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중국.동아시아 이해 (독서)/8.몽골제국사

칸의 후예들 (2005)

동방박사님 2023. 11. 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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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의 권위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 명예교수의 역작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집사』의 페르시아어 원본을 번역

몽골제국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이해를 위해서는 제국이 통치한 영역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카안의 울루스가 지배했던 동아시아와 몽골리아는 물론, 서방 삼왕가의 영역이 있던 중앙아시아, 킵차크 초원, 서아시아의 역사와 사회상을 고루 파악해야 최초이자 최대의 세계제국 몽골에 다가갈 수 있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완역된 『집사』 한국어판 김호동 역주(譯註)본은 과거 낯선 지역으로 우리를 이끄는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당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은 현재 우리의 인식과 문화의 지평을 풍부하게 넓혀주는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목차

이 책을 내면서
『집사』의 구성표

[紀二] 우구데이 카안紀
[紀三] 주치 칸紀
[紀四] 차가타이 칸紀
[紀五] 톨루이 칸紀
[紀六] 구육 칸紀
[紀七] 뭉케 카안紀
[紀八] 쿠빌라이 카안紀
[紀九] 티무르 카안紀

부록
지도
참고문헌
찾아보기
칭기스 일족의 주요 인물들과 대칸의 계승도
 

저자 소개 

저 : 라시드 앗 딘 (Rashid al-Din)
 
이란 중부의 도시 하마단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익힌 제약과 의술 지식을 바탕으로 몽골 군주 일 칸의 궁정에 출사하여 문관으로서는 최고직인 재상(vaz?r)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 칸국의 군주를 시해했다는 정적들의 모략으로 처형당했다. 역사학을 비롯해 신학, 식물학, 약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저작들을 남겼으며, 재상 시절 가잔 칸의 명을 받들어 집필한 『집사』는 많은 학자들로부터 ‘최초의 세계사’로 칭해지고...
 
역 : 김호동 (金浩東)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근대 중앙아시아의 혁명과 좌절』, 『황하에서 천산까지』 , 『동방 기독교와 동서문명』, 『몽골제국과 고려』,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 이야기: 구약편』 등이 있고, 역서로는 『역사서설』, 『유목 사회의 구조』,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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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라시드 앗 딘(Rash d ad-D n, ?-1319)
이란 중부의 도시 하마단에서 출생하였고, 어려서부터 익힌 제약과 의술 지식을 바탕으로 몽골 군주 일 칸의 궁정에 출사하여 문관으로서는 최고직인 재상(vaz r)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 칸국의 군주를 시해했다는 정적들의 모략으로 처형당했다. 역사학을 비롯해 신학, 식물학, 약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저작들을 남겼으며, 재상 시절 가잔 칸의 명을 받들어 집필한 {집사}는 많은 학자들로부터 '최초의 세계사'로 칭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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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칭기스 칸의 유언 그가 탕쿠트 지방에서 갑작스럽게 병이 들자,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조용한 자리를 만들어 [우구데이를] 후계자로 정하고 보좌와 카안位를 그에게 정해 주었다. 또한 각각의 아들들에게 별도의 직무를 정해주며,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치와 함께 하도록 하라. 야사와 규범과 관례와 성훈들에 대해서 잘 알기를 원하는 사람은 차가타이에게로 가라. 관용과 관대, 은사와 재화를 [원하는] 사람은 우구데이를 가까이 하라. 용맹과 명성, 勝戰과 정복, 그리고 세계정복을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톨루이 칸을 모시도록 하라!”고 말했다. 또한 아들들을 위하여 아미르들과 군대들을 정해 주었고, [칭기스 칸]기의 말미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그들 각자에게 일정한 몫을 각각 정해 주었다.
---p.16~17

