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한반도평화 연구 (박사전공>책소개)/2.북한탐구

남과 북, 좌와 우의 경계에서 (2023) - 울에서 띄우는 평양 소식

동방박사님 2024. 1. 1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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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언론인이자 경계인 주성하가 들려주는 ‘진짜’ 북한 이야기
그리고 분리할 수 없는 샴쌍둥이 같은 남한 이야기

“여전히 나는 한국에서 탈북 기자로 불린다.
해외에서 태어나 현지 대학까지 마치고 한국에서 기자가 돼도
미국 출신 기자, 중국 출신 기자라고 부르진 않는다.
하지만 내게 붙은 출신의 꼬리표는 죽을 때까지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이 책은 북한 출신 언론인이자 경계인 주성하가 들려주는 북한의 진짜 이야기들이다. 남과 북의 관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비화, 발굴하고 취재한 사건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 남북 관계의 흐름과 북한의 사정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책에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동아일보〉에 격주로 써왔던 150편에 가까운 칼럼을 실었다. 저자가 10년 동안 써왔던 글은 분량도 상당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북한에 대한 다양하고도 풍부한 지식이 가득하다.

목차

정성껏 쓴 머리말입니다

2023
친일파가 창작한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 | 탈북 기자가 본 「북한인권보고서」 유감 | 김정은이 자초한 북한의 식량 위기 | 세습 타도야말로 백두의 혁명정신 | “어디에 계십니까, 그리운 장군님” | 북한판 ‘김빠’와 ‘개딸’들이 만든 세상

2022
북한에 군사정찰위성이 왜 필요한지 모를 일 | 김정은은 지금 ‘괴뢰말찌꺼기’와의 전쟁 중 | 미사일보다 더 위험한 전방의 구멍 | 고물 전투기 띄운다고 겁먹을 사람 있을까 | 평남도당 해산, 간부 300여 명 숙청 | 일론 머스크가 만든 김정은의 최대 위기 | 남북 관계 패러다임을 바꿀 때다 | 탈출할 수 없는 지옥이 펼쳐지나 | 북한의 대량 아사, 하늘에 달렸다 | 김정은이 삼재를 만났다 | 김일성의 사생아 김현의 죽음 | 당신이 북에서 태어났다면 무슨 직업일까 | ‘고물이 온다, 고물이 간다’ | 서울 아크로비스타와 평양 은정아파트 | 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 | 평양 화성지구의 한겨울 삽질 악몽 | 우크라이나 위기가 김정은에게 주는 교훈 | 북한의 ‘자력갱생’ 아파트 | 김정은은 왜 신년사를 3년째 못 할까 | 탈북자 정착 시스템 확 바꿔야 한다

2021
집권 10년, 김정은의 현주소 | 화교 대량 탈북 시대 | 류경 보위부 부부장은 왜 처형됐나 | 지긋지긋한 짝사랑, 그만두면 안 되나 | 주현건은 왜 목숨 걸고 탈옥했나 | 남매 공동 통치의 결말은 | ‘음식 맛 따지지 말라’는 김정은의 지시 | ‘오빠’ ‘동생’까지 괴뢰 말투가 된 북한 | 황해제철소 노동자 폭동의 진실 | 처형된 무역일꾼, 억류된 중국 사업가 | 북한 여성이 남자에게 잘 대해주는 이유 | 북한의 시간이 멈췄다 | 전화 못 받아 처형된 총정치국 38부장 | 북한 호텔방엔 몰카가 있을까 | 한국 만화 팬 김정은의 고민 | 한국산 장비로 무장한 소속 없는 북 부대 1여단 | 북한 톱스타 여배우의 죽음 | 공개 처형된 공훈국가합창단 지휘자 | 채찍 꺼내든 노예주 ‘생각할 시간도 못 줘’ | 코로나 봉쇄 1년, 평양의 이상한 현실 | ‘따뜻한 봄’은 김여정에게 필요하다 | 빈 주머니 들고 호통치는 김정은 | 김정은의 ‘비트코인 대박’ 전말 | 북한 ‘열병식 노래’가 된 한국 민중가요 | 검사가 된 북한 축구 최고 스타 | 만포 핵무기 저장기지 최초 공개

