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책소개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불확실한 미래
현명한 당신이 알아야 할 시장에 대한 모든 것
최근 수십 년 사이 경제는 혁명적 변화를 겪어 왔다. 수많은 혁신 기업들이 나타나 전통적인 거래 방식과 원리, 시장 형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제 우리는 에어비앤비에서 방을 예약하고 우버로 차를 빌리고 케어닷컴으로 아이 돌봐 줄 사람을 구하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본다. 기업을 경영하든 창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집을 사고팔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매일같이 우리는 오늘날 진행 중인 이 혁명의 최첨단을 살고 있다.
대개는 이 모든 변화가 ‘기술’ 발전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창조적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발표된 가장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선별해, 거기에 담긴 획기적 착상들이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 적극 개입하고 시장을 설계해 실험하고 우리 삶과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음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또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이베이, 우버, 에어비앤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기업들이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들을 길잡이 삼아 어떻게 시장을 선도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이 책은 갈수록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새로운 시장에 대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현명한 당신이 알아야 할 시장에 대한 모든 것
최근 수십 년 사이 경제는 혁명적 변화를 겪어 왔다. 수많은 혁신 기업들이 나타나 전통적인 거래 방식과 원리, 시장 형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제 우리는 에어비앤비에서 방을 예약하고 우버로 차를 빌리고 케어닷컴으로 아이 돌봐 줄 사람을 구하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본다. 기업을 경영하든 창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집을 사고팔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매일같이 우리는 오늘날 진행 중인 이 혁명의 최첨단을 살고 있다.
대개는 이 모든 변화가 ‘기술’ 발전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창조적 ‘이론’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발표된 가장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선별해, 거기에 담긴 획기적 착상들이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 적극 개입하고 시장을 설계해 실험하고 우리 삶과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음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또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이베이, 우버, 에어비앤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기업들이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들을 길잡이 삼아 어떻게 시장을 선도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이 책은 갈수록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새로운 시장에 대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목차
들어가며
머리말_ 시장 이용 약관
1_ 우리가 시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시장의 힘과 원리
2_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수학 혁명과 게임 이론, 일반 균형 이론
3_ 빛 좋은 개살구 하나가 시장을 망쳐 놓는다: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
4_ 범죄 조직 문신과 하버드 학위의 공통점: 신호 보내기
5_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설계하기: 경매 이론
6_ 존재하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 플랫폼 경제학
7_ 댄스 파트너 짝짓기를 위한 간편하고 유용한 방법: 시장 설계와 자원 배분
8_ 골수 사회주의자가 시장 지지자로 변신한 까닭: 공정성과 시장 마찰
9_ 거기에 대왕쥐가 산다: 경쟁과 시장 윤리
주요 논문과 책
머리말_ 시장 이용 약관
1_ 우리가 시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시장의 힘과 원리
2_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수학 혁명과 게임 이론, 일반 균형 이론
3_ 빛 좋은 개살구 하나가 시장을 망쳐 놓는다: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
4_ 범죄 조직 문신과 하버드 학위의 공통점: 신호 보내기
5_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설계하기: 경매 이론
6_ 존재하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 플랫폼 경제학
7_ 댄스 파트너 짝짓기를 위한 간편하고 유용한 방법: 시장 설계와 자원 배분
8_ 골수 사회주의자가 시장 지지자로 변신한 까닭: 공정성과 시장 마찰
9_ 거기에 대왕쥐가 산다: 경쟁과 시장 윤리
주요 논문과 책
책 속으로
머리말_ 시장 이용 약관
그동안 우리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퍼시 피스의 세계를 한참 지나서 아주 멀리 달려왔다고 할 만한 변화다. 보통 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논조를 보면, 바로 기술 혁신 때문에 우리가 ‘저기’에서 ‘여기’로 왔다는 식이다. 즉 인터넷 시장이 길거리 중심 상가와 쇼핑몰을 갈아치웠고, 우버와 에어비앤비Airbnb가 택시와 호텔 산업을 뒤집어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 기술 결정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기술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기술은 우리가 겪어 온 변화의 여러 동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기술 못지않게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일련의 혁신과 통찰이다. 그 혁신과 통찰이란 지난 반세기 동안 학술적인 경제학 연구에서 출발해 희소한 재화가 배분되는(즉 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얻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착상을 말한다. 그러한 착상들은 겉으로는 단지 기술의 변화로 보이는 것들의 밑바탕에서 경제적인 틀을 짜는 역할을 한다. --- pp.14~15
1_ 우리가 시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시장의 힘과 원리
외딴 포로수용소에서 시장은 삶을 더 안락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장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시장을 운영할 자유를 누렸던 래드퍼드와 동료 포로들의 경험과, 수용소 소장이 거래를 금지했던 태평양 일본군 포로수용소의 경험은 아주 대조적이었다.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는 상급 장교 포로들이 식품과 여타 물자를 나누어 주었고 배급 물품의 거래는 금지되었다. 이 규칙을 위반한 포로들은 사실상 사형 선고인 독방 감금 처벌을 받았다. 사망률을 보면 남태평양의 고압적인 포로수용소가 (경제학적으로 말해) 자유방임적인 독일군 포로수용소보다 12배나 높았다. --- p.30
시장이 순전히 이롭기만 할 때는 거의 없다. 세상은 시장이냐, 아니면 포로수용소식 명령과 통제냐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효율의 낙원이 도래하더라도 반드시 모두가 평등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시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효율이라는 미덕이 소리 소문 없이 은연중에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변하게 되면, 사회로서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다른 가치들이 냉대를 받는다. --- p.40
2_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수학 혁명과 게임 이론, 일반 균형 이론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근본적인 진실은 그것과는 무관한 잡동사니에 가려 있기 마련인데, 경제학자들은 그 잡동사니를 걷어 내는 데 필요한 도구로 수학을 사용했다. 달리 말해 그들은 수학 덕분에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아가 그처럼 ‘군살을 걷어 내는’ 수학적 접근 덕분에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세상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제시할 수 있었고, 이후 여러 세대의 기업가들은 이론의 뼈대에 근육을 붙이는 식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도구를 확보했다. 수학을 도입하는 이 변화 덕분에 경제학은 결국 세상을 장악할 수 있었다. --- pp.45~46
