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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가 탄생의 기원과 발전을 밝힌 국가론의 고전!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미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자발적 사회기구인가? 정복에 의한 지배기구인가? 미래의 국가는 지금과 같은 모습일까? 국가 탄생 신화의 두 개의 주요 변종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맺은 “사회계약”에서 생겨났다는 신화와, 한 민족이나 인종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고 강제한 것에서 탄생했다는 신화이다. 진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어디쯤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루드비히 에르히르트의 스승이기도 했던 독일의 경제학자·사회학자 프란츠 오펜하이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원시국가에서 오늘날의 입헌국가에 이르기까지의 국가 탄생의 기원과 발전 단계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는 미래의 국가는 더 이상 “조직화된 정치수단”이 아니라 자치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인 “자유시민사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국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국가 탄생에 대한 부정적 발언은 터부시되고 있지만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국가들의 발생 및 발전에서 정복이나 갈등(충돌)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가론은 국가의 발생 및 본질에 대한 논의를 부활시켰다는 점뿐만 아니라, 정치수단과 경제수단을 구분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조금은 달리 보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도 사상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가 국가론의 고전이라고 불러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미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국가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자발적 사회기구인가? 정복에 의한 지배기구인가? 미래의 국가는 지금과 같은 모습일까? 국가 탄생 신화의 두 개의 주요 변종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맺은 “사회계약”에서 생겨났다는 신화와, 한 민족이나 인종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고 강제한 것에서 탄생했다는 신화이다. 진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어디쯤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루드비히 에르히르트의 스승이기도 했던 독일의 경제학자·사회학자 프란츠 오펜하이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원시국가에서 오늘날의 입헌국가에 이르기까지의 국가 탄생의 기원과 발전 단계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는 미래의 국가는 더 이상 “조직화된 정치수단”이 아니라 자치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인 “자유시민사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국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국가 탄생에 대한 부정적 발언은 터부시되고 있지만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국가들의 발생 및 발전에서 정복이나 갈등(충돌)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가론은 국가의 발생 및 본질에 대한 논의를 부활시켰다는 점뿐만 아니라, 정치수단과 경제수단을 구분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조금은 달리 보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도 사상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가 국가론의 고전이라고 불러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목차
제3판 머리말 · 004
서론 · 010
01 국가의 발생 · 024
02 원시 정복국가 · 073
03 해양국가 · 103
04 봉건국가의 발전 · 145
05 입헌국가의 발전 · 186
06 국가 발전의 경향 · 214
부록 Ⅰ. 국가의 우상숭배 _프란츠 오펜하이머 · 228
부록 Ⅱ. 서평: 오펜하이머, “국가”_머리 로스바드 · 255
부록 Ⅲ. 프란츠 오펜하이머는 누구인가? _한스 위르겐 데겐 · 260
옮긴이의 말 · 275
서론 · 010
01 국가의 발생 · 024
02 원시 정복국가 · 073
03 해양국가 · 103
04 봉건국가의 발전 · 145
05 입헌국가의 발전 · 186
06 국가 발전의 경향 · 214
부록 Ⅰ. 국가의 우상숭배 _프란츠 오펜하이머 · 228
부록 Ⅱ. 서평: 오펜하이머, “국가”_머리 로스바드 · 255
부록 Ⅲ. 프란츠 오펜하이머는 누구인가? _한스 위르겐 데겐 · 260
옮긴이의 말 · 275
출판사 리뷰
국가 탄생의 두 가지 신화 : 사회계약설 VS 국가정복설
모든 사람이 국가를 우상시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를 몸과 마음을 바쳐 숭배해야 하는 신으로 여긴다. 반면에 일부 사람들은 국가가 피지배계급을 착취하기 위한 양의 탈을 쓴 악마이기 때문에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진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어디쯤 있는 것일까?
국가 탄생 신화의 두 개의 주요 변종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맺은 “사회계약”에서 생겨났다는 신화와, 한 민족이나 인종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고 강제한 것에서 탄생했다는 신화다.