2020
평양 거물 환전상이 처형된 배경 | 과학과 이성이 사라진 북한의 코로나 대책 | 김정은의 또다른 여인, 려심 | 천안함 폭침 ‘1번’ 어뢰의 비밀 | 중국 테러조직에 무기 팔다 걸린 북한 | 베일 속에 숨겨진 횃불 체포조 | 유명 여배우의 몰락 부른 ‘문수원 사건’ | 북한 북부 국경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극 | 물물교환이 통일부의 상상력인가 | 김정은 체제 처형 방식 은밀히 바뀐다 | 사단장 승진에 실패한 현송월 남편 | 북한은 왜 강경 정책으로 돌변했나 | 김정은 후계 1순위 김여정 | 북한 가짜 뉴스 왜 생산되나 | 김정은의 기발한 달러 벌이 | 숙청된 북한 인간계 권력 서열 1위 | 김정은의 간부 현장 처형 방식 | 월드컵 진출 북한 축구 영웅의 실종 | ‘총살, 총살, 총살’ 북한식 코로나 방역법 | 김정은의 ‘웅대한 작전’ 시나리오 | 평양에 원상 복귀한 장성택 집안 | 보위성 재신임한 김정은, 공포통치 시작된다

2019
처형된 ‘김정은의 저승사자’ 김원홍 | 북한 강원도의 포악한 탐관오리들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리 | 마약에 빠져 파면된 북한군 총참모장 | 스토킹은 하지 맙시다 | 평양의 냉대에 담긴 메시지 | 단군 민족과 김일성 민족 | 대북 인도적 지원 시대의 종말 | ‘그럼 남쪽에선 뭘 줄 겁니까?’ | ‘새벽잠은 푹 자둡시다’ | 불바다가 된 미사일 공장 | 한반도 자력갱생 시대 | 최덕신의 민간인 학살과 평양의 환대 | 독일 통일의 현장에서 예멘을 떠올리다 | 보천보전투, 누구의 작품인가 | ‘김영철 사단’의 몰락 | 김정은의 주머니 사정을 판단하는 잣대 | 옥류관 냉면은 권력 순으로 배분된다 | 08학번 평양 여대생의 청춘 시절 | 북이 가장 숨기고 싶은 것은 생화학무기 | 김정은국방종합대학 | 김정은의 무너진 꿈, 받아온 숙제 | 평양 아파트 베란다 수난사 | 외환위기 터진 평양, 반값 폭락한 집값 | 금강산 관광 중단의 숨겨진 뒷이야기

2018
통일부도 개명할 때 온 듯한데 | 뜻이 있는 곳에 철길이 있다 | 국영 은행 눌러버린 북한 개인 은행들 | 목숨 내걸어야 하는 평양―개성 철도 | 서울보다 더 비싼 평양의 전기세 | 평양을 강타한 인도 열풍의 비밀 | ‘트럼프가 흠모하는 원수님’ 만드는 법 | 사회주의 3시간, 자본주의 5시간 | 남한은 은행 피서, 북한은 ‘지하철 피서’ | 평양의 ‘궤도택시’와 ‘무궤도택시’ | 김정은도 덥고 답답하다 | 베트남은 북한의 롤모델이 아니다 | 김정은, 아버지의 마지막 꿈을 기억하라 | 김정은, 이젠 진심을 보여주라 | 북한 재건에 통찰력을 더하라 | 10년만 본 아버지, 50년을 보는 아들 | 북한 동화 ‘황금덩이와 강낭떡’의 교훈 | 김정은도 감동했다는 평양의 환호 | 북한인권법이 죽여버린 북한 인권단체 | 고은과 겨레말큰사전 | 2차 ‘고난의 행군’은 로드맵에 없었다 | 떡밥만 뿌리고 가는 낚시꾼은 없다 | 남북 궁합론

2017
‘미제 난닝구’ 자랑한 ‘위대한 영도자’ | 장성택 가문을 관통한 ‘사위의 저주’ | 애국열사 대접 받는 장성택 형들 | 평양의 미인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 나를 낚아낸 북한 해킹 고수 | ‘백두혈통’의 문지기, 최룡해 | 대북 제재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 ‘혁명의 어머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 사드 보복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 평양 여명거리와 김정은의 정경유착 | 왜 순교의 피는 북한 사람의 몫인가요 | 김정은의 핵미사일 도박 멈추게 하려면 | 김정은 승용차 추월했던 사단장의 운명 | 집단 최면에 걸린 사회 |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긴다면 | “공주님 오셨습니다” | 김일성경기장에서 무너진 정성옥 신화 | 탈북 1호 견 ‘이리’의 한국 정착 이야기 | 북한군 설계연구소장이 처형된 사연 | 김정은은 김옥의 아들일까 | 예외 없이 토사구팽 당한 북한의 ‘저승사자’들 | ‘바보’ 탈북자 유상준 | 김정은의 반성문 정치와 신년사의 자아비판

저자 소개 

저 : 주성하
 
북한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영어문학과를 졸업한 뒤 세 번 탈북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6개 수감 시설을 옮겨다니며 북한의 인권 유린을 생생하게 경험하며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제관계안보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인제대학교 통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마침내 한국에 입국해 무역회사, 주간지 등을 거쳐 2003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오늘은 남한에서, ...

