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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시대의 전쟁론 (2024)

동방박사님 2024. 2. 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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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필자가 약 10년간 미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이라는 주제에 끊임없이 매달리고 씨름한 노력의 결과이다. 여기서 대전략이란 국가의 안전(safety)과 안보(security)를 보장하기 위한 미국의 포괄적인 계획을 말한다. 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아직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Donald J. Trump)의 임기가 끝나기 전부터 미국의 대전략에 대해 고민해왔다. 아마도 코로나19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은 최소한 그만한 크기의 지정학적 변화가 불기 전까지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전략은 과거 발생한 사건의 중요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다음 찾아올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

목차

머리말: 어느 국방전문가의 경험  v
역자 서문  xvii
지도  xx

제1장 깨지기 쉬운 평화의 시대와 불확실한 미국  1
제2장 단호한 자제의 대전략  21
제3장 유럽과 러시아  60
제4장 태평양과 중국  88
제5장 한 국  117
제6장 중동과 중부사령부  141
제7장 그 밖에 4+1―생물학, 핵, 기후, 디지털 및 국내 위험요인들  168
제8장 미 군  198
결 론  219

Notes  223

찾아보기  293(QR코드)
 

저자 소개

 
저자 마이클 오핸런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국가 안보정책을 연구하는 선임연구원이다. 컬럼비아, 조지타운 및 조지워싱턴대학교의 객원교수이자 국제전략연구소의 회원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일하기 전에는 미국 의회 예산국에서 국가 안보 분석가로 일했다. 그의 최근 저서로는 현대 전략가를 위한 군 역사: 1861년 이후 미국의 주요전쟁『Military History for the Modern Strategist: Ame...
 
역 : 조동연
 
1982년 서울 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 60기 졸업 및 소위로 임관(2004)하였다.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아태지역학 석사학위(2011)와 미국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 공공정책학 석사학위(2016)를 받았다. 이후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컬리지 파크 국제개발 및 분쟁관리센터 방문학자(2018), 예일대학교 잭슨국제문제연구소 월드 펠로우(2018)를 지냈고, 현재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출판사 리뷰

머리말: 어느 국방전문가의 경험

필자가 워싱턴에서 일한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간 총 4번의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했다. 바르샤바 조약 기구와 소련의 해체에 이어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고 전 세계가 9.11 테러를 생생히 목격했다. 이어 금융위기와 함께 경기침체를 겪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중국은 점진적이기는 하나 역사적인 기준에서 보면 매우 빠른 속도로 수 세기 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위대한 부흥이라는 속내를 다시금 드러내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과거의 경쟁적이고 위험한 지정학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지정학적 사건들은 디지털 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얽히고설켜 보다 복잡한 성격을 띤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이 탄생하는가 하면 역사상 가장 독단적인 대통령이 그 뒤를 이었다. 1989년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교수가 예언했듯이 현시대는 본디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과도 같은 시기여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련의 사건들이 숨 쉴 새 없이 휘몰아치고 있다.

이렇듯 1989년 이래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칠 영향력은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할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금융위기나 9.11 테러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되나 러시아와 중국이 가져올 지정학적 변화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 최근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가 향후 많은 분야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나 필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그 근거는 단지 이러한 최근의 변화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님을 밝혀 둔다.

이 책은 필자가 약 10년간 미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이라는 주제에 끊임없이 매달리고 씨름한 노력의 결과이다. 여기서 대전략이란 국가의 안전(safety)과 안보(security)를 보장하기 위한 미국의 포괄적인 계획을 말한다. 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아직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Donald J. Trump)의 임기가 끝나기 전부터 미국의 대전략에 대해 고민해왔다. 아마도 코로나19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은 최소한 그만한 크기의 지정학적 변화가 불기 전까지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전략은 과거 발생한 사건의 중요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다음 찾아올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