폰 노이만과 모건스턴은 본능과 혼란이 뒤섞인 세계를 대상으로 논리 정연한 수학을 사용해 앞으로 나아갈 분명한 경로를 제시했다. 수학과 경제학을 사용하는 까다로운 추론이 포커나 상호 확증 파괴와 같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에서 비옥한 터전을 발견했다. 그들의 게임 이론은 우리가 전략을 생각하는 방식뿐 아니라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에도 정확성을 부여했다. --- p.61
완벽한 시장을 작동시키는 요인을 정밀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애로와 드브뢰는 미래의 연구자들에게 좀 더 분명한 출발점을 마련해 주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불완전한 요소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러한 불완전성을 교정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얻을 수 있었다. --- p.76
3_ 빛 좋은 개살구 하나가 시장을 망쳐 놓는다: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 내 단순화하는 애컬로프의 접근은 경제학자들이 모형을 구축하는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 준다. 일반성이 그 자체로 목적인 양 여기는 태도에서 물러서서 저마다 독특성을 가지는 모형들을 가지고 개념과 생각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것은 경제 모형의 구축에서 파격적인 전환이었고, 일반 균형 이론의 극단적인 가정과 수학적 복잡성을 넘어서는 데 대단히 중요했다. 애컬로프는 표준 모형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형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나중에 ‘응용경제학 이론applied theory in economics’으로 불리게 되는 이 연구 방식은 적용할 대상이 이미 현실 세계에 명백히 존재하는 모형을 수립한다. 현실 세계를 좀 더 직접적으로 경제 모형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경제학이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즉 모형과 시장을 종이에다 고안한 뒤, 그 착상을 활용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p.95
중고차와 ‘중고’ 노동자가 직면하는 두 시장 사이에 비슷한 점을 볼 수 있다. 어떤 구직자의 이전 고용주가 그를 더는 고용하고 싶지 않았다면, 어떤 고용주든 간에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할 것이다. 구직자의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러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도대체 이 구직자는 왜 여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일까? 다른 고용주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와 똑같은 논리에 따라 특정 나이에 이르도록 독신인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을 배우자 후보에게 설득하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자, 그래서 팔리지 않은 차가 즐비한 중고차 시장이 있는가 하면, 임금이 얼마든 간에 절박하게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가 즐비한 노동 시장이 있는 셈이다. --- p.102
“인터넷에서는 당신이 개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 p.113
4_ 범죄 조직 문신과 하버드 학위의 공통점: 신호 보내기
애컬로프의 개살구 모형이 정보 격차가 어떻게 시장을 사라지게 만드는지 설명했다면, 애컬로프가 놓은 토대 위에 구축된 마이클 스펜스Michael Spence의 ‘신호 보내기signaling’ 모형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을 설명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샌퍼스와 다른 폭력 조직들이 왜 새 조직원들에게 영구적인 표시를 남기려고 고집하는지, 골드만삭스와 매킨지는 왜 하버드대학교 철학 전공자를 채용하는지,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들이 왜 자선 단체에 기부금을 내느라 ‘돈을 버리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pp.125~126
왜 그럴까? 하버드대 수학 학위는 기업에 ‘나는 똑똑하다’라고 말하는 믿을 만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고용주에게 단지 말로만 ‘나는 똑똑하다’라고 하는 것과는 달리, 하버드대 수학 학위는 능력이 떨어지는 구직자가 모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모방하려고 생각할 만한 것도 아니다. 고도의 분석적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공부 시간과 정신적 고통 면에서) 모방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스펜스의 ‘신호 보내기’ 모형을 본질적인 요소들로 분해했을 때, 모형의 작동에 필요한 것은 생산적이고 정직하고 훌륭하다는 것(또는 뭐가 됐든 바람직한 무엇으로, 적어도 구매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속성)이 무언가를 하는 비용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다. (…) 얼굴 문신 역시 범죄 조직의 ‘채용 시험’에서 그러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 p.133
장기적인 사업을 중시한다는 의지를 알리는 강력한 신호 중 하나는 회사가 벌어 둔 돈을 모두 현찰로 바꿔서 길거리에 내놓고 불사르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고객과 거래할 자신이 있는 회사만이 일종의 선지급 비용으로 ‘돈을 불사르는’ 일을 흔쾌히 감당할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현찰을 장작처럼 불사르는 광경이 눈에 띄지는 않아도 경제학자들은 그와 똑같은 일을 더 확실하고 더 공개적으로 감행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광고라고 주장해 왔다. --- p.140
정보가 완벽할 수 있는 방식은 단 하나뿐이지만 정보가 불완전할 수 있는 방식은 무수히 많다. --- p.153
5_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설계하기: 경매 이론
과연 그러한 방식이 있었다. 그것은 우편 접수 경매를 통해 우표를 수집가들에게 파는 중간상들이 100여 년 전에 고안한 방식이었고, 또한 마쓰자카와 레드삭스의 불운했던 거래보다 근 반세기나 앞서서 컬럼비아대학교의 기발한 경제학자가 독자적으로 분석해 발견한 방식이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이 다른 방식의 경매는 딱 한 가지 작은 차이점만 빼면 표준적인 밀봉입찰 경매와 거의 정확히 똑같았다. 그것은 최고가를 적어 내서 낙찰을 받은 경락자가 지불하는 가격이 자신이 써낸 최고가가 아니라 바로 밑 2순위 응찰가라는 점이다. 그런데 경매 규칙을 살짝 바꾼 이 작은 수정 덕분에 응찰자의 일이 훨씬 단순해진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장점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지금으로부터 바로 10여 년 전 인터넷 혁명이 세를 얻고 있을 때 이 새로운 경매 방식이 상거래 본연의 속성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마저 있었다. --- p.162
이처럼 비크리 경매의 활용이 부진한 것은 경제학자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일이었다. 전략 수립과 과다 지불을 고민하는 응찰자들의 고뇌를 마법처럼 해결해 주는 우아하고 단순한 메커니즘에 매료당한 경제학자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어지럽고 복잡한 대다수 경매 상황을 비크리 경매의 단순한 메커니즘으로는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졌다. 비크리의 1961년 논문에 제시된 조건만 따지면 2차 가격 밀봉입찰 방식이 가능한 모든 경매 설계 중 최선의 것이었다. (…)
예를 들어 비크리 모형에는 담합이 없으며 여러 사람의 신분을 위장해 속임수 응찰을 하는 구매자들도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행태는 정부에 납품하는 도급 사업자들이 까마득한 옛날부터 사용해 온 익숙한 전략이다. --- pp.195~196
최상으로 설계된 메커니즘이 있다 한들 프로세스가 부패하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다. --- p.201
6_ 존재하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 플랫폼 경제학
시장이 작동하도록 시동을 걸고 시장이 계속 돌아가도록 유지하는 데 시장 조성자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할 때, 우리는 그러한 시장을 플랫폼platform이라고 부른다. 신용카드, 페이스북, 아이폰은 모두 그 나름의 방식으로 다양한 집단의 거래 당사자들을 불러 모아서 신중하게 관리하는 시장터들이다. 예를 들어 비자카드는 카드 소지자와 소매상을 불러 모으고, 페이스북은 광고주와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들을 불러 모은다. 아이폰은 iOS 기반의 앱 설계자들과 아이폰 사용자들을 불러 모은다. --- p.209
양면 시장을 이러한 렌즈를 통해, 즉 단지 거래가 일어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바라보는 것은 교환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 p.217
플랫폼에 대한 티롤의 통찰들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의 직관적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하나는, 양면 시장은 여러모로 네트워크 외부효과의 특수한 경우일 뿐이며, 플랫폼의 양 측면 모두에 걸쳐서 네트워크 외부효과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플랫폼이 자신들의 양 측면을 취급하는 양상이 몇몇 대목에서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일이 생긴다. 그러한 극단적 차이는 플랫폼 경제학의 기본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으면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로 비칠 것이다.
