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국제평화 연구 (독서)/10.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100년 분쟁의 원인 (2023) -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

동방박사님 2024. 1. 16.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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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3년 10월, 하마스가 테러를 저지르자 왜 하버드대 학생들은 이스라엘을 비판했을까? 현지에서 3년을 생활한 저자가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수십 개의 1차 사료와 외국 학자들의 서적과 논문 수백 편, 국제기구와 시민단체 보고서, 현지 인터뷰 등을 8년간 연구하여 그 해답을 내놓는다. 국내에 출간된 팔레스타인 서적들이 이스라엘 건국 이후를 소개하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분쟁의 책임 소재를 다룰 수 있는 건국 이전의 역사를 분석하여 ‘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통찰한다. 백 년 전 유대인이 쓴 기록으로 비판하는 유대인의 식민주의, 영국 정부의 문헌이 고백하는 분쟁에 대한 영국의 책임 등은 수많은 의견이 대립하는 분쟁의 역사조차 명쾌하게 밝힌다. 2023년, 우리 정부의 출판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목차

여는 글

1장 팔레스타인을 걸어서 종단하다.

1. 상상 너머를 걷다.
2. 역사의 무게
3. 평화가 없는 평화협상
마치며 : 새로운 여정을 향해

2장 종교는 분쟁의 원인이 아니다.

1. 유대인만의 팔레스타인은 없었다.
2. 유대인을 구원한 이스마엘 왕국
3. 이슬람의 폭력성이 분쟁을 일으켰다?
마치며 : 선입견을 걷어내고 진실을 마주할 때

3장 팔레스타인을 발견한 유럽의 시온주의자

1. 팔레스타인에 내던져진 유럽의 문제
2. 시온과 유대 문제의 관계
3. 시온주의에 평화는 없었다.
마치며 : 시온주의의 두 얼굴

4장 영국, 분쟁의 무대를 연출하다.

1. 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 외로운 투쟁의 시작
3. 실패로 끝난 영국의 실험
마치며 : 배우만 남고 프로듀서는 사라지다.

5장 우리가 외면하는 테러리즘의 불편한 진실

1. 무기를 들어야만 했던 이유
2. 잘못은 유럽이 하고 책임은 아랍이 지다.
3. 분쟁이 계속되는 이유
마치며 : 선택하지 않은 선택

저자 소개 

저 : 정환빈
 
2012년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KOICA 팔레스타인 사무소에서 인턴과 행정원으로 3년간 프로젝트 사업을 담당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비판하는 한국인들이 되려 이스라엘의 식민주의는 찬양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8년간 팔레스타인 역사를 독자적으로 연구했다. 앞으로는 유대인 테러리스트와 같은 『언론이 말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식민주의(가제)』나 분쟁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담은 책을 선보일 ...

책 속으로

서안지구는 원래 물이 부족하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는 연간 578~814 MCM(백만입방미터)이 충전되는 대수층(the Mountain Aquifer)이 있다. 서안지구에서 80~90%가 충전되는 이 대수층 26)에서 팔레스타인은 고작 14%를 추출할 수 있고 나머지 86%를 이스라엘이 가져간다. ... 서안지구 주민의 1일 물 사용량은 79L에 그친다. 반면, 이스라엘인들은 그보다 3배 이상 많은 287L를 사용하고 있다.
--- p.29, 「제1장」중에서

‘정착촌’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토 안에 만든 유대인 식민촌(colony)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거지와 농지를 강제로 빼앗아 유대인들에게 분배해 주거나, 총기로 무장한 유대인 테러리스트들이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낸 뒤 정부가 사후적으로 토지 소유권을 승인해 주는 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 p.47, 「제1장」중에서

유럽 유대인들은 식민화를 꿈꾼 동시대 혹은 한 세대 전의 기독교도 유럽인과 마찬가지로 토착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땅에만 관심을 가졌다. ... 팔레스타인은 ‘구원’을 기다리는 ‘버려진 땅’이라는 똑같은 관념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했다. ... 버려진 땅이란 관념을 옹호하려는 시도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동 전문 경제학자 프레드 가테일 ... 에 따르면 당시 인구는 492,675명으로 ‘적고’ 도시화 비율은 28%로 ‘높았다’. 가테일은 이 두 가지를 근거로 19세기 중반 유럽 작가들이 서술한 버려진 땅이라는 “묘사는 어느 정도 신뢰하고 받아들이기에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 가테일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 우선, 19세기의 팔레스타인은 오늘날과 경계가 달랐다. .... 두 번째로, 31도 이남을 포함해 정착이 매우 어려운 남부 사막지대(약 47%)를 제외한 북부 팔레스타인의 인구밀도는 ㎢당 34.7명으로 동시대 유럽의 평균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1878년에 스페인의 인구밀도는 오히려 팔레스타인보다 낮은 33명이었다.
--- p.269~270, 「제3장」중에서

