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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재발견 (2015) - 도시인문학 강의

동방박사님 2024. 1. 2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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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상이 행복한 도시, 서울의 미래를 꿈꾸다

2013년부터 우면산 숲속 강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인문학 강의’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서울의 재발견》은 문학 예술 철학 건축 역사 지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서울 시민이 함께 도시의 일상 속 아름다움과 철학적 가치를 부여하고자 인문학 강의형식으로 기획된 것이다. 도심에서 경험하기 힘든 숲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시민들은 승효상, 오영욱, 조한, 권기봉, 조용헌, 로버트 파우저, 이현군, 유재원 , 고미숙 등 각 분야 최고의 지성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삶’에 대해 묻고 답하고 생각을 나누었다.

도시의 탄생에서부터 현재 서울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서울을 아우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서울과 도시에 대한 독특한 주제 강의를 선정하고 책의 말미에는 ‘서울 시민의 행복 철학’이라는 주제로 박원순 시장과 고미숙 선생의 대담을 수록하였다.

서울의 건축 , 공간, 시간, 오래된 골목 이야기, 풍수지리, 언어의 변천, 도시민의 일상생활의 변화, 메타폴리스 서울의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목차

프롤로그 우면산 숲속의 서울 이야기
제 1 강 지문(地文)의 도시, 서울 _ 승효상
제 2 강 도시를 사랑하는 방법 _ 오영욱
제 3 강 감동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_ 조한
제 4 강 서울을 거닐며 역사를 말하다 _ 권기봉
제 5 강 풍수지리로 살펴본 서울 _ 조용헌
제 6 강 서울의 오래된 골목 이야기 _ 로버트 파우저
제 7 강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 _ 이현군
제 8 강 옛날 서울말과 서울 사투리 _ 유재원
제 9 강 서울시민의 행복 철학 _ 고미숙
대 담 일상이 행복한 도시, 서울의 미래를 꿈꾸다 _ 박원순 고미숙
에필로그 서울의 재발견 _ 전말숙
 

저자 소개

저 : 권기봉
권기봉은 월악산국립공원에서 자란 산골소년이다. 1998년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에 입학하면서 경험하게 된 서울은 ‘원더랜드’ 그 자체였다.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이 공간이 궁금해 무작정 길을 나섰는데 사람이 보이고 역사가 읽히고, 또 그 배경이 되는 건물과 장소가 시야에 들어왔다. 재발견한 메트로폴리스 서울에 대한 글쓰기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워낙 호기심이 많고, 여행 다니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알...
 
저 : 로버트 파우저 (Robert J. Fouser)
 
그는 각국 도시 생활자이며 탐구자다. 그에게 ‘도시’란 여행자로 스 치는 장소가 아닌, 일상의 터전이며 삶의 기반이다. 어디에서나 경 계 밖 이방인으로 살지 않았으며 기꺼이 그 도시의 일원이 되었다. 얼핏 보이는 도시의 풍경보다 그뒤에 쌓인 시간과 도시를 이루는 수많은 ‘입자’야말로 그의 관심사다. * 미국 앤아버에서 태어났으나 주로 이 도시 밖에서 살았다. 고교 시절 도쿄에 두 달여 다녀간 이후 여러 대...

저 자 소 개

승효상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빈 공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이로재 건축사무소 대표이며 서울시 총괄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건축이란 무엇인가》, 《건축, 사유의 기호》, 《지문》,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등이 있다. 오영욱 (오기사, ogisa)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엘리사바대학교에서 내부공간디자인을 공부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머물다 ...

책 속으로

20세기에 그려진 도시계획도를 보면 붉은색, 노란색, 파란색 칠을 해서 땅을 구분합니다. 어디에 산이 있고 물길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선들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고 재화가 유통되는 경로입니다. 마치 여기서는 생존투쟁을 위한 음모와 술수가 벌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갈등이 많은데 우리가 잘못 만든 도시 공간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p.23

세상에 건축을 가리키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우리말 ‘짓다’가 있습니다. 집은 짓는 거지 세우는 게 아닙니다. 시를 짓거나 밥을 짓거나 농사를 짓거나 옷을 지을 때 ‘짓다’라고 쓰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말뜻을 풀이하면 한 사람이 어떤 진로를 가지고 자기 사상과 이념을 집어넣어서 솜씨를 발휘해 전혀 다른 물체로 창조해내는 것입니다. 이렇듯 건축은 대단한 사유 과정을 가진 창조물입니다. (중략) 건축은 우리를 바꿉니다. 그래서 건축이 중요합니다. --- p.29

