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과학의 이해 (독서>책소개)/2.동물탐구

동물 윤리의 최전선 (2024) - 비판적 동물 연구 입문

동방박사님 2024. 5. 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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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물을 둘러싼 사상 어디까지 왔나?
동물 해방과 인간 해방의 쟁점을 살피며 공통의 해방을 추구하다

철학, 윤리, 사회학, 정치경제학, 페미니즘, 포스트휴머니즘을 총망라한
동물 윤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국내 최초 비판적 동물 연구 소개서

《동물 윤리의 최전선: 비판적 동물 연구 입문》은 최근 동물과 관련된 이론?실천의 주요한 흐름인 비판적 동물 연구(Critical Animal Studies, CAS)를 개괄하면서, 19세기에 시작되어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에서 개화한 동물 윤리 및 동물권 철학과 고전 페미니스트에게서 기원한 탈착취(비거니즘) 사상을 소개하는 입문서이다. 비판적 동물 연구라는 흐름은 아직까지 국내에 자세히 소개된 적 없는 동물 연구의 새로운 분야로 억압에서 벗어난, 동물과 인간 공통의 해방을 전망하는 급진적인 입장으로서 다양한 실천들을 낳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철학자와 이론가 들을 소개하면서 단일 쟁점이 아닌, 종합적 해방을 향한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이노우에 타이치는 일본의 비판적 동물 연구자로 비판적 동물 연구 관련 저작의 전문 번역가이며 비건 생활 및 동물 착취 반대 운동과 동물 옹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론과 실천 모두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동물을 둘러싼 이른바 영역 횡단적인 수많은 이슈들을 철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페미니즘, 포스트휴머니즘까지 망라해서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목차

한국어판 간행에 부쳐 9
감사의 말 15

들어가며 17
비판적 동물 연구 21
이 책의 구성 28

제1장 동물들의 현 상황 33

식용 이용 34
고기소 35│젖소 39│돼지 42│고기닭 46│알닭 50│어패류 53│동물실험 61│행동 연구 64│의학 연구 70│제품 시험 75
동물원과 수족관 79
애완동물 산업 85

제2장 도덕철학 91

공리주의 혁명 93
이론의 중요성 101│공리주의 접근법의 문제 103
동물권 107
내재적 가치와 삶의 주체 108│존중 원칙에서 권리의 도출까지 110│
권리론의 실천적 귀결 114│구명보트 사례 116
신복지주의 122
신복지주의의 폐해 124│신복지주의의 원흉 129
폐지주의 접근법 131
단일 쟁점 활동 136│평화적인 탈착취 계몽 활동 139

제3장 사회학 149

억압 이론 151
자본주의 157
상품화 160│물신숭배 163
소외 167
구조적 폭력 176
노동자의 역경 177│환경 파괴 185
동물 산업 복합체 193
에코 테러리즘 203

제4장 포스트휴머니즘 217

인간학, 인간주의, 인간중심주의 220
인간이라는 이름, 동물의 물음 226│희생양 구조 229
생명정치 234
생명정치와 희생양 구조 237│동물 생명정치 239
포스트휴머니즘 윤리 246
포스트휴먼적 상황 253│차이와 응답 257│미분화와 되기 264
자본 · 노동 · 저항 272
동물 노동론 274│접촉 지대 276│분쟁 지대 284

제5장 페미니즘 297

가부장제와 자연 301
여성 · 동물 · 자연 304│이원론 형성 319
가부장적 억압 322
잔혹에 대한 의지 322│폭력의 정당화 327│생식 지배 333│성과 육식 340
교차성 346
비판적 동물 연구에서의 교차성 351│교차성 분석의 의의 357
돌봄의 윤리 360
윤리와 감정 367│동물에 대한 배려 373│에코페미니즘 윤리 377

나가며 종합적 해방 387

종합적 해방의 계보 388
종합적 해방의 장벽 394
특권, 단일 쟁점, 억압 올림픽 397│사회정의의 동물 경시 403
동물 옹호의 여러 문제 408
종합적 해방의 전망 413
억압 네트워크 해석 416│공통 축 확립 421

옮긴이의 말 429
찾아보기 433

저자 소개

저 : 이노우에 타이치 (井上太一)
 
1984년생. 조치 대학교 외국어학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인간중심주의를 뛰어넘는 동물 윤리론을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문헌 번역 및 집필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일본 및 해외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한편 동물 옹호 단체와 연대 활동에도 나서는 중이다. 이 책 외의 저서로 《오늘부터 시작하는 비건 생활》(아키쇼보, 2023), 《동물들의 수용소 생활》(아케비쇼보 2023)이 있으며 존 소렌슨, 데이비드 니버트,...
 
