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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한국현대사의 그때 그 사건
한국현대사에서 나타난 중요한 사건들을 월별로 하나씩 꺼내어 설명함으로써, 한국현대사의 모습을 지금 시대에 맞게 복원하고자 하였다. 특히 결정적인 사건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거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가능한 많은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객관적이면서도 전문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각각의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에 필요하다면 그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전문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여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월별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인 시대순 사건 나열이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별로 한국현대사에서 주목할 만한 4~5개의 사건을 선정하고, 이를 설명해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달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어, 프롤로그에서는 계절적 단상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그달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정리하고, 에필로그에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또, 한국현대사를 연구하면서 저자가 느꼈던 문제의식과 역사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역사관은 단지 그 사실에 대한 해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는 현재를 다른 관점에서 설명해 주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를 통해 미래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한국현대사에서 나타난 중요한 사건들을 월별로 하나씩 꺼내어 설명함으로써, 한국현대사의 모습을 지금 시대에 맞게 복원하고자 하였다. 특히 결정적인 사건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거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가능한 많은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객관적이면서도 전문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각각의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에 필요하다면 그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전문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여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월별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인 시대순 사건 나열이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별로 한국현대사에서 주목할 만한 4~5개의 사건을 선정하고, 이를 설명해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달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어, 프롤로그에서는 계절적 단상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그달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정리하고, 에필로그에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또, 한국현대사를 연구하면서 저자가 느꼈던 문제의식과 역사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역사관은 단지 그 사실에 대한 해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는 현재를 다른 관점에서 설명해 주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를 통해 미래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역사로 보는 오늘, 오늘로 바라보는 역사
1월_희망의 1월
조선공산당의 3상협정 지지
반민특위활동 개시
주한 미군에 배치된 핵무기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발표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1월을 보내며 :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 Special Record
『조선일보』에 보도된 4당 캄파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밴스 특사의 보고
2월_봄을 맞기가 이렇게 힘든가
전후 처리를 위해 열린 얄타회담
타이완 현대사의 불행, 2·28 사건
경제성장의 상징, 경부고속도로
닉슨과 마오쩌둥의 만남
임시 행정수도 구상 발표
2월을 보내며 : 한 사건이 지닌 상반된 속성
3월_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미소공동위원회 개막
김구의 남북협상 제안에 관한 보도
온갖 부정으로 얼룩진 3·15 선거
정인숙 피살 사건
요도호 납치 사건
3월을 보내며 : 역사는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다
* Special Record
미소공동위원회 제5호 성명
