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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는 길을 만든다

동방박사님 2022. 3.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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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날 여성으로 살면서 하루라도 화를 내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악의적인 댓글로 여성은 자살에 내몰리고, 데이트폭력은 일상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다. 법원은 피해 여성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고 가해 남성들은 여전히 사회 각계에서 전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여성들은 남성 동료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가정에서는 더 많은 가사와 돌봄노동을 떠맡고, 여성의 몸은 아이를 낳기 위한 도구로 여겨진다. 여성의 삶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여성을 시민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 듯한 정책은 여성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다. 그럼에도 여성은 늘 인내하고 뭐든 웃음으로 좋게 넘어가는 분위기 윤활제 역할을 암암리에 요구받고, 조금만 단호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도 비난의 표적이 되며, 명백히 분노가 유발되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다른 감정으로 전환하길 강요받는다. 여성들은 점점 분노를 담아두는 법을 학습하고, 그렇게 억눌린 분노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이러한 여성의 분노에 귀기울이지 않을 때, 그것을 존중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잃을까?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는 전 생애에 걸쳐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마주하는 부당한 현실을 분석하고, 그로 인한 분노를 ‘변화를 위한 촉매제’로 이용할 권리를 주장하는 논픽션이다. 저자 소라야 시멀리는 미국의 소셜미디어 및 언론과 관련된 페미니즘 이슈의 최전선에 있는 활동가이자 비평가, 데이터 전문가로, 미디어의 성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여성미디어센터Women’s Media Center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임원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2013년에는 #FBrape 캠페인을 주도해 페이스북이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콘텐츠의 게재를 제한할 수 있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이 캠페인은 “젠더 기반 혐오발언에 맞서는 역사적인 터닝포인트”([뉴욕 타임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미디어 활동가에게 수여되는 도나앨런상Donna Allen Award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고, 2014년 [엘르] 선정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우해야 할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투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직후인 2018년 출간한 첫 책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는 [워싱턴 포스트], NPR, 북라이엇 등 여러 매체에서 그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1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꾸준히 읽히고 있다.

 

목차

서문 | ‘분노’를 맞이하며 _011
1장 | 화난 여자아이들 _029
2장 | 여자는 토스터가 아니다 _065
3장 | 화가 난 몸들 _095
4장 | 돌봄의무 _119
5장 | 모성분노 _155
6장 | 자기야, 웃어 _193
7장 | 뚝, 뚝, 뚝 _237
8장 | 말이 없다 _279
9장 | 부인否認의 정치 _331
10장 | 자기만의 분노 _381
결론 | 현명한 분노 _425

감사의 말 _435
참고자료에 붙이는 글 _438
주 _440
찾아보기 _544
 

저자 소개

저 : 소라야 시멀리 (Soraya Chemaly)
 
미국의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비평가. 조지타운대학과 래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하고, 2010년까지 미국 최대의 미디어그룹 개닛을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시장개발과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3년 #FBrape 캠페인을 주도해 페이스북이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콘텐츠의 게재를 제한할 수 있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이 캠페인은 “젠더 기반 혐오발언에 맞서는 역사적인 터닝포인트”([뉴욕 타임스])라...
 
역 : 류기일
 
고려대학교에서 서문학과 국문학을 공부하고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책 속으로

왜 사회는 여자아이와 성인 여성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분노를 느끼고 표현하며 그 분노를 지렛대 삼아 존중받을 권리를 부정하는 것일까? 나쁜 평가와 달리 분노는 우리의 모든 감정 중 가장 희망에 차 있고 진취적이다. 분노는 변화를 부르고 열정을 표명하는 동시에 우리를 세상에 계속 발붙이게 한다. 분노는 침입, 폭력, 무질서에 대한 이성적인 동시에 감정적인 반응이다. 분노는 ‘현상’과 ‘이상’ 사이에, 힘겨운 과거와 나은 미래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분노는 폭력과 위협, 모욕에 본능적인 경고신호를 보낸다.
--- p.23~24

왜냐하면 진실은, 분노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리의 길이라는 것이므로. 우리가 할 일은 분노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뿐이다.
--- p.28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기준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체득하면 모욕을 가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그러면 기대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기대가 없다는 것은 침범할 것도 없다는 말이며, 침범이 없다는 것은 화를 내는 반응도 없다는 말이다. 이 순환은 돌고 돈다.
--- p.71