가령 구글은 왜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웹 검색을 제공하는 것일까?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느라 연구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IT 기반시설), 사용자별 광고 배치에 큰돈을 들이는데도 말이다. 당연히 그 이유는 사용자 기반이 커질수록 시장의 다른 측면(검색 결과에 광고 항목이 실리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광고주들)으로부터 구글이 벌어들이는 돈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에 구글이 검색 결과에 유료 광고를 더 많이 실어 봤자 사용자 경험의 향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글을 통해 만나기 위해 시장의 두 측면이 지불하는 값에는 커다란 차이가 난다. --- p.239
시장 조성자들은 일단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결정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그로부터 이득을 보려고 하는 유혹을 거의 피하기 어렵다. 우버는 운전자들을 신차에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자기네 탑승 공유 플랫폼으로 유인한 뒤 운전자들의 수입에서 더 많은 몫을 챙긴 일로 비난을 받았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을 몰아붙이기로 악명 높은 아마존은 어쩌다 대박 상품을 터트리는 제3자 판매상 중 일부의 수익을 가로챈다. --- pp.250~251
7_ 댄스 파트너 짝짓기를 위한 간편하고 유용한 방법: 시장 설계와 자원 배분
예전에는 경제학자들이 이런 종류의 문제를 무시했을지 모른다. 경제학의 영역과는 아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비록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보통 앨버트의 역할로 댄스에서 이와 비슷한 실존적 고뇌를 경험했더라도 말이다). 경제학이 존속해 온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경제학자들은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 극단적인 선택지에 주목했다. 하나는 시장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권위주의적인 관리자나 관료다.
중학생들의 댄스 파트너 짝짓기와 같은 문제들은 가격 메커니즘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파트너 짝짓기에 가격 메커니즘을 적용했다면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관심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식이었을 것이다(이렇게 할 경우 돈을 지불하고 연애를 하는 시스템에 생기는 문제가 당장 떠오를 것이다). 구소련식의 중앙계획 위원회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중앙계획 위원회를 누구로 구성하는가도 문제다. 그 위원들은 인기 많은 학생일까? 교장이나 관심 많은 학부모일까?)
중학교 댄스 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시장의 설계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지, 신용카드나 우버와 같은 시장 조성자들이 해낼 수 있는 시장 설계가 아니다. 가격과 화폐 없이 자원을 욕구와 필요에 따라 짝지어 주려면, 다른 종류의 경제 모형을 개발하고 시장 설계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새롭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 p.257
어떤 의미에서 ‘시장 설계market design’ 또는 ‘메커니즘 설계mechanism design’ 분야는 백지에다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경제학 분야다. 이 분야에서는 특정한 과업을 성취하는 데 가격과 시장이 얼마나 효과적이거나 비효과적일지(또한 전통적인 시장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를 따지지 않는다. 그 대신 처음부터 어떤 과업 자체만을 놓고 그것을 달성하는 최선의 방식을 찾는다. (…)
이러한 분석은 물리학에 비유할 수 있는 경제학이 아니라 공학이나 배관 작업에 비유할 수 있는 경제학이다. --- pp.259~260
8_ 골수 사회주의자가 시장 지지자로 변신한 까닭: 공정성과 시장 마찰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는 미국 자본주의를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세컨드 하비스트의 시장은 단지 미시간 서부에서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마련해 주는 데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정말 좋은 수단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에서 시장은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컨드 하비스트의 경매 시장은 역겨운 것이 아니었다. 단지 심한 오해를 받았을 뿐이었다. --- p.308
우리 저자들의 한 친구는 이런 말을 즐겨 한다. “비가 아니라 맥주가 내렸으면 좋겠어. 그런데 그럴 일은 없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형을 현실에 맞추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지, 현실을 모형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 p.324
자, 당신이 그처럼 판을 뒤집는 획기적인 앱을 만들고 싶다고 하자. 하지만 당신이 계획한 600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실현하려면 당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들 모두가 해당 사업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마찰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공유경제 주창자들이 공유경제가 시장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하더라도 그들(과 그들의 투자자들)이 바라는 정도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시장 마찰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일반 대중이나 그들이 접촉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테크노 유토피아풍의 자유시장 언설에는 약간의 역설이 따라붙는다. 위대한 기업가가 기술을 사용해 환상적인 새 시장을 창조하고 나면, 곧이어 그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시장 마찰을 구축하려고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업가이자 벤처 자본가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듯이 〈경쟁은 패자들이 하는 게임이다〉. --- pp.332~333
9_ 거기에 대왕쥐가 산다: 경쟁과 시장 윤리
시장은 사람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시장이 없었을 때보다 더 안락한 삶을 누리는 데 도움을 줄 때가 많다(킹이 성공한 열쇠가 이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킹에게 과다한 보상을 안겨 주는 탓에 고르지 못하고 불공정해 보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킹은 창이에서 더 잘 먹고, 더 잘 입고, 수용소의 다른 누구보다 훨씬 큰 힘을 행사한다. 또한 그레이 대위가 전통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그 질서를 뒤집어 놓는다. 시장의 미덕이 무엇이든 간에 이처럼 시장으로 말미암아 참아내기 어려운 혼란이 비롯되기도 한다.