우구데이 카안에 대한 일화 몽골의 야사와 관례에 의하면 봄과 여름에는 낮 동안 어느 누구도 물에 들어가 그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가서는 안 된다.…… 하루는 카안이 차가타이와 함께 사냥에서 돌아오고 있었는데, 한 무슬림이 물에 앉아 洗淨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야사에 관한 한 매우 꼼꼼했던 차가타이는 그 무슬림을 처형하려고 했지만, 카안은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고 우리도 피곤하니, 오늘 밤은 그를 구금해 두고 내일 심문해서 야사에 처하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 그를 다니시만드 하집에게 맡기고는, “銀 발리시 하나를 그가 洗淨하던 곳의 물 속에 넣어두라!”고 은밀히 지시하고, 그에게는 “심문을 할 때 ‘저는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던 얼마 안 되는 자산이 물에 빠져, 그것을 건지려고 [물 속에] 들어갔습니다.’라고 말하라!”고 전하도록 했다. 다음 날 심문을 할 때 그는 그 같은 변명을 둘러댔고, 그곳으로 [사람을] 보냈더니 [과연] 물 속에서 발리시를 찾아내었다. 카안은 “大야사를 감히 어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 불쌍한 사람은 극도의 절망과 곤경에 빠져 이 보잘 것 없는 것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그를 용서해 주었다.…… 이런 까닭에 세상의 자유인들은 그의 품성에 노예가 되었다.……
---p.116~117

두려움과 공포의 군주 구육 칸은 [자신의] 위대함에 대한 자부심과 지고함에 대한 자만심을 지닌 하늘처럼 웅장하고 바다처럼 장엄한 군주였다. 그가 즉위했다는 소문이 지상에 퍼져나가자, 그의 지엄함과 무서움과 엄정함은 너무나 유명했기 때문에, 그의 명령이 적들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거역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 정도였다. 각지에 주둔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의 분노에 대한 공포와 그의 권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밤이건 낮이건 안정을 얻지 못했다. 그의 어전에 있던 大臣과 近侍와 귀족들은 한 걸음도 떼지 못했고,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감히 그에게 방책을 [먼저] 아뢸 수도 없었다. 또한 멀거나 가까운 곳에서 온 방문자들은 [칸이] 그를 부르기 전에는 말매는 곳에서 [어전으로] 한 뼘도 더 가까이 발을 내디딜 수 없었다. 그의 치세동안 동서남북 온 사방에서 아미르들, 총독들, 관리들, 대신들이 그의 오르두로 향하였다. 쿠릴타이가 열리는 시기에는 손님들을 위하여 2천개의 흰색 천막을 준비하고 오르두의 주위에 下營할 곳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사방에서 대인들과 귀족들이 밀려들 정도였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많은 무리를 목격한 적이 없었고, 역사에서도 그와 같은 예를 찾아볼 수 없었다.
---p.294

원나라의 수도, 대도를 건설하다 칭기스 칸과 그의 자식들은 키타이 지방에 도읍을 두지 않았는데, 이는 각각의 본기에 기록되어 있는 바와 같다. 그러나 뭉케 카안이 그 지방을 쿠빌라이 카안에게 주었고 [쿠빌라이 카안은] 그 지방이 매우 풍요하고 그 주변에 중요한 왕국과 지방이 수없이 많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곳을] 자신의 도읍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그는 그곳 군주들의 도읍들 가운데 하나였던 칸발릭 시 ― 키타이 말로는 ‘중두라고 불리운다 ―를 동영지로 정했다. 그곳은 옛날에 점성가와 현자들의 의견에 따라서 지극히 상서로운 별점에 부응하여 건설되었으며, 온갖 축복과 행운을 지닌 곳으로 항상 여겨져 왔다. 칭기스 칸이 그곳을 [이미] 파괴해 버렸기 때문에 쿠빌라이 카안은 [다시] 건설하고자 원했고, 자신의 명성을 위해서 그 근처에 다른 도시를 서로 맞닿게 세우고 그 이름을 ‘다이두라고 하였다.
---p.407
 

출판사 리뷰

세계제국 몽골이 집대성한 역사학의 고전 『집사』(전 5권), 마침내 완간

라시드 앗 딘이 쓴 세계 최초의 세계사 『집사』의 한국어 번역이 완성되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김호동 명예교수는 2002년 『부족지』를 출간한 이래 『칭기스 칸기』(2003), 『칸의 후예들』(2005), 『일 칸들의 역사』(2018)를 거쳐 21년 만에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를 출간하며 마침내 『집사』의 한국어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

