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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을 읽고 그 사람을 읽어라!
독서를 통해 권력과 반권력을 지향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폴레옹, 링컨, 레닌, 스탈린, 히틀러, 괴벨스, 무솔리니, 마오쩌둥, 호찌민, 폴 포트, 르크스, 크로폿킨, 톨스토이, 간디, 루쉰, 프리다 칼로, 체 게바라, 킹, 니어링, 만델라 등 동서로 권력을 훔치고 독서로 권력에 맞선 이들의 일화가 이어진다. 독서는 인간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단련시켰으며, 책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느냐에 따라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반권력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독서는 한 영혼을 단련시키면서도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이었고, 그가 읽은 반민주적이고 영웅주의적인 책들은 세계정복과 제국주의로 이어졌다. 레닌은 도서관을 애용했고, 스탈린은 그런 레닌의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었다. 히틀러도 어려서부터 매일 밤 책 1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군사, 예술, 점성술, 대중소설, 가톨릭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방대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는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주의에 매료되었고, 그것에 빠져 ‘궁극의 독재자’가 되었으며, 반유대주의 정책을 펼쳤다.
한편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자 했던 마르크스는 “모든 것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지적 열정을 불태웠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책에 파묻히기’였다. 크로폿킨, 간디, 루쉰, 체 게바라의 사상의 근원에도 그들이 읽었던 책이 있다. 모든 독서가가 혁명가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가는 진정한 독서가다. 적어도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적이며, 바르게 살고 현실을 변화 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에 대한 다양한 태도는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서를 통해 권력과 반권력을 지향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폴레옹, 링컨, 레닌, 스탈린, 히틀러, 괴벨스, 무솔리니, 마오쩌둥, 호찌민, 폴 포트, 르크스, 크로폿킨, 톨스토이, 간디, 루쉰, 프리다 칼로, 체 게바라, 킹, 니어링, 만델라 등 동서로 권력을 훔치고 독서로 권력에 맞선 이들의 일화가 이어진다. 독서는 인간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단련시켰으며, 책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느냐에 따라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반권력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독서는 한 영혼을 단련시키면서도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이었고, 그가 읽은 반민주적이고 영웅주의적인 책들은 세계정복과 제국주의로 이어졌다. 레닌은 도서관을 애용했고, 스탈린은 그런 레닌의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었다. 히틀러도 어려서부터 매일 밤 책 1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군사, 예술, 점성술, 대중소설, 가톨릭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방대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는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주의에 매료되었고, 그것에 빠져 ‘궁극의 독재자’가 되었으며, 반유대주의 정책을 펼쳤다.
한편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자 했던 마르크스는 “모든 것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지적 열정을 불태웠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책에 파묻히기’였다. 크로폿킨, 간디, 루쉰, 체 게바라의 사상의 근원에도 그들이 읽었던 책이 있다. 모든 독서가가 혁명가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가는 진정한 독서가다. 적어도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적이며, 바르게 살고 현실을 변화 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에 대한 다양한 태도는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차
머리말
제1부 독서, 권력을 훔치다
영원한 독재를 꿈꾼 영웅주의자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노예해방을 거부한 제국주의자 에이브러햄 링컨
도서관에서 혁명을 만든 사회주의자 니콜라이 레닌
