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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2022 / 인문교양)

동방박사님 2023. 2. 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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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김서형(빅히스토리유라시아센터 교수), 장강명(소설가) 추천!
“『사피엔스』를 읽었다면 이제 이 책을 펼쳐라!” ―최재천

‘빅 히스토리’ 창시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마스터피스
세계 최고의 권위자들이 집대성한 빅 히스토리 바이블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종이 되었나”
138억 년 우주와 지구, 인간 문명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는 지적 항해!
빌 게이츠가 투자한 “미래 인류를 위한 통합 교양”


이 세상의 역사를 1년으로 잡고, 빅뱅을 1월 1일 자정, 현재를 12월 31일 자정이라고 했을 때, 인류의 역사는 마지막 1분에 불과하다. 인류는 어떻게 그토록 단기간에 지구에서 가장 우세한 종으로 거듭났을까? 성장과 혁신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앞으로 100년,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수많은 도전에 직면한 지금, 우리에게는 세상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게 해줄 빅 히스토리라는 틀이 절실하다.

『빅 히스토리』는 거대사 분야의 석학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신시아 브라운, 크레이그 벤저민이 빅 히스토리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세 저자의 연구 경력을 합하면 130여 년에 이를 정도로, 학계의 최고 ‘드림팀’이 집필한 가장 완성도 높고 검증된 빅 히스토리 바이블이다. 저자들은 8가지 문턱(threshold, 새로운 것이 출현하는 전환 국면)을 중심으로, 138억 년에 이르는 우주와 지구, 생명, 인간 문명의 역사를 한눈에 아우른다. 더불어 지리학, 생물학, 고고학,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바탕으로, 변화의 추세와 혁신의 메커니즘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여느 세계사나 문명사 책들과 달리, 인간의 집단 학습과 기술 혁신, 교환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을 통해 파편화된 역사를 한 편의 장대한 서사로 완성하며 21세기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빅 히스토리! 그 정수를 한데 담은 이 책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밟는 청소년에게는 융합 지식의 묘미를 일깨울 입문서로, 『사피엔스』, 『총, 균, 쇠』 독자에게는 그 근간이 된 빅 히스토리의 세계로 안내할 교양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목차

서문 빅 히스토리란 무엇인가

1장 처음 세 문턱: 우주, 별, 새로운 화학원소

[문턱 1] 빅뱅우주론과 우주의 기원
[문턱 2] 은하와 별의 기원
[문턱 3] 새로이 생성된 화학원소

2장 네 번째 문턱: 태양, 태양계, 지구의 출현

[문턱 4] 태양과 태양계의 출현
초기 지구
지표면 형성

3장 다섯 번째 문턱: 생명의 출현

생명의 변화와 자연선택
[문턱 5] 지구 생명의 출현
지구 생명의 역사

4장 여섯 번째 문턱: 사람아과, 사람, 구석기시대

사람아과의 진화(800만~20만 년 전)
[문턱 6]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구석기시대(20만~1만 년 전)
구석기 생활 방식: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5장 일곱 번째 문턱: 농경의 기원과 초기 농경시대

[문턱 7] 농경
농경혁명
초기 농경시대
합의적 권력의 출현

6장 작은 문턱 넘기: 도시, 국가, 농경 문명의 출현

도시, 국가, 농경 문명을 정의하기
증가한 자원과 집단 학습
최초의 도시 우루크, 최초의 국가 수메르
다른 지역의 도시와 국가

7장 농경 문명 시대의 아프로·유라시아 1부

새로운 인류 공동체 유형
농경 문명의 시대
첫 번째 추세: 농경 문명과 통치 기구의 팽창, 권력, 효율

8장 농경 문명 시대의 아프로·유라시아 2부

두 번째 추세: 아프로·유라시아 농경 문명들의 교환망
세 번째 추세: 사회적·성별 복잡성 진화
네 번째 추세: 느리게 변화하고 성장한 이유

9장 농경 문명 시대의 다른 세계 지대들

아메리카 지대의 농경 문명
태평양과 오스트랄라시아 세계 지대

10장 문턱 가까이 다가가기: 근대 혁명을 향하여

근대 혁명에 다가가기
혁신의 속도가 증가한 이유: 혁신의 원동력
CE 1000년의 세계
고전 후 맬서스 주기(CE 1350년 이전)
근대 초의 맬서스 주기(CE 1350~CE 1700년)
CE 1700년의 세계