오펜하이머는 “모든 국가는 여전히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의 경제적인 부를 착취하는 정치수단의 제도화이며, 정복에 의해 생겨났다”고 지적한다. 이 사회제도의 단 하나의 목적은 패배한 집단에 대한 승리한 집단의 지배를 질서정연하게 해서, 내부로부터의 반란과 외부로부터의 공격에서 자신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부를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 경제수단 VS 정치수단
오펜하이머는 사람들이 소득이나 부를 얻을 수 있을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이 직접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해 갖거나, 이 생산물을 다른 사람의 생산물과 자발적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오펜하이머는 이러한 부의 획득 방법을 “경제수단”이라고 부른다. 다른 수단은 강도질, 즉 다른 사람의 생산물을 그의 동의 없이 강제로 약탈하거나 몰수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생적인 수단이다. 부의 이러한 길을 오펜하이머는 “정치수단”이라고 불렀다.
정치수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기본적인 정치수단이고 또 하나는 조직화된 정치수단이다. 하나는 훔치거나 빼앗는 것으로, 한 부족이 이웃 마을이나 다른 부족을 습격해 대대적으로 약탈해 사람을 죽이고 곡식과 가축을 강탈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약탈한 것을 노예제도나 세금부과처럼 조직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진화하면서 약탈은 점점 더 큰 규모로 또 조직적으로 행해져 마침내 국가가 탄생한다.
국가는 정복집단이 피정복집단에게 강요한 조직으로서, 그 목적은 정복자의 이익을 위해 피정복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그 결과 지배계급의 욕구는 최소의 노동으로 최대한 충족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는 착취기구, 즉 조직화된 정치수단이다.
국가 탄생의 6단계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국가는 보통 여섯 단계를 거쳐 나타난다. 첫 번째 단계는 목축민 부족이나 바다 유목민들에 의한 농민 집단의 약탈이다. 이 단계에서 농민들은 때로는 반항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패한다. 농민들이 수많은 저항의 실패를 통해 길들여지고 자신들의 운명에 순응하며 모든 저항을 포기했을 때, 두 번째 단계가 나타난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죽인 농민에게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의식하고, 약탈자들은 순순히 복종하는 농민의 경우 그의 집, 농사 기구, 다음 번 수확 때까지의 양식은 남겨 놓고 그 나머지만을 빼앗는다. 굴복한 농민들이 여분의 생산물을 유목민들에게 정기적으로 공물로 바치면 세 번째 단계가 시작된다.
네 번째 단계는 점령이다. 정복자집단과 피정복자집단 간의 영토 합병이 이루어진다. 원주민들의 반란이 예상되는 곳에는 정복자들이 야영지나 성 또는 도시를 세운다. 이 네 번째 단계에 도달하면 다섯 번째 단계로는 빠르게 넘어간다. 정복자집단이 피정복자들에 대해서 권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한다. 이웃 사람들 간에 또는 인접한 마을들 간에 분쟁이 일어날 경우, 지배자들은 주민들이 폭력을 사용하며 싸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지배자들은 분쟁 해결에 중재인으로서 개입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자신들의 판결을 양측에 강제한다. 결국 그들은 각 마을이나 행정구역에 자신들이 임명한 대리인을 파견해 권력을 행사하게 한다. 대리인은 담당 구역과 관련된 모든 일(군대를 위한 성인 남자들의 징집, 세금 납부, 도로나 다리의 건설을 위한 부역 지시, 재판 등)을 감독한다. 피지배자들의 작업 능력과 공물 제공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잘 보존하기 위해, 지배자가 개입하고 조정하고 처벌하고 강제할 필요성이 점점 더 늘어난다. 이렇게 하면서 마지막 여섯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가를 형성한다. 전에는 국제관계였던 정복자집단과 피정복자집단 간의 관계가 지금부터는 국내관계가 된다. 전에는 두 집단이 한 지역에 나란 히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뒤섞인다. 두 집단은 공간적으로 서로 침투하고 관습이나 풍습, 언어와 종교에서 하나의 통일체로 융합한다. 이 과정에서 피도 섞이면서 국민의식이 발전한다. 마침내 형식과 내 용에서 원시국가가 완성된다.