나아가 시장은 우리의 모습을 바꿔 놓는다. ‘보이지 않는 손’의 비유가 풍기는 아름다움과는 딴판으로 시장에서 비롯된 우리의 행동이 우리 모두의 처지를 악화시키는 것이다(이것이 다른 사람들이 킹을 대단히 싫어하는 이유의 일부다). 그리고 경쟁 그 자체는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좌우하는 혈액에 해당하지만, 이익을 소멸시킬 뿐 아니라 윤리와 연민의 정서를 몰아낸다. 윤리와 연민 따위는 값비싼 사치로 치부되는 탓이다. --- pp.341~342
하지만 단지 게임의 명칭이 다를 뿐인데 피험자들이 상정하는 게임의 틀이 달라짐에 따라 결과가 놀랄 정도로 다르게 나타났다. 무작위 배정에 따라 월스트리트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 중 70퍼센트가 협력을 기피했다. 이것은 역시 무작위 배정으로 공동체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들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였다. 로스와 공저자들은 피험자들이 자신의 동반자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도 기록했는데, 월스트리트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들이 협력을 기피한 주된 이유는 동반자도 자신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점이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개인’보다 ‘상황’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이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시장’은 공동선을 무너뜨릴 정도로 우리를 이기적으로 만든다. --- p.346
하지만 슐라이퍼의 주된 논점은 일정한 상황에서 “경쟁은 비난받을 행동을 증가시킨다”라는 것이다. 애로와 드브뢰의 고전적인 논문에서야 시장 경쟁이 실현 가능한 온갖 세상을 통틀어 가장 효율적인 세상을 형성해 줄 것이라고 증명되어 있지만, 시장 경쟁은 사실 우리의 본모습을 십중팔구 우리가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바꿔 버릴 가능성이 있다. 시장 경쟁으로 인해 우리는 뇌물을 건네거나, 노동자들을 질병이나 사망으로부터 보호해 줄 지출을 기피하거나, 소비자들에게 해로운 문제를 유발하게 될 제품 품질에 대해 간편한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 경쟁 시장은 우리를 나쁜 사람들로 만든다.
그동안 우리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퍼시 피스의 세계를 한참 지나서 아주 멀리 달려왔다고 할 만한 변화다. 보통 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논조를 보면, 바로 기술 혁신 때문에 우리가 ‘저기’에서 ‘여기’로 왔다는 식이다. 즉 인터넷 시장이 길거리 중심 상가와 쇼핑몰을 갈아치웠고, 우버와 에어비앤비Airbnb가 택시와 호텔 산업을 뒤집어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 기술 결정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기술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기술은 우리가 겪어 온 변화의 여러 동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기술 못지않게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일련의 혁신과 통찰이다. 그 혁신과 통찰이란 지난 반세기 동안 학술적인 경제학 연구에서 출발해 희소한 재화가 배분되는(즉 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얻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착상을 말한다. 그러한 착상들은 겉으로는 단지 기술의 변화로 보이는 것들의 밑바탕에서 경제적인 틀을 짜는 역할을 한다. --- pp.14~15
1_ 우리가 시장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시장의 힘과 원리
외딴 포로수용소에서 시장은 삶을 더 안락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장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시장을 운영할 자유를 누렸던 래드퍼드와 동료 포로들의 경험과, 수용소 소장이 거래를 금지했던 태평양 일본군 포로수용소의 경험은 아주 대조적이었다.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는 상급 장교 포로들이 식품과 여타 물자를 나누어 주었고 배급 물품의 거래는 금지되었다. 이 규칙을 위반한 포로들은 사실상 사형 선고인 독방 감금 처벌을 받았다. 사망률을 보면 남태평양의 고압적인 포로수용소가 (경제학적으로 말해) 자유방임적인 독일군 포로수용소보다 12배나 높았다. --- p.30
시장이 순전히 이롭기만 할 때는 거의 없다. 세상은 시장이냐, 아니면 포로수용소식 명령과 통제냐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모든 사회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효율의 낙원이 도래하더라도 반드시 모두가 평등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시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효율이라는 미덕이 소리 소문 없이 은연중에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변하게 되면, 사회로서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다른 가치들이 냉대를 받는다. --- p.40
2_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수학 혁명과 게임 이론, 일반 균형 이론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근본적인 진실은 그것과는 무관한 잡동사니에 가려 있기 마련인데, 경제학자들은 그 잡동사니를 걷어 내는 데 필요한 도구로 수학을 사용했다. 달리 말해 그들은 수학 덕분에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아가 그처럼 ‘군살을 걷어 내는’ 수학적 접근 덕분에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세상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제시할 수 있었고, 이후 여러 세대의 기업가들은 이론의 뼈대에 근육을 붙이는 식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도구를 확보했다. 수학을 도입하는 이 변화 덕분에 경제학은 결국 세상을 장악할 수 있었다. --- pp.45~46
폰 노이만과 모건스턴은 본능과 혼란이 뒤섞인 세계를 대상으로 논리 정연한 수학을 사용해 앞으로 나아갈 분명한 경로를 제시했다. 수학과 경제학을 사용하는 까다로운 추론이 포커나 상호 확증 파괴와 같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에서 비옥한 터전을 발견했다. 그들의 게임 이론은 우리가 전략을 생각하는 방식뿐 아니라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에도 정확성을 부여했다. --- p.61
완벽한 시장을 작동시키는 요인을 정밀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애로와 드브뢰는 미래의 연구자들에게 좀 더 분명한 출발점을 마련해 주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불완전한 요소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러한 불완전성을 교정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얻을 수 있었다. --- p.76
3_ 빛 좋은 개살구 하나가 시장을 망쳐 놓는다: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 내 단순화하는 애컬로프의 접근은 경제학자들이 모형을 구축하는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말해 준다. 일반성이 그 자체로 목적인 양 여기는 태도에서 물러서서 저마다 독특성을 가지는 모형들을 가지고 개념과 생각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것은 경제 모형의 구축에서 파격적인 전환이었고, 일반 균형 이론의 극단적인 가정과 수학적 복잡성을 넘어서는 데 대단히 중요했다. 애컬로프는 표준 모형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형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나중에 ‘응용경제학 이론applied theory in economics’으로 불리게 되는 이 연구 방식은 적용할 대상이 이미 현실 세계에 명백히 존재하는 모형을 수립한다. 현실 세계를 좀 더 직접적으로 경제 모형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경제학이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즉 모형과 시장을 종이에다 고안한 뒤, 그 착상을 활용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p.95