데이르 야신(Deir Yassin)은 가장 먼저 공격당한 마을 중 하나였다. ... 생존자들을 심문한 영국 관리는 학살과 더불어 강간과 약탈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유대인들에 의해서 많은 성적 잔학행위가 자행되었다. 많은 여학생이 강간당한 뒤에 도륙당했다. 나이 든 여성들 역시 희롱당했다. 한 어린 소녀는 말 그대로 두 쪽으로 몸이 갈라졌다. 많은 영유아도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 여성들은 팔과 손에 차고 있던 팔찌와 반지를 뺏기고, 귀걸이를 빼내다 귀가 잘린 여성들도 있었다.
--- p.666~667, 「제5장」중에서

출판사 리뷰

2023년 10월, 하마스가 테러를 저지르자 왜 하버드대 학생들은 이스라엘을 비판했을까?

현지에서 3년을 생활한 저자가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수십 개의 1차 사료와 외국 학자들의 서적과 논문 수백 편, 국제기구와 시민단체 보고서, 현지 인터뷰 등을 8년간 연구하여 그 해답을 내놓는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고 아랍인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려고 왔을 뿐이오.”

19세기 말, 50만 명의 아랍인과 2만 명의 유대인들이 사는 팔레스타인에 들이닥친 유럽의 시온주의자들(=유대 민족주의자). 그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에는 유대 국가를 세우기 위해 아랍인들을 추방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야 하오. 이곳에는 유럽과 같은 반유대주의가 없소.”

무슬림이 폭력적이라서 분쟁이 생겼다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중세 유대인들이 남긴 고문서에서 유럽 기독교도들보다 무슬림의 지배를 선호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시온주의자들 역시 팔레스타인의 무슬림과 유대인은 사이가 좋다고 보았다. 그런데도 선량한 이들을 속여 유대 국가를 세우려 했고, 그 결과로 아랍 지역에 반유대주의가 퍼지게 된다.

“유대 국가가 건국되어도 나는 파리에 남을 테니 주프랑스 대사 자리나 주시오.”

19세기 말, 절대다수의 유대인들은 스스로를 유럽인으로 인식했고 유대 민족주의를 반대하거나 무관심했다. 나아가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식민화하려는 시온주의자들을 비판했다.

“팔레스타인과 관련해서, 영국 정부는 ... 아랍 독립 경계 안에 포함시키기로 약속했다.”

1차 대전 중 팔레스타인과 다른 아랍 지역의 독립을 약속한 영국. 그러나 전쟁이 끝나자 팔레스타인을 지배하기 위해 유대인들을 장기말로 내세운다. 이때부터 시작된 아랍과 유대 민족의 분쟁. 팔레스타인에서 소요가 일어날 때마다 원인을 조사한 영국의 위원회들은 아랍인들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시온주의자와 영국이었다.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최근 일련의 공격은 급진적 이슬람주의자와 테러리스트 분자들이 팔레스타인 청년들에게 유대인을 살해하라고 선동한 결과다.”

이스라엘 외교부가 말하는 테러의 원인.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드리워진 어두운 역사의 진실. 그리고 유엔기구와 시민단체들이 말하는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 총기로 무장한 유대인 테러리스트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해 사람을 죽이고, 농작물을 불태우고, 땅을 빼앗는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인권 억압과 부도덕한 짓은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이들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고, 추방할 때마다 안보를 빌미로 삼고 우리나라나 서구 국가들은 이를 옹호한다. 기존에 국내에 출간된 팔레스타인 서적들이 이스라엘 건국 이후를 소개하기 때문에 이런 논쟁에서 취약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분쟁의 책임 소재를 다룰 수 있는 건국 이전의 역사를 분석하여 ‘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통찰한다. 2023년, 우리 정부의 출판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