우리는 데이팅 웹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리고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위험을 감수한다. 헬스클럽(실외운동의 대안), 택시나 자가용 서비스, 그 외 ‘안전’을 위한 값비싼 장치에 돈을 지불할 수 없을 때 위험을 감수한다. 임신할 때마다 위험을 감수한다. 성적괴롭힘, 폭행, 가정폭력을 신고할 때 위험을 감수한다. 경찰서에 갈 때 위험을 감수한다. 교사들이 총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제안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때 위험을 감수한다.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데 전문가다. 또한 우리는 자존심을 제쳐두고, 수치심을 숨기고, 야망을 축소하고, 분노를 조심스럽게 표출하는 데 전문가다.
--- p.227~228

기후변화부터 전쟁, 평화, 권위주의, 백인우월주의, 이민, 빈곤, 기근, 난민위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이라서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젠더가 중심적,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중요 이슈 혹은 화제란 사실상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여성 없는 방에 앉아서 자신들이 인류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내놓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집단적인 망상이란 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다.
--- p.246

서로 다른 여성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있다면, 진실로 알고 있는 것을 말했을 때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 경험일 것이다. 여기에 화를 내기라도 하면 ‘더 미친 사람’이 된다.
--- p.298

만약 남성들이 #미투 덕분에 마침내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는 현실에 상처를 받고 패닉, 불안,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러도록 내버려두라.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평가받을지, 그 때문에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처하지는 않을지 조심하게 되었다면 우리 세계로 온 것을 환영한다. 만약 그들이 자신의 모든 행위가 다른 남성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잘못 전달되고 오해받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여기 자리를 잡고 앉아라. 당신은 이제 명예 여성이다.
--- p.308

교실과 식사 테이블에서 우리는 미디어로 퍼져나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여성의 이야기들을 그들 자신의 언어로 들어야 한다. 여성들은 우리가 마주하는 장벽들에 대해, 우리를 깎아내리는 사회규범과 이에 끊임없이 적응해가는 우리의 방식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남성들이 신뢰를 갖고 기꺼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해나가야 한다. 기록된 모든 역사 속에서 여성이 남성의 경험에 관여하고 그들의 경험을 배워왔듯, 우리를 강간하고 살해하겠다는 위협 없이 남성도 우리로부터 배우는 그런 공간에서 말이다.
--- p.330

여성은 자신의 인권을 위해 다른 여성과 경쟁하지 않는다. 나의 권리는 다른 여성의 고통이나 취약함과 관련이 없다. 그리고 나의 권리가 나와 관계된 남성의 지위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 p.343

분노는 감정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불편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분노와 관련된 문제의 대부분은 분노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축조되는 방식에서, 그리고 우리의 감정이 우리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라는 필터를 통과하는 방식에서 비롯한다. 분노는 특정한 이들에게 허락되는 권리여서는 안 된다.
--- p.387

분노는 가치와 권리의 주장이다. 분노는 소통이자 평등이자 지식이다. 분노는 친밀함, 받아들임, 의연함, 구현, 반란, 화해다. 분노는 기억이고 격분이다. 이성적 사고이고 비이성적 고통이다. 자유이고 독립이고 확산이고 권리다. 정의고 열정이고 명징함이고 동기다. 분노는 긴요하고 사려 깊고 복잡하고 결연하다. 당신의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분노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
--- p.433
 

출판사 리뷰

우리 사회는 여성의 분노를 무시하는 데 무한히 창의적이다

누구나 분노를 느낀다면, 어째서 여성의 분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일까? 분노에 대한 스스로의 반응과 주변의 수용이 성별에 따라 엄연히 다르며, 여성의 분노에는 더 많은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2011년 UCLA에서 진행한 인지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젠더고정관념에 따라 관찰 대상의 감정을 다르게 인식한다. 실험 참가자들은 여성의 얼굴에서는 행복과 두려움을 더 쉽게 읽어내고, 여성의 중립적 표정은 ‘순종적인’ ‘순진한’ ‘겁에 질린’ ‘행복한’ 등으로 묘사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화를 내는 여성의 얼굴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해석을 어려워했으며, 화가 난 표정의 중성적 얼굴은 압도적으로 남성으로 분류했다.

성별에 따라 감정을 나누는 이러한 편견은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다. 성별에 따른 아이들의 감정 표현을 관찰한 어느 실험에서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달리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받아도 실망감을 감춘 채 감사하다고 웃으며 짐짓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부모는 자녀의 성별과 상관없이 아이가 예의바르게 자라도록 가르친다고 생각하지만, 젠더고정관념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깊이 지배하고 대부분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부터 분노라는 감정이 남성의 영역이며 여성은 천성적으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학습한다.