랜드마크는 서양인들이 평지 위에 도시를 지었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기 위해서 마천루도 짓고, 에펠탑도 쌓고, 빅벤도 만들고 해서 나온 것입니다. 서양인들한테는 랜드마크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자체가 랜드마크이기 때문에 인공적 구조물을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작은 단위가 모여서 이루어진 집합체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건축이 가져야 할 중요 덕목이었고, 이 집합성도 산세를 연결하기 위한 윤리적 차원에서 위치하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건축은 자연과 우리를 연결시키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 p.35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건축은 없습니다. 건축은 중력에 저항하기 위해서 솟은 건데, 아무리 튼튼하게 세워도 중력의 힘을 이길 건축은 없습니다. 어떤 때는 폭격에 의해서, 또는 경제적 가치에 의해서 허물어지기도 합니다. 건축이 우리를 대신하리라는 것은 허망한 생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곳에 같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억만이 진실입니다. 이 사실을 알 때우리는 어떤 도시와 건축을 만들어야 할지 분명해질 것입니다. --- p.41

서울에서 아쉬운 점은 보차겸용 도로입니다. 서울의 많은 영역이 이면도로라고 하는, 보차분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길로 채워져 있습니다. 4미터에서 8미터 정도 되는 도로를 지나가는 차와 주차된 차, 그리고 사람이 공유하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걷다가 차가 오면 사람이 비켜야 하는 거죠. 특히 한국의 길은 차량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차가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합니다. 그런 의식 자체가 바뀌는 것도 중요하고, 도시가 그 의식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p.55

도시가 수평적으로 평등해진 대신, 이제 자본으로 바뀐 새로운 권력은 그 권력을 위로 가지고 올라가서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도시가 살기 좋아지기 위해서는 그런 불평등이 아예 없어지기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몇 층 이상 건물을 지을 때에는 꼭 한두 개 층 정도는 공원으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p.63

건축에서 시간을 이야기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사적인 건물들입니다. 오래된 건물은 마치 얼어붙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복궁 서쪽 동네를 서촌이라 부르는데요, 그곳을 가보면 일제시대 때 지어진 1~2층짜리 건물, 1960~70년대 지어진 창고 건물, 1980~90년대 지어진 다세대주택, 1990년대 이후에 지어진 화강암으로 지어진 빌라까지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을 걷다 보면 시간을 따라서 걷는 느낌이 듭니다. 굳이 역사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제 몸이 그곳에 끌리는 것은 바로 장소의 시간성 때문입니다. --- p.95

서울은 과거의 기억들, 특히 근현대사의 현장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대충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순간 정반대의 의미로 곡해되거나 오해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옛 현장의 안내판들, 거기에 쓰여진 것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것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것을 제대로 볼 때 한국의 역사에 대해 다면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요? --- p.125

골목은 오래된 도시의 보편적 현상입니다. 오래된 도시에는 다 골목이 있는 것이죠. 서울은 규모, 인구, 기능을 보면 파리, 뉴욕, 도쿄와 유사하지만 골목이 많은 동네는 주로 서민 중심 동네입니다. 서울 같은 경우는 북촌만 생각하는데 오히려 골목이 많은 동네는 주로 서민이 사는 동네죠. 이게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굉장히 대조적인 현상인데 잘 지키면 아주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p.168

서울은 원래 한양, 한성부, 도성 안과 밖 더하기 한강진 밖 더하기 양주, 양천, 과천, 광주가 합쳐져 생긴 곳이고 강북과 강남이 나뉘어 있습니다. 한양도성이 남산이고 관악산이 서울의 남산이 된 건 1963년 이후의 일입니다. 한양에서 서울을 찾아보고 한양에서 현재 서울까지 어떤 경로로 왔느냐가 ‘장소란 시간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지층이어서 장소를 통해서 이야기를 발견한다’입니다. --- p.211

언어는 변하는 것을 될 수 있으면 막아야 합니다. 막아야만 다음 세대의 비용이 줄어듭니다. 20~30년 후에 제가 쓴 글을 다음 사람이 읽을 때 공부를 해야 된다, 이건 손해죠? 그래서 어느 나라든지 언어 변화를 늦추기 위해서 표준말 교육을 시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의 투자가 안 됩니다. 언어 교육에 투자가 안 되고, 투자할 돈으로 다 영어를 가르칩니다. 영어가 더 많이 들어오게 되면서 언어가 더 빨리 변합니다. --- p.238