공포정치로 강철 권력을 만든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궁극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히틀러를 위한 대중 선동의 이데올로그 요제프 괴벨스
대중의 마음속을 지배한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
아나키즘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에서 마오쩌둥
애국자에서 혁명가로 호찌민
최악의 학살 국가를 만든 독재자 폴 포트
제2부 독서, 권력에 맞서다
영원히 철들지 않는 삶의 혁명가 카를 마르크스
경쟁보다 협력을 설파한 아나키스트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폿킨
스스로 깨달은 실천적 아나키스트 레프 톨스토이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 마하트마 간디
불평등과 부자유의 사회를 비판한 자유인 루쉰
삶을 잉태한 혁명의 딸 프리다 칼로
자본주의와 싸우다 죽은 혁명가 체 게바라
자유를 향한 위대한 행진 마틴 루서 킹
자본주의적 삶에서 해방된 자유주의자 스콧 니어링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인권 투사 넬슨 만델라
제1부 독서, 권력을 훔치다
영원한 독재를 꿈꾼 영웅주의자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노예해방을 거부한 제국주의자 에이브러햄 링컨
도서관에서 혁명을 만든 사회주의자 니콜라이 레닌
공포정치로 강철 권력을 만든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궁극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히틀러를 위한 대중 선동의 이데올로그 요제프 괴벨스
대중의 마음속을 지배한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
아나키즘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에서 마오쩌둥
애국자에서 혁명가로 호찌민
최악의 학살 국가를 만든 독재자 폴 포트
제2부 독서, 권력에 맞서다
영원히 철들지 않는 삶의 혁명가 카를 마르크스
경쟁보다 협력을 설파한 아나키스트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폿킨
스스로 깨달은 실천적 아나키스트 레프 톨스토이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 마하트마 간디
불평등과 부자유의 사회를 비판한 자유인 루쉰
삶을 잉태한 혁명의 딸 프리다 칼로
자본주의와 싸우다 죽은 혁명가 체 게바라
자유를 향한 위대한 행진 마틴 루서 킹
자본주의적 삶에서 해방된 자유주의자 스콧 니어링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인권 투사 넬슨 만델라
책 속으로
나폴레옹의 독서는 생애 끝까지 이어졌다. 그의 뒤에는 언제나 책 바구니를 든 사서가 따라다니면서 새 책을 소개하고 작가들의 청원을 전했다. 그 사서는 나폴레옹이 전장에 나갈 때마다 이동식 도서관을 운영했다. 그런 점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체 게바라Che Guevara는 나폴레옹을 닮았지만 나폴레옹의 독서는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도 유일한 휴식이라는 점에서 마오쩌둥보다 체 게바라를 닮았다. 그는 아무 책이나 집어들고서는 거기에 파묻혔다. 그러나 그는 황제가 된 뒤에는 증원되고 다양해진 검찰을 통해 모든 출판물을 검열하고 구속했다. ---pp.30-31,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 영원한 독재를 꿈꾼 영웅주의자」
1900년의 최초 망명지인 스위스에서 레닌은 하루 15시간 동안 도서관에 처박혀 독서하고 집필을 했다. 특히 ‘불꽃’이라는 뜻의 신문 『이스크라Iskra』 발행에 열중했다. 이어 1901년 독일 뮌헨도서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썼다. 망명 생활은 바로 도서관 생활이었다. 1902년부터 체류하게 된 런던에서도 영국도서관의 방대한 서고와 연구 작업을 위한 편리한 시설에 매료되었다. 마르크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간디, 예이츠,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조지 버나드 쇼, 버지니아 울프 등이 드나든 곳이다. 특히 마르크스는 그곳에서 약 30년을 살았다. 그는 엥겔스를 만나러 맨체스터에 갔을 때에도 도서관에서 만났다. 사실 도서관만큼 만남의 장소로 멋진 곳이 다시없다. 서점은 그다음일 것이다. 레닌은 노동자들이 자주 가는 독서실에도 찾아갔다. ---p.56, 「니콜라이 레닌 : 도서관에서 혁명을 만든 사회주의자」
히틀러가 읽은 책은 그의 생각과 행동을 이끈 근원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반유대주의 책들만 읽은 것은 아니었다. 성서에 정통했고 소위 세계적인 문학작품도 즐겨 읽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 『걸리버 여행기』, 『돈키호테』를 한 시대의 끝을 묘사한 작품으로, 『로빈슨 크루소』를 세계사의 시작을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모두 세계문학의 걸작이라고 보았다. 특히 같은 독일어권의 괴테나 실러보다 셰익스피어를 높이 평가했다. 괴테나 실러가 중년의 위기나 형제 간 다툼 같은 시시한 이야기에 몰두한 반면 셰익스피어는 위대한 대영제국의 시작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영웅극인 『햄릿』이나 『줄리어스 시저』를 즐겨 읽었다. ---p.91, 「아돌프 히틀러 : 궁극의 독재자」
