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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국 일본에 실현된 '근대'는 무엇이며, 그 제국에 형성된 '근대 지식'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대 일본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통해 20세기 일본을 비판적으로 자기 검증하는 사상사 연구서. 일본의 대표적 석학 고야스 노부쿠니는 역사의식의 구조적 바탕을 찾아내는 '지식고고학'적 방법과 '탈근대'적 시각을 바탕으로, 제국 일본에 성립한 '근대'와 '근대국가' 일본에 성립한 지식과 학문은 무엇인지 그 기원과 성격을 따져 묻는다.
특히 일국의 사상과 학문이 자명하게 존립하는 것 그 자체에 질문을 던지는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을 통해 일본의 민속학ㆍ윤리학ㆍ국어학 등이 일국적 지식과 학문으로 성립하게 된 연유와, 일본 지식인들의 '타자' 인식이 투영된 지나학이 일본 제국에 성립하게 된 까닭, 그리고 그 실체와 성격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와 더불어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비판 담론, 교과서와 역사 서술, 전쟁의 기억과 기념을 둘러싼 은폐와 고발 등 20세기 일본의 현실 문제를 자기 검증함으로써 근현대 일본의 역사와 사상사를 비판적으로 '해체'하는 동시에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일국의 사상과 학문이 자명하게 존립하는 것 그 자체에 질문을 던지는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을 통해 일본의 민속학ㆍ윤리학ㆍ국어학 등이 일국적 지식과 학문으로 성립하게 된 연유와, 일본 지식인들의 '타자' 인식이 투영된 지나학이 일본 제국에 성립하게 된 까닭, 그리고 그 실체와 성격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와 더불어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비판 담론, 교과서와 역사 서술, 전쟁의 기억과 기념을 둘러싼 은폐와 고발 등 20세기 일본의 현실 문제를 자기 검증함으로써 근현대 일본의 역사와 사상사를 비판적으로 '해체'하는 동시에 '재구성'하고 있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을 대신하여 | 근대적 지식의 고고학
제1부 일국적 지식의 성립
제1장 | 일국민속학의 성립
제2장 | '일국민속학' 비판이란 무엇인가
제3장 | '국어'는 죽고 '일본어'는 태어났는가
제2부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
제1장 | 근대적인 지식과 중국 인식 ― '지나학'의 성립을 둘러싸고서
제2장 | 일본사상사의 성립과 이슬람 세계 ― 와쓰지 데쓰로와 오카와 슈메이
제3부 근대와 근대주의
제1장 | 일본의 근대와 근대화론 ― 전쟁과 근대 일본의 지식인
제2장 | 근대주의의 착오와 함정 ―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제4부 역사 표상과 기억
제1장 | 은폐와 고발 사이 ― 전쟁의 기억과 전후 의식
제2장 | 쓰인 것과 쓸 수 없는 것 ― 역사 표상과 죽은 자의 기억
제3장 | 누가 유신을 말하는가
저자 후기
옮긴이의 글
초출일람
출전을 밝혀주는 원주 목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문을 대신하여 | 근대적 지식의 고고학
제1부 일국적 지식의 성립
제1장 | 일국민속학의 성립
제2장 | '일국민속학' 비판이란 무엇인가
제3장 | '국어'는 죽고 '일본어'는 태어났는가
제2부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
제1장 | 근대적인 지식과 중국 인식 ― '지나학'의 성립을 둘러싸고서
제2장 | 일본사상사의 성립과 이슬람 세계 ― 와쓰지 데쓰로와 오카와 슈메이
제3부 근대와 근대주의
제1장 | 일본의 근대와 근대화론 ― 전쟁과 근대 일본의 지식인
제2장 | 근대주의의 착오와 함정 ―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제4부 역사 표상과 기억
제1장 | 은폐와 고발 사이 ― 전쟁의 기억과 전후 의식
제2장 | 쓰인 것과 쓸 수 없는 것 ― 역사 표상과 죽은 자의 기억
제3장 | 누가 유신을 말하는가
저자 후기
옮긴이의 글
초출일람
