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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는 몰랐던,
73년 동안 여수가 간직한 그날의 발자취를 따라서
2021년 6월 29일, 여순사건 특별법(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었다. 2001년 16대 국회 발의 이후 4차례나 무산된 법안이 20년 만에 가까스로 이루어졌다. 이후 ‘여순사건 특별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법률 18303호로 7월 20일 공포되었고, 사전 준비를 거쳐 내년 1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한 사건이다. 지리산 입산금지 조처가 풀린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와 순천을 비롯한 전남,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1~2만여 명이 집단으로 희생되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여순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된 민간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제정되었다.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73년 만에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고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73년 동안 여수가 간직한 그날의 발자취를 따라서
2021년 6월 29일, 여순사건 특별법(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었다. 2001년 16대 국회 발의 이후 4차례나 무산된 법안이 20년 만에 가까스로 이루어졌다. 이후 ‘여순사건 특별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법률 18303호로 7월 20일 공포되었고, 사전 준비를 거쳐 내년 1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한 사건이다. 지리산 입산금지 조처가 풀린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와 순천을 비롯한 전남,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1~2만여 명이 집단으로 희생되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여순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된 민간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제정되었다.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73년 만에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고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면서 / 4
1_ 제14연대 주둔지의 역사성 / 11
2_ 봉기군, 여수역으로 향하다 / 33
3_ 봉기군, 북상 길에 오르다 / 57
4_ 함성 가득한 여수 시내 / 79
5_ 바다로 들어오는 토벌부대 / 101
6_ 굽이친 길에서 만난 첫 전투 / 121
7_ 여수, 초토화 작전이 시작되다 / 139
8_ 포격으로 불타는 여수 시내 / 159
9_ 손가락총에 피로 물든 학교 / 179
10_ 형제묘, 잔학한 학살의 진실 / 205
11_ 여순항쟁의 영향과 여파 / 221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여순항쟁 일지 / 237
1_ 제14연대 주둔지의 역사성 / 11
2_ 봉기군, 여수역으로 향하다 / 33
3_ 봉기군, 북상 길에 오르다 / 57
4_ 함성 가득한 여수 시내 / 79
5_ 바다로 들어오는 토벌부대 / 101
6_ 굽이친 길에서 만난 첫 전투 / 121
7_ 여수, 초토화 작전이 시작되다 / 139
8_ 포격으로 불타는 여수 시내 / 159
9_ 손가락총에 피로 물든 학교 / 179
10_ 형제묘, 잔학한 학살의 진실 / 205
11_ 여순항쟁의 영향과 여파 / 221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여순항쟁 일지 / 237
책 속으로
14연대 주둔지 안내판에는 여순항쟁을 ‘여수 비극의 시작’이라고 표현하면서, 14연대 주둔지는 ‘비극의 현장’이라고 기록하였다. 민주주의 체제, 민주공화국에 살면서도 여전히 봉건시대의 ‘난’으로 인식하고, 피해자 관점으로 여순항쟁을 답사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지금도 여순항쟁의 역사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지만, 역사의 상처를 넘어 민주주의의 가장 소중한 권리이며 의무인 저항에서 비롯된 역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 p.28
당시 서국민학교에서는 여수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함포사격과 토벌군의 방화로 시내와 집이 불타고 있었다. 가재도구 몇 개만 간신히 건져 나온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불타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다. 시민을 향한 토벌군의 기관총과 사적 감정을 내세운 손가락총에 시민들은 겁을 먹고 휑한 눈동자만 굴렸다.
--- pp.49~50
민주공화국은 ‘저항이 사회 전반에 내재되어야 하고, 민중이 권력에 대항하고 비판하는 과정’이 이어질 때만 그 체제가 유지된다. 여순항쟁은 저항정신의 표출 그 자체였다. 저항은 때때로 자주정신과 부합했으며, 위민정신과도 함께하였다. 여순항쟁은 대한민국 민중 항쟁 역사의 첫 서막이었다. 이제 여순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로 평가되고 그 의의를 새롭게 새겨야 한다.