책 속으로

운 없이 그 땅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출신성분’이라는 55개의 씨실과 ‘사회성분’이라는 4개의 날실로 구성된 계급 사회에서 꼼짝달싹 못 하고 살아야 했다. ‘혁명가 가족’으로 태어나면 바보라도 간부가 됐지만 ‘지주, 자본가, 종파, 종교인’ 등의 출신성분으로 태어나면 아무리 똑똑해도 힘든 육체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농민이라는 사회성분이면 평생 농촌을 벗어날 수 없었다.
--- p.28, 「세습 타도야말로 백두의 혁명정신」 중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터에서 남조선 대통령이 나왔다는 소식이 북에 알려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역시 액막이가 된 아파트가 최고라며 은정아파트 가격이 치솟을 것 같다. 물론 남쪽 소식을 대다수 북한 사람들이 알 수 없겠지만, 통일전선부 간부들을 포함한 일부 고위층들은 한국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게다가 삼풍백화점 붕괴는 많은 북한 사람들도 기억하고 있는 참사이다. 머잖아 북한에 ‘남조선에 아크로비스타가 있다면 우리에겐 은정아파트가 있다’는 소문이 퍼질지 모르겠다.
--- p.81, 「서울 아크로비스타와 평양 은정아파트」 중에서

탈북민 정착 시스템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각종 기관과 직원과 시스템을 늘리는 데 쓰지 말고 국내에 입국하는 얼마 안 되는 탈북민의 정착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팔아 돈은 누가 다 챙기냐’는 탈북민 사회의 불만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100, 「탈북자 정착 시스템 확 바꿔야 한다」 중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만든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다, 잠수함을 만든다며 힘을 과시하려 하지만 정작 손톱만 한 시계 배터리 하나 때문에 한 세기가 후퇴하고 있다. 그토록 부르짖던 자립식 주체경제도 배터리 하나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 p.140, 「북한의 시간이 멈췄다」 중에서

‘열병식 노래’라고 퍼져 훈련장과 김일성광장 모의 열병식에서 모두가 떼창을 하며 힘을 얻었던 노래가 한국 민중가요인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었다. (…) 나중에 열병식 참가자들이 고향으로 가 퍼뜨리는 바람에 이 노래는 2002년 북한에서 최고로 유행한 가요 중 하나가 됐다. 독재 정권을 찬양하느라 준비하는 열병식에서 독재 정권에 저항했던 시인의 시로 만든 한국의 민중가요가 가장 사랑받는 노래가 돼 김일성광장에서까지 떼창으로 불렸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 p.176~177, 「북한 ‘열병식 노래’가 된 한국 민중가요」 중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도 북한의 부푼 기대에 편승해야 한다. 제공자와 수혜자로 나뉘는 일방적인 지원의 시대를 벗어나 이제부터는 상생과 공동 번영을 말해야 한다. 핵을 폐기하면 어떻게 남북이 함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를 같이 말하고, 응원하고, 한발 더 나아가 체감할 수 있게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안갯속에 가려진 미래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지금 북한이 남쪽에서 가장 받고 싶어하는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 p.280, 「대북 인도적 지원 시대의 종말」 중에서

통일부의 북한 상대는 통일전선부다. 이 역시 매우 시대착오적인 이름이다. 다음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정신에 맞춰 두 부처를 동시에 개명해보자고 제안한다면 북한도 선뜻 찬성할 듯하다. 새 술이라면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 p.337, 「통일부도 개명할 때 온 듯한데」 중에서

이리는 진돗개처럼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것도 아닌, 그냥 평범한 잡종견일 뿐이다. 하지만 이리는 탈북 도중 조마조마한 주인의 마음을 헤아린 듯 한 번도 짖은 적이 없었던 영리한 개다.
이리의 주인은 지인에게 “탈북하면서 개까지 데려온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지만, 배에까지 따라온 산 생명을 매정히 버릴 수 없어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한다. 목숨 건 사선도 함께 넘어왔지만 안타깝게도 남쪽엔 이리와 주인을 위한 마당은 없었다.
--- p.482, 「탈북 1호 견 ‘이리’의 한국 정착 이야기」 중에서