출전을 밝혀주는 원주 목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줄거리
제1부 일국적 지식의 성립
근대는 국민국가라는 일국 개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독립된 행위자로서 국민국가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대적 지식의 형성을 수반하게 된다. 근대 일본에도 이러한 일국적 의식과 속성을 갖는 민속학과 윤리학, 그리고 국어학과 같은 개별 분과학문이 성립한다. 저자는 야나기다 구니오의 일국민속학(또는 일본민속학)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평민의 일상과 방언에 친밀한 시선을 보냄으로써 국민을 주제로 한 새로운 자기 인식적 학문으로 성립하게 된 까닭을 따져 묻는 작업을 통해 이 학문이 철저히 근대국가 일본의 형성과 연결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와 더불어 야나기다 학문을 둘러싼 일본 지식인들의 언설과 여기에 내포된 컨텍스트의 본질을 꿰뚫는다.(1ㆍ2장 참조) 또한 다른 민족어를 모어로 가진 식민지 사람들에게 일본어를 강제하고 보급해야만 했던 정치적 현실에서 시작된 '일본어 교육'이 일본의 '국어교육'과 병존하면서 전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저자는 "국어는 죽고 일본어는 태어났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국어와 일본어를 둘러싼 근대 국민국가 형성 과정을 파헤치고 있다.(3장)
제2부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
일본 근대는 자국의 근대를 넘어 동아시아 속에서 제국과 식민지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속에서 타자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다시 말해, 단순히 일국에만 머물지 않았던 폭력적인 근대국가 형성 과정에서 일본이 자기 인식을 하기 위해 타자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라고 되물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지나학(저자는 '중국학'에 비해 멸시와 비하의 의미를 지닌 '지나학'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상징적 기호의 의미가 농후한 한자 표기는 그 표기를 바꾸게 되면 그 시대의 역사적이고 사상적인 컨텍스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의미를 손쉽게 탈색시킨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 108쪽 참조.)이 일본에 성립하게 된 까닭을 따져 묻는 동시에 『상서(서경)』와 『논어』의 형성 과정을 탐구하는 나카모토와 고난, 다케우치의 연구 성과와 발언을 통해 이 학문의 본질이 궁극적으로는 "타자인 중국에 대한 일본 제국의 학문"에 다름 아님을 파헤친다.(1장)
또한 동일한 배경과 다른 성장 과정을 거친 근대 일본의 지식인 와쓰지 데쓰로와 오카와 슈메이를 중심으로 근대 일본사상사가 성립해간 과정을 추적했다.(2장)
제3부 근대와 근대주의
1940년대 초 태평양전쟁 이후 개전의 충격이 일본 지식인에게 미친 영향과 이들이 개전을 통해 어떻게 자기 인식을 해나갔는지를 '악명 높은 좌담회'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근대의 초극>과 <세계사적 입장과 일본>을 이끌어온 근대 일본 지식인들의 언설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와 더불어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비판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특히 저자의 탐구는 일본 사회를 부정적인 것으로 강하게 비판한 마루야마 마사오에 이르러서는 "일본인이 지닌 시간의식의 오래된 지층을 찾아내는 마루야마의 작업은 과연 지식의 고고학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탕 삼아, 마루야마의 인식 작업은 일본의 정체성을 문화학적 담론으로 구성하는 작업이며, 동시에 마루야마의 근대 비판은 위기를 극복하고 근대국가 일본을 어떻게 재형성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 작업임을 적확하게 밝히고 있다.