17세에 중학교에 진학한 뒤 마오쩌둥은 처음으로 신문을 읽고 변발을 자르고 청나라가 무너지자 혁명군에 들어갔다. 이듬해 그는 6개월간 도서관에서 독학을 했으며, 그곳에서 “미친 듯 열렬히 책을 읽었다”. 1910년대에 시골 고향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독서에 열중했다는 것이 경이롭다. 그중에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다윈의 『종의 기원』이 포함되었다. 특히 마오쩌둥은 1920년에 최초의 중국어 완역이 나온 『종의 기원』을 평생 애독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미 토머스 헉슬리Thomas Huxley의 책을 1898년에 번역 출판한 옌푸嚴復의 『천연론天演論』이후 중국에 충격을 주었다. 제국주의 강국의 침략 위협하에서 생존경쟁·우승열패·적자생존을 말한 진화론은 국민 계몽의 사상적 무기가 되었다. ---p.141,「마오쩌둥 : 아나키즘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에서」
간디는 『바가바드기타』가 열렬한 헌신과 공평무사한 행동을 통해 더 높은 자아나 진리로 들어가라고 가르치는 것에 감동했다. 즉 진실성, 주체성, 공공성, 평화성, 실용성, 세계성이라고 하는 그의 철학이 책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공감한 것이다. 그 뒤 간디는 당시 인도에서 호응을 받지 못한 행동을 통한 구원을 가리키는 카르마 요가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당시 인도 사람들은 행동가보다는 고행하는 은둔자를 높이 평가하고 『바가바드기타』를 그런 관점에서 이해했다. 간디의 이러한 전통에 대한 현실주의적인 재해석이나 과학적 재발견은 그가 평생 일관되게 실천했던 창조적 독서 덕분이다. ---p.237,「마하트마 간디 :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
그녀는 삶의 마지막에서 교사로 학생을 가르쳤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보는 것, 싶은 것을 그리라고 했다. 그리고 학교에 갇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거리로 나가서 거리의 삶을 그리라고 했다. 그녀는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세상과 사람들과 예술을 바라보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학생들은 모두 다르게 그렸고 나름 자기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휘트먼이나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마야콥스키Vladimir Vladimirovich Mayakovskii의 시집을 비롯하여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했다. 또 인류학 박물관에서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조각상이나 미술관의 식민 시대 예술품을 스케치하면서 미술사를 익히라고 했다. 또 생명의 탄생을 비롯한 성교육을 강조했다.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순수한 기쁨, 순수한 환희, 코요아칸 사람들을 위해 그곳 술집에 벽화를 그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멕시코적 비판 정신을 부활시키려고 했다. ---pp.273-274, 「프리다 칼로 : 삶을 잉태한 혁명의 딸」
혁명가로 산 39년의 짧은 생애에 읽은 책이 책의 우주라 할 만큼 넓고 깊었던 게바라의 독서 이력에서 보듯이 중남미 사람들의 독서나 예술 수준은 높다. 즉, 게바라 개인의 특수한 취향이 아니라 중남미의 교육과 문화의 층이 그만큼 두터운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그 점을 잘 모르지만 중남미에는 그들 나름의 책의 우주가 있다. 어쩌면 그곳 책의 우주는 우리의 그것보다 높고 넓을지 모른다. 그리고 중남미의 독서는 혁명과 관련되기에 더욱 뜨겁다. 냉정한 독서가 아니라 뜨거운 독서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독서다. ---p.289, 「체 게바라 : 자본주의와 싸우다 죽은 혁명가」
감옥은 대학이었다. 그곳에서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학위도 얻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배웠다는 점이 더 중요한 이유였다. 자체 교수진과 교과과정, 과목을 죄수들이 만들고 질문과 대답을 통한 소크라테스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하나의 대학을 형성했다. 만델라는 정치와 경제를 가르치고 법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58세에 처음으로 소설을 읽기까지 평생 판례집에 빠져 살았다. 감옥에서 그가 교도소장에게 보낸 첫 편지는 민사 책임에 대한 법학 논문 하나를 도서관에서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육체노동 때문에 책을 읽기란 쉽지 않았다.
1900년의 최초 망명지인 스위스에서 레닌은 하루 15시간 동안 도서관에 처박혀 독서하고 집필을 했다. 특히 ‘불꽃’이라는 뜻의 신문 『이스크라Iskra』 발행에 열중했다. 이어 1901년 독일 뮌헨도서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썼다. 망명 생활은 바로 도서관 생활이었다. 1902년부터 체류하게 된 런던에서도 영국도서관의 방대한 서고와 연구 작업을 위한 편리한 시설에 매료되었다. 마르크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간디, 예이츠,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조지 버나드 쇼, 버지니아 울프 등이 드나든 곳이다. 특히 마르크스는 그곳에서 약 30년을 살았다. 그는 엥겔스를 만나러 맨체스터에 갔을 때에도 도서관에서 만났다. 사실 도서관만큼 만남의 장소로 멋진 곳이 다시없다. 서점은 그다음일 것이다. 레닌은 노동자들이 자주 가는 독서실에도 찾아갔다. ---p.56, 「니콜라이 레닌 : 도서관에서 혁명을 만든 사회주의자」
