없앨 수 있다.
- 집 안에서는 모든 것이 그 주인을 닮는다. (426~437쪽)

왕실의 비기(秘記)인 『금책(金冊)』을 자료로 이용

사서 편찬에 관한 가잔 칸의 칙명을 지적하면서 라시드 앗 딘이 언급했던 “진실된 언어로 정비, 정리해야 할, 풍성한 보고(寶庫) 안에 보존되어 있는 사서들과 단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금책』이라는 문건을 거명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현재 아무런 사본도 전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칸들의 재고(財庫) 안에 항상 대아미르들에 의해 보존되어”있었던 것으로 보아 왕실의 비기였음이 분명하다. 즉, 가잔 칸은 라시드 앗 딘이 몽골 제국사를 집필함에 있어 단순히 소문이나 구전에 의거하지 않고, 몽골 지배층 가운데 극히 일부만 열람할 수 있었던 일종의 극비 문건인 『금책』을 활용하도록 했고, 원나라 조정의 ‘문화 브로커’ 볼라드 칭상이 몽골어로 기록된 『금책』의 내용을 해석해줌으로써 라시드 앗 딘은 『칭기스 칸기』 집필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