국가 발전의 양축
첫째는 사회통합이다. 이 과정에서는 국가 내의 여러 집단들이 지닌 다양한 방언이나 신앙이 하나의 언어, 하나의 종교로 합쳐지며 외면적인 용모도 어느 정도 비슷해진다. 혈통이 다르다는 기억은 사라지고 “국가의식”, “국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의식이 생겨난다.
다른 하나는 사회분화이다. 자신들의 특수이익에 따른 강력한 집단감정이 형성되어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은 제각기 “집단의식”, 즉 계급의식을 발달시킨다. 이제부터는 두 집단이 집단적인 이익투쟁에 돌입한다. 그리고 집단투쟁은 국가의 국내정치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가 발전의 최종단계는 입헌국가이다. 이 입헌국가에서는 관리계급이 새로운 요소로 나타나 국가 운영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국가이익을 계급이익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켜내지만, 입헌국가 역시 형식이나 내용에서 그 이전 단계의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리들은 근본적으로 지배계급의 대리자로서 계급정치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는 국가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오펜하이머는 예상한다. 즉 국가는 더 이상 “조직화된 정치수단”이 아니라 자치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인 “자유시민사회”가 될 것이다. 형식면에서는 공동이익의 수호자로서 관리계급에 의한 행정이 펼쳐질 것이며, 내용면에서는 한 계급에 의한 다른 계급의 경제적 착취가 더 이상 행해지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계급국가가 사라지고 경제수단이 지배할 것이다.
왜 지금 오펜하이머인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국가의 기원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역사적 분석은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도 얼마나 견디어 낼 것 인가? 대답은 이렇다: 매우 잘 견디어 낼 것이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결론은 낙관적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국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살고 있고 게다가 전쟁이나 전체주의 국가의 경험으로 인해 오펜하이머의 낙관주의에 대해 전적으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기원 및 발달에 대한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국가들의 발생 및 발전에서 정복이나 갈등(충돌)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가론은 국가의 발생 및 본질에 대한 논의를 부활시켰다는 점뿐만 아니라, 정치수단과 경제수단을 구분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조금은 달리 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도 사상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오펜하이머의 《국가》는 우리가 국가론의 고전이라고 불러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국가 기원의 역사에 관해서는, 최근의 인류학적 조사들이 정복이론을 수정했지만 그 본질을 바꾸지는 않았다. 국가는 결코 가족에서 또는 사회계약에 의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 여태까지보다 더 많이 ― 알고 있다. 최근의 수정은 이것이다: 한 부족이 완전히 다른 부족을 정복한 것에서 국가가 나타났다고 하기 보다는, 인구가 늘어난 지리적 공간이 한계에 이르자 중심 마을들이 같은 부족의 이웃 마을들을 정복한 다음 정복당한 마을들에게 지속적인 지배와 조공을 강요한 것에서 많은 국가들이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많은 국가들이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정복한 것에서뿐만 아니라 몇몇 마을들이 같은 부족 내의 다른 마을들을 정복한 것에서도 생겨났다고 우리는 생각 한다. 그러나 국가가 언제나 정복과 폭력에서 나타났다고 보는 오펜하이머의 국가관은 손상되지 않고 꿋꿋하게 남아서, 국가의 소위 자연적인 “선행”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환상을 없애준다.
모든 사람이 국가를 우상시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를 몸과 마음을 바쳐 숭배해야 하는 신으로 여긴다. 반면에 일부 사람들은 국가가 피지배계급을 착취하기 위한 양의 탈을 쓴 악마이기 때문에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진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어디쯤 있는 것일까?