제4부 역사 표상과 기억
제4부에서는 현대로 눈을 돌려 전쟁과 역사, 그리고 기억을 둘러싼 현실 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과거 반성에 박약한 일본인들에게 내재된 전후 의식이 1960년대 이후 과거에 대해 '다시 말하기, 고쳐 말하기', '역사 수정'을 요구함으로써 끊임없이 '교과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숨겨진' 과거 '다시 말하기' 요구가 1970년대 난징대학살을 둘러싸고 한쪽에서는 '은폐', 다른 한쪽에서는 '고발'이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오게 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한다.(1장)
또한 일본이 짊어져야 할 '마이너스 유산'인 수많은 전쟁 희생자들을 둘러싸고,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기억과 역사 표상의 실체는 무엇이며, 기념비에 쓰인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되묻는다. 현대사의 과제로 따져 물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짚어보는 글들을 통해 우리는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제2장)
마지막으로 메이지 유신 이후 성립한 근대국가 일본의 정치 과정을 앞에 두고 '누가 다시 유신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유신을 다시 한 번 하자'는 근대 일본 지식인들의 주장이 쇼와 유신이라는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국민국가 개념과 이의 성립 과정을 살펴보았다.(제3장)
근대는 국민국가라는 일국 개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독립된 행위자로서 국민국가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대적 지식의 형성을 수반하게 된다. 근대 일본에도 이러한 일국적 의식과 속성을 갖는 민속학과 윤리학, 그리고 국어학과 같은 개별 분과학문이 성립한다. 저자는 야나기다 구니오의 일국민속학(또는 일본민속학)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평민의 일상과 방언에 친밀한 시선을 보냄으로써 국민을 주제로 한 새로운 자기 인식적 학문으로 성립하게 된 까닭을 따져 묻는 작업을 통해 이 학문이 철저히 근대국가 일본의 형성과 연결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와 더불어 야나기다 학문을 둘러싼 일본 지식인들의 언설과 여기에 내포된 컨텍스트의 본질을 꿰뚫는다.(1ㆍ2장 참조) 또한 다른 민족어를 모어로 가진 식민지 사람들에게 일본어를 강제하고 보급해야만 했던 정치적 현실에서 시작된 '일본어 교육'이 일본의 '국어교육'과 병존하면서 전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저자는 "국어는 죽고 일본어는 태어났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국어와 일본어를 둘러싼 근대 국민국가 형성 과정을 파헤치고 있다.(3장)
제2부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
일본 근대는 자국의 근대를 넘어 동아시아 속에서 제국과 식민지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속에서 타자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다시 말해, 단순히 일국에만 머물지 않았던 폭력적인 근대국가 형성 과정에서 일본이 자기 인식을 하기 위해 타자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라고 되물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지나학(저자는 '중국학'에 비해 멸시와 비하의 의미를 지닌 '지나학'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상징적 기호의 의미가 농후한 한자 표기는 그 표기를 바꾸게 되면 그 시대의 역사적이고 사상적인 컨텍스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의미를 손쉽게 탈색시킨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 108쪽 참조.)이 일본에 성립하게 된 까닭을 따져 묻는 동시에 『상서(서경)』와 『논어』의 형성 과정을 탐구하는 나카모토와 고난, 다케우치의 연구 성과와 발언을 통해 이 학문의 본질이 궁극적으로는 "타자인 중국에 대한 일본 제국의 학문"에 다름 아님을 파헤친다.(1장)
또한 동일한 배경과 다른 성장 과정을 거친 근대 일본의 지식인 와쓰지 데쓰로와 오카와 슈메이를 중심으로 근대 일본사상사가 성립해간 과정을 추적했다.(2장)
제3부 근대와 근대주의
1940년대 초 태평양전쟁 이후 개전의 충격이 일본 지식인에게 미친 영향과 이들이 개전을 통해 어떻게 자기 인식을 해나갔는지를 '악명 높은 좌담회'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근대의 초극>과 <세계사적 입장과 일본>을 이끌어온 근대 일본 지식인들의 언설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와 더불어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비판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특히 저자의 탐구는 일본 사회를 부정적인 것으로 강하게 비판한 마루야마 마사오에 이르러서는 "일본인이 지닌 시간의식의 오래된 지층을 찾아내는 마루야마의 작업은 과연 지식의 고고학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탕 삼아, 마루야마의 인식 작업은 일본의 정체성을 문화학적 담론으로 구성하는 작업이며, 동시에 마루야마의 근대 비판은 위기를 극복하고 근대국가 일본을 어떻게 재형성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 작업임을 적확하게 밝히고 있다.