20세기 이후 한국은 근대화가 빨리 이뤄졌습니다. 과학과 자본이 사람들의 삶을 빠르게 지배하기 시작했어요. 모든 기준이 그것이 되었어요. 그래서 행복에 대해서도 일종의 양적 법칙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좋은 게 많아야 돼, 집도 커야 돼, 집에 정원도 있어야 하고 집 안에 카페도 있어야 해’라고 바라죠. 제 주변에 그런 친구가 없어서 몰랐는데 어떤 집은 엄청나게 크고 정원도 있고 카페 같은 공간도 있더라고요. 아무튼 집이 너무 멋져요. 그런데 그 집에 혼자 살아요.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이 있습니까? --- p.250

사회가 기술과 문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소통과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일단 물질과 정보가 범람하는 곳에 전부 다 던져 놓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부작용과 중독상태가 일어난 다음부터 사태를 수습하려 합니다. 이런 식으로라면 어떠한 사람도 이 사회에서 자신이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 p.253

출판사 리뷰

“《서울의 재발견》은 서울의 다양한 모습과 도시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서울의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며 오래된 골목, 풍수 지리, 서울말과 서울 사투리, 옛 지도 등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얼굴을 만납니다. 또한 대도시 서울에서 도시민으로 살아가는 삶이 어떠한지, 그리고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들여다봅니다.” _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이야기가 살아 있는 도시는 영원하고 이야기가 사라지는 도시는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시간과 공간,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모여 서울의 이야기(Story)가 될 것이고 훗날 서울의 역사(History)로 기억될 것입니다.”_김수현(서울연구원장)

“이탈로 칼비노는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도시의 가치는 어떤 거대한 기념물이나 큰 크기의 광장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거리에, 난간에, 깃발에 있다”고 했습니다. 도시의 진정성은 일상생활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_ 승효상(건축가, 이로재 대표)

일상이 행복한 도시, 서울의 미래를 꿈꾸다

2013년부터 우면산 숲속 강의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인문학 강의’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서울의 재발견》은 문학 예술 철학 건축 역사 지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서울 시민이 함께 도시의 일상 속 아름다움과 철학적 가치를 부여하고자 인문학 강의형식으로 기획된 것이다. 도심에서 경험하기 힘든 숲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시민들은 승효상, 오영욱, 조한, 권기봉, 조용헌, 로버트 파우저, 이현군, 유재원 , 고미숙 등 각 분야 최고의 지성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삶’에 대해 묻고 답하고 생각을 나누었다.

도시의 탄생에서부터 현재 서울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서울을 아우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서울과 도시에 대한 독특한 주제 강의를 선정하고 책의 말미에는 ‘서울 시민의 행복 철학’이라는 주제로 박원순 시장과 고미숙 선생의 대담을 수록하였다.

서울의 건축 , 공간, 시간, 오래된 골목 이야기, 풍수지리, 언어의 변천, 도시민의 일상생활의 변화, 메타폴리스 서울의 미래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요 내용

서울의 건축, 시간, 공간이 말을 걸다


책에서 승효상은 “도시의 가치는 거대한 기념물이나 광장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거리에, 난간에, 깃발에 있다”는 이탈로 칼비노의 글을 종종 인용한다. 또 데이비드 하비의 “도시는 이미지보다 서사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빌려 도시 안에 녹아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곳에 같이 있었다”는 기억, 그것만이 진실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서울의 건축, 그 자체이다. 2014년부터 서울시 총괄건축가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승효상이 그리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오영욱은 서울의 구석구석에 깃든 일상 공간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가 도시를 사랑하는 방식은 어떠한가? ‘사람마다 사랑의 방식이 다르듯 도시를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겠지만 사랑의 속성상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가 행복해지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그만의 도시사랑 방정식이 연장되면 그가 그린 “ 2030년 소통과 배려가 있는 행복한 도시, 서울”이 보일 것이다.

조한은 공간에 들어섰을 때, 모든 감각을 열고 자기감정에 솔직해진다면 감동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그 공간은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며 우리는 기억할 수 있고, 그때 우리는 또 다른 ‘우리’가 된다고 말한다. 장소의 기억은 많은 감각들을 유발하고 이는 결국 실존과도 닿아 있다고 함으로써 공간의 기억을 실존적 차원에서 다루며 서울의 시간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말을 건다.

다시 서울을 보다

권기봉의 인문학적 도시산책, 조용헌의 풍수지리, 로버트 파우저의 오래된 골목, 유재원의 서울말과 서울 사투리, 이현군의 옛 지도, 이들을 통하여 서울을 다시 보니 놀라울 만치 새롭다.