4월_봄에서 찾는 희망
단정 수립에 반대해 일어난 4·3 사건
전쟁을 끝내려는 협상, 제네바 회담
와르르 무너진 와우아파트
유혈 사태로 번진 사북 사건
4월을 보내며 : '이야말로' 역사관으로부터 탈출
* Special Record
정전협정 서문과 정치 회의 관련 제60항
5월_잔인한 5월
이승만의 권력욕이 부른 부산정치파동
자유당을 위협한 제3대 정부통령 선거
팔레스타인해방기구조직
10년간 지속된 문화대혁명
처벌 조항이 추가된 가정의례준칙
5월을 보내며 :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자
6월_무언가 불안한 6월
오키나와 전투
중앙은행으로서의 한국은행 출범
남한 침략에 합의한 김일성과 스탈린
한일협정 반대 격화, 6·3 사태
파격적 제안, 6·23 선언
6월을 보내며 : 오판과 오산이 부른 비극
* Special Record
스탈린이 고트발트에게 보낸 편지
김종필과 미국의 악연
7월_휴식이 필요해
세계 최초의 핵실험
2년간 계속된 정전협상
NPT서명
〈로보트 태권V〉개봉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립
7월을 보내며 : 군자대로행(君者大路行)
* Special Record
1975년 김일성의 중국 방문
8월_여름의 마지막 고비
수풍댐의 송전 시작
소련의 핵실험 성공
재일 조선인 북송 사업
의문의 통킹만 사건
분단 이후 첫 남북적십자회담
8월을 보내며 : 역사적 사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기억
9월_예측 불가능한 일
한국민주당 창당
카다피의 쿠데타 성공과 몰락
주택복권이 발행되던 날
박정희의 꿈, 미사일과 핵 개발
북한의 NLL 무효 선언
9월을 보내며 : 보수 이데올로기의 착종
10월_징후를 알아차리는 것
이승만의 귀국
국제연합 출범
한국군의 38선 돌파
로스토우의 한국 방문
국제적 망신살 코리아 게이트
부마민주항쟁 촉발
10월을 보내며 : 정명(正名)
* Special Record
독립촉성중앙협의회 결성 직후 가진 이승만의 기자회견
11월_벌써 한 해가 다 갔네
네 번이나 바뀐 한글날
김종필-오히라 메모의 진실
쿠바 미사일 위기
닉슨, 대통령 당선
4전5기의 홍수환
11월을 보내며 : 적대적 공존
12월_관계를 다시 생각하며
비운의 생애를 마친 김규식
포로 송환 협상
간첩 혐의로 사형된 박헌영
성탄절의 비극, 대연각 호텔 화재
12월을 보내며 : 한미 관계, 그 불편한 진실
* Special Record
이승만의 반공 포로 석방과 한미 관계
부록
주요 사건 연표
한미 관계 연표
정전 체제 연표
1월_희망의 1월
조선공산당의 3상협정 지지
반민특위활동 개시
주한 미군에 배치된 핵무기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발표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1월을 보내며 :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 Special Record
『조선일보』에 보도된 4당 캄파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밴스 특사의 보고
2월_봄을 맞기가 이렇게 힘든가
전후 처리를 위해 열린 얄타회담
타이완 현대사의 불행, 2·28 사건
경제성장의 상징, 경부고속도로
닉슨과 마오쩌둥의 만남
임시 행정수도 구상 발표
2월을 보내며 : 한 사건이 지닌 상반된 속성
3월_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미소공동위원회 개막
김구의 남북협상 제안에 관한 보도
온갖 부정으로 얼룩진 3·15 선거
정인숙 피살 사건
요도호 납치 사건
3월을 보내며 : 역사는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다
* Special Record
미소공동위원회 제5호 성명
4월_봄에서 찾는 희망
단정 수립에 반대해 일어난 4·3 사건
전쟁을 끝내려는 협상, 제네바 회담
와르르 무너진 와우아파트
유혈 사태로 번진 사북 사건
4월을 보내며 : '이야말로' 역사관으로부터 탈출
* Special Record
정전협정 서문과 정치 회의 관련 제60항
5월_잔인한 5월
이승만의 권력욕이 부른 부산정치파동
자유당을 위협한 제3대 정부통령 선거
팔레스타인해방기구조직
10년간 지속된 문화대혁명
처벌 조항이 추가된 가정의례준칙
5월을 보내며 :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자
6월_무언가 불안한 6월
오키나와 전투
중앙은행으로서의 한국은행 출범
남한 침략에 합의한 김일성과 스탈린
한일협정 반대 격화, 6·3 사태
파격적 제안, 6·23 선언
6월을 보내며 : 오판과 오산이 부른 비극
* Special Record
스탈린이 고트발트에게 보낸 편지
김종필과 미국의 악연
7월_휴식이 필요해
세계 최초의 핵실험
2년간 계속된 정전협상
NPT서명
〈로보트 태권V〉개봉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립
7월을 보내며 : 군자대로행(君者大路行)
* Special Record
1975년 김일성의 중국 방문
8월_여름의 마지막 고비
수풍댐의 송전 시작
소련의 핵실험 성공
재일 조선인 북송 사업
의문의 통킹만 사건
분단 이후 첫 남북적십자회담
8월을 보내며 : 역사적 사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기억
9월_예측 불가능한 일
한국민주당 창당
카다피의 쿠데타 성공과 몰락
주택복권이 발행되던 날
박정희의 꿈, 미사일과 핵 개발
북한의 NLL 무효 선언
9월을 보내며 : 보수 이데올로기의 착종
10월_징후를 알아차리는 것
이승만의 귀국
국제연합 출범
한국군의 38선 돌파
로스토우의 한국 방문
국제적 망신살 코리아 게이트
부마민주항쟁 촉발
10월을 보내며 : 정명(正名)
* Special Record
독립촉성중앙협의회 결성 직후 가진 이승만의 기자회견
11월_벌써 한 해가 다 갔네
네 번이나 바뀐 한글날
김종필-오히라 메모의 진실
쿠바 미사일 위기
닉슨, 대통령 당선
4전5기의 홍수환
11월을 보내며 : 적대적 공존
12월_관계를 다시 생각하며
비운의 생애를 마친 김규식
포로 송환 협상
간첩 혐의로 사형된 박헌영
성탄절의 비극, 대연각 호텔 화재
12월을 보내며 : 한미 관계, 그 불편한 진실
* Special Record
이승만의 반공 포로 석방과 한미 관계
부록
주요 사건 연표
한미 관계 연표
정전 체제 연표
출판사 리뷰
『한국전쟁』의 저자 박태균이 주목한 한국현대사의 그때 그 사건
역사적 전환의 계기가 된 사건, 사건들