중고차와 ‘중고’ 노동자가 직면하는 두 시장 사이에 비슷한 점을 볼 수 있다. 어떤 구직자의 이전 고용주가 그를 더는 고용하고 싶지 않았다면, 어떤 고용주든 간에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할 것이다. 구직자의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러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도대체 이 구직자는 왜 여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일까? 다른 고용주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와 똑같은 논리에 따라 특정 나이에 이르도록 독신인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을 배우자 후보에게 설득하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자, 그래서 팔리지 않은 차가 즐비한 중고차 시장이 있는가 하면, 임금이 얼마든 간에 절박하게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가 즐비한 노동 시장이 있는 셈이다. --- p.102
“인터넷에서는 당신이 개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 p.113
4_ 범죄 조직 문신과 하버드 학위의 공통점: 신호 보내기
애컬로프의 개살구 모형이 정보 격차가 어떻게 시장을 사라지게 만드는지 설명했다면, 애컬로프가 놓은 토대 위에 구축된 마이클 스펜스Michael Spence의 ‘신호 보내기signaling’ 모형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을 설명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샌퍼스와 다른 폭력 조직들이 왜 새 조직원들에게 영구적인 표시를 남기려고 고집하는지, 골드만삭스와 매킨지는 왜 하버드대학교 철학 전공자를 채용하는지,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들이 왜 자선 단체에 기부금을 내느라 ‘돈을 버리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pp.125~126
왜 그럴까? 하버드대 수학 학위는 기업에 ‘나는 똑똑하다’라고 말하는 믿을 만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고용주에게 단지 말로만 ‘나는 똑똑하다’라고 하는 것과는 달리, 하버드대 수학 학위는 능력이 떨어지는 구직자가 모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모방하려고 생각할 만한 것도 아니다. 고도의 분석적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공부 시간과 정신적 고통 면에서) 모방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스펜스의 ‘신호 보내기’ 모형을 본질적인 요소들로 분해했을 때, 모형의 작동에 필요한 것은 생산적이고 정직하고 훌륭하다는 것(또는 뭐가 됐든 바람직한 무엇으로, 적어도 구매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속성)이 무언가를 하는 비용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다. (…) 얼굴 문신 역시 범죄 조직의 ‘채용 시험’에서 그러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 p.133
장기적인 사업을 중시한다는 의지를 알리는 강력한 신호 중 하나는 회사가 벌어 둔 돈을 모두 현찰로 바꿔서 길거리에 내놓고 불사르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고객과 거래할 자신이 있는 회사만이 일종의 선지급 비용으로 ‘돈을 불사르는’ 일을 흔쾌히 감당할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현찰을 장작처럼 불사르는 광경이 눈에 띄지는 않아도 경제학자들은 그와 똑같은 일을 더 확실하고 더 공개적으로 감행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광고라고 주장해 왔다. --- p.140
정보가 완벽할 수 있는 방식은 단 하나뿐이지만 정보가 불완전할 수 있는 방식은 무수히 많다. --- p.153
5_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설계하기: 경매 이론
과연 그러한 방식이 있었다. 그것은 우편 접수 경매를 통해 우표를 수집가들에게 파는 중간상들이 100여 년 전에 고안한 방식이었고, 또한 마쓰자카와 레드삭스의 불운했던 거래보다 근 반세기나 앞서서 컬럼비아대학교의 기발한 경제학자가 독자적으로 분석해 발견한 방식이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이 다른 방식의 경매는 딱 한 가지 작은 차이점만 빼면 표준적인 밀봉입찰 경매와 거의 정확히 똑같았다. 그것은 최고가를 적어 내서 낙찰을 받은 경락자가 지불하는 가격이 자신이 써낸 최고가가 아니라 바로 밑 2순위 응찰가라는 점이다. 그런데 경매 규칙을 살짝 바꾼 이 작은 수정 덕분에 응찰자의 일이 훨씬 단순해진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장점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지금으로부터 바로 10여 년 전 인터넷 혁명이 세를 얻고 있을 때 이 새로운 경매 방식이 상거래 본연의 속성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마저 있었다. --- p.162
이처럼 비크리 경매의 활용이 부진한 것은 경제학자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일이었다. 전략 수립과 과다 지불을 고민하는 응찰자들의 고뇌를 마법처럼 해결해 주는 우아하고 단순한 메커니즘에 매료당한 경제학자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어지럽고 복잡한 대다수 경매 상황을 비크리 경매의 단순한 메커니즘으로는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졌다. 비크리의 1961년 논문에 제시된 조건만 따지면 2차 가격 밀봉입찰 방식이 가능한 모든 경매 설계 중 최선의 것이었다. (…)
예를 들어 비크리 모형에는 담합이 없으며 여러 사람의 신분을 위장해 속임수 응찰을 하는 구매자들도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행태는 정부에 납품하는 도급 사업자들이 까마득한 옛날부터 사용해 온 익숙한 전략이다. --- pp.195~196
최상으로 설계된 메커니즘이 있다 한들 프로세스가 부패하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다. --- p.201
6_ 존재하는 것만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 플랫폼 경제학
시장이 작동하도록 시동을 걸고 시장이 계속 돌아가도록 유지하는 데 시장 조성자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할 때, 우리는 그러한 시장을 플랫폼platform이라고 부른다. 신용카드, 페이스북, 아이폰은 모두 그 나름의 방식으로 다양한 집단의 거래 당사자들을 불러 모아서 신중하게 관리하는 시장터들이다. 예를 들어 비자카드는 카드 소지자와 소매상을 불러 모으고, 페이스북은 광고주와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들을 불러 모은다. 아이폰은 iOS 기반의 앱 설계자들과 아이폰 사용자들을 불러 모은다. --- p.209
양면 시장을 이러한 렌즈를 통해, 즉 단지 거래가 일어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바라보는 것은 교환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 p.217
플랫폼에 대한 티롤의 통찰들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의 직관적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하나는, 양면 시장은 여러모로 네트워크 외부효과의 특수한 경우일 뿐이며, 플랫폼의 양 측면 모두에 걸쳐서 네트워크 외부효과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플랫폼이 자신들의 양 측면을 취급하는 양상이 몇몇 대목에서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일이 생긴다. 그러한 극단적 차이는 플랫폼 경제학의 기본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으면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로 비칠 것이다.