이상적으로 대전략은 국가의 기강을 튼튼히 하면서도 이후 마주하게 될 주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제안하는 “단호한 자제(resolute restraint)”라는 대전략은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단호(resolute)”와 “자제(restraint)”라는 두 단어 모두 강조하고자 한다.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과 해상에서의 자유로운 항행과 같은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자제라는 덕목은 단호한 결의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서 자제란 현존하는 동맹을 보호하면서도 과도하게 동맹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에 주의하면서 북한이나 이란과의 핵 협상에 임할 때는 강경하지만 현실적인 타협안을 모색함을 뜻한다. 또한 필자는 현재 미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4+1 위협모델, 즉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및 초국가적 극단주의 또는 테러리즘에 중점을 두는 방안에 더해 두 번째 4+1 목록을 보완할 것을 제안한다. 이 두 번째 4+1 목록은 생물학적, 핵, 기후, 디지털 및 국내 및 경제적 위험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보완이 현재 미국의 공약을 약화시키거나 국방예산을 축소시키지 않으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 번째 위협모델에 포함된 위협들은 기존의 위협을 뛰어넘거나 대체 또는 축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기존의 위협을 악화시키거나 더욱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필자가 1989년 이래 워싱턴에서 그간 배운 것들을 모두 종합하고자 한다. 1989년은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의 최고 측근이자 필자의 오래된 테니스 파트너이기도 한 해리 맥퍼슨(Harry McPherson)이 소위 정치적 교육이라고 불렀던, 즉 필자의 정규 학업이 끝난 시점이다. 그 이후 약 30년에 걸쳐 필자는 크게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 번째는 국제정치에 있어 군사력의 사용에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언제든지 지난 수 세기에 걸쳐 인류가 이룩해온 놀라운 발전에 위협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 일반적으로 안보문제와 위기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 간에 발생한다. 익숙함은 종종 경멸을 낳고 지리적 근접성은 국가들의 전략적 욕구를 자극하는 법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록 결함이 있더라도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강대국이 보다 효과적인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거나 안정적인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교훈을 통해 필자는 미국이 지속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관여(engagement)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면서도 일부 무력 사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것이 이와 같은 모순적인 책 제목이 탄생한 배경이다.

워싱턴에서의 첫 직장은 워터게이트 사건 및 베트남 전쟁 직후 앨리스 리블린(Alice Rivlin)과 그녀의 보좌관 로버트 레이샤워(Robert Reischauer, 이후 필자의 상사이기도 하다)에 의해 설립된 미국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라는 곳이었다. 위 두 사람은 필자가 만나본 공무원들 중 가장 선견지명이 있었다.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의 쿠웨이트 침공 이래 조지 H.W. 부시(George H.W. Bush)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지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제임스 사서(James Sasser) 상원의원은 의회예산처로 하여금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이 시작되기 전 대략적인 비용을 추정토록 하였다. 미국이 쿠웨이트와 어떠한 조약 의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쿠웨이트 침공이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묵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의회는 이러한 개입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몇몇 의원은 참호, 화학무기 및 치열한 근접전 등 전투 방식에 있어 제1차 세계 대전과 유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조사 결과 당시 가치로 약 280억 달러에서 860억 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 예측했다.