2005년 『한국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을 펴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박태균 교수가 이번에는 한국현대사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사건들을 선정했다. 이 사건들은 한국현대사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거나 잘못 알려진 사건들이다. 박태균 교수는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에서, 한국현대사의 역사적 전환의 계기가 된 사건들을 선정하여 사건의 발생 배경과 전개 과정, 의의, 그것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되짚어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이미 『한국전쟁』을 통해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내고 새로운 시각의 역사 서술을 보였던 그는 이번에 펴낸 책에서 그러한 능력과 관점을 더욱 뚜렷이 드러냈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역사를 전공하는 대학생이나 한국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되,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묵직한 ‘성찰’이 담겨 있다. 아마, 필자가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사관을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리라.
또 하나,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필자의 역사관이다. 역사를 연구하면서 그동안 느꼈던 문제의식을 담고자 했다. 특히 역사와 사회를 분석하고 인식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역사관은 단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역사가 현재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월별로 살펴보는
한국현대사의 그때 그 사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월별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인 시대순 사건 나열이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별로 한국현대사에서 주목할 만한 4~5개의 사건을 선정하고, 이를 설명해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달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어, 프롤로그에서는 계절적 단상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그달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정리하고, 에필로그에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저자가 월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단 제목을 살펴보면, 해당 월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컨대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 3월에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5·16쿠데타, 5·17쿠데타, 5월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난 5월은 ‘잔인한 5월’이라 했다. 한국에서 가장 큰 태풍인 ‘사라’가 이 땅을 강타하고, 한국민주당이 창당되었으며, 북한이 NLL 무효 선언을 한 9월에는 ‘예측 불가능한 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렇다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대표적으로 1월을 살펴보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 그래서 사람들은 1월에 희망을 품고 계획을 세운다. 1월이 한 해의 희망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결심하는 달이기에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국가적 플랜도 1월에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1월에 나타난 큰 사건에는 대체로 내부보다는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촉발된 일이 많았다고 평가한다. 1946년의 반탁운동(1945년 모스크바 3국 외상회의의 한반도 결정서 때문에 촉발), 1962년의 경제개발계획(1961년 케네디 행정부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계획 원조), 1968년의 안보 위기(베트남전쟁으로 인한 남북 간 갈등) 등이 모두 외부로부터 촉발되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1월의 사건을 정리하면서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며 반민특위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일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이렇게 저자는 월별 주요 사건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에 실패하지 않는 방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저자는, 역사가 골치 아프고 낯설기만 한 젊은 세대들과 함께 일 년 열두 달의 흐름에 따라, 일상의 상념에 따라 ‘내 삶 속의 역사’를 음미해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삶 속에서 역사를 사색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했다.