히틀러가 읽은 책은 그의 생각과 행동을 이끈 근원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반유대주의 책들만 읽은 것은 아니었다. 성서에 정통했고 소위 세계적인 문학작품도 즐겨 읽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 『걸리버 여행기』, 『돈키호테』를 한 시대의 끝을 묘사한 작품으로, 『로빈슨 크루소』를 세계사의 시작을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모두 세계문학의 걸작이라고 보았다. 특히 같은 독일어권의 괴테나 실러보다 셰익스피어를 높이 평가했다. 괴테나 실러가 중년의 위기나 형제 간 다툼 같은 시시한 이야기에 몰두한 반면 셰익스피어는 위대한 대영제국의 시작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영웅극인 『햄릿』이나 『줄리어스 시저』를 즐겨 읽었다. ---p.91, 「아돌프 히틀러 : 궁극의 독재자」
17세에 중학교에 진학한 뒤 마오쩌둥은 처음으로 신문을 읽고 변발을 자르고 청나라가 무너지자 혁명군에 들어갔다. 이듬해 그는 6개월간 도서관에서 독학을 했으며, 그곳에서 “미친 듯 열렬히 책을 읽었다”. 1910년대에 시골 고향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독서에 열중했다는 것이 경이롭다. 그중에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다윈의 『종의 기원』이 포함되었다. 특히 마오쩌둥은 1920년에 최초의 중국어 완역이 나온 『종의 기원』을 평생 애독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미 토머스 헉슬리Thomas Huxley의 책을 1898년에 번역 출판한 옌푸嚴復의 『천연론天演論』이후 중국에 충격을 주었다. 제국주의 강국의 침략 위협하에서 생존경쟁·우승열패·적자생존을 말한 진화론은 국민 계몽의 사상적 무기가 되었다. ---p.141,「마오쩌둥 : 아나키즘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에서」
간디는 『바가바드기타』가 열렬한 헌신과 공평무사한 행동을 통해 더 높은 자아나 진리로 들어가라고 가르치는 것에 감동했다. 즉 진실성, 주체성, 공공성, 평화성, 실용성, 세계성이라고 하는 그의 철학이 책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공감한 것이다. 그 뒤 간디는 당시 인도에서 호응을 받지 못한 행동을 통한 구원을 가리키는 카르마 요가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당시 인도 사람들은 행동가보다는 고행하는 은둔자를 높이 평가하고 『바가바드기타』를 그런 관점에서 이해했다. 간디의 이러한 전통에 대한 현실주의적인 재해석이나 과학적 재발견은 그가 평생 일관되게 실천했던 창조적 독서 덕분이다. ---p.237,「마하트마 간디 :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
그녀는 삶의 마지막에서 교사로 학생을 가르쳤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보는 것, 싶은 것을 그리라고 했다. 그리고 학교에 갇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거리로 나가서 거리의 삶을 그리라고 했다. 그녀는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세상과 사람들과 예술을 바라보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학생들은 모두 다르게 그렸고 나름 자기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휘트먼이나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마야콥스키Vladimir Vladimirovich Mayakovskii의 시집을 비롯하여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했다. 또 인류학 박물관에서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조각상이나 미술관의 식민 시대 예술품을 스케치하면서 미술사를 익히라고 했다. 또 생명의 탄생을 비롯한 성교육을 강조했다.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순수한 기쁨, 순수한 환희, 코요아칸 사람들을 위해 그곳 술집에 벽화를 그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멕시코적 비판 정신을 부활시키려고 했다. ---pp.273-274, 「프리다 칼로 : 삶을 잉태한 혁명의 딸」
혁명가로 산 39년의 짧은 생애에 읽은 책이 책의 우주라 할 만큼 넓고 깊었던 게바라의 독서 이력에서 보듯이 중남미 사람들의 독서나 예술 수준은 높다. 즉, 게바라 개인의 특수한 취향이 아니라 중남미의 교육과 문화의 층이 그만큼 두터운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그 점을 잘 모르지만 중남미에는 그들 나름의 책의 우주가 있다. 어쩌면 그곳 책의 우주는 우리의 그것보다 높고 넓을지 모른다. 그리고 중남미의 독서는 혁명과 관련되기에 더욱 뜨겁다. 냉정한 독서가 아니라 뜨거운 독서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독서다. ---p.289, 「체 게바라 : 자본주의와 싸우다 죽은 혁명가」
감옥은 대학이었다. 그곳에서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학위도 얻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배웠다는 점이 더 중요한 이유였다. 자체 교수진과 교과과정, 과목을 죄수들이 만들고 질문과 대답을 통한 소크라테스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하나의 대학을 형성했다. 만델라는 정치와 경제를 가르치고 법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58세에 처음으로 소설을 읽기까지 평생 판례집에 빠져 살았다. 감옥에서 그가 교도소장에게 보낸 첫 편지는 민사 책임에 대한 법학 논문 하나를 도서관에서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육체노동 때문에 책을 읽기란 쉽지 않았다.