유상준의 한국 생활 16년은 이렇게 흘렀다. 그의 인생사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해진다. 그는 자랑할 줄 모른다. 위에 쓴 유상준의 일대기는 그의 지인들에게 듣고 본인에게 확인한 것이다. 하나를 하고 열 을 했다고 자랑하기 급급한 이 세상에서, 이런 ‘바보’가 탈북자 중에 소문 없이 숨어 있다는 것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 p.498, 「‘바보’ 탈북자, 유상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왜 목숨 걸고 여기에 왔는지 잊지 말라’며
불쑥불쑥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기꺼이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_「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에서

이 책은 북한 출신 언론인이자 경계인 주성하가 들려주는 북한의 진짜 이야기들이다. 남과 북의 관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비화, 발굴하고 취재한 사건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 남북 관계의 흐름과 북한의 사정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책에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동아일보〉에 격주로 써왔던 150편에 가까운 칼럼을 실었다. 저자가 10년 동안 써왔던 글은 분량도 상당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북한에 대한 다양하고도 풍부한 지식이 가득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우리가 저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언론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로는 북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그럴 만한 신뢰를 갖기에 충분하다. 그는 김일성대학을 나와 세 번 탈북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북송되어 6개 수감 시설을 옮겨 다니며 북한의 인권 유린을 직접 경험했다. 그러다 2002년 한국에 입국했고 동아일보 공채에 합격한 뒤 꾸준하게 남과 북의 권력을 비판하고, 좌와 우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댔다.

주성하가 쓰는 북한 관련 글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가 단지 그의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또한 그의 글이 한국은 물론 해외, 심지어 북한에서도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 있기 때문만도 아니다. 그만큼 심여를 기울여 쓰는 글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가 경계인의 관점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와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동시에 북에서 태어나 여전히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거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곳과 저곳을 똑같이 애정할 수밖에 없고 똑같이 비판할 수밖에 없다.

“저는 대한민국과 적대관계인 북한도 사랑합니다. 북한은 저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형제, 친구들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 그래서 그 사랑하는 마음에 비례해 전대미문의 연좌제와 독재로 인민을 노예화하고, 그들의 행복과 번영을 막고 있는 북한 김정은 독재 정권에 분노를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머리말」에서

알려진 북한 소식을 더 깊고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은 북한 소식을 새롭고 다양하게


저자는 우리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는 북한 관련 소식을 다시 읽어주며 그 이면의 실상을 더 자세히 들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그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경험을 통해, 그리고 최근 탈북민이나 정보원의 취재를 통해 드러낸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사회성분이라는 제도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해진 운명을 살아가야 하는지, 왜 북한이 계속 공사판을 벌여놓는지, 그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들려준다. 2010년 우리 사회를 불행에 빠뜨렸던 천암함 피격 사건 당시 1번 어뢰의 비밀에 대해서도 국내에 들어온 전문가의 입을 통해 증언을 풀어내기도 한다. 북한이 매번 펼쳐 보이는 열병식이 얼마나 허세에 가득한 것인지, 왜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책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군사,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면을 최근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사실, 현상을 통해 세목 세목 들여다볼 수 있다. 북한 관련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뿐만이 아니다. 남북 관계와 대북 정책, 북한이탈주민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 인도적 지원에만 한정하는 한국의 정책 기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어떻게 하면 조회 수만 노리고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가짜 북한 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지 말한다. 탈북자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선교해온 단체의 목사 억류 사건을 통해서는 묵한 주민의 생명도 고귀한 것이라는 시각을 담았고, 한 탈북자의 삶을 다룬 영화 〈크로싱〉의 실제 인물을 통해서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남북 문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관심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전해질 때나 잠깐 관심이 쏠리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남북 문제는 언제나 현안이지 않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현안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주성하는 경계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여전히 안온하지 않은 삶일 것이고,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사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계에 서서 남과 북을 가르고 좌와 우를 아우르는 그의 존재가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다.

“서울에선 탈북 기자, 평양에선 한국 기자로 불릴 삶이 내키지는 않다. 그러나 ‘왜 목숨 걸고 여기에 왔는지 잊지 말라’며 불쑥불쑥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인가가 내 몸에 남아 있는 한 기꺼이 경계선에 서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바뀔 수 없는 내 운명인 듯싶다.”
―「탈북해 한국에서 20년을 살아보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