세계사적 흐름에서 살펴보는 한국사
이제는 새로운 역사관이 필요한 시기
이 책은 대부분 한국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서술하고 있지만, 몇몇은 세계사적 사건이다. 고개가 갸우뚱할 수 있다. 대체 한국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예컨대 6월의 사건으로 선정된 오키나와 전투, 7월의 사건으로 선정된 세계 최초의 핵실험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립, 11월의 사건으로 제시된 닉슨의 미 대통령 당선 등이다. 이 밖에도 ‘한국현대사’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 책에 왜 들어갔을까 싶은 세계사적 사건은 더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현대사의 흐름은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볼 때 한국사의 보편성도 찾을 수 있다고.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교육은 한국사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사를 세계사적 보편성에 비춰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사적 사건이 한국에 영향을 미쳐 한국에서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거나, 세계사적으로 공통된 흐름이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975년 남베트남의 패망과 1976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의 수립은 한국사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국 대통령 선거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닉슨이 당선된 일은 대체 한국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남베트남이 패망한 1975년은 한국에서 유신 체제 반대운동이 한창 전개되고 있던 때였다. 이러한 시기에 남베트남이 패망하고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박정희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야당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긴급조치 9호를 발동했다. 한편 1968년 미 대통령에 당선된 닉슨은 닉슨독트린을 발표하고 주한 미군의 감축을 추진했다. 안보적으로 불안함을 느꼈던 박정희는 유신 체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과 관계없을 것 같은 사건은 한국 정치와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박태균 교수는 세계사 속에서 한국 역사의 특수성을 밝혀내고, 그것을 다시 세계사 속에서 보편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저자는 한국사에만 매몰되지 않고 세계사적 흐름에서 한국사를 돌아본다.
다른 역사서에서 접할 수 없었던
새로 발굴된 자료
저자가 ‘책머리에’에서 밝혔듯, 이 책은 다양한 계층의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건 중심으로 간결하게 한국현대사를 정리하고, 각 사건들을 ‘어제’와 ‘오늘’의 관련 속에서 흥미롭게 읽어보면서 역사적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서술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오늘의 삶 속에서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관점을 다듬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성과 서술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다른 어떤 책에서 보지 못한, 새로 발굴한 자료도 함께 실어 사건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갖추고자 했다. 이를테면 스탈린이 체코 대통령 고트발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한국전쟁이 소련에 의해 미국이 개입한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 주재 동독대사관의 보고서를 통해 1975년 김일성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하여 제2의 한국전쟁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는 무단으로 반공 포로를 석방한 이승만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미국의 언급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한국현대사의 사건 전개와 관련하여 당시 상황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역사적 전환의 계기가 된 사건, 사건들
2005년 『한국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을 펴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박태균 교수가 이번에는 한국현대사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사건들을 선정했다. 이 사건들은 한국현대사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거나 잘못 알려진 사건들이다. 박태균 교수는 『사건으로 읽는 대한민국』에서, 한국현대사의 역사적 전환의 계기가 된 사건들을 선정하여 사건의 발생 배경과 전개 과정, 의의, 그것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되짚어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이미 『한국전쟁』을 통해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내고 새로운 시각의 역사 서술을 보였던 그는 이번에 펴낸 책에서 그러한 능력과 관점을 더욱 뚜렷이 드러냈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역사를 전공하는 대학생이나 한국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되,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묵직한 ‘성찰’이 담겨 있다. 아마, 필자가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역사관을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리라.
또 하나,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필자의 역사관이다. 역사를 연구하면서 그동안 느꼈던 문제의식을 담고자 했다. 특히 역사와 사회를 분석하고 인식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역사관은 단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역사가 현재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월별로 살펴보는
한국현대사의 그때 그 사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월별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인 시대순 사건 나열이 아니라,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별로 한국현대사에서 주목할 만한 4~5개의 사건을 선정하고, 이를 설명해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달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두어, 프롤로그에서는 계절적 단상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그달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정리하고, 에필로그에서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문제의식을 담아냈다.