그리하여 남성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권위와 발언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분노를 이용하는 반면 여성은 분노라는 감정을 무력함과 연결짓고 이를 슬픔 혹은 실망, 좌절감으로 표현하거나 축소하고 침묵하는 쪽을 택한다. ‘화난 여자’란 곧 감정과잉에 비이성적인데다 히스테릭하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성을 분노하게 만드는 사회
그럼에도 분노하지 말라는 불가능한 주문


저자는 방대한 연구자료와 인터뷰,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년기에서 성년기에 이르기까지 가정, 학교, 일터에서 여성이 분노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삶의 조건과 그 분노를 부인하고 감추도록 압력을 받는 모순적인 현실을 망라한다. 여성은 어릴 때부터 타인을 우선시해 자신의 감정은 제쳐두는 습관을 학습하고(1장 화난 여자아이들), 누군가의 효용을 위해 사용되길 기다리는 ‘토스터’처럼 대상화되며 자기 자신을 볼 때조차 그런 시각을 적용한다(2장 여자는 토스터가 아니다).

또한 여성이 호소하는 신체적 통증은 의료 전문가들에게도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것,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되며, 그로 인한 분노는 다시 통증을 유발해 자가면역질환과 섬유근육통, 유방암 등 질병의 위험요소가 된다(3장 화가 난 몸들). 여성이 무엇을 욕망하든 사회는 여성의 역할은 돌봄이라고 주입하고, 80세가 되기 전까지, 다시 말해 더는 타인을 돌볼 필요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그 짐을 벗을 수 없다(4장 돌봄의무). 이 돌봄의무의 핵심에 있는 모성은 자녀가 있든 없든 한 여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며, 임신과 피임, 임신중절과 출산을 둘러싼 모든 과정에서 여성은 신체에 대한 자신의 결정권보다 사회의 요구를 우선시할 것을 강요받는다(5장 모성분노).

한편 여성은 밝은 대낮의 거리와 공원에서, 버스와 헬스클럽에서, 심지어 집에서 도사리고 있을 강간과 데이트폭력의 가능성에 매 순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지만 사법체계조차 이들을 보호할 의지가 없다(6장 자기야, 웃어). 이러한 차별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있다. 여자화장실은 줄이 더 길고, 게임에서 여자 캐릭터를 선택하려면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의류와 자동차 수리 비용부터 건강보험과 대출이자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은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7장 뚝, 뚝, 뚝).

그 모든 순간 경험한 불평등과 감정에 대한 여성 자신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당사자 스스로 본인의 발언을 검열하기도 하는데, 부와 인지도, 자원을 소유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들도, 미국 상원의원이자 전 국무부 장관 출신의 대통령 후보도 예외는 아니다(8장 말이 없다). 하지만 많은 남성이 이제 성차별은 근절되었다고 믿으며, 여성의 경험과 그로 인한 분노는 수시로 부인당한다(9장 부인의 정치). 이 모든 상황이 여성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규칙을 따라라. 입을 다물어라. 주어진 것에 감사해라. 수백만 가지의 자잘한 방식으로 이런 말을 듣는 여성들의 내부에 분노가 쌓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주길 바란다. (258쪽)

분노는 사회적 불의를 감지하는 레이더이자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희망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분노에 깃든 변화의 힘에 주목하며, 분노는 우리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리의 길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감정을 온전히 우리 것으로 소유하고 그 이면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에게 분노가 마지막까지 허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이 불의에 대항하는 제1방어선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분노 대신 슬픔을 느끼기를 강요받지만 슬픔이 ‘후퇴’의 감정이라면 분노는 ‘접근’의 감정이다. 슬픔과 달리 분노는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고 도전을 마주하는 수단이고, 변화를 부르고 우리를 세상에 발붙이게 하는 희망과 진취의 감정이다. 따라서 분노는 여성이 가진 가장 날카롭고 강력한 도구이며, “아니요”를 말할 수 없는 세상에서 주장하는 “아니요”다. 분노는 폭력, 모욕, 침입, 무질서에 본능적인 경고신호를 보내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여성의 분노는 억압과 통제에 대한 반박이며, 그러므로 여성은 분노할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분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어 저자는 분노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분노의 기술’ 열 가지를 제안하며(10장 자기만의 분노) 불의를 감지하는 레이더이자 변화의 원동력으로서 분노의 힘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여성들을 소개한다.

