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와 협력

책소개

일제강점기, 정치참여 형태로 전개된 협력(친일)의 실태

일제강점기 동화주의를 지배이념으로 표방한 일제는 조선에서 동화주의에 입각한 정치참여를 온전하게 실시하지 못했다. 특히 참정권을 통한 중앙레벨의 정치참여는 거의 허용하지 않았고 지방레벨에서 매우 제한된 형태로 실시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참정권의 형태로 실제 행해진 정치참여는 주로 지방행정기관의 자문 또는 의결 기관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는 부(협의)회, 도(평의)회, 면협의회 등이다.

특히 이들 기관에 극히 한정된 선거제도가 도입되면서 지배 당국과 자문·의결기관 의원, 그리고 지역주민을 주요 행위자로 하는 정치과정이 생겨났다. 실제로 전개된 정치과정에서 삼자가 각각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물리력을 배경으로 자문·의결기관 의원의 일방적 협력을 끌어내어 안정적으로 지역주민을 지배하려는 지배 당국, 부·도 당국과 지역주민 사이에서 전자의 신망을 얻어 분점 받은 권력으로 지역주민의 요구를 해결함으로써 더 많은 정치력을 확장하려 하는 자문·의결 기관 의원, 그리고 자문·의결기관 의원에 대한 지지를 대가로 지역의 각종 이익을 실현하려는 지역주민 모두 제각기 모순과 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이들이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정치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우선 일제가 조선에서 논의하고 공포한 중앙참정제도를 분석했다. 일제의 중앙참정제도 실시안의 논의 과정과 내용, 그리고 심의 및 공포 과정을 밝혔다.

다음으로, 조선에서 실제 실시된 지방참정제도와 그 실제를 분석하고, 지방참정제도의 변천과정과 지방행정기관의 자문·지방행정기관의 의결기관의 선거과정 및 선거결과, 그리고 구성과 회의의 실제를 파악했다.

마지막으로 부(협의)회과 도(평의)회의 정치적 전개를 분석했다. 당시 크게 이슈화되었던 사건들을 분석함으로써 실제 전개된 부(협의)회과 도(평의)회의 협력의 양상을 드러냈다. 여기서는 특히 일방적인 협력이 아니라 지배 권력과 대립과 갈등을 동반하며 지역사회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매개적인 입장에서 전개된 식민지기 협력의 모습을 밝혔다.

목차

책머리에
서언: 일본제국주의와 조선에서의 정치참여

제1부 중앙참정제도 실시 논의 및 공포
제1장 1920년대 중앙참정제도 논의
조선재주자의 국정 및 지방행정참여에 관한 의견
조선에서의 참정에 관한 제도의 방책
제2장 아시아·태평양 전쟁기 중앙참정제도 논의
제도개정에 관한 제자료
조선에서의 참정제도 방책안
제3장 1945년 중앙참정제도 공포
조선 및 대만 재주민 정치처우조사회에서의 심의
추밀원에서의 심의
제국의회에서의 심의
귀족원령중개정 및 중의원의원선거법중개정법률의 공포

제2부 지방참정제도와 실제
제1장 지방참정제도
관선 자문기관: 부군참사자문회 및 부협의회 (1910년대)
관·민선 자문기관: 부협의회와 도평의회 (1920년대)
관·민선 의결기관: 부회와 도회 (1930년대)
추천선 의결기관: 부회와 도회 (1943년 이후)
제2장 지방참정기관의 선거과정
1931년 경성부회 선거
1943년 경성부회 추천선거
제3장 지방참정기관의 선거결과
유권자 수 및 당선자 수
투표율 및 득표율
경쟁률
제4장 경기도회의 구성과 회의
도회 선거와 구성
도회 회의의 진행
도회 회의의 논의
제5장 경상남도회의 구성과 회의
도회 선거와 구성
도회 회의의 진행
도회 회의의 심의

제3부 부(협의)회·도(평의)회의 정치적 전개
제1장 전남도평의회의 ‘조선인과 일본인의 알력 사건’
야마노의 조선인 무시 발언과 조선인 도평의원의 반발
야마노의 진사에 대한 일본인 도평의원의 반격
도당국의 중재
도당국의 일방적 화해 추진과 조선인 도평의원의 사직
제2장 경남도평의회의 ‘김기정 징토 시민대회 사건’
김기정 언행의 문제화
김기정 징토 시민대회와 도당국의 탄압
시민들의 항의 시위와 실형 언도
제3장 경남도평의회의 ‘예산안 반상 사건’
도평의회의 예산안 반상 결의
도지사의 도평의원 해임
해임의원의 반발과 보궐선거 출마
해임의원의 당선과 재임명
제4장 경성부협의회의 ‘신당리 토지 문제’
부당국의 토지 매각과 부협의회의 문제 제기
부윤의 해명과 계약 재협상 결렬
부협의회 내의 대립
반대파 부협의원의 사직
부윤의 사과와 부협의원의 사직 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