가령 구글은 왜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웹 검색을 제공하는 것일까?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느라 연구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IT 기반시설), 사용자별 광고 배치에 큰돈을 들이는데도 말이다. 당연히 그 이유는 사용자 기반이 커질수록 시장의 다른 측면(검색 결과에 광고 항목이 실리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광고주들)으로부터 구글이 벌어들이는 돈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에 구글이 검색 결과에 유료 광고를 더 많이 실어 봤자 사용자 경험의 향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글을 통해 만나기 위해 시장의 두 측면이 지불하는 값에는 커다란 차이가 난다. --- p.239
시장 조성자들은 일단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결정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그로부터 이득을 보려고 하는 유혹을 거의 피하기 어렵다. 우버는 운전자들을 신차에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자기네 탑승 공유 플랫폼으로 유인한 뒤 운전자들의 수입에서 더 많은 몫을 챙긴 일로 비난을 받았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을 몰아붙이기로 악명 높은 아마존은 어쩌다 대박 상품을 터트리는 제3자 판매상 중 일부의 수익을 가로챈다. --- pp.250~251
7_ 댄스 파트너 짝짓기를 위한 간편하고 유용한 방법: 시장 설계와 자원 배분
예전에는 경제학자들이 이런 종류의 문제를 무시했을지 모른다. 경제학의 영역과는 아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비록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이 보통 앨버트의 역할로 댄스에서 이와 비슷한 실존적 고뇌를 경험했더라도 말이다). 경제학이 존속해 온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경제학자들은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 극단적인 선택지에 주목했다. 하나는 시장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권위주의적인 관리자나 관료다.
중학생들의 댄스 파트너 짝짓기와 같은 문제들은 가격 메커니즘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파트너 짝짓기에 가격 메커니즘을 적용했다면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관심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식이었을 것이다(이렇게 할 경우 돈을 지불하고 연애를 하는 시스템에 생기는 문제가 당장 떠오를 것이다). 구소련식의 중앙계획 위원회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중앙계획 위원회를 누구로 구성하는가도 문제다. 그 위원들은 인기 많은 학생일까? 교장이나 관심 많은 학부모일까?)
중학교 댄스 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시장의 설계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지, 신용카드나 우버와 같은 시장 조성자들이 해낼 수 있는 시장 설계가 아니다. 가격과 화폐 없이 자원을 욕구와 필요에 따라 짝지어 주려면, 다른 종류의 경제 모형을 개발하고 시장 설계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새롭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 p.257
어떤 의미에서 ‘시장 설계market design’ 또는 ‘메커니즘 설계mechanism design’ 분야는 백지에다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경제학 분야다. 이 분야에서는 특정한 과업을 성취하는 데 가격과 시장이 얼마나 효과적이거나 비효과적일지(또한 전통적인 시장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를 따지지 않는다. 그 대신 처음부터 어떤 과업 자체만을 놓고 그것을 달성하는 최선의 방식을 찾는다. (…)
이러한 분석은 물리학에 비유할 수 있는 경제학이 아니라 공학이나 배관 작업에 비유할 수 있는 경제학이다. --- pp.259~260
8_ 골수 사회주의자가 시장 지지자로 변신한 까닭: 공정성과 시장 마찰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는 미국 자본주의를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세컨드 하비스트의 시장은 단지 미시간 서부에서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마련해 주는 데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정말 좋은 수단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에서 시장은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컨드 하비스트의 경매 시장은 역겨운 것이 아니었다. 단지 심한 오해를 받았을 뿐이었다. --- p.308
우리 저자들의 한 친구는 이런 말을 즐겨 한다. “비가 아니라 맥주가 내렸으면 좋겠어. 그런데 그럴 일은 없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형을 현실에 맞추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이지, 현실을 모형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 p.324
자, 당신이 그처럼 판을 뒤집는 획기적인 앱을 만들고 싶다고 하자. 하지만 당신이 계획한 600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실현하려면 당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들 모두가 해당 사업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마찰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공유경제 주창자들이 공유경제가 시장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하더라도 그들(과 그들의 투자자들)이 바라는 정도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시장 마찰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일반 대중이나 그들이 접촉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테크노 유토피아풍의 자유시장 언설에는 약간의 역설이 따라붙는다. 위대한 기업가가 기술을 사용해 환상적인 새 시장을 창조하고 나면, 곧이어 그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시장 마찰을 구축하려고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업가이자 벤처 자본가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듯이 〈경쟁은 패자들이 하는 게임이다〉. --- pp.332~333
9_ 거기에 대왕쥐가 산다: 경쟁과 시장 윤리
시장은 사람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시장이 없었을 때보다 더 안락한 삶을 누리는 데 도움을 줄 때가 많다(킹이 성공한 열쇠가 이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킹에게 과다한 보상을 안겨 주는 탓에 고르지 못하고 불공정해 보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킹은 창이에서 더 잘 먹고, 더 잘 입고, 수용소의 다른 누구보다 훨씬 큰 힘을 행사한다. 또한 그레이 대위가 전통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그 질서를 뒤집어 놓는다. 시장의 미덕이 무엇이든 간에 이처럼 시장으로 말미암아 참아내기 어려운 혼란이 비롯되기도 한다.
나아가 시장은 우리의 모습을 바꿔 놓는다. ‘보이지 않는 손’의 비유가 풍기는 아름다움과는 딴판으로 시장에서 비롯된 우리의 행동이 우리 모두의 처지를 악화시키는 것이다(이것이 다른 사람들이 킹을 대단히 싫어하는 이유의 일부다). 그리고 경쟁 그 자체는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좌우하는 혈액에 해당하지만, 이익을 소멸시킬 뿐 아니라 윤리와 연민의 정서를 몰아낸다. 윤리와 연민 따위는 값비싼 사치로 치부되는 탓이다. --- pp.341~342
하지만 단지 게임의 명칭이 다를 뿐인데 피험자들이 상정하는 게임의 틀이 달라짐에 따라 결과가 놀랄 정도로 다르게 나타났다. 무작위 배정에 따라 월스트리트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 중 70퍼센트가 협력을 기피했다. 이것은 역시 무작위 배정으로 공동체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들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였다. 로스와 공저자들은 피험자들이 자신의 동반자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도 기록했는데, 월스트리트 게임에 참여한 피험자들이 협력을 기피한 주된 이유는 동반자도 자신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점이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개인’보다 ‘상황’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이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시장’은 공동선을 무너뜨릴 정도로 우리를 이기적으로 만든다. --- p.346
하지만 슐라이퍼의 주된 논점은 일정한 상황에서 “경쟁은 비난받을 행동을 증가시킨다”라는 것이다. 애로와 드브뢰의 고전적인 논문에서야 시장 경쟁이 실현 가능한 온갖 세상을 통틀어 가장 효율적인 세상을 형성해 줄 것이라고 증명되어 있지만, 시장 경쟁은 사실 우리의 본모습을 십중팔구 우리가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바꿔 버릴 가능성이 있다. 시장 경쟁으로 인해 우리는 뇌물을 건네거나, 노동자들을 질병이나 사망으로부터 보호해 줄 지출을 기피하거나, 소비자들에게 해로운 문제를 유발하게 될 제품 품질에 대해 간편한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 경쟁 시장은 우리를 나쁜 사람들로 만든다.
