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미술의 이해 (독서>책소개)/1.현대미술교양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2022) : 프랑스 편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동방박사님 2024. 4. 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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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JTBC [톡파원 25시] 화제의 도슨트!
방송가·미술사 강의 섭외 1순위!
이창용 도슨트가 들려주는 유럽 미술 기행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프랑스 최고의 명작은?”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해 오르세, 오랑주리, 로댕 미술관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술관을 돌아보며 고대 그리스에서 르네상스를 거쳐 인상주의까지 서양 미술사조의 주요 흐름을 꿰뚫는 걸작들을 만나는 미술 기행서다. 실제로 로마 바티칸 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에서 도슨트로 활약한 이창용 저자의 전문지식과 타고난 입담이 독자들을 작품 속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루브르 박물관이 자랑하는「모나리자」에 관해 저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모나리자」의 눈, 코, 입과 특유의 미소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읽고 나면「모나리자」가 왜 명작일 수밖에 없는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자크 루이 다비드가 남긴「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의 대관식」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프랑스 미술계를 발칵 뒤집은 에두아르 마네의「풀밭 위의 점심」,「올랭피아」에서는 관습이라는 틀에 박힌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새롭고 혁신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고자 한 마네의 용기를 엿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가’에 대해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한다. 미술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은 시대와 사회적 분위기, 유행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프랑스의 유명 미술관 순례를 통해 “바로 이것이다!” 싶은 최고의 작품을 스스로 정해볼 것을 권한다. ‘좋은 작품은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미술 감상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목차

프롤로그 _ 좋은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뭘까?

1. 인류의 보고 루브르 박물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여인
서양 회화의 시작과 끝, 그랑 갤러리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새로운 세상, 르네상스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기 시작한 회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듯 다른 듯 두 점의 「암굴의 성모」
다 빈치의 가장 인간적인 작품 「성 안나와 성모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 「모나리자」
프랑스 르네상스의 아버지, 프랑수아 1세
루브르에서 가장 큰 그림 「가나의 혼인 잔치」
신고전주의의 풍운아, 자크 루이 다비드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두 작품
모든 프랑스인에게 바치는 평화의 메시지
살아 있는 영웅을 찬양하라
내 영웅의 그늘에서 역사에 기록되리라
인간의 내재한 감정을 일깨우려 했던 낭만주의
시체의 바리케이드를 넘어 「민중을 이끄는 자유」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 「마리 드 메디치」 연작
2년 6개월 만에 총 24점의 연작을 완성한 루벤스
「리옹에서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만남」
마리의 정치적 치적과 아들 루이 13세와의 갈등

2. 인상주의로 떠나는 아름다운 기차역 오르세 미술관

영원히 꺼지지 않는 예술의 불꽃, 인상주의
농부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이삭 줍는 여인들」
바르비종 화파의 창시자, 테오도르 루소
천사를 그릴 수 없는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
사실주의 서막 「오르낭의 장례식」
현대미술의 시작, 에두아르 마네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풀밭 위의 점심」
그래, 난 창녀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올랭피아」
서시 『지옥에서 보낸 한철』 아르투르 랭보
인상주의의 시작과 끝, 오르세 미술관 5층
카페 게르부아에 모인 바티뇰의 화가들
비운의 화가, 장 프레데릭 바지유
아틀리에를 벗어나 야외로 떠나는 화가들
빛의 사냥꾼, 클로드 모네
절정을 꽃 피우다 「루앙 대성당」 연작
단 하나뿐인 모델, 카미유 동시외
기쁨과 행복만을 노래한 르누아르
인상주의의 또 다른 빛의 효과
파리의 화가, 에드가르 드가
파리의 신데렐라를 꿈꾸는 발레리나

3. 모네의 안식처가 된 지베르니 정원과 오랑주리 미술관

모네의 가장 위대한 걸작 「수련 대장식화」

4. 신의 손을 훔친 조각가 로댕 미술관

지옥의 비참한 광경에 사색에 잠긴 시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 「칼레의 시민」
미완성으로 남겨진 필생의 역작 「지옥문」
로댕의 안식처가 된 비롱 저택
조각의 가치 기준을 바꾼 로댕의 작품들
영원한 뮤즈이자 달콤한 독배, 카미유 클로델
로댕 미술관을 떠나며
 

저자 소개

저 : 이창용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2년여간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서 도슨트로 활동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바티칸 박물관전』 큐레이터를 맡았다. 2012년부터 6년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도슨트로 활약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 시사교양 프로그램 <미술은 처음이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

책 속으로

루브르에는 ‘모나리자 집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루브르를 방문하는 25퍼센트가량의 방문객들이 그저 모나리자만 보고 밖으로 빠져 나가버리는 현상에서 비롯된 말이죠. 또한 2019년 CNN에서 진행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작품이라는 조사에 따르면, 무려 85.3퍼센트가 「모나리자」를 선택했다고 전합니다. 프랑스는 현재 매년 「모나리자」 하나만으로 수조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해지니 명실상부 이 작품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모나리자」」중에서

