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이데올로기 연구 (독서)/6.민족주의

민족주의와 역사 (겔너와 스미스)

동방박사님 2022. 10. 2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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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민족/민족주의에 대한 오늘날의 분석과 토론의 방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이 분야의 선구자 E. 겔너와 A. D. 스미스의 민족/민족주의론을 통해 민족/민족주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해 쓰였다.
겔너는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민족주의 연구를 거의 도맡아오던 기존 역사가들의 연구전통에서 떨어져 나와 사회학, 인류학, 과학철학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에 대한 포괄적인 이론 내지 독창적 인식론을 처음으로 구축한 인물이고, 스미스는 스승인 겔너의 연구를 자신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 연구방향을 다시 민족주의에 대한 역사연구로 되돌려 그것을 보다 더 풍요롭게 만든 인물이다. 이 책의 제목을 『민족주의와 역사』로 한 것도 실은 민족주의 연구가 이처럼 역사학에서 시작해서 다시 역사학으로 되돌아간 저간의 사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겔너가 대체로 유럽과 이슬람 세계를 대상으로 민족주의의 본질을 구명(究明)했다면, 스미스는 유럽과 이슬람은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민족/민족주의 문제를 넓게 그리고 깊이 파고들어간 인물이라고 비교해서 말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사람은 최근의 민족주의 연구의 진정한 선구자이자 오늘날의 민족주의 연구의 주류 내지 본산을 이루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목차

문제의 제기
제1권 겔너의 민족주의론
I부 겔너의 학문과 생애
II부 겔너의 민족주의
제1장 겔너 이전의 민족주의 연구
제2장 겔너의 민족주의론
제2권 스미스의 족류 ? 상징주의
I부 『민족주의의 이론들』(1971)
제1장 민족주의의 이론들
제2장 민족주의의 종류들
II부 『20세기의 민족주의』(1979)
제1장 민족적 이상의 발달
제2장 민족주의와 천년왕국설
제3장 파시즘의 도전
제4장 피부색, 인종, 민족정체성
제5장 공산주의적 민족주의들
제6장 서양에서의 족류공동체의 부활
제7장 관료제적 순환
제8장 국제주의
III부 『민족들의 족류공동체적 기원』(1986)
제1장 민족들은 근대적인가?
제2장 족류공동체의 토대
제3장 역사에서의 족류공동체와 족류주의
제4장 농경사회들에서의 계급과 족류공동체
제5장 족류공동체의 생존과 해체
제6장 민족들의 형성
제7장 족류공동체에서 민족으로
제8장 전설과 경관
제9장 민족들의 계보
IV부 ‘족류 - 상징주의’에 대한 평가
제1장 ‘족류 - 상징주의’의 위상
제2장 근대주의에 대한 신(新)영존주의의 비판
제3장 홉스봄의 민족 / 민족주의론에 대한 비판
제4장 역사적 비교 967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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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김인중
2014년 현재 숭실대 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문리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1993), 『근대세계체제』(1999),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2000), 『기억의 장소 1~5』(2010)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민족/민족주의에 대한 오늘날의 분석과 토론의 방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이 분야의 선구자 E. 겔너와 A. D. 스미스의 민족/민족주의론을 통해 민족/민족주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해 쓰였다.
겔너는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민족주의 연구를 거의 도맡아오던 기존 역사가들의 연구전통에서 떨어져 나와 사회학, 인류학, 과학철학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에 대한 포괄적인 이론 내지 독창적 인식론을 처음으로 구축한 인물이고, 스미스는 스승인 겔너의 연구를 자신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 연구방향을 다시 민족주의에 대한 역사연구로 되돌려 그것을 보다 더 풍요롭게 만든 인물이다. 이 책의 제목을 『민족주의와 역사』로 한 것도 실은 민족주의 연구가 이처럼 역사학에서 시작해서 다시 역사학으로 되돌아간 저간의 사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겔너가 대체로 유럽과 이슬람 세계를 대상으로 민족주의의 본질을 구명(究明)했다면, 스미스는 유럽과 이슬람은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민족/민족주의 문제를 넓게 그리고 깊이 파고들어간 인물이라고 비교해서 말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사람은 최근의 민족주의 연구의 진정한 선구자이자 오늘날의 민족주의 연구의 주류 내지 본산을 이루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족주의는 극복되어야 할 과거의 유물인가?
최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조사를 따르면,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과 무력도발에 대한 불안의식이 최고조로 상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2013년 40.4%에서 45.3%로 높아졌고, 적대 대상이라는 의식도 16.4%에서 13.9%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남북 국가 간의 대결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력해야한다는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이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민족의 이름으로 서로를 살육한 한국전쟁의 경험이 특히 나이 든 세대에게 미친 영향 때문이지만, 더 일반적으로는 양차 대전과 냉전체제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냉전체제를 구축한 미국과 소련은 모두 보편적인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다민족국가였고 그들의 적이었던 독일과 일본의 파시즘 내지 나치즘이 극단적 형태의 민족주의로 해석되면서 민족주의가 끔찍한 전쟁과 대량살상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왔기 때문에,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세계화로 인해 지구가 전보다 훨씬 더 단일한 작동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족주의는 의당 극복되어야 할 과거의 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리하여 1960-70년대까지 민족주의는 그 자체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행해지는 연구의 과제가 아니라 하루빨리 청산되거나 극복되어야 할 대상으로 연구되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불신하면서, 왜 민족주의가 등장했는가? 민족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었는가? 민족주의는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등등의 문제를 답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연구했고, 그 결과 민족은 논자에 따라 대개 출판 자본주의가 낳은 ‘상상의 공동체’로 또는 지배 엘리트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발명된 전통’으로 인식되었다.