--- pp.348~349
출판사 리뷰
- 노벨상 수상자 조지 애컬로프, 애릭 매스킨 강력 추천
- 《파이낸셜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추천
- 최근 60년간 최신 최고 경제 이론 엄선 수록
아마존, 우버, 애플은 왜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까
1989년 월드 와이드 웹이 발명되고, 1992년 최초의 온라인 소매 서점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수십 년 사이 경제는 혁명적 변화를 겪어 왔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번창하던 동네 식료품점은 시장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대신에 이제 우리는 와이파이 무선망과 연결된 인터넷 쇼핑으로 식료품을 산다. 또 우버를 이용해 호출한 차를 타고 레스토랑에 가고, 케어닷컴으로 아이 돌봐 줄 사람을 구하고, 넷플릭스로 집에서 영화를 본다.
전자상거래에서 플랫폼, 공유경제까지 현대 경제의 이 혁명적 변화는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보통은 기술(테크놀로지)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들은 기술결정론은 한 동인일 뿐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희소한 재화가 배분되는(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얻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착상(아이디어), 즉 경제 이론이 바로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일군의 경제학자들에게 의견을 구해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엄선한다. 그럼으로써 경제 이론들이 현실 세계를 어떻게 설명해 왔는지, 그리고 역으로 그 이론들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위대한 현대 경제학자들의 획기적 착상들이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현실에 적극 개입하고 시장을 설계해 실험하고 우리 삶과 세상을 변혁하기까지 이르렀는지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또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이베이, 우버, 에어비앤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기업들이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들을 길잡이 삼아 어떻게 시장을 선도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시장 혁명을 이끈 위대한 시장 설계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예컨대 리처드 래드퍼드의 논문 〈포로수용소의 경제적 조직〉은 2차 세계대전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생겨난 시장이 포로들의 안락을 보장하고 생명까지 구하는 것을 보임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과 ‘파레토 효율’에 근거한 자유시장의 원리와 그 위력을 논증해 낸다. 폴 새뮤얼슨은 〈경제 분석의 기초〉를 통해 경제학을 더 이상 말이나 추측이 아니라 엄밀한 수치와 공식에 근거한 과학적 학문으로 자리 매김하는 수학 혁명을 이끌고, 경제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길을 연다.
조지 애컬로프의 〈‘빛 좋은 개살구’ 시장〉은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더 많이 아는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이 자동차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시장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유일한 답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증명한다. 마이클 스펜스는 〈시장 신호〉에서 노동 시장 관행 분석을 통해 명문대 학위와 범죄 조직 문신 그리고 기업들의 자선 기부나 슈퍼볼 광고 같은 ‘돈 불사르기’가 모두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강력한 ‘신호 보내기’임을 일깨움으로써 시장을 살리는 길을 제시한다.
장 티롤은 플랫폼이 한 사람의 구매로 인해 다른 소비자가 누리는 해당 품목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이른바 ‘네트워크 외부효과’로 작동하는 시장임을 통찰해, 구글의 무료 검색 서비스와 신용카드 회사의 캐시백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로이드 섀플리의 〈대학 입학 허가와 결혼의 안정성〉, 앨빈 로스의 〈신장 교환〉은 학생들의 학교 배정, 수련의들의 병원 배정, 푸드뱅크의 식품 분배, 이식할 신장의 맞교환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거래하는 ‘가격 없는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짝짓기’라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저자들은 이러한 혁신적 사고들을 바탕 삼아 현대 경제의 핵심 원리와 시장화를 흥미롭고 풍성한 이야기로 심도 깊게 설명해 준다.
시장에 사용당할 것인가, 시장을 사용할 것인가
기업을 경영하든 창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집을 사고팔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매일같이 우리는 오늘날 진행 중인 “거대한 사회적 실험”의 최첨단을 살고 있는 셈이다. 시장 혁명은 단지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만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마저 바꿔 놓을지 모른다. 이렇듯 시장이 주도하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려면 우리에게는 매 순간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힘과 안목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 길을 알려 주는 유익하고 간단명료한 “이용 약관”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시장을 만악의 근원으로 보는 시장혐오주의, 다른 하나는 시장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장근본주의다. 우리는 지금 혁신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구축된 시장들에 완전히 에워싸여 있으며, 그 영향력은 우리 삶과 정체성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극단적 이분법이 아니라 다음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시장에 사용당할 것인가, 시장을 사용할 것인가?” 그 선택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 《파이낸셜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추천
- 최근 60년간 최신 최고 경제 이론 엄선 수록
아마존, 우버, 애플은 왜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까
1989년 월드 와이드 웹이 발명되고, 1992년 최초의 온라인 소매 서점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수십 년 사이 경제는 혁명적 변화를 겪어 왔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번창하던 동네 식료품점은 시장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대신에 이제 우리는 와이파이 무선망과 연결된 인터넷 쇼핑으로 식료품을 산다. 또 우버를 이용해 호출한 차를 타고 레스토랑에 가고, 케어닷컴으로 아이 돌봐 줄 사람을 구하고, 넷플릭스로 집에서 영화를 본다.