역 : 정혜원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대안공간에서 설치미술 작가로 활동했다. 어느 날 먹고 살려면 기술을 익혀야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통번역대학원에서 일본어 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가로 일하면서 출판사 독립 출판물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망각 탐정 시리즈》, 《정체》 등을 옮겼고, 《아이와 아이의 그림자 시리즈》, 《왼손과 오른손》 등을 쓰고 그렸다

책 속으로

억압이 확대됨에도 점점 다양한 영역의 정의가 연대하기는 힘들어져 가는 오늘날, 비판적 동물 연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각을 제공합니다. 비판적 동물 연구는 부정의의 근원에 도사린 각종 억압 구조를 가시화하고 그 메커니즘과 연관 관계를 규명합니다. 동물 옹호 운동은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칫 동물 이용에 가담한다는 이유로 개인에게 적의를 드러내거나 인류라는 너무 큰 표적에 저주를 퍼부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조를 분석해 보면 어디에 권력이 집중되고 어디에 가장 큰 책임이 따르는지 분명해집니다. 이런 인식은 빼앗겨 온 자들끼리의 싸움에서 벗어나 빼앗아 온 자들, 즉 억압의 수혜자들에게 맞서는 운동을 펼치려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정의의 분리를 극복하는 열쇠로도 작용합니다. 비판적 동물 연구는 각종 인간 해방과 동물 해방의 공통 쟁점을 표면에 드러냈습니다. 종차별이 비인간화의 원리로 기능하고 성차별·인종차별·식민지주의를 정당화해 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자가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동물 착취는 성性과 생식 기능의 착취, 생산성 지상주의 등 인간 억압의 기반이 되어 온 원리를 다수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방면에 걸친 억압의 공통 원리를 이해하면 동물 옹호·탈식민지화·페미니즘 같은 기존 운동이 각자의 틀을 뛰어넘어 연합의 정치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어판 간행에 부쳐」중에서

경제적 내지 물질적 이익 추구는 ‘타자’로 지목된 모든 집단에 대한 착취 혹은 그들과의 자원 경쟁을 일으키고, 그것은 ‘타자’ 집단에 대한 박해로 이어진다. 동물 산업이나 ‘유해 짐승’ 축출을 떠올리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타자’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 아닌 동물도 포함한다. 인간 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위한 동물 착취, 토지와 자원을 둘러싼 인간과 동물 간의 경쟁 ― 인간에 의한 동물 축출 ― 이 심해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자’를 착취하고 박해해서 생긴 이익은 보통 극소수의 특권자에게만 돌아가고 나머지 다수의 인간과 그 밖의 동물은 그런 이익 추구의 결과 함께 억압받는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갖가지 ’타자’ 억압은 서로 뒤얽혀 있다.
---「3. 사회학」중에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이뤄지는 동물 착취는 첫째, 지배당하는 동물을 직접적인 폭력과 소외에 시달리게 하고 둘째, 인간 노동자를 소외에 빠뜨리며 셋째, 구조적 폭력을 낳아 세계의 힘없는 사람과 자연계의 생명을 소멸로 몰아넣는다. 이런 끝없는 억압 시스템이 단일 권력자, 단일 악덕 기업의 소산일 리 없다. 생명의 고통을 특권 집단의 이익으로 돌리는 산·관·학 네트워크 때문인 게 당연하다. 바버라 노스케는 이 네트워크에 동물 산업 복합체(animal industrial complex)라 이름 붙이고 동물 이용의 주체가 소규모 생산자에서 거대 독점자본으로 바뀐 데서 그 기원을 찾았다.
---「3. 사회학」중에서