200년 넘게 베네치아 산 조르지오 마조레 수도원 식당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이 작품에 숱한 시련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1797년 이탈리아를 침공한 나폴레옹 군대는 루브르 박물관 컬렉션을 위해 수많은 작품을 약탈합니다. 그들은 이 작품을 보자마자 한눈에 매료되었지만 1.5톤에 달하는 무게와 크기 때문에 프랑스로 가져갈 엄두를 내질 못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고민 끝에 작품을 반으로 잘라 캔버스를 돌돌 말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루브르에서 가장 큰 그림「가나의 혼인 잔치」」중에서

너무나도 멋진 초상화이지만 사실 이 장면은 완벽히 조작된 장면이었습니다. 생 베르나르 고개는 말이 고개이지, 해발고도가 2,400미터가 넘는 험준한 산맥으로 아라비아산 경주마가 아닌 노새를 이용해야만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이곳은 나폴레옹이 통과했던 5월에도 평균기온이 영하에 가까운 눈덮인 곳으로, 아마도 나폴레옹은 두꺼운 외투에 몸을 감싸고 추위에 떨면서 힘겹게 고개를 지났을 것입니다. 애초에 다비드 가 그린 장면은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모습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영웅을 찬양하라」중에서

연작을 통해 루벤스는 마리 드 메디치의 삶 자체를 신격화하고 역사상 가장 화려한 일대기 작품을 남깁니다. 그는 지인과의 편지를 통하여 “나의 모든 능력을 다 쏟아부었으며, 역사적 진실을 완벽하게 변조하고 기만하는 데 성공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죠. 그리고 자신이 작품 속에 표현 한 것처럼 마리 모자의 관계가 평온히 이어가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마리의 정치적 치적과 아들 루이 13세와의 갈등」중에서

미술평론가 루이 르로이는 모네의 작품을 두고 “인상, 해돋이. 참으로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 얼마나 자유로운 그림인가! 이 얼마나 쉽게 그린 그림인가! 그림 속 바다 풍경의 완성도는 벽지보다 더 못한 수준이다!”라며 조롱 섞인 말들로 작품을 헐뜯고 이 전시회를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 명명했습니다. 이렇게 루이 르로이에 의해 ‘인상주의’라는 말이 처음 탄생하는데요, 여기서 “인상적이다”라는 말은 ‘너무 못 그려서, 너무 황당해서, 어이가 없어서 인상적이다’라는 반어적 표현이었지요. 애초에 악담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1877년 3회 차 전시회부터는 스스로 ‘인상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어느 덧 인상주의는 미술계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예술의 불꽃, 인상주의」중에서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농부의 삶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라는 밀레의 말은 노동을 신성시했다고 보기보다는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변치 않는 농부들의 애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어떤 이들은 좌측 두 여인의 두건과 중앙 여인의 소매 색깔이 혁명을 상징하는 프랑스 삼색기와 같다며 밀레가 농촌에서 혁명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은 발표 이후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지독히 좌파적인 그림이라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이삭 줍는 여인들」」중에서

작품이 살롱전에 출품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이 작품은 저 인부들이 깨는 돌보다 더 가치가 없다”라며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쿠르베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는 누군가를 기쁘게 하거나 쉽게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네. 단 한순간이라도 원칙에서 벗어나 양심에 어긋나는 그런 짓을 하진 않을 걸세”라며 오직 이것이 진실이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의 진짜 모습이라 이야기합니다.
---「사실주의 서막 「오르낭의 장례식」」중에서

과연 마네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요? 그럴 리가 없죠. 에두아르 마네는 최고의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나 귀족적인 삶을 살아왔고 당대 최고의 아카데미즘 화가에게 미술교육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려야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사람이죠. 그런데 도대체 왜? 마네는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소위 이따위의 그림을 그렸던 걸까요?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린 「풀밭 위의 점심」」중에서

작품의 의미와 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화가를 그만두고 기관사가 되는 것이 낫겠다.” “모네는 색맹인가? 왜 말도 안 되는 색들이 칠해진 것인가?”라는 평들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에밀 졸라만은 다음과 같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모네의 작품들에서는 기차의 기적 소리가 들려오며,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거대한 기차역을 서서히 뒤덮는 광경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의 그림에는 과거가 아닌 우리의 오늘이 담겨 있다.”
---「빛의 사냥꾼, 클로드 모네」중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스러운 작품 속 피사체와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은 르누아르만의 변하지 않는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과 함께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해 그를 소개할 땐 “30분만 투자해 르누아르의 작품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눈에 익혀둔다면, 앞으로 전 세계 어떤 미술관에 가더라도 르누아르 작품만큼은 다 구분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라고 전하기도 합니다.
---「기쁨과 행복만을 노래한 르누아르」중에서