11장 여덟 번째 문턱 건너기: 현대성으로 나아가는 돌파구

[문턱 8] 근대 세계/인류세
영국의 사회 혁명, 농업혁명, 산업혁명
산업혁명의 확산
정치 혁명: 현대 국가의 등장
두 세계의 출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산업혁명의 영향

12장 인류세: 세계화, 성장, 지속 가능성

20세기의 흐름
1부: 정치적·군사적 변화
2부: 성장과 소비 증가
3부: 성장과 산업화가 생활 방식과 사회에 미친 영향
4부: 인류의 성장은 지속 가능할까

13장 또 다른 문턱에 관하여: 미래의 역사

미래 1: 가까운 미래
미래 2: 다음 수천 년
미래 3: 먼 미래
이야기의 끝과 우주의 인간

용어 설명

더 읽을거리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데이비드 크리스천 (David Christian)
 
옥스퍼드 대학에서 러시아사를 전공했으며 버몬트대학교 제임스 마시James Marsh 교수이자, 호주 매콰리대학교 교수로 있다. 빅뱅에서부터 시작해 우주의 발전과 지구의 탄생, 인류의 출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다양한 상호작용까지 포괄하는 거대사Big History 연구의 창시자이며, 21세기 새로운 세계사, 지구사Global History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기도 하다. 한국의 이화여자대학교의 ‘지구사 ...

저 : 신시아 브라운 (Cynthia Stokes Brown)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세계사를 가르쳤다.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고등학교 교사 양성과정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모든 신입생이 필수로 듣는 빅 히스토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 빅뱅에서부터 시작해 우주의 발전과 지구의 탄생, 인류의 출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다양한 상호작용까지 포괄하는 빅 히스토리 분야를 연구...

저 : 크레이그 벤저민 (Craig Benjamin)

 
오스트레일리아 매쿼리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건 그랜드밸리주립대학교 마이어아너스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빅 히스토리와 고대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다. 전 세계 학술대회에서 강연하고 고대 중앙아시아사, 빅 히스토리, 세계사에 관해 많은 글을 썼다. 세계사학회 회장과 국제빅히스토리협회 집행 이사를 역임했으며,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사람들 대다수는 인류 역사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에 따라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의 역사를 배운다. 그래서 인류 역사가 자연 세계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기 어렵다. 약간의 화학과 지질학, 천문학 지식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거의 배우지 못한다. 이제 과학에 토대한 새롭고 보편적인 역사를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빅 히스토리는 모든 인류 사회를 포함하고 그들의 역사를 지구와 우주의 더 큰 역사와 결합한 이야기다. 이 책은 빅 히스토리라는 분야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최초의 결과물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현대 과학이 우주와 별, 태양계와 지구, 생명, 호모사피엔스의 과거에 관해 무슨 말을 들려주는지 살펴볼 것이다.
---「서문 빅 히스토리란 무엇인가」중에서

빅뱅으로부터 수십만 년이 지난 우주는 단순했다. 원자 물질 대부분은, 드넓게 펼쳐진 암흑 물질의 중력에 묶여 형성된 수소와 헬륨 원자들의 구름 형태로 존재했다. 은하도, 별도, 행성도 없었고, 당연히 생물도 없었다. 흐릿하게 빛을 내는 우주배경복사를 빼면 모든 곳이 컴컴했다. 과학자들이 우주배경복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주 전체의 온도 차이가 0.0003℃뿐이었다. 당시 우주는 어디나 똑같고 변이도 없으며 다양성도 없고 흥미로운 것도 없는 곳이었던 듯하다. 그로부터 수억 년 뒤 우주의 군데군데에서 거대한 얼룩 같은 빛들이 분출했다. 최초의 은하들이었다. 은하는 수십억 개의 빛나는 점 같은 최초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은하와 별의 진화는 행성, 세균, 인간을 포함한 더 복잡한 물질들의 진화로 나아가는 첫 단계였다. 최초의 별이 출현한 것이 두 번째 문턱인 이유다.
---「1장 처음 세 문턱: 우주, 별, 새로운 화학원소」중에서