정체성과 연대감을 부여하는 문화적 자원으로서의 민족주의에 주목해야
그러나 최근 2-30년 전부터, 즉 냉전이 종식되면서,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자들의 태도는 크게 달라졌다. 연구자 대부분에게 이제 민족은 부정되거나 청산되어야 할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정체성과 연대감을 부여하는 귀중한 문화적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가 코와 눈을 가지고 있듯이 민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족은 사회학적 현실이고 따라서 그것은 상상의 공동체나 발명된 전통이 아니라 현실의 공동체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민족들의 세계이고 민족주의는 현대세계에서 여전히 아주 중요하고 지속적인 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1990년대부터 민족개념은 무대의 전면으로 되돌아오게 되었고 민족주의의 실천과 연구는, 최근의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보여주듯, 그 후 놀랄만한 증가를 목격하였다. 그렇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복의 대상이었던 민족과 민족주의는 어떻게 이렇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띄게 된 것일까?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일까? 사실상 냉전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에게는 놀라운 변화처럼 보이지만, 민족의 중요성, 즉 세계화가 민족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족류공동체의 부활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미 유럽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겔너와 스미스를 중심으로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고찰
『민족주의와 역사』는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설명한다. 한마디로 겔너와 스미스를 알아야만 민족현상에 대한 오늘날의 분석과 연구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겔너는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민족주의 연구를 도맡아오던 기존 역사가들의 연구전통에서 떨어져 나와 사회학, 인류학, 과학철학을 바탕으로 민족주의 일반에 대한 포괄적인 이론을 제시한 인물이고, 스미스는 스승인 겔너의 이러한 성취를 자신의 성찰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 연구방향을 다시 민족주의에 대한 역사연구로 되돌려 그것을 더욱 더 풍요롭게 만든 인물이다. 요컨대, 겔너가 유럽과 이슬람세계를 대상으로 민족주의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면, 서양 고전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스미스는 유럽과 이슬람은 물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민족/민족주의 문제를 넓게 그리고 깊이 파고들어 간 인물이라고 비교해서 말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사람은 최근의 민족주의의 연구의 진정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양자의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겔너가 없었다면 스미스가 없었을 것이고 또 스미스가 없었다면 겔너의 위상이 지금보다 낮아졌을 것이다. 한 사람은 민족주의가 무엇인지를 일반적으로 설명해주고, 또 한 사람은 민족과 민족주의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깊게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이 두 사람의 삶과 학문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없애고 그것들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준다. 민족과 민족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것들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과 더불어,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장기지속적인 역사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 책의 구성

제1권에서는 겔너 민족주의론이 프라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나치즘으로 인해 런던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동구권 출신의 한 유대인의 체험과, 민족을 사회학적 실재(實在)로 보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비판적 합리주의자의 폭넓은 학문적 성찰의 결합이었음을 보여준다. 제2권은 오늘날 민족/민족주의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미스의 학문적 발전과정을, 그의 첫 번째 저서인 『민족주의의 이론들』(1971), 그의 학문적 중간결산이라고 할 『20세기의 민족주의』(1979), 그를 민족주의 연구의 제1인자로 만든 『민족들의 족류공동체적 기원』(1986)을 통해 자세히 살펴본 다음, 그것들을 토대로 한 그 이후의 연구 성과 전체를 하나로 묶어 IV부에서 설명하고 이를 평가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20세기 역사에서 민족과 민족주의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부정하거나 소홀히 한 홉스봄의 역사해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브로델의 역사해석에 입각하여, 승자(勝者)는 민족/민족주의를 이중혁명의 산물로 보는 역사가 홉스봄이 아니라 민족을 장기지속적 현상으로 보면서 그것의 중요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애매모호함으로 가득 찬 사회적ㆍ문화적 연대’로 보는 사회학자 스미스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