필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레인 피에롯(Lane Pierrot), 프란 루시에(Fran Lussier) 그리고 내 직속 상관인 밥 헤일(Bob Hale)과 같은 훌륭한 분석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또한 이는 프랭크 폰 히펠(Frank von Hippel), 할 파이브슨(Hal Feiveson), 조수아 엡스타인(Joshua Epstein), 애런 프리드버그(Aaron Friedberg), 리처드 울만(Richard Ullman), 배리 포젠(Barry Posen), 스티브 월트(Steve Walt)와 같은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님들께 배웠던 방법론을 적용하여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우리는 알렌 엔소벤(Alain Enthoven)과 웨인 스미스(K. Wayne Smith)와 같은 존경받는 국방 분석가들이 집필하고 여전히 영향력 있는 저서인 ??어느 정도면 충분한가(How Much Is Enough?)??에서 제시한 철학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것은 바로 국방분야 분석에 있어 “적당히 맞는 답(roughly right)”이 “완전히 틀린 답(precisely wrong)”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들은 군사 문제의 불확실한 특성을 감안할 때 가정은 가능한 단순하고 명확해야 하며, 방법론은 누구나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충분히 명료해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나아가 국방 분석에 있어 모든 예측 가능한 계산식을 일정한 가치의 범위를 설정하여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국방 분석 과정에는 전쟁 간 사상자 수 또는 무기체계 비용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 계산 결과 잘못된 예측을 할 소지가 있는 경우 단일 값이 아닌 상한 및 하한 또는 낙관적 및 비관적 추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사막의 폭풍 작전 수행으로 사용된 실제 비용은 거의 정확하게 연구팀이 제시한 범위 중간이었다(그리고 결과적으로 외국 정부가 대부분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사막의 폭풍 작전과 같은 제한적인 전쟁의 경우 올바른 분석틀과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유연하고 겸손한 마인드만 견지한다면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막의 폭풍 작전은 목표와 계획이 비교적 잘 정의되어 있었고 그 범위가 제한적이었으며 미국의 군사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다. 당시 전쟁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의회예산처의 역할이 아니었다. 주요 군사작전에 드는 비용을 사전에 신뢰할 만한 수준, 즉 가장 낮은 비용과 가장 높은 비용이 “겨우(only)” 3배 정도의 차이가 날 정도로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군사작전의 범위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결과를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시 연구 결과는 나름 훌륭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군사작전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었고 우리 역시 너무 잘하려고 하거나 정확하게 예측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추후 이러한 전쟁은 예외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키디데스(Thucydides),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와 같은 학자들이 역사 초기 전쟁에 대해 평가했듯이 전쟁은 생각보다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리적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그 범위가 급속도로 확장되기도 하고 전투 방식조차 생소한 경우도 있으며, 전쟁 초기 예상했던 기간보다 훨씬 길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러한 전쟁 예측에 대한 어려움을 되새기면서 필립 골든(Philip Gordon)과 필자는 2001년 워싱턴 포스트지를 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어떠한 군사작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우리의 논평 이후 다양한 반응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은 것은 켄 아델만(Ken Adelman)의 대답이었다. 그는 전쟁은 “식은 죽 먹기(cakewalk)”라고 답하였는데 이런 그의 대답은 지금까지도 악명이 높다. 불행히도 그의 전망은 틀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과 필자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이 씁쓸할 따름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필립이 최근 그의 저서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2002년 필자는 다른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 5년간 총 150,000명의 군인이 파병되고 이 중 약 3,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적으로 2001년과 2002년에 예상했던 내용이 제발 틀리기를 바랐지만 실제로 거의 정확하게 적중하고 말았다(비록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후 발생한 반란 또는 내전의 성격이나 규모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필자는 2002년 만약 미국이 사찰을 통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무자비한 사담 후세인 정권하에서 이라크 국민들이 감내할 어려움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방안을 택했을 때 예상되는 리스크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사찰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관련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마지못해 지지했던 2003년 이라크전에 대해 훨씬 더 회의적으로 평가해야 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필자는 글을 통해 보다 분명하게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이후 미 국방부가 4단계 작전이라고 일컫는 이라크 안정화 단계를 대비해 더욱 적절한 준비를 촉구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미 국방부는 이라크전과 같은 전쟁을 1, 2, 3단계로 나누는데 1, 2단계는 준비 단계, 3단계는 주요 전투 작전 단계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결정할 당시 이를 반대하고 비판했던 의견을 다시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전 세계 주요 정보기관들은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는 물론 핵무기 또한 보유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고 믿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동시에 사막의 폭풍 작전 이후 시행된 제재가 점점 그 실효성을 잃어간다고 판단했다. 당시의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시점에 독일 정보기관은 사담 후세인이 3년 내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쟁 지지자들의 판단은 틀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결코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니었다(작전의 어려움을 얕본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면).