--- p.28
당시 서국민학교에서는 여수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함포사격과 토벌군의 방화로 시내와 집이 불타고 있었다. 가재도구 몇 개만 간신히 건져 나온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불타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다. 시민을 향한 토벌군의 기관총과 사적 감정을 내세운 손가락총에 시민들은 겁을 먹고 휑한 눈동자만 굴렸다.
--- pp.49~50
민주공화국은 ‘저항이 사회 전반에 내재되어야 하고, 민중이 권력에 대항하고 비판하는 과정’이 이어질 때만 그 체제가 유지된다. 여순항쟁은 저항정신의 표출 그 자체였다. 저항은 때때로 자주정신과 부합했으며, 위민정신과도 함께하였다. 여순항쟁은 대한민국 민중 항쟁 역사의 첫 서막이었다. 이제 여순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로 평가되고 그 의의를 새롭게 새겨야 한다.
--- p.235
출판사 리뷰
여순항쟁, 반란인가 항쟁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이 제정된 최근까지도 여순항쟁을 두고 엇갈린 평가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순항쟁의 진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성격부터 ‘반란’인지 ‘항쟁’인지 규정되지 못했다. 그래서 ‘여순사건’, ‘여순반란사건’,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여순봉기’, ‘여순항쟁’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이는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사상을 이유로 73년 동안 여순항쟁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여순항쟁의 상세한 전말도 모른 채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서술한 교과서 단 몇 줄만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역사라서 그저 알고는 있지만, 우리 역사임에도 제대로는 모르는 역사다.
저자는 여순항쟁을 연구하고 이에 관한 여러 저서를 저술했다. 『불량국민들:여순사건 왜곡된 19가지 시선』(북랩, 2013)에서는 여순항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다루었다면,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흐름출판사, 2017)는 여순항쟁의 성격 규명 및 관련 인물과 단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된 이 시점에서, 저자는 4년 만에 여순항쟁을 다룬 또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여순항쟁의 전개 과정과 더불어 관련 장소를 주요하게 다루었다. 여순항쟁의 진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해답은 바로 여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수가 간직한 여순항쟁의 흔적을 찾아간다.
여순항쟁의 시작과 끝,
군대의 주둔지부터 민간인 학살지까지
답사는 제14연대의 주둔지이자 여순항쟁의 시발점이었던 신월동에서 시작한다. 이윽고 봉기군의 이동 경로대로 여수 시내에 다다른다. 마지막으로 토벌군의 민간인 학살로 끝맺은 만성리까지, 여순항쟁에 관련된 여수 곳곳의 주요 현장을 돌아본다. 그리고 여수 안내와 더불어 ‘부대를 장악한 봉기군이 어디를 지나 어떻게 북상 길에 올랐나?’, ‘토벌군은 손가락총으로 협력자를 어떻게 색출했나?’, ‘토벌군과 시민군은 어디서 교전했나?’ 등 여순항쟁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도 덧붙인다. 현장에 설치된 여순항쟁 안내판 내용을 찬찬히 뜯어도 보고, 여순항쟁 관련자와 지역 어르신들의 증언을 들어보기도 한다. 이는 저자와 함께 여수 답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편견과 선입견의 역사, 여순항쟁
사료로 역사를 재정립하다
여순항쟁에 대한 논란과 편견만큼이나 저자의 역사 해석에 대한 편견 역시 존재한다. 저자가 발간한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는 2018년에 읽어야 할 책 33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역사를 다룬 저서로는 드문 경우였다. 이 책을 추천한 한국교원대학교 주명철 교수는 “이 책의 주장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설 자리는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외면하기 힘든 주제를 다루고 해석하는 한 가지 방식을 본다. 사료만 충실히 따라가도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극찬하였다. 이번 『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답사기를 넘어 역사연구자답게 겹겹이 쌓여 있는 사료로 역사를 재정립하는 데 힘썼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역사 한 조각, 여순항쟁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본 책은 답사기 형식으로 구성하여 역사적 장소를 찾아다니면서 여순항쟁의 전개 과정을 자세하게 알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현재 여수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자료를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당시 사료와 함께 살펴봄으로써 여순항쟁의 개요와 성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렇게 저자의 안내를 따라서 여수를 걷다 보면 곳곳에 흩어진 흔적을 통해 여순항쟁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여순항쟁은 국가폭력에 군인과 민중이 저항한 ‘항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폭력에 관한 논의는 결코 여순항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찾아야 할 다른 조각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는 여순항쟁에서 더 나아가 드러나지 못했던 또다른 현대사에 대해서도 똑바로 마주하고 다시금 그 의의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이 제정된 최근까지도 여순항쟁을 두고 엇갈린 평가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순항쟁의 진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그 성격부터 ‘반란’인지 ‘항쟁’인지 규정되지 못했다. 그래서 ‘여순사건’, ‘여순반란사건’,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여순봉기’, ‘여순항쟁’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이는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사상을 이유로 73년 동안 여순항쟁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여순항쟁의 상세한 전말도 모른 채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서술한 교과서 단 몇 줄만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역사라서 그저 알고는 있지만, 우리 역사임에도 제대로는 모르는 역사다.