---pp.334-336, 「넬슨 만델라 :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운 인권 투사」
출판사 리뷰
책을 읽고 그 사람을 읽어라!
“책은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는가?”
독서는 인간을 어떻게 단련시키는가?
“독서는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독서는 생각하기 위한 것이다. 독서는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라면 독서가 필요하다. 그처럼 참된 독서를 하면 혁명가가 된다. 제대로 된 책들은 현실을 혁명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도 책을 읽다보면 현실이 잘못되었음을 알기 마련이고 책은 잘못을 고치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체 게바라가 혁명과 독서를 함께한 것도 독서를 통해 혁명의 바른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어떤 책도 절대적인 구원을 약속할 수 없다. 그런 절대를 주장하는 책은 사기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책 한 권에서 모든 것을 얻고자 기대해서는 안 된다. 몇 줄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으면 충분하다. 단 한 권의 책만 읽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독서는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게 진정한 혁명이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자유가 진정한 혁명이다. 전체주의적으로 정해진 교육 체제를 벗어나 스스로 추구하는 독서야말로 진정한 자유, 따라서 혁명을 가능하게 한다. 독서하지 않는 혁명가는 없다. 평생 공부하지 않는 혁명가는 없다.
『독서독인』에서 다룬 인물들은 모두 독서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각각 권력과 반권력을 지향했다. 나폴레옹, 링컨, 레닌, 스탈린, 히틀러, 괴벨스, 무솔리니, 마오쩌둥, 호찌민, 폴 포트 등은 독서로 권력을 훔쳤으며, 마르크스, 크로폿킨, 톨스토이, 간디, 루쉰, 프리다 칼로, 체 게바라, 킹, 니어링, 만델라 등은 독서로 권력에 맞섰다. 독서는 인간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단련시켰으며, 책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느냐에 따라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반권력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독서는 한 영혼을 단련시키면서도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독서, 권력을 훔치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이었다. 그가 읽은 고전 목록을 보면 인문학의 대가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고전들은 모두 반민주적인 책으로 나폴레옹은 ‘독서가 낳은 괴물’이기도 했다. 그의 평생을 지배한 책은 플루타르코스가 쓴 영웅전과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의 전기였다. 무엇보다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에게 중요한 독서였다. 나폴레옹의 영웅주의, 야망주의, 경쟁주의는 세계사에서 불행을 낳았고, 그의 세계 정복은 제국주의를 초래했다. 그런 그가 “나는 무정부라는 수렁을 닫았고 혼돈 상태를 해결했소. 역사가들은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오”라며 독재를 정당화했다.
레닌의 혁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모든 사상의 산실이다. 특히 사회주의를 비롯한 모든 공공 사상의 실험실이다. 그리고 지식을 사유가 아닌 공유로 갖는 곳이다. 진정한 자유와 평등은 공유에 있지 사유에 있지 않다. 그래서 도서관은 아름답다. 외양이 화려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지적 모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에 아름답다. 1920년 모스크바의 한 도서관에서 옥외 대출이 금지된 사전 몇 권을 대출받기를 원한 레닌은 대출신청서에 “하룻밤만 대출하면 안 되겠습니까? 내일 아침 일찍 반납하겠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스탈린은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독서광이었고 노력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평생토록 맹렬하게 독서했다. 감옥에서도 유형지에서도 심지어 내전 때 전장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특히 레닌의『국가와 혁명』을 가지고 다녔다. 스탈린은 “프롤레타리아는 전위 없이는, 유일한 당 없이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이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전제 권력자이자 대량 학살자로 19세기 이전의 무자비한 러시아 통치자들처럼 행동했다. 그는 공포를 일상화하여 모든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분파주의의 뿌리털도 남겨놓지 않고 도려내버린 비정한 근절 정치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한의 공포였다.
히틀러도 어려서부터 매일 밤 책 1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군사, 예술, 점성술, 대중소설, 가톨릭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방대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는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주의에 매료되었고, 그것에 빠져 ‘궁극의 독재자’가 되었으며, 반유대주의 정책을 펼쳤다. 히틀러의 충복이었던 괴벨스는 도스토옙스키가 서구를 구원하는 성스러운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위대한 러시아의 혼이라고 한 메시아주의에 열광했다. 도스토옙스키의 “믿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은 괴벨스의 히틀러에 대한 절대 신앙을 지배한 근원이었다. 그래서 독서는 악몽을 초래하기도 했다.