필자는 이라크전의 경우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는데 1999년 나토의 코소보 전쟁이 바로 그러한 경우다. 당시에도 필자는 뉴욕 타임지를 통해 군사적 및 전략적 이유를 근거로 연합군의 최초 폭격으로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bodan Milosevic)의 탄압을 막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상황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접근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결과적으로 전쟁은 나토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러한 결과는 이보 다알더(Ivo Daalder)와 필자가 같은 제목의 책에서 표현한 바와 같이 “참혹한 승리(Winning Ugly)”가 아닐까 싶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폭격 이후 밀로셰비치가 대규모 학살을 하는 시점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전쟁 초기의 피해는 이후 대부분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쟁을 수행하는 대부분의 경우 항상 이렇게 운이 좋을 수만은 없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할 기회들이 있었다. 2007년 여름 이라크를 방문한 이래 영광스럽게도 동료인 켄 폴락(Ken Pollack)과 함께 책을 집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 주도 작전은 나름 성과를 내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이라도 빨리 누리 알말리키(Nouri al-Maliki) 총리가 그간의 성과를 얼마나 망칠 수 있었는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전쟁 초기 성과만 보면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극적으로 안보환경이 개선되어 내부적으로 다시금 통치가 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며 전쟁의 상처를 서로 어루만지며 국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David Petraeus) 장군, 라이언 크로커(Ryan Crocker) 대사,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Odierno) 장군,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장군 그리고 많은 미국인과 이라크인이 함께 거둔 성과를 보면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군사작전 수행 간 흘린 피와 땀 그리고 천문학적인 비용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불행하게도 값비싼 전쟁을 통해 얻은 안정과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이후 말리키 총리의 통치로 인해 대부분 사라졌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이라크인의 희생을 통해 이라크가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연구를 위해 이라크보다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을 더 자주 방문하곤 했다. 이러한 방문을 통해 연구가 보다 풍성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금도 어디선가 땀 흘려 일하고 있을 군 장병, 외교관, 개발 전문가 및 국제 공화주의 연구소 및 아프간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항상 마음 깊이 감사함을 느낀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승리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 코소보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경험들은 전쟁의 불확실성을 더욱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을 위해 전쟁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프간 전쟁은 필자가 성인이 된 이래 지속되고 있다. 지미 카터(Jimmy Carter) 대통령은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필자가 해밀턴 대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모든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군에 입대하도록 지시했다. 이라크전 역시 필자가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30여 년간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이 두 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약 3조 5000억 달러가 훨씬 넘는 비용이 소요됐고 약 7천 명의 미국인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많은 동맹국들 역시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 동시에 수십만 명의 이라크와 아프간 국민이 사망했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들은 현재를 투영해볼 수 있는 교훈을 남겼다. 만일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투가 현저하게 느리게 진행되고 어려웠다면 미래 러시아 또는 중국과의 전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필자는 러시아 또는 중국과의 군사적 교전의 위험성은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고 위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어느 일방에 의한 제한적인 침략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전쟁이 아닌 방법을 찾는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전 세계로부터 군사력을 철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미국이 수행해오던 전략적 안전망(strategic backstop)과 같은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국가, 블록 또는 조직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악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작금의 사태는 국방이라는 분야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더욱 크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필자가 세계 대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역사 수업시간이었다.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필자에게 세계 대전이란 너무도 먼 이야기와 같았다. 지금이 오히려 시간적으로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히틀러와 스탈린과 같은 무자비하고 악한 지도자가 권력을 바탕으로 국가를 지배하고 파괴하며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규모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에 매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부모 세대에 벌어졌다는 점 또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세계 대전이 종료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 필자는 지금은 콩고 민주공화국이 된 전 자이르로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자원봉사를 나갔다. 이는 지금도 잊지 못하는 일생일대의 경험이 되었는데, 콩코인들은 진심으로 유쾌하고 따뜻했으며 외국인들에게 친절했다. 그러나 모부투 세세 세코(Mobutu Sese Seko)는 그가 통치한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러한 국민을 억압하고 착취했다. 필자가 자원봉사를 하던 시기 전후 이웃에 위치한 르완다, 브룬디 및 우간다에서는 집단학살이 일어났으며 그러한 비극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과 같은 국가들은 어느 정도 평화와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한국, 중국, 러시아와 그 주변국 또는 중동과 남아시아에 위치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버드 대학교의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그의 글을 통해 수 세기에 걸쳐 인류가 이룩해온 발전에 대해 다시금 상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류의 발전은 어떠한 척도에 비추어 보아도 실로 놀라울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나고 빈곤과 범죄가 지속되며 오피오이드 위기(opioid crises)와 함께 자살률의 증가, 전염병 그리고 기타 재난재해 등 도전으로 가득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티븐 핑커 교수가 제시한 따뜻한 격려는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그러나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는 전쟁에 우리가 얼마나 가까이 노출되어 있는지 그리고 오늘날 핵무기와 첨단기술의 위험성과 지금도 전 세계 어딘가 빈곤과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그러한 낙관론은 지나치게 결정론적인 측면이 없진 않다. 비록 인류가 계속하여 “우리를 짓누르는 세계에 맞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라는 핑커 교수의 말이 옳다 할지라도 우리가 세상의 모든 위험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고 신속하게 행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경쟁적인 지정학적 논리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현재 희귀자원을 두고 경쟁하고 지구 온난화는 심화되며 그 어느 때보다 치명적인 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100억 명의 인류가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이다.