전자상거래에서 플랫폼, 공유경제까지 현대 경제의 이 혁명적 변화는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보통은 기술(테크놀로지)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들은 기술결정론은 한 동인일 뿐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희소한 재화가 배분되는(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얻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착상(아이디어), 즉 경제 이론이 바로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일군의 경제학자들에게 의견을 구해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장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엄선한다. 그럼으로써 경제 이론들이 현실 세계를 어떻게 설명해 왔는지, 그리고 역으로 그 이론들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위대한 현대 경제학자들의 획기적 착상들이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현실에 적극 개입하고 시장을 설계해 실험하고 우리 삶과 세상을 변혁하기까지 이르렀는지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또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이베이, 우버, 에어비앤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기업들이 이런 창조적 아이디어들을 길잡이 삼아 어떻게 시장을 선도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시장 혁명을 이끈 위대한 시장 설계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예컨대 리처드 래드퍼드의 논문 〈포로수용소의 경제적 조직〉은 2차 세계대전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생겨난 시장이 포로들의 안락을 보장하고 생명까지 구하는 것을 보임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과 ‘파레토 효율’에 근거한 자유시장의 원리와 그 위력을 논증해 낸다. 폴 새뮤얼슨은 〈경제 분석의 기초〉를 통해 경제학을 더 이상 말이나 추측이 아니라 엄밀한 수치와 공식에 근거한 과학적 학문으로 자리 매김하는 수학 혁명을 이끌고, 경제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길을 연다.
조지 애컬로프의 〈‘빛 좋은 개살구’ 시장〉은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더 많이 아는 ‘정보 비대칭’과 ‘역선택’이 자동차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시장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유일한 답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증명한다. 마이클 스펜스는 〈시장 신호〉에서 노동 시장 관행 분석을 통해 명문대 학위와 범죄 조직 문신 그리고 기업들의 자선 기부나 슈퍼볼 광고 같은 ‘돈 불사르기’가 모두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강력한 ‘신호 보내기’임을 일깨움으로써 시장을 살리는 길을 제시한다.
장 티롤은 플랫폼이 한 사람의 구매로 인해 다른 소비자가 누리는 해당 품목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이른바 ‘네트워크 외부효과’로 작동하는 시장임을 통찰해, 구글의 무료 검색 서비스와 신용카드 회사의 캐시백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로이드 섀플리의 〈대학 입학 허가와 결혼의 안정성〉, 앨빈 로스의 〈신장 교환〉은 학생들의 학교 배정, 수련의들의 병원 배정, 푸드뱅크의 식품 분배, 이식할 신장의 맞교환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거래하는 ‘가격 없는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짝짓기’라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저자들은 이러한 혁신적 사고들을 바탕 삼아 현대 경제의 핵심 원리와 시장화를 흥미롭고 풍성한 이야기로 심도 깊게 설명해 준다.
시장에 사용당할 것인가, 시장을 사용할 것인가
기업을 경영하든 창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집을 사고팔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매일같이 우리는 오늘날 진행 중인 “거대한 사회적 실험”의 최첨단을 살고 있는 셈이다. 시장 혁명은 단지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만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마저 바꿔 놓을지 모른다. 이렇듯 시장이 주도하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려면 우리에게는 매 순간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힘과 안목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 길을 알려 주는 유익하고 간단명료한 “이용 약관”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시장을 만악의 근원으로 보는 시장혐오주의, 다른 하나는 시장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시장근본주의다. 우리는 지금 혁신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구축된 시장들에 완전히 에워싸여 있으며, 그 영향력은 우리 삶과 정체성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극단적 이분법이 아니라 다음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시장에 사용당할 것인가, 시장을 사용할 것인가?” 그 선택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추천평
최근 60년간 가장 중요한 경제학 논문들을 선별해, 그러한 통찰들이 어떻게 시장 작동 방식에 대한 사고를 바꿔 놓았는지, 어떻게 시장의 역할을 더욱 확장시켰는지, 그럼으로써 우리의 삶까지 변모시켰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 《워싱턴포스트》
아마존, 우버, 애플은 왜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까? 흔히들 실리콘밸리의 기술이나 기업가들의 진취적 사업 전략 덕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들에 따르면 다른 사안이 있는데, 그런 회사들은 현대 시장을 둘러싼 사고 혁신이 낳은 결과물이다.
- 《파이낸셜타임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세속의 철학자들’(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구상들은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로 대변되는 흑백 논리로부터 우리를 아주 멀리까지 데려가는데, 참으로 흥미롭게도 그것들은 다채롭기 그지없는 회색을 띠고 있다.
- 조지 애컬로프,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 교수
경제학은 시장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인 동시에, 갈수록 시장을 창조해 내고 수정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변해 가고 있음을 알기 쉽게 풀어 주고, 그것이 우리 삶에 왜 그토록 중요한지 훌륭하게 밝혀낸다.
- 에릭 매스킨,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수학 교수
아마존과 에어비앤비, 이베이처럼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장터를 포함해, 시장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회장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이 끼친 영향을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개괄해 낸다.
- 로저 마틴, 전 토론토대학교 로트먼 경영대학원 원장
- 《워싱턴포스트》
아마존, 우버, 애플은 왜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까? 흔히들 실리콘밸리의 기술이나 기업가들의 진취적 사업 전략 덕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들에 따르면 다른 사안이 있는데, 그런 회사들은 현대 시장을 둘러싼 사고 혁신이 낳은 결과물이다.
- 《파이낸셜타임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세속의 철학자들’(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구상들은 애덤 스미스와 카를 마르크스로 대변되는 흑백 논리로부터 우리를 아주 멀리까지 데려가는데, 참으로 흥미롭게도 그것들은 다채롭기 그지없는 회색을 띠고 있다.
- 조지 애컬로프,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경제학 교수
경제학은 시장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인 동시에, 갈수록 시장을 창조해 내고 수정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변해 가고 있음을 알기 쉽게 풀어 주고, 그것이 우리 삶에 왜 그토록 중요한지 훌륭하게 밝혀낸다.
- 에릭 매스킨,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수학 교수
아마존과 에어비앤비, 이베이처럼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장터를 포함해, 시장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회장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이 끼친 영향을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개괄해 낸다.
- 로저 마틴, 전 토론토대학교 로트먼 경영대학원 원장
'30.자본.경제.기업. (독서>책소개) > 1.경제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하준의 경제학강의 (0) | 2022.10.09 |
---|---|
행동경제학 (2021 리처드 탈러) -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택 설계의 힘 (0) | 2022.10.09 |
상식 밖의 경제학 (0) | 2022.10.09 |
경제학 콘서트 (0) | 2022.10.09 |
경제의 99%는 환율이다 (0) | 2021.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