국가 탄생 신화의 두 개의 주요 변종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맺은 “사회계약”에서 생겨났다는 신화와, 한 민족이나 인종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고 강제한 것에서 탄생했다는 신화다.
오펜하이머는 “모든 국가는 여전히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의 경제적인 부를 착취하는 정치수단의 제도화이며, 정복에 의해 생겨났다”고 지적한다. 이 사회제도의 단 하나의 목적은 패배한 집단에 대한 승리한 집단의 지배를 질서정연하게 해서, 내부로부터의 반란과 외부로부터의 공격에서 자신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부를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 경제수단 VS 정치수단
오펜하이머는 사람들이 소득이나 부를 얻을 수 있을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이 직접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해 갖거나, 이 생산물을 다른 사람의 생산물과 자발적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오펜하이머는 이러한 부의 획득 방법을 “경제수단”이라고 부른다. 다른 수단은 강도질, 즉 다른 사람의 생산물을 그의 동의 없이 강제로 약탈하거나 몰수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생적인 수단이다. 부의 이러한 길을 오펜하이머는 “정치수단”이라고 불렀다.
정치수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기본적인 정치수단이고 또 하나는 조직화된 정치수단이다. 하나는 훔치거나 빼앗는 것으로, 한 부족이 이웃 마을이나 다른 부족을 습격해 대대적으로 약탈해 사람을 죽이고 곡식과 가축을 강탈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약탈한 것을 노예제도나 세금부과처럼 조직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진화하면서 약탈은 점점 더 큰 규모로 또 조직적으로 행해져 마침내 국가가 탄생한다.
국가는 정복집단이 피정복집단에게 강요한 조직으로서, 그 목적은 정복자의 이익을 위해 피정복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그 결과 지배계급의 욕구는 최소의 노동으로 최대한 충족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는 착취기구, 즉 조직화된 정치수단이다.
국가 탄생의 6단계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국가는 보통 여섯 단계를 거쳐 나타난다. 첫 번째 단계는 목축민 부족이나 바다 유목민들에 의한 농민 집단의 약탈이다. 이 단계에서 농민들은 때로는 반항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패한다. 농민들이 수많은 저항의 실패를 통해 길들여지고 자신들의 운명에 순응하며 모든 저항을 포기했을 때, 두 번째 단계가 나타난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죽인 농민에게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의식하고, 약탈자들은 순순히 복종하는 농민의 경우 그의 집, 농사 기구, 다음 번 수확 때까지의 양식은 남겨 놓고 그 나머지만을 빼앗는다. 굴복한 농민들이 여분의 생산물을 유목민들에게 정기적으로 공물로 바치면 세 번째 단계가 시작된다.
네 번째 단계는 점령이다. 정복자집단과 피정복자집단 간의 영토 합병이 이루어진다. 원주민들의 반란이 예상되는 곳에는 정복자들이 야영지나 성 또는 도시를 세운다. 이 네 번째 단계에 도달하면 다섯 번째 단계로는 빠르게 넘어간다. 정복자집단이 피정복자들에 대해서 권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한다. 이웃 사람들 간에 또는 인접한 마을들 간에 분쟁이 일어날 경우, 지배자들은 주민들이 폭력을 사용하며 싸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지배자들은 분쟁 해결에 중재인으로서 개입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자신들의 판결을 양측에 강제한다. 결국 그들은 각 마을이나 행정구역에 자신들이 임명한 대리인을 파견해 권력을 행사하게 한다. 대리인은 담당 구역과 관련된 모든 일(군대를 위한 성인 남자들의 징집, 세금 납부, 도로나 다리의 건설을 위한 부역 지시, 재판 등)을 감독한다. 피지배자들의 작업 능력과 공물 제공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잘 보존하기 위해, 지배자가 개입하고 조정하고 처벌하고 강제할 필요성이 점점 더 늘어난다. 이렇게 하면서 마지막 여섯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가를 형성한다. 전에는 국제관계였던 정복자집단과 피정복자집단 간의 관계가 지금부터는 국내관계가 된다. 전에는 두 집단이 한 지역에 나란 히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뒤섞인다. 두 집단은 공간적으로 서로 침투하고 관습이나 풍습, 언어와 종교에서 하나의 통일체로 융합한다. 이 과정에서 피도 섞이면서 국민의식이 발전한다. 마침내 형식과 내 용에서 원시국가가 완성된다.
