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한반도평화 연구 (박사전공>책소개)/2.북한탐구

리얼리티와 유니티 (2023) - 북한이탈주민의 이슈와 비전에 관한 보고서

동방박사님 2024. 1. 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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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청년 세대의 관점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이슈와 비전을 이야기하면서 북한에 고향을 둔 청년 세대의 현실을 정리하면서 통일을 향한 꿈을 말하는 책이다. 먼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북 청년 3명을 인터뷰하면서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적응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평범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인생을 다시 쓰는 그들의 현실적이며 소박한 꿈이다.

2부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존재론적 의미를 살펴본다. 흔히 북한이탈주민을 일컬어 ‘먼저 온 통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표현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를 다루면서 ‘북향민’이라는 담론을 펼쳐낸다. 3부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의 빛과 그림자를 다룬다. 그리고 4부에서는 통일(Unitification)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리얼리티와 유니티, 즉 젊은 세대의 ‘북향민’이 겪는 현실과 그들 마음속의 비전인 통일은 이 책이 다루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목차

1부 평범을 꿈꾸는 리얼리티 13

북에서 온 청년들을 만나다 16
다시 쓰는 청년의 삶 56
평균에 스며들기 64

2부 먼저 온 통일이라는 신화 75

존재의 문제 78
먼저 온 통일이 겪는 현실의 벽 96
북한, 제대로 들여다보기 112

3부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 131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 134
스펙보다 스토리? 140
북향민 창업 지원에 대하여 146
빛과 그림자 154

4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티 163

우리 세대에 통일이란 166
나와 무슨 상관인가 180
다시, 우리 세대의 통일 186
 
저자 소개
저 : 조경일
 
세 번에 걸친 탈북 끝에 열일곱에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나서 약자를 돕고 통일에 기여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 박사과정에 있다. 통일공론장 피스아고라 대표,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 대립과 갈등의 벽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줄곧 생각한다. 정치컨설턴트로 다수의 선거에 참여했고, 국회의원 비서관, 국회사무총장 비서를 역...

책 속으로

북한의 체제와 문화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탈북자의 존재는 무엇일까? 통일 후 상황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실험체? 탈북자가 한국사회 제도권 안에서 잘 정착하여 산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그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통일은 확실히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앞선 인터뷰를 통해 나는 탈북 청년들의 입장에 서서 사회통합의 가능성과 한계를 엿보고 싶었다. 청년들의 적응기와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한계를 한층 깊게 바라볼 수 있겠다 싶었다.
--- p.54

‘탈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호칭이 변화하는 것은 존재가 변화하는 것이다. ‘탈북자’라는 단어는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이라는 존재를 규정한다. 이 존재는 북한과 단절되어 있고, 다시금 연결될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다. 그럼에도 탈북자를 일컬어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한다. 존재가 어긋나 있는 것이다. 이쪽 존재는 단절이다. 저쪽 존재는 연결이다. 그런데 둘이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분열된 존재 문제를 극복하려면 호칭을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나는 단순히 ‘북한 탈출’이라는 의미를 넘어 ‘통일’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그러려면 북한과 단절된 존재보다는 북한과 연결된 존재가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나는 분열된 존재의 극복이라는 관점에 서 탈북자, 탈북민이라는 단어 대신에 새롭게 제시된 ‘북향민’이라는 용어를 쓰고자 한다.
--- p.80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2022년 탈북청소년 사회통합조사’ 내용을 보면 응답자 청소년 중 91%가 일반 정규학교에 재학 중이며 학력 인정 대안학교 재학 중인 학생은 6.1%에 그쳤다. 정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고등학생이 48%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재학이 37%였다. 이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81%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일반 남한 청소년이 느끼는 만족도인 51%보다 30%나 더 높다. 학교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이 61%로 가장 높았고, 두 번째로 24%가 학교 수업 따라가기 어렵다는 응답을 보였다.
--- p.90

그렇다 보니 그들도 북에 남은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할 때 희망보다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편이다. 기회의 땅 남한도 살아가기에는 벅찬 곳이라면서. 이렇게 전달된 이야기가 북에서 조용히 퍼져간다. 이런 점에서 통일과 북향민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 하겠다. 북향민들의 한국사회 정착이 통일준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북향민의 사회 정착은 그것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만이 아닌 북한 사회에 은연 중에 퍼져나가는 현실적인 민간 교류 역할도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당신들이 알아서 생존하라고 방치할 문제는 아니다. 적어도 우리가 통일을 추구한다면 말이다.
--- p.98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이 북향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북향민들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정부 지원의 경우만 봐도 하나재단을 제외하면 북향민 청년들을 위한 창업프로그램 자체가 거의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나재단의 경우에도 지원 후 성공한 사례가 그리 많지는 않다. 눈에 띄는 성공 모델이 없다는 건 민간지원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향민 청년 사업가 중 현재까지 꾸준히 사업을 유지하는 대다수가 정부나 민간의 지원사업 출신이 아니며 대부분 맨땅에 헤딩한 자수성가형이다.
--- p.150

통일은 우리가 마지막에 도달해야 하는 종착점이다. 우선 남북 양국 헌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 역사적 사명이다. 그 모습이 흡수된 대한민국 체제의 통일일지, 또 다른 체제의 통일일지는 나중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통일논쟁은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의 통일만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깊숙한 골을 들여다보면, 결국 분단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를 발견한다. 우리는 통일 이전에 우리 내부에 회복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고 많은 것 같다. 통일에 앞서 트라우마 치유가 먼저 해야 할 순리가 아닐까. 마음에 평화가 없는데 무슨 통일이란 말인가. 그래서 평화가 먼저다.
--- p.189
 
출판사 리뷰
이 책은 2023년 남북통합문화콘텐츠 창작지원공모 선정작으로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와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을 받아 발간되었다.

북한에 고향을 둔 청년들이 어떤 상실감으로 혹은 어떤 꿈을 마음에 품고 탈북하였는지,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려고 그들이 어떻게 애써 왔는지, 그들은 무엇을 걱정하고 있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에서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에 관한 담담한 정보와 지식이 이 책에 담겨있다. 독자는 어렵지 않게 그것들을 머릿속으로 주워 담을 수 있다.

통일이라는 이념은 헌법 전문과 제4조에 명확하게 천명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 규정에 따라 정부는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반복되는 남북 긴장과 대립으로 말미암아 통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식고 있더라도, 정부는 헌법 이념과 규정에 따라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 일은 정부의 일이지 독자의 일은 아니다. 독자에게 북한은 너무 멀어서 가까이 접근할 수도 없다. 그것이 우리의 관심을 떨어트리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북한을 향해 직접 다가가지 못하더라도, 이미 우리 쪽으로 다가온, ‘먼저 온 통일’을 체험할 수는 있다. 3만 5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의 존재, 감정, 생각, 비전이 그것이다. 이 책은 먼저 온 통일이 겪는 여러 가지 긍부정의 문제를 우리에게 입체적으로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