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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젠더학의 가능성 (2022) - 모성, 정치, 갈등

동방박사님 2024. 5. 3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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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왜 지금, 모성연구인가?

이 역서는 여성들이 근대와 신자유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어머니’와 ‘모성’ 신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재편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시대적 변용 속에서도 가부장제적 남성 중심주의 시각이 통저(通底)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들 자신도 페미니즘 이론이나 시대적 조류의 자장(磁場)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이분법적 논리에 수렴되어 ‘진정한 공존’의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본 역서에서는 모성, 정치, 갈등을 키워드로 기존의 일반적 개념을 넘어 여성/남성이라는 아이덴티티의 재구성을 통해 어머니의 의미와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내어 젠더학의 의미를 재고하고 있다. 그것은 각각의 주체들이 완성되어 상호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 속에서 주체들이 변용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목차

서장 왜 지금, 모성연구인가? 9
1. 문제의식-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 대한 자기책임화 9
2. 모성연구의 과제 14
3. 왜 어머니의 일은 가치가 낮은가? 16
4. 이 책의 목적과 방법 및 구성 20

제1부 케어 윤리와 모성연구의 접속을 위해

제1장 모성연구의 전략과 ‘케어 페미니즘’ 27
1. 모성 신화의 해체 28
2. 모성의 극복 30
3. 케어-여성의 경험과 사유의 가시화 35
4. 케어는 자기희생이 아니다 40
5. 공사이원론의 뿌리 깊은 남성 중심주의 42
6.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여성 47

제2장 전략으로서 모성주의 51
1. 어머니 경험에 주목하는 이유와 의미 53
탈젠더화 정치에 대한 대항 | 중성화된 어머니
2. 『모성적 사유母的思考』의 공헌과 그 비판 59
모친업은 사유방식의 일종이다 | ‘어머니’와 ‘여성’의 분단 |
모성적 사유의 잠재적인 힘
3. 어머니의 정치적 임파워먼트의 중요성 72
무력한 책임 | 정치적 투쟁으로부터의 배제

제2부 자기책임화된 모성의 억압과 그 정당화

제3장 어머니 규범의 탈젠더화와 자기 매니지먼트의 요구 85
1. 근대적 어머니 규범의 동요 85
2. 육아 관련 미디어 연구에서 보는 현대의 육아 규범 88
육아 지원정책에서 어머니상像의 변화 |
육아 잡지에서 아버지에 대한 기대와 한계 |
부독본에서 육아법의 어린이 중심화
3. 모자건강수첩의 개요와 데이터 설명 92
모자건강수첩의 개요 | 데이터 설명
4. 모자건강수첩의 내용 변화 96
부독본으로 보는 육아자 호칭의 중성화 | 육아 수준의 기대치 상승 |
전달 방법의 변화-‘읽게 하다’에서 ‘기입하게 하다’로
5. 현대의 어머니 규범 106
탈젠더화 | 테크놀로지로서의 모자건강수첩 |
육아자에게 요구된 자기 매니지먼트관리의 요구

제4장 모성 억압의 정당화-신자유주의적 섹슈얼리티 113
1. 섹슈얼리티와 모성 113
2. 터부시된 여성의 성과 여성해방운동에 의한 성의 정치화 116
3. 성 해방에서 성 관리로의 변화-신자유주의적 섹슈얼리티 123
『안안an·an』에서 보이는 ‘사랑モテ’ 기반의 성 추구 | 관리되는 성 |
사회구조의 후경화와 불평등한 자기책임화
4. 성의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을 위해 133

제3부 어머니들의 저항-‘어머니 운동’에 착목하여

제5장 일본의 어머니 운동에 대한 시선 139
1. 어머니 사회운동의 포괄적 정리의 부족 139
2. 어머니 운동의 역사와 그 평가 143
1930년대~: 패전까지의 전시기 여성운동 |
1950년대~: ‘어머니 대회’로 상징되는 평화운동 |
1980년대~: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반원전운동?|
2011년 이후의 반원전·반전운동
3. 전략적 모성주의 시각에서 보는 어머니 운동 160

제6장 어머니의 사회운동에서 모성 전략의 변화
‘어머니 대회’와 마마회의 비교 165
1. ‘어머니 대회’와 마마회를 다루는 이유 165
2. ‘어머니 대회’의 모성 166
‘어머니 대회’의 고조 | ‘어머니 대회’에서 ‘어머니’의 역할?|
신문 보도로 보는 ‘어머니 대회’
3. ‘마마회’의 모성 175
‘마마회’의 네트워크 확대 | ‘마마회’에서 ‘마마’의 역할?|
신문보도로 보는 ‘마마회’
4. 모성에 담긴 전략 181