독서, 권력에 맞서다
세상의 모든 책은 영국박물관 독서실에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은 인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돈으로 구속과 차별을 만드는 자본주의의 본산에서 유일하게 자유와 평등이 온전했던 곳이 독서실이었다. 그래서 독서실은 세상에 유일한 사회주의의 전당이었다. 자본주의가 만든 이 기막힌 모순의 집에서 마르크스는 반평생을 살았다.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자 했던 마르크스는 “모든 것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지적 열정을 불태웠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책에 파묻히기’였다.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한 크로폿킨은 시인들이 인류에 대한 사랑과 진보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를 읽어라. 시는 인간을 고양시켜준다”는 말을 평생의 모토로 삼았다. 그에게 독서란 그가 지적 발전을 이루는 데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한 자율적 공부의 기본이었다. 톨스토이는 50세부터 60세까지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으로 복음서와 에픽테토스의 『어록』, 노자의 『도덕경』을 최고로 치고, 그다음으로 『논어』와 『맹자』를 꼽았다. 그는 1893년 『도덕경』을 두 번이나 번역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노자의 반권력, 비폭력, 반전의 사상이 자신의 사상과 통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상에 철저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노자를 비판하기도 했다.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였던 간디는 종교를 가장 혁명적이라고 생각했으며, 책을 읽고 감동을 받으면 실천했다. 또한 종교의 최고 원리인 ‘욕망의 자제’만이 폭력적인 독재 권력에 맞설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간디만큼 비판적인 독서를 한 사람은 없었다. 간디는 자신의 삶에 구체적으로 필요한 책들을 골라서 읽었고 대중들에게 그것을 쉽게 알렸다. 그는 추상적이거나 신비적인 사념에 사로잡혀 책을 읽거나 무비판적으로 교조적인 교리에 따르는 독서를 하지 않았다.
루쉰이 평생을 통해 추구한 주제도 권력을 가진 강력한 지배자 주인과 종 또는 노예로 차별된 대다수 민중의 불평등과 부자유의 사회, 그것을 합리화하는 유교니 도교니 하는 전통문화와 사회주의 등의 이름으로 권력과 지식인이 조작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적 허위에 대한 비판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의 구축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에게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준 책은 여러 유교 비판서였다. “유교 도덕은 인간이 만든 것으로, 위가 아래를 제압하고 아래가 위를 받들지 않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인’으로서는 일방적 지배를 펼 수 없으므로 ‘충효’나 ‘염절廉節’과 같이 ‘삼강오륜’을 만들어 상하의 등급을 구별하고 그것을 신하나 자식의 전용으로 만들어 군주나 부모에게는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체 게바라의 혁명은 자유롭고도 철저한 독서에 의한 교양과 체험에서 나왔다. 그의 독서 목록을 보면 그가 읽지 않은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책의 우주는 방대하다. 다양한 독서야말로 게바라라는 인간의 다양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의 독서는 비판적으로 정선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독서는 킹을 자유롭게 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을 거쳐 간디,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루소, 홉스, 로크 등이 그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월터 라우션부시의 사회 복음 신학은 킹의 평생을 좌우했다.
독서는 불의한 세상에 맞서는 힘이다
나쁜 세상은 독서가가 없는 세상이다. 진정한 혁명가는 진정한 독서가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히틀러나 스탈린, 폴 포트나 박정희가 아닌, 톨스토이나 마르크스나 간디나 게바라나 모두 그렇다. 물론 그 반대는 아니다. 즉, 독서가가 혁명가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가다. 적어도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적이다. 독서는 바르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의 변화를 위한 것이다. 그 변화 앞에 비판이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다. 그 비판 앞에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고능력이 있다.
혁명가가 사라진 세상은 그야말로 말세다. 세상의 나쁜 점을 알고 분노하는 사람이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혁명가는 그런 분노에서 출발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나쁜 세상에 분개하여 죽을 때까지 그 분노를 버리지 않은 체 게바라가 그랬다. 세상을 나쁘게 만드는 근본악이 이기주의였다.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혁명가였다. “인간은 교양을 갖춰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말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넬슨 만델라는 “사고할 줄 아는 아프리카인 전체의 총체적 삶이 양심과 법 사이에서 갈등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권리를 거부당하면 법 밖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그를 법 밖에 두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나의 경우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인권 투사가 되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지금 우리에게 로버트 번스의 다음의 시가 필요한 이유는 독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방이 성공을 만나기를! 분별이 해방을 악에서 지켜주기를! 폭군과 폭정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기를! 정처 없이 헤매며 악마에게 사라지기를! 읽는 자들에게 자유를, 쓰는 자들에게 자유를! 진실에 의해 비난받을 자들만큼 진실이 알려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나니!”
“책은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는가?”