달은 지구에 계속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구가 형성 초기에 커다란 천체와 충돌하여 달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구 지축이 기울어졌다. 궤도를 도는 달은 지구 지축이 더 기울어지지 않게 막아주었다. 지구가 기울어진 덕분에 인류는 비교적 안정적인 계절 변화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온대와 열대의 기온 차이가 더 심하고, 계절 변화는 훨씬 심했을 것이다. 또한 달이 조석을 일으킴에 따라 밀물 때 잠겼다가 썰물 때 드러나는 조간대가 생겼고, 아칸토스테가(Acanthostega)와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처럼 네 다리를 지닌 고대 척추동물이 처음으로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약 3억 8000만 년 전의 일이었다. 조석이 초기 지구의 빠른 자전을 늦추면서 12시간이었던 하루가 24시간으로 길어졌다.
---「2장 네 번째 문턱: 태양, 태양계, 지구의 출현」중에서

1만 년 전부터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 인류는 옥수수, 밀, 양, 소 등 먹거나 활용할 수 있는 동식물 종을 많이 생산하고, 잡초와 쥐처럼 이용할 수 없는 동식물을 제거하여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다.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류 공동체의 크기와 복잡성이 증가하고 사용하는 에너지와 자원도 많아졌다. 현재 그 수가 70억 명을 넘어선 인류는 생물권을 재편하고 대기를 바꾸고 있다. 25만 년도 안 되는 기간에 우위를 점한 대형 동물이 되고, 지구 역사상 최초로 생물권을 통제한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 파울 크뤼천(Paul Crutzen)은 현재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새로운 지질시대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인류세(Anthropocene), 즉 인류가 생물권을 지배하는 시대다.
---「4장 여섯 번째 문턱: 사람아과, 사람, 구석기시대」중에서

집단 학습하며 협력하는 능력, 즉 개인이 배운 것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공유하는 능력은 기호 언어에서 나온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없는 종과 인류의 차이는 홀로 놓인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의 차이와 비슷하다. 전자는 자신의 기억 장치에 저장된 정보에만 의지하는 반면, 후자는 다른 수백만 대의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가 말했듯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종은 “과거와 현재의 구성원이 힘들게 발견한 사실을 집단 내에 공유하고, 결국 홀로 살아가는 종보다 훨씬 영리해질 수 있다.” 20만 년간 집단 학습이 축적되는 과정이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다. 집단 학습이 호모사피엔스의 출현이라는 여섯 번째 문턱을 이해하는 열쇠인 이유는 그 때문이다.
---「4장 여섯 번째 문턱: 사람아과, 사람, 구석기시대」중에서

농경을 시작한 인류는 각각의 경작지에서 새로운 역사 단계인 초기 농경시대(Early Agrarian era)로 진입했다. 기존의 세계사 책들은 대개 이 시대를 무시하고, 농경이 곧바로 도시, 국가, 문명으로 이어졌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하곤 하지만 그 대규모 권력 구조는 농경이 시작된 지 수천 년 뒤에야 출현했다. 초기 농경시대는 도시가 처음 출현한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기간 전체와 맞먹을 만큼 길었다! 초기 농경시대라는 용어는 모두가 농업으로 식량을 얻는 사회를 언급할 때 쓰인다. 이런 사회는 도시, 국가, 문명이 없이도 돌아갔다. 초기 농경 사회는 지금도 세계 몇몇 지역에 존재하지만(야노마미족과 파푸아뉴기니 고지대의 부족 등) 이들은 철저한 주변부 집단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초기 농경 사회는 지난 1만 년 중 5,000년 동안 가장 크고 복잡한 공동체로서 인류 생활 방식의 주류를 차지했다.
---「5장 일곱 번째 문턱: 농경의 기원과 초기 농경시대」중에서

공납을 받는 사회에서는 부를 쌓으려면 남의 자원을 빼앗아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지배층은 대부분 전쟁으로 성장의 문제에 대처했다. 성장은 자국 내의 생산성을 높이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남이 생산한 것을 약탈하는 제로섬 게임의 형태를 띠었다. 이는 농경 문명 시대의 특징인 정복을 통한 팽창과 지속적인 전쟁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혁신에 투자하려는 동기가 거의 없었던 이유도 설명해준다. 그 결과 오랫동안 생산성이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했고, 번영은 인구 감소, 도시 탈출, 교역 쇠퇴, 건설 중단, 문명의 몰락으로 끝나곤 했다. 혁신의 속도가 느렸던 농경 문명 시대에는 이렇듯 맬서스 주기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었다.
---「8장 농경 문명 시대의 아프로·유라시아 2부」중에서