‘연대기의 집성(J?mi? al-taw?r?kh)’이라는 원제목이 시사하듯 『집사』는 몽골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했던 여러 군주들의 연대기를 종합하여 서술한 것을 넘어서 중국, 인도, 아랍, 투르크, 유럽, 유대 등 주변 세계 모든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집대성하려 했다. 거대한 세계제국 몽골의 등장은 오늘날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처럼 당대인들에게도 놀라움과 두려움을 안긴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제국의 흥기와 팽창 과정을 중국, 이란, 러시아, 한국, 인도, 이집트 지역의 수많은 민족과 국가가 각기 자기의 언어와 문자로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다양한 언어와 형식으로 기술된 수많은 기록들 가운데에서도 『집사』는 그 정확성과 상세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몽골제국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사’이다. 따라서 다양한 언어와 관점에서 기록된 자료를 섭렵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총합적 연구를 통해서만 비로소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중국 측 기록은 중화주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중심에 놓고 몽골제국의 ‘세계성’을 축소하여 그것을 중국 전통 왕조의 하나로 바꿔놓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섯 권으로 번역된 라시드 앗 딘의 『집사』 한국어판은 몽골제국사 연구자는 물론 많은 독자들에게 역사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집사』의 구성

제1부 몽골사(일명 『축복받은 가잔의 역사』)
제1권 부족지
오구즈족
몽골화된 투르크족
투르크족
몽골족
제2권 칭기스 칸기
열조기
칭키스 칸기
제3권 칸의 후예들
우구데이 카안
주치 칸
차가타이 칸
툴루이 칸
구육 칸
뭉케 카안
쿠빌라이 카안
티무르 카안
제4권 일 칸들의 역사
훌레구 칸기
아바카 칸기
아흐마드 칸기
아르군 칸기
게이하투 칸기
제5권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
가잔 칸기

제2부 세계 각 민족들의 역사
제1권 울제이투 칸기
제2권 제1편 아담 이후 사도와 칼리프들의 역사 및 지구상 각 종족들의 역사
제2편 본서 완성 이후 전개될 역사
제3부 세계 각 지역의 경역·도로·하천

*현존하는 부분은 제1부 전체와 제2부의 제2권 제1편뿐이다.

13~14세기 최대 규모, 최초의 세계사

『집사』는 일 칸국의 재상 라시드 앗 딘이 가잔 칸의 명을 받들어 집필한 책이다. 그는 재상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 칸의 칙령과 후원을 받아 이 책을 집필했기 때문에 지금은 사라진 ‘원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집사』에는 제국의 확장과 운영에 관하여 다른 어떤 자료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정보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 라시드 앗 딘은 방대한 정보를 취합하여 몽골제국과 주변 여러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집대성했다. 이렇게 유라시아 대륙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서술은 『집사』 이전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기에 학자들은 이 책을 가리켜 “최초의 세계사”라 부른다. 『집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한 다섯 권은 모두 제1부의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라시드 앗 딘은 가잔 칸의 명으로 제1부를 완성한 뒤 새로 즉위한 울제이투 칸의 명령에 따라 제2부와 제3부를 집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현재 제2부 제2권 제1편의 사본만 전해질 뿐, 나머지 부분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몽골제국사 연구의 시금석

제1권 『부족지』, 제2권 『칭기스 칸기』, 제3권 『칸의 후예들』이 각각 몽골제국의 준비기, 태동기, 세계제국의 최종적 완성기를 다루며, 제4권 『일 칸들의 역사』와 제5권 『이슬람의 제왕-가잔 칸과 그의 시대』는 일 칸국의 군주들이 서아시아를 정복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20세기에 구미 학자들의 주도로 몽골 지배기의 서아시아 역사 연구는 커다란 진척을 이루었다. 반면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의 학자들이 이 분야에 기울인 관심은 극히 미미했다. 근자에 들어서야 비로소 소수의 전문가가 당시의 아랍과 페르시아 사료에 천착하여 연구의 질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앞으로 몽골제국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국이 통치한 영역에 대한 총체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어로 모두 번역된 『집사』가 그 연구의 질적·양적 팽창을 자극할 것이다.

아시아 최초, 세계 최고 수준의 완역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은 『집사』를 “불멸의 고전”으로 칭하면서도 페르시아어 원본의 난해함과 분량의 방대함 때문에 선뜻 자국의 언어로 번역할 수 없었다. 가장 먼저 1858년에 러시아에서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이후 한 세기가 지나 소련 학자들이 『부족지』를 보완하여 발표했고, 이어서 20세기 말 김호동 교수가 제1권 『부족지』의 역주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에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색스턴(W. M. Thackston) 교수가 영역본을 출간했다. 지금까지도 러시아어와 영어로만 번역되었을 뿐 몽골사 연구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도 아직 『집사』를 번역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러시아 번역본을 중국어로 중역하여 출간했을 뿐이다.