독서는 인간을 어떻게 단련시키는가?
“독서는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독서는 생각하기 위한 것이다. 독서는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라면 독서가 필요하다. 그처럼 참된 독서를 하면 혁명가가 된다. 제대로 된 책들은 현실을 혁명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도 책을 읽다보면 현실이 잘못되었음을 알기 마련이고 책은 잘못을 고치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체 게바라가 혁명과 독서를 함께한 것도 독서를 통해 혁명의 바른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어떤 책도 절대적인 구원을 약속할 수 없다. 그런 절대를 주장하는 책은 사기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책 한 권에서 모든 것을 얻고자 기대해서는 안 된다. 몇 줄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으면 충분하다. 단 한 권의 책만 읽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독서는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게 진정한 혁명이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자유가 진정한 혁명이다. 전체주의적으로 정해진 교육 체제를 벗어나 스스로 추구하는 독서야말로 진정한 자유, 따라서 혁명을 가능하게 한다. 독서하지 않는 혁명가는 없다. 평생 공부하지 않는 혁명가는 없다.
『독서독인』에서 다룬 인물들은 모두 독서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각각 권력과 반권력을 지향했다. 나폴레옹, 링컨, 레닌, 스탈린, 히틀러, 괴벨스, 무솔리니, 마오쩌둥, 호찌민, 폴 포트 등은 독서로 권력을 훔쳤으며, 마르크스, 크로폿킨, 톨스토이, 간디, 루쉰, 프리다 칼로, 체 게바라, 킹, 니어링, 만델라 등은 독서로 권력에 맞섰다. 독서는 인간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단련시켰으며, 책이 어떻게 인간의 영혼과 만나느냐에 따라 권력자가 될 수도 있고, 반권력자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독서는 한 영혼을 단련시키면서도 세상을 혁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독서, 권력을 훔치다
나폴레옹은 독서광이었다. 그가 읽은 고전 목록을 보면 인문학의 대가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고전들은 모두 반민주적인 책으로 나폴레옹은 ‘독서가 낳은 괴물’이기도 했다. 그의 평생을 지배한 책은 플루타르코스가 쓴 영웅전과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의 전기였다. 무엇보다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그에게 중요한 독서였다. 나폴레옹의 영웅주의, 야망주의, 경쟁주의는 세계사에서 불행을 낳았고, 그의 세계 정복은 제국주의를 초래했다. 그런 그가 “나는 무정부라는 수렁을 닫았고 혼돈 상태를 해결했소. 역사가들은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오”라며 독재를 정당화했다.
레닌의 혁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모든 사상의 산실이다. 특히 사회주의를 비롯한 모든 공공 사상의 실험실이다. 그리고 지식을 사유가 아닌 공유로 갖는 곳이다. 진정한 자유와 평등은 공유에 있지 사유에 있지 않다. 그래서 도서관은 아름답다. 외양이 화려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지적 모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에 아름답다. 1920년 모스크바의 한 도서관에서 옥외 대출이 금지된 사전 몇 권을 대출받기를 원한 레닌은 대출신청서에 “하룻밤만 대출하면 안 되겠습니까? 내일 아침 일찍 반납하겠습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스탈린은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독서광이었고 노력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평생토록 맹렬하게 독서했다. 감옥에서도 유형지에서도 심지어 내전 때 전장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특히 레닌의『국가와 혁명』을 가지고 다녔다. 스탈린은 “프롤레타리아는 전위 없이는, 유일한 당 없이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이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전제 권력자이자 대량 학살자로 19세기 이전의 무자비한 러시아 통치자들처럼 행동했다. 그는 공포를 일상화하여 모든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분파주의의 뿌리털도 남겨놓지 않고 도려내버린 비정한 근절 정치는 인류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한의 공포였다.
히틀러도 어려서부터 매일 밤 책 1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군사, 예술, 점성술, 대중소설, 가톨릭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방대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는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주의에 매료되었고, 그것에 빠져 ‘궁극의 독재자’가 되었으며, 반유대주의 정책을 펼쳤다. 히틀러의 충복이었던 괴벨스는 도스토옙스키가 서구를 구원하는 성스러운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위대한 러시아의 혼이라고 한 메시아주의에 열광했다. 도스토옙스키의 “믿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은 괴벨스의 히틀러에 대한 절대 신앙을 지배한 근원이었다. 그래서 독서는 악몽을 초래하기도 했다.