제4부 역사 표상과 기억
제4부에서는 현대로 눈을 돌려 전쟁과 역사, 그리고 기억을 둘러싼 현실 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과거 반성에 박약한 일본인들에게 내재된 전후 의식이 1960년대 이후 과거에 대해 '다시 말하기, 고쳐 말하기', '역사 수정'을 요구함으로써 끊임없이 '교과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숨겨진' 과거 '다시 말하기' 요구가 1970년대 난징대학살을 둘러싸고 한쪽에서는 '은폐', 다른 한쪽에서는 '고발'이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오게 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한다.(1장)
또한 일본이 짊어져야 할 '마이너스 유산'인 수많은 전쟁 희생자들을 둘러싸고,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기억과 역사 표상의 실체는 무엇이며, 기념비에 쓰인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되묻는다. 현대사의 과제로 따져 물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짚어보는 글들을 통해 우리는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제2장)
마지막으로 메이지 유신 이후 성립한 근대국가 일본의 정치 과정을 앞에 두고 '누가 다시 유신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유신을 다시 한 번 하자'는 근대 일본 지식인들의 주장이 쇼와 유신이라는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국민국가 개념과 이의 성립 과정을 살펴보았다.(제3장)
출판사 리뷰
20세기 일본의 자기 검증은 왜 필요한가?
『일본근대사상비판(日本近代思想批判)―일국적 지식의 성립(一國知の成立)』(岩波書店, 2003)을 우리말로 옮긴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된 『근대적 지식의 고고학―국가와 전쟁과 지식인(國家と戰爭と知識人)』을 근간으로 하여 여기에 4편의 글을 덧붙여 논지를 보강하고 확충해서 이와나미 현대문고의 한 권으로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고야스의 일본 근대에 대한 비판적 검토 작업은 아시아ㆍ태평양전쟁 이후 50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는 톈안먼사건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이르는 세계사적 사건이 일어난 탈냉전의 시기이며, 또한 국가와 전쟁의 세기인 20세기가 지나가려 하던 때였다.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는 지난 세기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통절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동시에 '근대'라는 시대가 일본 지식인들에게 무엇이며, 또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이 사상사 연구자인 자신의 과제라 생각했으며, 이것이 바로 에도 시대 연구자가 근현대 사상사로 눈을 돌린 이유가 되었다. 따라서 '일본 근대 사상 비판'이라는 것은 곧 시대적 전환기에 즈음해서 다가오는 새 시대를 전망하면서 이루어진 '근대 일본의 자기 및 타자 인식으로서의 지식과 학문의 존재 양태에 대한 비판적 검증'이라 할 수 있다.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일본 비판이 실제로는 근대국가 일본을 어떻게 재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과 통해 있는 것과 달리, 고야스의 근대 일본 비판은 결코 새로운 근대국가 일본 또는 '근대의 초극'을 지향하지 않는다. 근대 일본의 자기 인식과 타자 인식에 대한 학문을 검증하는 데서 시작한 그의 탐구는, 현대 일본의 전후 의식과 과거를 둘러싼 은폐된 역사 표상에 대해 엄정한 비판의 날을 세운(제4부 참조)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자기 검증'이라는 자기반성을 기반으로 하여 21세기 미래를 위해 20세기 동아시아 역사 인식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 그 뜻을 두고 있다.
'탈근대'적 시각과 집요하고 엄정한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을 통해 사상사 방법론을 배운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의 학문과 사상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또한 매우 크다. 고야스는 근대를 넘어선 자리에서 근대와 사상사를 거시적으로 되돌아보는 '탈근대적'인 입장에서 미셸 푸코와 데리다, 리오타르 등 현대 철학자들에게서 얻은 분석 시각과 방법론을 통해 근현대 일본사와 일본사상사를 비판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고야스의 사상사 방법론의 장점은 이렇게 받아들인 분석 시각과 방법론을 엄정하고 정밀하게 적용한다는 데 있다.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뿐 아니라 컨텍스트(맥락)에서 읽어내는 적확한 언설과 담론, 그리고 해석은 그를 뛰어난 사상사 연구자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부족함이 없다. 집요하고 엄정한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은 국내 지식인들에게 사상사 방법론의 진수가 무엇인지 새삼 일깨워준다.(저자 고야스 선생은 이 책이 제일 먼저 한국어로 번역 소개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313쪽 옮긴이의 글 참조.)