저자는 여순항쟁을 연구하고 이에 관한 여러 저서를 저술했다. 『불량국민들:여순사건 왜곡된 19가지 시선』(북랩, 2013)에서는 여순항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다루었다면,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흐름출판사, 2017)는 여순항쟁의 성격 규명 및 관련 인물과 단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된 이 시점에서, 저자는 4년 만에 여순항쟁을 다룬 또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여순항쟁의 전개 과정과 더불어 관련 장소를 주요하게 다루었다. 여순항쟁의 진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해답은 바로 여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수가 간직한 여순항쟁의 흔적을 찾아간다.
여순항쟁의 시작과 끝,
군대의 주둔지부터 민간인 학살지까지
답사는 제14연대의 주둔지이자 여순항쟁의 시발점이었던 신월동에서 시작한다. 이윽고 봉기군의 이동 경로대로 여수 시내에 다다른다. 마지막으로 토벌군의 민간인 학살로 끝맺은 만성리까지, 여순항쟁에 관련된 여수 곳곳의 주요 현장을 돌아본다. 그리고 여수 안내와 더불어 ‘부대를 장악한 봉기군이 어디를 지나 어떻게 북상 길에 올랐나?’, ‘토벌군은 손가락총으로 협력자를 어떻게 색출했나?’, ‘토벌군과 시민군은 어디서 교전했나?’ 등 여순항쟁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도 덧붙인다. 현장에 설치된 여순항쟁 안내판 내용을 찬찬히 뜯어도 보고, 여순항쟁 관련자와 지역 어르신들의 증언을 들어보기도 한다. 이는 저자와 함께 여수 답사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편견과 선입견의 역사, 여순항쟁
사료로 역사를 재정립하다
여순항쟁에 대한 논란과 편견만큼이나 저자의 역사 해석에 대한 편견 역시 존재한다. 저자가 발간한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는 2018년에 읽어야 할 책 33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역사를 다룬 저서로는 드문 경우였다. 이 책을 추천한 한국교원대학교 주명철 교수는 “이 책의 주장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반공 이데올로기가 설 자리는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외면하기 힘든 주제를 다루고 해석하는 한 가지 방식을 본다. 사료만 충실히 따라가도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극찬하였다. 이번 『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답사기를 넘어 역사연구자답게 겹겹이 쌓여 있는 사료로 역사를 재정립하는 데 힘썼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역사 한 조각, 여순항쟁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본 책은 답사기 형식으로 구성하여 역사적 장소를 찾아다니면서 여순항쟁의 전개 과정을 자세하게 알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현재 여수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자료를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당시 사료와 함께 살펴봄으로써 여순항쟁의 개요와 성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렇게 저자의 안내를 따라서 여수를 걷다 보면 곳곳에 흩어진 흔적을 통해 여순항쟁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여순항쟁은 국가폭력에 군인과 민중이 저항한 ‘항쟁’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폭력에 관한 논의는 결코 여순항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찾아야 할 다른 조각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는 여순항쟁에서 더 나아가 드러나지 못했던 또다른 현대사에 대해서도 똑바로 마주하고 다시금 그 의의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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