아메리카 농경 문명의 규모는 왜 아프로·유라시아보다 작았을까? 아메리카는 다른 지역보다 늦게 사람들이 정착해서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더 적었다. 아메리카에는 수확하기 쉬운 씨앗을 맺는 식물과 길들일 만한 커다한 동물도 없었다. 동물이 없으니 쟁기질이나 목축도 불가능했다. 지리적으로 남북으로 뻗어 있어 위도 차이와 기후변화가 컸기 때문에, 동서로 뻗어 위도 변화가 거의 없는 지역보다 교류와 교역이 힘들었다. 한마디로 아메리카인들은 전반적으로 더 힘겨운 환경에서 살아갔다. 이 차이는 1492년에 양쪽 반구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 수백 년 동안에는 아메리카에서 농경 문명의 규모와 크기가 급성장하고 있었다. 이는 유럽인의 정복으로 진화가 중단되지 않았다면 아프로·유라시아처럼 아메리카도 농경 문명이 번영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9장 농경 문명 시대의 다른 세계 지대들」중에서

중국은 왜 산업혁명을 일으키지 못했을까? 수 세기 동안 중국의 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앞서 있었다. 10세기에 이미 석탄을 태우는 철강 산업이 발달했지만 14세기 무렵 사라졌다. 1094년에 관리이자 천문학자 소송(蘇頌)이 최초의 시계를 발명했지만, 북방 침입자들이 파괴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7차례에 걸친 해외 교역 원정은 1433년에 중단되었다. 민간 상인들이 교역을 계속하긴 했지만 정부의 지원은 없었다. 그래도 기대 수명이나 설탕과 직물의 소비량으로 보면 18세기 중국인의 생활수준은 유럽인과 비슷했다.
---「11장 여덟 번째 문턱 건너기: 현대성으로 나아가는 돌파구」중에서

소련의 성장 속도가 느려진 미묘하지만 심오한 이유들은 현대 세계의 성장에 관해 중요한 점들을 알려준다. 그중 하나는 소련 계획경제가 집단 학습과 혁신을 제대로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앞에서도 공납 체제는 혁신을 장려하지 못한다는 점을 살펴본 바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이다. 누군가를 때려서 도랑을 파게 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으로 혁신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 경제는 너무도 복잡해서 군대처럼 운영할 수 없다. 경쟁 시장은 수백만 명의 수십억 가지 의사 결정을 반영하여 가격과 비용을 조정하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계획경제 책임자들은 그 복잡성을 따라갈 수 없었고, 따라가려다가 가격을 왜곡하고 엄청난 경제 자원을 잘못 배분했다.
---「12장 인류세: 세계화, 성장, 지속 가능성」중에서

인간은 늙은 우주가 아니라(물론 138억 년이라는 나이 때문에 극도로 늙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주의 봄을 살고 있다. 우리는 우주가 많은 에너지, 별과 행성과 더 나아가 인간 같은 복잡한 것들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닌 시기에 산다. 즉, 현재에는 별, 행성, 생명, 인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골디락스 조건이 존재한다! 우리는 우주가 경이로운 세계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역동성을 지니고 있던 시절의 산물이다.
---「13장 또 다른 문턱에 관하여: 미래의 역사」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난 30년 빅 히스토리 연구의 정수를 이 책에 담았다!
연구 경력만 도합 130년, 거대사 ‘드림팀’이 쓴 최초의 빅 히스토리 바이블


등장과 동시에 “21세기의 통합 교양”으로 불리며 뜨거운 화제를 불러온 학문이 있다. 빅뱅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38억 년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아우른 거대사, 빅 히스토리(Big History)다. 다양한 시대, 문화권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거대사를 정립하려는 시도는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왔지만, 기록이나 구전, 추론에 의존했다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빅 히스토리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절묘하게 결합시킴으로써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방사성 연대 측정법이나 우주배경복사, 판구조론 같은 과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이전의 생명의 진화, 지구의 생성, 우주의 탄생까지 생생하게 복원해내며 역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혔다. 이는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혁명을 불러왔다. 인류의 역사는 지구 전체, 나아가 우주의 역사 일부분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거대한 우주 속에 ‘나’와 ‘우리’가 어디쯤 위치해 있고 어떻게 상호작용을 이루는가를 일깨워준 것이다.