제7장 ‘어머니인 나’로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
‘마마회’ 참석자의 인터뷰 185
1. 여성의 정치 참여의 곤란함 185
1990년대 여성의원의 붐과 주부의 딜레마 | 정치 당사자라는 것의 어려움
2. 인터뷰 조사의 개요 192
3. 왜 ‘마마회’에 참가하게 되었는가 194
새로운 운동으로서 ‘마마회’ | 다양한 계기
4. 모친업의 정치적 가치에 대한 확신 202
‘보통’을 둘러싼 투쟁 | 어머니야말로 정치적인 존재이다
5. 활동의 리스크와 곤란함 207
6. 어머니의 정치 참여를 위해 211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응답받는 것 | 어머니의 정치적 아이덴티티의 가능성 | 정치적 공간 형성의 어려움

종장 케어하는 자의 임파워먼트를 위해 219
1. 포스트페미니즘 속에서 219
2. 어머니들의 정치적 실천 가능성 224
3. 본서의 한계점과 금후의 과제 228

저자 소개 

저 : 모토하시 리에 (Rie Motohashi )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과 초빙연구원.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간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졸업. 주요 편서로는 『가교하는 페미니즘-역사·성·폭력』(전자책), 주요 논문으로는 「케어 윤리로 보는 일본 어머니의 반전·평화운동-『일본 어머니 대회』와 『안보관련법에 반대하는 마마회』에서 모성의 역할에 주목하여」(『소시올로지(ソシオロジ)』 제62권 2호)가 있다.
 
역 : 이은주 (李恩珠)
동덕여자대학교 일본어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일어교육학 석사, 건국대학교 일본문화·언어학과 문학박사, 일본문화전공. 건국대, 세명대 강사 및 가톨릭관동대학교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인문과학종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이다. 대표 역서 및 저서로는 『동아시아의 국민국가 형성과 젠더』(2009, 2010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주부의 탄생』(2013), 『육아의 탄생』(2014, 2015 ...

출판사 리뷰

‘모성’ 이론의 칭송과 배제의 탈구축

첫 번째, 모성 이론의 접근을 시도한다. 역서 전체를 관통하는 ‘모성’, ‘어머니’의 이론은 남성 중심주의적 가부장제 속에서 성별(性別)을 출현시켰지만, 여성들의 저항도 사실은 이 남성 중심주의적 틀을 내재화하면서 권리획득이라는 로망주의 속에서 이루어져 왔던 성별(聖別)적 관행이라는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여성 중심주의를 주장하는 논리는 오히려 여성의 주변화를 강화시켰고 자기 책임의 논리나 여성, 어머니, 모성의 규범들은 오히려 여성들의 사회적 권한을 제한하게 되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한계를 가졌고, 그 이분법적 틀로서는 비출산이나 저출산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 따라서 본 역서의 중심 키워드 중 하나인 모성이라는 이론의 효시(嚆矢)에서 출발하여 그 변용 논리 그리고 시대적 변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이 내재한 ‘인식’을 재고하는 것에서 다시 시작한다. 특히 모성연구는 현대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여성의 일=육아’와 여성의 ‘자기 책임’의 논리를 재고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존하는 형태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사회적?정치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가를 제시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모성연구가 가진 틀을 재확인하고 이를 다시 그 속에 존재하는 불가시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와 ‘정치성’의 고정관념 재구성

여성과 어머니에게 부과된 ‘자기 책임’ 논리에 대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운동을 전개하면 정치적인 것이라고 하며 그 문제가 갖는 공공성을 부정하고 사회적 해결이 아니라 개인적인 해결론으로 수렴되어 왔다. 그런데 그것은 정치성이라는 의미 자체가 남성 중심주의적이고 가부장제적 논리의 틀 속에 갇혀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두 번째, 출산이나 육아가 여성 혹은 어머니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적 가치를 지닌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새롭게 드러내어 준다. 예컨대 출산과 육아는 여성과 어머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적 가치로서 남녀 모두가 참여해야만 하는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것을 통해 출산, 육아, 여성, 어머니의 문제는 기존의 정치성 또는 공공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재고할 필요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의 긍정성

세 번째, 시대적 변용에 의해 새롭게 부상되는 케어의 문제를 여성, 어머니의 역할과 연결하여 논한다. 단순히 자기희생으로 간주되어 온 케어의 의미를 재고하고 이 케어의 논리가 만들어 낸 개인 희생이라는 정당성 논리는 결국 타자에 대한 책임에 근거를 둔 ‘갈등’의 근원이었다. 이것은 희생을 통해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는 가부장제적 논리가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어머니’라는 집합적 표상 속에서 케어라는 행위를 통해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역할 혹은 표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한다. 타자 케어라는 희생 논리가 갖는 힘듦과 그것을 견뎌냈다는 자아 칭송의 심리가 분열된 상태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것을 ‘갈등’이라고 보고 기존의 모성, 육아, 케어, 어머니 논리의 질서를 재구성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갈등’은 자신과 타자 쌍방을 함께 생각하며 어떻게 공존할까를 구축해 낼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사는 사회는 갈등 없이는 상호 케어 관계를 만들 수 없으므로 이는 역설적으로 건강한 유대관계를 만들어가는 동력(動力)으로 작동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