오늘날 세계는 다시금 위험해지고 있는 듯하다. 이 책에서 여러 차례 언급하겠지만 필자는 현 상황이 냉전시대 또는 그 이전 시대에 비해 훨씬 나은 상태라고 믿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핑커 교수의 말은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러나 최근 추세는 또다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핵보유국 간의 관계 역시 경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정학적 조류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핑커 교수의 낙관적인 예상이 궁극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지 않도록 말이다.

안보 전문가는 항상 프로이센의 위대한 군사 사상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의 명언인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클라우제비츠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서문을 마무리하고 싶다. 클라우제비츠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그의 의견은 옳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 우리가 마주하는 위험을 감안한다면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또 다른 위대한 군사 역사가인 존 키건(John Keegan)은 클라우제비츠의 말에 “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한 전쟁은 지속될 수 없다”라는 말로 핵무기 위협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반격하기도 했다. 고대 중국학자 손자는 전쟁없이 승리하는 것이 전략적 성공의 절정이라고 표현한 바 있는데, 이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현명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전쟁술을 연마하고 군사적 대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21세기 평화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언제 어떻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필자는 단호한 자제라는 미국의 대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전략은 미국 동맹의 핵심 영토, 인구, 정치 및 경제와 함께 세계 경제가 의존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영공과 영해를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실용주의가 요구되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동맹 확장 또는 형성, 군사 및 외교적 조치에 대해서는 미국이 자제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전략은 많은 이슈, 국가와 지역에 걸쳐 다수의 진보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야심찬 자유주의 질서를 추구하기 보다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의 핵심을 강화하는 데 더 중점을 둔다. 설사 필자가 그러한 진보적인 야망을 지지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미국의 대전략을 구성하거나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단호한 자제 전략은 20세기 세계 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역사적 사실, 즉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그리고 제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초로 한다. 1, 2차 세계 대전의 경우 미국의 개입이 없었다. 이에 반해 동맹과 군사적 전진 배치라는 분명한 형태로 나타난 미국의 개입은 제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지 않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현대 국제관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분명한 사실이자 결과이다.