억압 네트워크의 해석은 배려의 확대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억압 올림픽식 사고 방식에 빠진 사람은 종종 이런저런 정의를 제로섬 게임으로 파악해 하나의 투쟁이 다른 투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의 지위를 높이면 인간의 편익에 위협이 된다’, ‘인권에 대한 배려는 동물 옹호에 방해가 된다’와 같은 사고를 오늘날 사회운동에서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것은 정의의 사정거리를 특정 인간 집단으로만 또는 동물이나 자연으로만 한정 짓는 암묵적인 근거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억압의 얽힘을 이해하면 갖가지 피억압 집단을 적대 세력이 아닌 운명 공동체로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다각도로 분석했듯이 인간과 기타 동물의 이해는 대립하지 않을 뿐더러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자연 환경의 상태와 인간 및 기타 동물의 복지도 마찬가지다. 말하자면 인간 옹호, 동물 옹호, 환경 보호에 관한 모든 정의는 어느 하나를 위해 다른 목표를 타협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다. 특정 부조리에 맞서는 정의 운동이 다른 부조리에 시달리는 존재를 굳이 내쳐야 할 이유는 없다. 여러 형태의 억압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은 모든 정의가 모든 피억압자를 도덕적 배려의 사정거리에 넣을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나가며 종합적 해방」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책은 크게 ‘들어가며’와 ‘나가며’를 제외하고 본문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판적 동물 연구란 무엇인지 간단하게 소개한 후 시작되는 1장은 동물 윤리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한 전제로서 동물들이 처한 현 상황을 살펴본다. 인간의 동물 이용은 축산, 오락, 실험을 비롯해 다양한 종교, 문화 활동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동물 이용의 참혹한 현실을 살피며 동물 윤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2장은 동물 윤리학의 기초를 쌓은 철학자, 피터 싱어와 톰 레건의 철학을 살펴본다. 이들은 각각 공리주의와 권리론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전개했다. 이들 유명 학자의 이론을 소개한 다음 게리 프란시온이 제시한 동물권론의 혁신을 다룬다.

3장은 사회학의 공헌에 주목한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과 사상을 바탕으로 권력 구조를 비판한 데이비드 니버트를 비롯하여 동물 윤리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분석한 학자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분석이 동물 해방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알려 준다.

4장은 포스트휴머니즘 조류를 살펴본다. 조르조 아감벤이나 자크 데리다, 미셸 푸코와 같은 유럽 철학자들의 동물론을 바탕으로 인간중심주의의 해체와 생명정치 개념을 통한 동물 억압 분석과 동물 해방론을 다룬다. 또한 포스트휴머니즘의 주요 학자인 도나 해러웨이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이 장에는 여러 학자들의 독특한 동물론이 잘 정리되어 있어 도덕철학/윤리학을 넘어선 동물 이론의 철학적 바탕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5장은 페미니즘을 살펴보는데, 가부장적 논리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성운동과 교차성 개념, 돌봄의 윤리 등 최근 페미니스트 학자와 활동가 들이 제시한 많은 쟁점들을 살펴보고 인간, 동물, 자연의 통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본다.

결론부인 ‘나가며’에서는 종합적 해방이라는 제목으로 비판적 동물 연구의 원칙에 녹아 있는 ‘포괄적이고 단일한 투쟁’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종합적 해방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여러 요소를 설명하고,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회정의 운동의 목표로 단일 쟁점에 매몰되지 않고 상호 연계하는 연대를 제시한다.

이 책은 기존 국내에서 흔히 철학/윤리 사상의 일종으로 다뤄 왔던 동물 윤리론을 넘어서서 다양한 관점에서 동물 연구가 발전되어 온 모습을 독자들에게 잘 보여준다. 구조적 비판에 대한 체계적 정리는 윤리학의 사고실험을 넘어선 실천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준다. 최근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비판적 동물 연구자들(데이비드 니버트, 게리 프란시온, 디네시 조셉 와디웰, 사라트 콜링 등)의 다양한 논의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어 비판적 동물 연구에 입문하려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두번째테제에서는 생명정치와 권력론으로 바라본 동물론을 정교화한 디네시 조셉 와디웰의 《동물에 대항한 전쟁War Against Animal》도 출간 예정에 있다. 이렇게 동물론의 확장과 비판적 동물 연구의 기본 얼개에 대해서 이 책은 그 밑바탕을 다져 준다(비판적 동물 연구 10대 원칙 수록). 더불어 비단 동물뿐 아니라 전쟁과 이주 등 전 세계에 걸친 폭력의 연속과 그것의 극복을 바라보는 중요한 시각을 제시해 주며 가장 중요한 연대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