모네가 남겨준 다양한 수련 연작들은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그중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당연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된 수련 대장식화입니다. 이 작품은 모네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며 그의 말년 인생과 맞바꾼 작품이라고 이야기할 만큼이나 모네는 이 작품을 위해 정신적 ? 육체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완성하게 됩니다.
---「모네의 가장 위대한 걸작 「수련 대장식화」」중에서

로댕은 이들의 모습을 죽음도 초월한 신성한 영웅적인 모습으로 거짓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죽음 앞에 두렵고 떨려 눈물을 흘리고 당장 도망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노라고. 그래서 그들의 선택과 행동이 더 위대하고 값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칼레의 시민」」중에서

출판사 리뷰

“모네의 그림을 보려고 프랑스로 떠날
당신께 보내는 아주 특별하고도 멋진 초대장!”
책 한 권 달랑 들고 떠나도 손색없는 프랑스 미술 기행


저자는 이 책에서 루브르 박물관이 자랑하는 대표 작품인「밀로의 비너스」,「사모트라케의 니케」와 함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자크 루이 다비드, 페테르 파울 루벤스 등 출중한 화가들의 대표작과 화가의 일생에 관해 들려준다.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19세기 근대미술 작품이 전시된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장 프랑수아 밀레, 테오도르 루소, 구스타브 쿠르베를 비롯하여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에두아르 마네, 장 프레데릭 바지유,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르 드가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지베르니 정원과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에서는 클로드 모네와 오귀스트 로댕이 전 생애를 바쳐 집요하게 추구한 그들의 예술세계에 푹 빠져들 만큼 특유의 입담을 발휘한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도슨트, 서양미술사 전문 강사로서 다져온 저자의 남다른 노하우는 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저자는 루브르 박물관을 돌아보는 데는 최소 6시간에서 이틀 정도를 할애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어떤 동선으로 돌아봐야 하는지, 빠트리지 않고 꼭 챙겨봐야 하는 작품은 무엇인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오르세 미술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최소 4시간을 할애하여 고전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 작품까지 빠짐없이 만나보라고 말한다. 지베르니 정원과 오랑주리 미술관에서는 모네가 마지막 인생 12년과 맞바꾸어 선물한 삶의 여유와 위로를 느껴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로댕 미술관은 파리에 있는 수많은 미술관 중 가장 편안하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미술관이 보유한 방대한 컬렉션과 함께 드넓은 정원이 매력이라고 귀띔한다.

이 책에 담긴 프랑스 미술 기행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풍성한 정보는 지금 당장 이 책 한 권을 달랑 들고 프랑스로 떠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렇다. 이 책은 걸출한 화가들이 남긴 세기의 명작을 찾아 프랑스로 떠나고자 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프랑스의 주요 미술관이 지금, 내 방으로 걸어들어왔다!”
다빈치 「모나리자」에서 모네의 「수련 대장식화」까지
가슴에 아로새겨질 감동과 비밀스러운 이야기의 향연!


저자는 루브르 박물관과 프랑스의 주요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 관해 잘 알려진 사실과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가감 없이 명쾌하게 전달한다. 우선「모나리자」가 왜 그처럼 유명한가에 대해 그림의 구도, 스푸마토 기법, 대기 원근법, 다빈치의 해부학적 지식을 근거로 든다. 또 마네의 대표작「풀밭 위의 점심」이 왜 프랑스 부르주아 남성들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인지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불리는「칼레의 시민」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를 놓고 로댕이 왜 그토록 깊이 고민했는지 이유를 듣고 나면 무릎을 치며 감탄할 수밖에 없다.「밀로의 비너스」에 담긴 루브르 박물관의 애국 마케팅, 완벽하게 조작된 장면을 연출한「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에 이르면 다시 한번 문제의 작품을 되돌아보게 된다. 「메두사의 뗏목」을 통해 정권의 무능과 부정부패를 고발한 테오도르 제리코, 우리가 잘 아는 인상파 화가들의 뒤를 부지런히 돌봐주면서도 정작 본인의 작품에 관해서는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던 바지유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넘어 삶의 진정성을 전한다. 밀레의「만종」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저자는 몇 가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것이 미술 분야이긴 하지만 사실조차 확인할 수 없는 낭설은 사라져야 한다고 한탄한다.

책에는 저자가 고른 작품을 둘러싼 친절한 설명과 함께 주요 작품 이미지도 수록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명을 뒷받침하는 참고 작품까지 담았다. 한 편, 한 편 작품에 얽힌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이 작품들을 보러 반드시 프랑스에 가고야 말겠다는 결심이 선다. 한데 그럴 필요 없다. 언젠가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아니어도 괜찮다. 내 방이든 지하철이든 한적한 카페 안이든 그 어떤 장소라도 상관없다. 찬찬히 시간을 들여 책 속에 안내된 그림과 텍스트에 푹 빠져 있다가 책장을 덮을 때쯤, 파리로 가는 항공권은 결코 끊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이 절로 나오게 될 테니까 말이다. “아, 프랑스 미술 기행, 잘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