권기봉이 거닐며 바라본 서울은 과거의 기억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다. 기억되고 논의되어야 할 서울의 장소들을 제대로 걷고, 이미 걸었다면 ‘다시’ 걷자고 한다. 그것도 오감을 살려서 냄새도 맡고 온도를 느끼며 걷자고 한다. 그가 제안하는 대로 서울을 걷노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며, 그렇게 해서 바라본 서울은 더 이상 이전의 서울이 아니다.

통인동 154-10번지 시인 이상의 집터인 제비다방을 지금의 모습으로 지켜낸 로버트 파우저는 유독 오래된 골목에 가치를 둔다. 서울의 오래된 골목을 바라보며 이론과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계획되지 않고 융기적으로 형성된 것의 자연스러움, 불규칙성,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서울의 오래된 골목에서 잊히고 사라진 듯한 어떤 아름다움을 재발견한다.

풍수지리학자 조용헌은 풍수지리로 보면 서울은 100점 만점의 완벽한 도시라고 말한다. 윷판의 한가운데, 28수 북두칠성, 음양오행 7개의 별 중심에 우리가 있다. 윷판을 압축하면 태극문양이어서 그 음양의 한가운데 서울이 있는 셈이란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강이 풍요롭게 흐르는 완벽한 풍수지리의 서울에서 서울시민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로 보는 도시는 어떠한가? 옛 서울말, 현재 서울말, 사투리로 본 서울은 흥미롭다. 유재원은 아흔두 살 서울토박이 어머니의 생애를 기록에 남기고 옛 서울말과 현재 서울말의 차이를 통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재구성한다. 앵경, 핵교, 팬지 등 70년대 서울 사람들만 쓰던 사투리는 80년대를 거치며 급격히 사라졌다고 한다. 언어를 통한 서울의 시간을 살펴보니 서울이 달리 보인다.

이현군은 옛 지도로 한양에서 서울까지 어떤 경로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말한다. 그는 서울을 네 지역 즉, 한양도성 안/밖, 한강, 옛 경기도 지역으로 나눈다. 도성 안은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공간이고, 도성 밖은 도성과 조선 시대 경기도를 연결하는 곳이며, 성곽이 없어지면서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지리학자에게 장소는 시간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지층으로 장소를 통해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장소가 말해주는 이야기를 전달해준다.

서울을 꿈꾸다

고미숙은 인간이 천지가 부여한 리듬 사이에서 상생상극(相生相剋)하는 것을 개운법(開運法)이라고 했다. 자연은 새롭고, 새롭기 때문에 만물을 생성시키고, 생성은 곧 소멸로 이어진다. 말과 끼를 발휘하고(식상), 재물(재성)로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관운), 이 모든 것에서 물러나 자신의 살아온 길과 세상의 진리를 합하여 인성을 펼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며 사주명리학을 소개한다. “앞으로 어떻게 상생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지도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오행을 인생의 각 시절마다 어떻게 조율해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인생은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다 겪어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추천평

서울은 빼어난 자연경관에 오랜 시간을 거쳐 사람들의 기억과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도시입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나 시장으로서 보는 서울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시대의 지성인들에게도 서울이 아름답기는 매한가지인 듯합니다. 인문학적 도시산책 《서울의 재발견》은 우면산 숲속 강의실에서 시민들과 함께 나눴던 서울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서울의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며 오래된 골목, 풍수 지리, 서울말과 서울 사투리, 옛 지도 등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얼굴을 만납니다. 또한 대도시 서울에서 도시민으로 살아가는 삶이 어떠한지, 그리고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들여다봅니다.
《서울의 재발견》은 서울의 다양한 모습과 도시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 가운데 이야기가 흐릅니다. 도시의 이야기는 곧 도시의 역사가 됩니다. 역사도시 서울은 다양한 층위의 기억을 가지 게 될 것이며 이는 미래 유산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속에서 일상이 행복한 서울의 미래를 우리 모두 함께 그려나가길 바랍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이야기가 살아 있는 도시는 영원하고 이야기가 사라지는 도시는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서울은 깊고도 넓으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서울은 성장했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아직 서툰 듯합니다.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고 시간과 공간,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모여 서울의 이야기(Story)가 될 것이고 훗날 서울의 역사(History)로 기억될 것입니다.
김수현(서울연구원장)

“이탈로 칼비노는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도시의 가치는 어떤 거대한 기념물이나 큰 크기의 광장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거리에, 난간에, 깃발에 있다”고 했습니다. 도시의 진정성은 일상생활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승효상(건축가, 이로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