이러한 빅 히스토리의 서막을 연 이가 바로 데이비드 크리스천이다. 1989년 강연에서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을 세상에 처음 알린 선구자이자 국제빅히스토리협회의 창립자다. 2011년 공개된 그의 TED 강연(‘18분으로 보는 빅 히스토리’)은 누적 조회수 1300만 뷰, 좋아요 40만 개 이상을 기록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강연 영상을 보자마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에게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자는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빅 히스토리』는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신시아 브라운, 크레이그 벤저민이 지난 30년간 빅 히스토리 분야의 연구 성과와 최신 동향을 집대성한 최초의 바이블이다. 신시아 브라운과 크레이그 벤저민 또한 국제빅히스토리협회의 창립과 운영에 참여하며 빅 히스토리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저명한 석학이다. 세 저자들의 연구 경력을 합하면 무려 130년에 이른다. 그만큼 이 책은 빅 히스토리를 대표하는 ‘드림팀’이 낳은 기념비적 걸작이자 가장 검증되고 완성도 높은 빅 히스토리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의 원서는 출간과 동시에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학과 교육기관에서 교과서로 애용되고 있다. 130여 개가 넘는 그림과 지도, 표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빅 히스토리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의 이해를 돕는다.

1953년 DNA 구조가 발견되면서 생물학은 자연 세계의 변화를 훨씬 정확히 추적하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지질학에 판구조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했다. 이 이론은 지구 표면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근본적으로 변해왔음을 보여주었고, 왜 어떻게 변했는지를 설명하는 데도 기여했다. 1960년대에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됨에 따라 대다수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까마득한 옛날에 엄청난 ‘폭발’로 생성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갑자기 과거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야 했다.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인류 역사만 살펴보는 대신 생물권, 지구, 우주 전체의 역사를 포함하는 100억 년이 넘는 과거를 연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과거의 모든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인간의 기원과 문명 발전의 빅 퀘스천에 답하기 위해
138억 년 거대사로 떠나는 지적인 항해


유라시아는 일찍부터 문명이 융성한 반면, 왜 아메리카는 그렇지 못했을까? 15~16세기 최고의 문명과 부를 자랑하던 중국은 왜 산업화에 이르지 못했을까? 20세기 냉전을 주도한 소련이 100년도 못 되어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특정 사건이나 민족, 국가, 지역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역사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거대한 질문에 빅 히스토리는 답을 건네준다. 지리학, 생물학, 고고학,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망라하며 인류 문명사의 추세와 혁신의 근원을 거시적으로 살피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의 학문적 관점으로 바라볼 때에는 알 수 없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의 기원을 다루는 빅 히스토리로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통찰이다.

『빅 히스토리』는 빅뱅, 별의 탄생, 원소의 생성, 태양계 형성, 생명의 출현, 호모사피엔스의 등장, 농경의 시작, 근대혁명과 인류세의 도래라는 8가지 문턱을 중심으로 138억 년에 걸친 거대한 흐름을 추적한다. 문턱(threshold)이란 빅뱅 이후 우주가 새로운 실체의 출현을 통해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는 전제 아래, 중대한 전환이 일어나는 국면을 의미한다. 이 8개의 문턱을 이정표 삼아 따라 가다 보면 우주와 지구, 생명, 인류 문명의 장대한 역사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우주관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태양과 지구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인류의 공통 조상 중에서 왜 호모사피엔스만 살아남았는지, 농경이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지, 세계는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는지, 혁신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등에 관한 깊이 있는 지식과 혜안도 얻게 된다.

소련의 성장 속도가 느려진 미묘하지만 심오한 이유들은 현대 세계의 성장에 관해 중요한 점들을 알려준다. 그중 하나는 소련 계획경제가 집단 학습과 혁신을 제대로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앞에서도 공납 체제는 혁신을 장려하지 못한다는 점을 살펴본 바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이다. 누군가를 때려서 도랑을 파게 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으로 혁신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 경제는 너무도 복잡해서 군대처럼 운영할 수 없다. 경쟁 시장은 수백만 명의 수십억 가지 의사 결정을 반영하여 가격과 비용을 조정하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계획경제 책임자들은 그 복잡성을 따라갈 수 없었고, 따라가려다가 가격을 왜곡하고 엄청난 경제 자원을 잘못 배분했다. ―본문 중에서