14세기 초 페르시아어로 집필된 『집사』의 정확하고 완벽한 번역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은 사본(寫本)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투르크-몽골 어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몽골제국사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을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앙아시아사 연구자인 김호동 교수의 대장정에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김호동 교수는 주석 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여러 사본들을 대조하여 만든 페르시아어 교감본 3종을 번역의 저본으로 삼았으며, 몽골제국 당시에 관한 여러 사서를 참조하고 『집사』와 몽골제국에 대한 전 세계의 최신 연구 성과까지 주석에 반영했다. 또한 투르크-몽골어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페르시아어 원문의 어휘와 문장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주석에 밝혀서 원문의 난해함과 모호함을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120여 종의 사본을 비교 분석하여 원본을 복원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사계절, 2000)으로 고전 완역의 지평을 연 김호동 교수는 이번 책에서 더욱 철두철미한 준비와 자세로 역주에 임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어로 완역된 『집사』는 과거 낯선 지역으로의 흥미로운 안내서이자 당시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사료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 우리의 인식과 문화의 지평을 풍부하게 넓혀주는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주요 내용

이 책의 구성과 서술 관점


본서는 모두 8편의 ‘기’(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칭기스 칸의 후계자인 우구데이에서부터 시작하여 구육, 뭉케, 쿠빌라이, 티무르에 이르는 5명의 대칸들의 기(紀)와, 칭기스 칸의 다른 세 아들인 주치, 차가타이, 톨루이 등 3명의 제왕(諸王)들의 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기는 대체로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 주인공의 자식과 후비(后妃)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계보, (2) 그의 통치기간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연대기적 기술, (3) 앞의 부분에 포함되지 않은 일화들이 그것이다. 이 8편의 본기들 가운데 처음에 나오는 우구데이나 뭉케의 치세에 관한 기록들 중 일부는 13세기 중반에 집필된 주베이니의 「세계정복자사」에서 채록한 부분이 상당히 있지만, 쿠빌라이 카안 기의 내용은 오랫동안 중국에서 고관을 지내다가 일 칸의 정치고문으로 파견된 볼라드 칭상(Bolad Chingsang)의 증언에 의거한 것이 많아서, 당시 몽골지배층이 중국과 중국에 대한 자신들의 통치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하는 점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고, 이를 중국측 자료들과 대조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150년 몽골 제국 경영의 실상이 드러난다

이미 번역·출간된 『부족지』와 『칭기스 칸기』가 각각 몽골제국의 준비기와 태동기를 다룬 것이라면, 『칸의 후예들』은 세계제국으로 발돋움을 시작하여 그 최종적인 완성을 보는 시기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칭기스 칸기』와 『칸의 후예들』의 비교를 통해 미묘한 차이를 포착할 수 있다. 칭기스 칸의 시대가 지나고 그의 후예들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몽골 제국의 경영 양상이 크게 변모했기 때문이다.

역주자의 말에 따르면, 칭기스 칸의 전쟁은 어디까지나 초원의 제왕, 유목민의 수령으로서 수행한 것이었을 뿐, 과거 수많은 유목국가의 군주들이 보였던 전쟁의 패턴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농경 지역을 정복하여 유목민과 정주민을 통합한 거대한 세계제국을 건설하려는 의도를 갖고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다만 자신이 거느리는 유목민과 유목국가에 필요한 물자를 획득하고 안정된 공급체제를 마련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사망하고 난 뒤 그의 후계자들의 시대가 되면서 전쟁의 패턴은 급속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종래 약탈과 응징의 성격을 갖던 전쟁은 이제 정복과 지배를 지향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칭기스 칸 사후 어떻게 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학술적으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그 연유가 무엇이건 칭기스 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우구데이 카안의 시대부터 몽골 제국은 이미 ‘유목국가’가 아니라 ‘세계 제국’으로의 지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칸의 후예들』은 우구데이 이후 변화된 제국 경영의 양상들을 몽골사 연구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