미국이라는 국가 역시 각 개인에게 적용되는 윤리나 지혜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지리, 역사적 기원 및 기본원칙과 정부의 형태들을 감안하면 여전히 인류가 고안한 가장 성공적인 국제질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미국의 예외주의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 정치가 국내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현재 그리고 미국의 과잉반응이 개입을 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는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국제정치의 과도한 경쟁이 위기를 억제하거나 해결하는 것만큼이나 위기를 쉽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역자 서문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짐작컨대 최근 숨가쁘게 휘몰아치는 지정학적 사건들 속에서 과연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연구하고 전략을 구상하며 정책을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세 속에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펼쳐보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1989년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교수가 예언했듯이 냉전이 종식된 이후 현 시대는 본디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과도 같은 시기여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련의 지정학적 사건들이 숨 쉴 새 없이 휘몰아치고 있다. 바르샤바 조약 기구와 소련의 해체에 이어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고 전 세계가 9.11 테러를 생생히 목격했다. 이어 금융위기와 함께 경기침체를 겪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중국은 점진적이기는 하나 역사적인 기준에서 보면 매우 빠른 속도로 수세기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위대한 부흥이라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과거의 경쟁적이고 위험한 지정학적 목표를 다시금 추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체를 흔드는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지정학적 사건들은 디지털 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얽히고 설켜 인공지능, 우주 등의 분야에서 첨단기술 경쟁이라는 보다 복잡한 성격을 띄고 전개된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이 탄생하는가 하면 역사상 가장 독단적인 대통령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책은 필자가 약 10년간에 걸쳐 미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이라는 주제에 끊임없이 매달리고 씨름한 노력의 결과이다. 여기서 필자가 정의한 미국의 대전략이란 국가의 안전(safety)과 안보(security)를 보장하기 위한 전반적인 계획을 말한다. 대전략은 과거의 사건의 중요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다음 찾아올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을 가지도록 설계된다. 이상적으로 국가의 기강을 튼튼히 하면서도 이후 마주하게 될 주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책을 통해 필자는 “단호한 자제(resolute restraint)”라는 대전략을 제안한다. 필자는 “단호(resolute)”와 “자제(restraint)”라는 두 단어 모두 강조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 유지, 자유주의 규범과 가치를 지닌 국제기구와 제도의 유지, 미국에게 유리한 인태지역 힘의 균형 유지, 동맹국의 방어 보장, 개방된 해상 및 항공로 보존, 개방적이고 투명한 시장을 통한 상거래의 자유로운 흐름 촉진, 개인의 자유 및 인권증진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제라는 덕목은 단호한 결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자제란 현존하는 동맹을 보호하면서도 과도하게 동맹의 범위가 확장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북한이나 이란과의 핵 협상에 임할 때는 강경하지만 현실적인 타협안을 모색함을 뜻한다.

또한 필자는 현재 미국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4+1 위협모델, 즉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및 초국가적 극단주의 또는 테러리즘에 중점을 두는 방안에 더해 두 번째 4+1 목록을 보완할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 4+1 목록은 생물학적, 핵, 기후, 디지털 및 국내 및 경제적 위험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보완이 현재 미국의 공약을 약화시키거나 국방예산을 축소시키지 않으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 번째 위협모델에 포함된 위협들은 기존의 위협을 뛰어넘거나 대체 또는 축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기존의 위협을 악화시키거나 더욱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진행되는 지정학적 사건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그 근거는 단지 최근의 변화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님을 밝혀 둔다. 긴 호흡으로 미국의 대전략이라는 주제에 대해 연구한 필자의 전략적 지식과 통찰력은 현재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리라 확신한다. 동시에 과연 한국의 대전략은 어느 정도의 긴 호흡을 가지고 구상되고 전개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러한 의미에서 역자는 이 책을 바탕으로 현재 그리고 미래 전개될 한반도의 지정학적 사건들과 연계하여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분야를 포괄하는 한국의 대전략을 구상해볼 것을 제안한다. 일반적으로 번역서에는 원서의 색인(Index)을 그대로 삽입하지는 않지만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QR코드로 만들어 삽입하는 방식을 택했음을 밝혀 둔다. 마지막으로 줄곧 숨 가쁘게 돌아가는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도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은 오롯이 여러분들의 고민, 열정 그리고 땀이다. 평화가 안착하는 그날까지 끝나지 않을 고된 여정에 이 책이 유용한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 졸역의 책임은 모두 옮긴이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