막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글쓰기를 통해 생산적인 일로 전환한 저자 자신부터, 델리의 집단강간사건을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고 성적괴롭힘과 성폭력을 추적할 수 있는 커뮤니티 매핑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엘자마리 디실바, 여러 차례 성적괴롭힘을 겪은 뒤 누구나 같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웹사이트 ‘일상 속 성차별 프로젝트Everyday Sexism Project’를 만들고 전 세계로 전파시킨 로라 베이츠, 코네티컷주 총기난사사건으로 분노를 느끼며 ‘미국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어머니회’를 조직한 섀넌 와츠,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음악으로 싸우길 선택한 자넬 모네에 이르기까지, 모두 강렬한 분노를 변화의 동력, 특히 사회운동의 동력으로 전환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의 여성혐오적 태도와 그의 당선으로 인한 분노는 여성들의 행동주의에 불씨를 댕겨 전례없이 많은 여성들이 공직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연령대의 남성 집단을 훨씬 넘어서는 정치 참여율을 보였다.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여성들의 억눌린 분노가 폭발적으로 표출된 2017년의 #미투#MeToo 운동은 여성들 자신이, 그리고 사회가 이들의 분노를 인정하고 귀기울이게 하는 전환점이자, 전 세계 여성들이 공동의 언어를 만들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분노 앞에서는 어떤 여성도 혼자가 아니다.

여성의 분노에 귀기울이지 않을 때, 그것을 존중하지 않을 때 우리가 잃는 것은 바로 인류 절반의 진실된 목소리다. 여성은 자신의 분노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 자신의 언어로 들어야 한다. 이제 당신이 이야기할 차례다.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

여자아이들과 성인 여성의 권리가 불편한 전략적 변곡점에 위치한 지금, 환경이 위기에 처하고 민주주의적 가치가 엄중한 위협을 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떤 것도 따로 분리될 수 없다. 지금은 화난 여성과 기꺼이 소란을 피우려는 여성의 시대다. 이것은 사치가 아니라 당위다. 화를 내라. 목소리를 높여라. 분노는 당신이 된다. (380쪽)
 

추천평

어째서 여성은 분노의 감정을 더 많이 느끼면서도, 제대로 화내는 것을 어려워할 뿐만 아니라 화를 낸 뒤 수치심까지 느끼는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남성은 분노를 힘과 연결한다면 여성은 무력함과 연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분노한 스스로를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분노가 힘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상상해보았다. 그 상상만으로 마음의 크기가 달라졌다. 분노가 병이 아닌 빛이 될 수 있다면, 태양처럼 빛나는 화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 권김현영(여성학 연구자)

분노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 책을 권한다. 저자는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상황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라는 감정을 원동력 삼아 말하고 행동하고 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신의 경험과 여러 사례를 경유하여 보여준다. 분노하는 여성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왔을까? 분노라는 감정은 누구에게 허용되며 누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가?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분노는 어떻게 우울증이 되며 병이 되는가? 분노는 혁명의 씨앗이 되며 예술의 원천이 됨을 다시금 확인한다. 우리에게는 분노를 포함한 더 많은 감정의 자리가 필요하다.
- 이길보라(영화감독)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화가 날 때면 울었던가.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안으로 삭인 분노는 우울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던가.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는 여성들에게,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에 유익한 책이다. 무엇보다 여성들에겐 화를 낼 일이 산적해 있다.
- 글로리아 스타이넘(페미니즘 활동가)

눈을 밝혀주는 책. 여성의 분노가 어떻게 젠더규범의 위반으로 여겨졌는지, 그리고 분노를 자제시키려는 압력이 어떻게 여성을 더 분노로 이끌었는지 개인적 경험과 보도, 연구를 통해 입증한다.
- [워싱턴 포스트]

전장에서 내지르는 함성과도 같은 책. 미디어에서 교육, 의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동시대의 삶 구석구석을 탐구한다.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여성의 분노는 어떻게 체계적으로 억압되고, 전환되고, 축소되는가. 현대 여성의 삶이 우리를 미쳐버리게 만든다면, 이 책은 제정신 복구제라 할 것이다.
- [가디언]

격분하게 만들다가도 위안과 영감을 선사한다. 필독서.
- [NPR]

여성이 어떻게 스스로의 분노에 대해 침묵할 것을 강요당했는지, 풍부한 인터뷰와 연구자료, 개인적 경험을 통해 입증한다. 자신의 분노를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위기에 빠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용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통쾌한 해방의 외침.
- [커커스 리뷰]

여성의 입을 막고, 무시하고, 여성을 인간으로 대접하기는커녕 그들에게 침을 뱉었던 가부장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깨부순다. 이제껏 읽은 페미니즘 도서 중 단연 최고이며, 내가 왜 페미니스트인지 묻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이 책을 추천하겠다.
- [북라이엇]

금지되고 은폐된 여성의 분노를 탐구하며 작가는 묻는다. 여성의 분노에 귀기울이지 않을 때, 그것을 존중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정답은 이것이다. 인류 절반의 진실된 목소리. 어째서 #미투가 사회를 휩쓸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시길.
- 캐사 폴릿(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