이 책에 실린 주제와 각 주제에 담긴 문제의식 또한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본의 '근대'가 우리의 '식민지 근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문제의식을 우리에게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식민지와 분단을 체험한 우리에게 '일국적 지식'은 가능한가? 일본의 '국어'와 '일본어' 개념에서처럼 '국어'와 '한국어', '국학'과 '한국학'의 애매한 병존과 공용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바야흐로 '탈근대' 시대에서 '근대'의 모든 것은 용도 폐기되어야 할 것인가? 등등, 일본을 대상으로 한 질문을 국내로 돌릴 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이제 국내 지식인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일본근대사상비판(日本近代思想批判)―일국적 지식의 성립(一國知の成立)』(岩波書店, 2003)을 우리말로 옮긴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된 『근대적 지식의 고고학―국가와 전쟁과 지식인(國家と戰爭と知識人)』을 근간으로 하여 여기에 4편의 글을 덧붙여 논지를 보강하고 확충해서 이와나미 현대문고의 한 권으로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고야스의 일본 근대에 대한 비판적 검토 작업은 아시아ㆍ태평양전쟁 이후 50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는 톈안먼사건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이르는 세계사적 사건이 일어난 탈냉전의 시기이며, 또한 국가와 전쟁의 세기인 20세기가 지나가려 하던 때였다.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는 지난 세기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통절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동시에 '근대'라는 시대가 일본 지식인들에게 무엇이며, 또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이 사상사 연구자인 자신의 과제라 생각했으며, 이것이 바로 에도 시대 연구자가 근현대 사상사로 눈을 돌린 이유가 되었다. 따라서 '일본 근대 사상 비판'이라는 것은 곧 시대적 전환기에 즈음해서 다가오는 새 시대를 전망하면서 이루어진 '근대 일본의 자기 및 타자 인식으로서의 지식과 학문의 존재 양태에 대한 비판적 검증'이라 할 수 있다.
마루야마 마사오의 근대 일본 비판이 실제로는 근대국가 일본을 어떻게 재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과 통해 있는 것과 달리, 고야스의 근대 일본 비판은 결코 새로운 근대국가 일본 또는 '근대의 초극'을 지향하지 않는다. 근대 일본의 자기 인식과 타자 인식에 대한 학문을 검증하는 데서 시작한 그의 탐구는, 현대 일본의 전후 의식과 과거를 둘러싼 은폐된 역사 표상에 대해 엄정한 비판의 날을 세운(제4부 참조)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자기 검증'이라는 자기반성을 기반으로 하여 21세기 미래를 위해 20세기 동아시아 역사 인식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 그 뜻을 두고 있다.
'탈근대'적 시각과 집요하고 엄정한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을 통해 사상사 방법론을 배운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의 학문과 사상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또한 매우 크다. 고야스는 근대를 넘어선 자리에서 근대와 사상사를 거시적으로 되돌아보는 '탈근대적'인 입장에서 미셸 푸코와 데리다, 리오타르 등 현대 철학자들에게서 얻은 분석 시각과 방법론을 통해 근현대 일본사와 일본사상사를 비판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고야스의 사상사 방법론의 장점은 이렇게 받아들인 분석 시각과 방법론을 엄정하고 정밀하게 적용한다는 데 있다.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뿐 아니라 컨텍스트(맥락)에서 읽어내는 적확한 언설과 담론, 그리고 해석은 그를 뛰어난 사상사 연구자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부족함이 없다. 집요하고 엄정한 '지식고고학'적 탐구 방법은 국내 지식인들에게 사상사 방법론의 진수가 무엇인지 새삼 일깨워준다.(저자 고야스 선생은 이 책이 제일 먼저 한국어로 번역 소개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313쪽 옮긴이의 글 참조.)
이 책에 실린 주제와 각 주제에 담긴 문제의식 또한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본의 '근대'가 우리의 '식민지 근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문제의식을 우리에게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식민지와 분단을 체험한 우리에게 '일국적 지식'은 가능한가? 일본의 '국어'와 '일본어' 개념에서처럼 '국어'와 '한국어', '국학'과 '한국학'의 애매한 병존과 공용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바야흐로 '탈근대' 시대에서 '근대'의 모든 것은 용도 폐기되어야 할 것인가? 등등, 일본을 대상으로 한 질문을 국내로 돌릴 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이제 국내 지식인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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