저자가 월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단 제목을 살펴보면, 해당 월에 일어난 사건의 특징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컨대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 3월에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5·16쿠데타, 5·17쿠데타, 5월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난 5월은 ‘잔인한 5월’이라 했다. 한국에서 가장 큰 태풍인 ‘사라’가 이 땅을 강타하고, 한국민주당이 창당되었으며, 북한이 NLL 무효 선언을 한 9월에는 ‘예측 불가능한 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렇다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한국현대사의 사건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대표적으로 1월을 살펴보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 그래서 사람들은 1월에 희망을 품고 계획을 세운다. 1월이 한 해의 희망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결심하는 달이기에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국가적 플랜도 1월에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1월에 나타난 큰 사건에는 대체로 내부보다는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아 촉발된 일이 많았다고 평가한다. 1946년의 반탁운동(1945년 모스크바 3국 외상회의의 한반도 결정서 때문에 촉발), 1962년의 경제개발계획(1961년 케네디 행정부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계획 원조), 1968년의 안보 위기(베트남전쟁으로 인한 남북 간 갈등) 등이 모두 외부로부터 촉발되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1월의 사건을 정리하면서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며 반민특위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일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이렇게 저자는 월별 주요 사건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에 실패하지 않는 방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저자는, 역사가 골치 아프고 낯설기만 한 젊은 세대들과 함께 일 년 열두 달의 흐름에 따라, 일상의 상념에 따라 ‘내 삶 속의 역사’를 음미해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삶 속에서 역사를 사색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했다.
세계사적 흐름에서 살펴보는 한국사
이제는 새로운 역사관이 필요한 시기
이 책은 대부분 한국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서술하고 있지만, 몇몇은 세계사적 사건이다. 고개가 갸우뚱할 수 있다. 대체 한국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예컨대 6월의 사건으로 선정된 오키나와 전투, 7월의 사건으로 선정된 세계 최초의 핵실험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수립, 11월의 사건으로 제시된 닉슨의 미 대통령 당선 등이다. 이 밖에도 ‘한국현대사’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 책에 왜 들어갔을까 싶은 세계사적 사건은 더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현대사의 흐름은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볼 때 한국사의 보편성도 찾을 수 있다고.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교육은 한국사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사를 세계사적 보편성에 비춰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사적 사건이 한국에 영향을 미쳐 한국에서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거나, 세계사적으로 공통된 흐름이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975년 남베트남의 패망과 1976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의 수립은 한국사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국 대통령 선거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닉슨이 당선된 일은 대체 한국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남베트남이 패망한 1975년은 한국에서 유신 체제 반대운동이 한창 전개되고 있던 때였다. 이러한 시기에 남베트남이 패망하고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박정희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야당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긴급조치 9호를 발동했다. 한편 1968년 미 대통령에 당선된 닉슨은 닉슨독트린을 발표하고 주한 미군의 감축을 추진했다. 안보적으로 불안함을 느꼈던 박정희는 유신 체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과 관계없을 것 같은 사건은 한국 정치와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박태균 교수는 세계사 속에서 한국 역사의 특수성을 밝혀내고, 그것을 다시 세계사 속에서 보편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저자는 한국사에만 매몰되지 않고 세계사적 흐름에서 한국사를 돌아본다.
다른 역사서에서 접할 수 없었던
새로 발굴된 자료
저자가 ‘책머리에’에서 밝혔듯, 이 책은 다양한 계층의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건 중심으로 간결하게 한국현대사를 정리하고, 각 사건들을 ‘어제’와 ‘오늘’의 관련 속에서 흥미롭게 읽어보면서 역사적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서술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오늘의 삶 속에서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관점을 다듬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성과 서술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다른 어떤 책에서 보지 못한, 새로 발굴한 자료도 함께 실어 사건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갖추고자 했다. 이를테면 스탈린이 체코 대통령 고트발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한국전쟁이 소련에 의해 미국이 개입한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 주재 동독대사관의 보고서를 통해 1975년 김일성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하여 제2의 한국전쟁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는 무단으로 반공 포로를 석방한 이승만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미국의 언급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한국현대사의 사건 전개와 관련하여 당시 상황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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