지구온난화, 에너지 위기, 인구 문제, 전쟁…
눈앞의 도전과 변화를 헤쳐 나갈 용기와 비전을 건네다


빅 히스토리는 과거를 살피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138억 년의 역사에서 발견한 거시적 추세를 바탕으로 100년 뒤의 가까운 미래뿐 아니라 수천 년 뒤의 중간 미래, 수십억 년 뒤의 먼 미래의 모습까지 전망한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100년 뒤의 근미래 예측이다. 기후 변화, 물 부족, 생태계 종수 감소, 화석연료의 고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소비와 자원 부족, 세계 인구 증가, 전쟁 등. 사실상 미래형이라기보다 현재 진행형에 가까운 문제들이라 정신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디스토피아 소설에서 예견하는 것처럼 결국 인류의 운명은 자멸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들은 불길한 추세와 함께 희망적인 추세를 함께 제시하며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여지를 남긴다. 그리고 빅 히스토리야말로 우리가 마주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틀을 제공해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어느 한 나라나 특정 인물의 노력만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다. 하나같이 국제적 협력과 인류 모두의 지혜를 동원해야 하는 일들이다. 빅 히스토리는 인류가 지구 생물권의 한부분이며, 나아가 태양계, 우주의 한부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인류가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는 진정한 의미의 운명 공동체임을 일깨우며, 우리가 인류애를 갖고 책임 있게 살아나갈 방도를 찾도록 돕는다.

경제성장에 토대를 둔 상업주의와 지속 가능성은 본질적으로 상충할까? 사람들은 정치적 의지를 발휘하여 변화를 촉진할까, 아니면 위기가 닥칠 때까지 미적거릴까? 경제적 유인이 시장을 통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정부가 배급 같은 수단을 강요해야 할까? 현재 대규모로 서양(미국과 유럽)에서 동양(중국과 인도)으로 이동하는 부는 무엇을 뜻할까? (……) 빅 히스토리 관점은 그 문제들을 명확히 파악하기에 무척 좋은 방법이다.

인류는 이 행성에서 복작거리며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다. 다양한 문화를 실험하고 집단 학습함으로써 인류는 스스로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많은 능력을 얻었다. 우리가 처한 세계적 문제들의 해결책이 있다면, 서로 연결된 인류가 분명히 찾아낼 것이다. 미래를 위한 전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앞으로 100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든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추천평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었다면 이제 이 책을 펼쳐라! 무슨 일이 언제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가를 아는 것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자연과학과 역사학의 통섭이 만들어낸 크로노미터 혁명이 빅 히스토리의 시대를 열었다. 이 책은 우주와 지구의 기원, 판구조론과 지질시대의 구분, 생명, 그중에서도 인간의 등장, 농경혁명, 도시와 권력의 출현에서 산업혁명과 인류세의 도래까지, 빅 히스토리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바이블이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수 교양서이자,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새로운 교과서다. 누가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돈, 권력, 기술을 가진 자? 아니다. 바로 역사를 꿰뚫는 자다. 그 힘이 바로 『빅 히스토리』 이 책에 담겨 있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빅 히스토리는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미래까지 138억 년+α의 시공간을 아우르면서 인간뿐 아니라 생명과 지구, 우주의 기원을 살피는 세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역사다. 이 책 『빅 히스토리』를 쓴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신시아 브라운, 크레이그 벤저민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빅 히스토리를 발전시킨 1세대 연구자들이다. 저자들은 아무것도 없던 우주에서 새롭고 복잡한 특성을 지닌 무언가가 출현해 오늘날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8개의 문턱을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것이 출현할 수 있었던 골디락스 조건을 설명한다. 각 문턱에서 발생한 복잡성과 창발성을 통해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해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다루는 빅 히스토리를 가장 체계적이고 쉽게 가르쳐준다. 빅 히스토리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
- 김서형 (러시아 빅히스토리유라시아센터 연구교수)
너무 큰 그림은 멀리서 볼 때 비로소 눈에 제대로 들어오는 법이다. 인간의 역사뿐 아니라 생명, 지구, 우주의 탄생과 발전 과정까지 무려 138억 년의 장대한 역사를 포괄하는 빅 히스토리가 유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빅 히스토리의 창시자와 선구자들이 합심해 쓴 이 책은, 단순히 ‘한 권으로 정리한 거대사’ 또는 ‘여러 학문 지식의 모음집’을 넘어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지, 우리가 현재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건네준다.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가깝고 먼 미래의 추세까지도 전망하며 흥미롭고 도전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여성과 제3세계 역사에 대한 존중도 반갑다.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벽돌책이다!
- 장강명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