독서, 권력에 맞서다
세상의 모든 책은 영국박물관 독서실에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은 인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돈으로 구속과 차별을 만드는 자본주의의 본산에서 유일하게 자유와 평등이 온전했던 곳이 독서실이었다. 그래서 독서실은 세상에 유일한 사회주의의 전당이었다. 자본주의가 만든 이 기막힌 모순의 집에서 마르크스는 반평생을 살았다.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자 했던 마르크스는 “모든 것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지적 열정을 불태웠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책에 파묻히기’였다.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한 크로폿킨은 시인들이 인류에 대한 사랑과 진보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를 읽어라. 시는 인간을 고양시켜준다”는 말을 평생의 모토로 삼았다. 그에게 독서란 그가 지적 발전을 이루는 데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한 자율적 공부의 기본이었다. 톨스토이는 50세부터 60세까지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으로 복음서와 에픽테토스의 『어록』, 노자의 『도덕경』을 최고로 치고, 그다음으로 『논어』와 『맹자』를 꼽았다. 그는 1893년 『도덕경』을 두 번이나 번역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노자의 반권력, 비폭력, 반전의 사상이 자신의 사상과 통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상에 철저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노자를 비판하기도 했다.
창조적이며 실천적인 정치가였던 간디는 종교를 가장 혁명적이라고 생각했으며, 책을 읽고 감동을 받으면 실천했다. 또한 종교의 최고 원리인 ‘욕망의 자제’만이 폭력적인 독재 권력에 맞설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간디만큼 비판적인 독서를 한 사람은 없었다. 간디는 자신의 삶에 구체적으로 필요한 책들을 골라서 읽었고 대중들에게 그것을 쉽게 알렸다. 그는 추상적이거나 신비적인 사념에 사로잡혀 책을 읽거나 무비판적으로 교조적인 교리에 따르는 독서를 하지 않았다.
루쉰이 평생을 통해 추구한 주제도 권력을 가진 강력한 지배자 주인과 종 또는 노예로 차별된 대다수 민중의 불평등과 부자유의 사회, 그것을 합리화하는 유교니 도교니 하는 전통문화와 사회주의 등의 이름으로 권력과 지식인이 조작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적 허위에 대한 비판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의 구축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에게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준 책은 여러 유교 비판서였다. “유교 도덕은 인간이 만든 것으로, 위가 아래를 제압하고 아래가 위를 받들지 않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인’으로서는 일방적 지배를 펼 수 없으므로 ‘충효’나 ‘염절廉節’과 같이 ‘삼강오륜’을 만들어 상하의 등급을 구별하고 그것을 신하나 자식의 전용으로 만들어 군주나 부모에게는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체 게바라의 혁명은 자유롭고도 철저한 독서에 의한 교양과 체험에서 나왔다. 그의 독서 목록을 보면 그가 읽지 않은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책의 우주는 방대하다. 다양한 독서야말로 게바라라는 인간의 다양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의 독서는 비판적으로 정선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독서는 킹을 자유롭게 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을 거쳐 간디,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루소, 홉스, 로크 등이 그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월터 라우션부시의 사회 복음 신학은 킹의 평생을 좌우했다.
독서는 불의한 세상에 맞서는 힘이다
나쁜 세상은 독서가가 없는 세상이다. 진정한 혁명가는 진정한 독서가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히틀러나 스탈린, 폴 포트나 박정희가 아닌, 톨스토이나 마르크스나 간디나 게바라나 모두 그렇다. 물론 그 반대는 아니다. 즉, 독서가가 혁명가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가다. 적어도 진정한 독서가는 혁명적이다. 독서는 바르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의 변화를 위한 것이다. 그 변화 앞에 비판이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이 있다. 그 비판 앞에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고능력이 있다.
혁명가가 사라진 세상은 그야말로 말세다. 세상의 나쁜 점을 알고 분노하는 사람이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혁명가는 그런 분노에서 출발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나쁜 세상에 분개하여 죽을 때까지 그 분노를 버리지 않은 체 게바라가 그랬다. 세상을 나쁘게 만드는 근본악이 이기주의였다.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혁명가였다. “인간은 교양을 갖춰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말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넬슨 만델라는 “사고할 줄 아는 아프리카인 전체의 총체적 삶이 양심과 법 사이에서 갈등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권리를 거부당하면 법 밖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그를 법 밖에 두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나의 경우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는 인권 투사가 되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지금 우리에게 로버트 번스의 다음의 시가 필요한 이유는 독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방이 성공을 만나기를! 분별이 해방을 악에서 지켜주기를! 폭군과 폭정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기를! 정처 없이 헤매며 악마에게 사라지기를! 읽는 자들에게 자유를, 쓰는 자들에게 자유를! 진실에 의해 비난받을 자들만큼 진실이 알려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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