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국역사의 이해 (독서>책소개)/1.고대.삼국.신라

가야와 주변, 그리고 바깥 (한국고대사학회)

동방박사님 2022. 11. 2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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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2019년 10월 11일에 한국고대사학회가 ‘가야와 주변, 그리고 바깥’이라는 주제의 가야사 기획 학술회의의 성과와 몇 편의 관련 논문을 묶은 것이다.

가야사는 아쉽게도 한국고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야가 삼국처럼 통일된 왕국을 형성하지 못하였고, 그 성립부터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대기적 자료 또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편적으로 전하는 사료마저도 그 내용이 너무 설화적이거나 빈약하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그 결과 문헌사료를 통한 가야사 연구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관련 문헌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고고자료의 활용 없이는 제대로 된 가야사의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동안 문헌사료에 근거하여 정립된 가야사 인식이 새로운 고고자료의 출현으로 인해 바뀌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런 만큼 가야사 연구에서 문헌과 고고자료는, 양 날개가 서로 합쳐야 날수 있는 比翼鳥에 비견될 수 있다. 다만 고고자료는 지역별시기별로 여러 양상을 띠고 있어, 이를 유기적으로 엮어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고고자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또한 『일본서기』의 방대한 임나관계 사료도 문헌사료의 부족을 보충하는데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서기』의 임나관계 사료는 이미 많은 가야사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사료 자체가 가진 여러 문제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극복, 활용하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목차

책을 내면서

제1부 가야와 그 주변
중국사서로 본 변진(弁辰)과 모한(慕韓) / 윤용구
고고 자료로 본 변한과 가야의 구분 / 이동희
가야 도질토기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 / 조성원
5세기 말~6세기 중엽 가라국(加羅國)과 가야제국(加耶諸國)의 관계 / 백진재
영호남 경계지역 가야 정치체의 성격 / 백승옥

제2부 가야와 그 바깥
가야 제국(諸國)과 고구려의 관계 / 신가영
6세기 백제의 가야 진출에 대하여 / 장미애
6세기 전반 가야와 신라의 관계 / 이연심
일본(日本) 규슈(九州)지역과 가야(加耶)의 교류 양상 / 김준식
 

저자 소개

 
 

출판사 리뷰

한국고대사에서 가야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쉽게도 그리 높지 않은 형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야가 고구려 · 백제 · 신라처럼 통일왕국을 이루지 못하였고, 그 성립부터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대기적 자료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단편적으로 전하는 사료마저도 그 내용이 너무 설화적이거나 빈약하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그 결과 문헌사료를 통한 가야사 연구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야사를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이 삼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가야사 연구는 역사학과 고고학이 서로 성과를 공유하면서 진행하지 않으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가 힘들다. 한국고대사학회에서는 그동안 두 학문 분야 간의 소통을 위해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를 아우르는 가야사 학술회의를 꾸준히 개최하였다. 그 결과 쟁점이 되는 문제에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 경우도 있었으나, 하나로 합치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두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만남과 토론을 통해서 서로의 간극을 줄여나간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한국고대사학회는 앞으로도 문헌사료와 고고자료 양 측면을 함께 검토하면서 가야사의 실체에 접근하는 노력을 계속할 작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한국고대사학회는 미해결의 과제들을 하나하나씩 풀어갈 예정이다. 그 몇 가지의 과제들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야사의 시기구분과 관련된 문제이다. 곧 변한사를 가야사에 포함시킬 것인가, 아니면 삼한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는 가야와 변한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른 차이로서, 합일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다음으로 가야사회의 정치적 성격과 관련된 문제인데, 다름 아니라 개별국가설과 연맹체설(단일연맹체설지역연맹체설)이 그것이다. 가야 각국의 정치적 발전수준과 관할 영역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정치적 성격을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가야의 영역과 관련된 문제인데, 대부분 가야와 신라의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특정한 지역에 대해 이를 가야사에 넣을 것이냐, 아니면 신라사에 편입시킬 것이냐를 두고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고대사회에 있어서 국가 간의 경계는 오늘날 국경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대목이다. 이처럼 가야사에서 쟁점이 많다는 사실은, 한국고대사학회가 가야사를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