국가 발전의 양축
첫째는 사회통합이다. 이 과정에서는 국가 내의 여러 집단들이 지닌 다양한 방언이나 신앙이 하나의 언어, 하나의 종교로 합쳐지며 외면적인 용모도 어느 정도 비슷해진다. 혈통이 다르다는 기억은 사라지고 “국가의식”, “국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의식이 생겨난다.
다른 하나는 사회분화이다. 자신들의 특수이익에 따른 강력한 집단감정이 형성되어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은 제각기 “집단의식”, 즉 계급의식을 발달시킨다. 이제부터는 두 집단이 집단적인 이익투쟁에 돌입한다. 그리고 집단투쟁은 국가의 국내정치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가 발전의 최종단계는 입헌국가이다. 이 입헌국가에서는 관리계급이 새로운 요소로 나타나 국가 운영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국가이익을 계급이익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켜내지만, 입헌국가 역시 형식이나 내용에서 그 이전 단계의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관리들은 근본적으로 지배계급의 대리자로서 계급정치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는 국가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오펜하이머는 예상한다. 즉 국가는 더 이상 “조직화된 정치수단”이 아니라 자치에 의해 관리되는 사회인 “자유시민사회”가 될 것이다. 형식면에서는 공동이익의 수호자로서 관리계급에 의한 행정이 펼쳐질 것이며, 내용면에서는 한 계급에 의한 다른 계급의 경제적 착취가 더 이상 행해지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계급국가가 사라지고 경제수단이 지배할 것이다.
왜 지금 오펜하이머인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국가의 기원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역사적 분석은 수십 년이 지난 다음에도 얼마나 견디어 낼 것 인가? 대답은 이렇다: 매우 잘 견디어 낼 것이다. 국가의 미래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결론은 낙관적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국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살고 있고 게다가 전쟁이나 전체주의 국가의 경험으로 인해 오펜하이머의 낙관주의에 대해 전적으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기원 및 발달에 대한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국가들의 발생 및 발전에서 정복이나 갈등(충돌)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가론은 국가의 발생 및 본질에 대한 논의를 부활시켰다는 점뿐만 아니라, 정치수단과 경제수단을 구분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조금은 달리 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도 사상사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오펜하이머의 《국가》는 우리가 국가론의 고전이라고 불러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국가 기원의 역사에 관해서는, 최근의 인류학적 조사들이 정복이론을 수정했지만 그 본질을 바꾸지는 않았다. 국가는 결코 가족에서 또는 사회계약에 의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 여태까지보다 더 많이 ― 알고 있다. 최근의 수정은 이것이다: 한 부족이 완전히 다른 부족을 정복한 것에서 국가가 나타났다고 하기 보다는, 인구가 늘어난 지리적 공간이 한계에 이르자 중심 마을들이 같은 부족의 이웃 마을들을 정복한 다음 정복당한 마을들에게 지속적인 지배와 조공을 강요한 것에서 많은 국가들이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많은 국가들이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정복한 것에서뿐만 아니라 몇몇 마을들이 같은 부족 내의 다른 마을들을 정복한 것에서도 생겨났다고 우리는 생각 한다. 그러나 국가가 언제나 정복과 폭력에서 나타났다고 보는 오펜하이머의 국가관은 손상되지 않고 꿋꿋하게 남아서, 국가의 소위 자연적인 “선행”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환상을 없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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