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시민의 낯선 도시에게 말 걸기, 그 첫 번째 이야기
_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시작한 유럽 탐사
아테네 플라카지구, 로마의 포로 로마노, 이스탄불 골든 혼, 파리 라탱지구, 빈의 제체시온, 부다페스트 언드라시 거리, 이르쿠츠크 데카브리스트의 집, 이런 곳에 가고 싶었다. 다른 대륙에도 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스무 살 무렵부터 내 마음을 설레게 만든 곳은 주로 유럽의 도시들이었다. 그곳 사람들이 훌륭한 사회를 만들어 좋은 삶을 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떻게 더 자유롭고 너그럽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가 소설보다 더 극적인 역사의 사건들을 만났고, 그 주인공들이 살고 죽은 도시의 공간을 알게 되었다. 삶의 환희와 슬픔, 인간의 숭고함과 비천함, 열정의 아름다움과 욕망의 맹목성을 깨닫게 해주었던 사람과 사건의 이야기를 그곳에 가서 들어보고 싶었다.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의 1권인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시대에 유럽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이야기를 담았다. 이 네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룩한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성취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크게 바꾸었다. 앞으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도시 넷을 한 권에 묶으려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2권은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 드레스덴을 다루게 될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유럽 도시 기행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저자. 5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 첫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각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광장, 박물관과 예술품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에 얽힌 지식과 정보를 그만의 목소리로 담아낸 『유럽 도시 기행 1』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네 도시 이야기를 담았다.
목차
1 아테네, 멋있게 나이 들지 못한 미소년
아크로폴리스의 존재감
서구 문명의 슈퍼스타, 파르테논
도시의 몰락, 신전의 비운
아고라, 이성과 감정의 격전지
시간 여행자의 박물관 산책
영광의 시작, 마라톤과 살라미스
아테네의 몰락을 증언하는 로마 시대 유적
역사의 공백, 공간의 단절
아스파시아, 퍼스트레이디가 된 난민 소녀
이성과 논리를 꽃피운 공간, 플라카
도시의 ‘경로 의존적’ 확장
피레우스에서는 드라이브를
아크로폴리스 야경을 즐기는 만찬
2 로마, 뜻밖의 발견을 허락하는 도시
이탈리아 최악의 도시
팔라티노 언덕에서 황제의 시선으로
과시욕의 아이콘, 콜로세오와 개선문
포로 로마노의 폐허 산책
황제가 되지 못한 황제, 카이사르
판테온, 공을 품은 원통
이탈리아 통일의 역사 드라마,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모든 곳이 좋았던 로마의 거리
바티칸의 이탈리아식 자본주의
피오리 광장에서 브루노를 만나다
뜻밖의 재미가 있는 도시
로마에서는 에스프레소!
3 이스탄불, 단색에 가려진 무지개
다양성을 잃어버린 국제도시
난해하고 불친절한 박물관, 아야소피아
구시가의 아잔 배틀
젊은 황제의 호연지지, 토프카프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명품을 버리고 짝퉁을 택하다
아타튀르크, 이스탄불의 터키화
보스포루스해협 유람선과 위스퀴다르
탁심 광장에서 갈라타 타워까지
내키는 대로 다닌 이스탄불
케밥, 감자 요리, 그리고 생선구이
터키식 커피? 오스만식 커피!
4 파리, 인류 문명의 최전선
초라한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으로
노트르담 대성당과 생 미셀 다리, 문학의 힘과 프랑스 민주주의
루브르, 들어가도 들어가지 않아도 후회할 박물관
카루젤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까지, 황홀한 산책길
개선문의 나폴레옹
오스만 남작의 파리 대 개조
부르봉 왕가의 남자들
유한계급론의 살아 있는 증거,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지구촌 문화수도의 자격 증명
오르세 미술관과 로댕 미술관
몽마르트르, 몽파르나스, 라탱지구
‘프랑스 음식’이란 건 없다
상세 이미지
출판사 리뷰
“나는 이런 방식으로 낯선 유럽 도시를 여행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 자신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감정을 맛본다. 그게 좋아서 여행을 한다. 그러려면 도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도시는 대형서점과 비슷하다. 무작정 들어가도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책이 너무 많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걸리고 몸도 힘들다.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할 위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구입할 책을 미리 정하고 가서 그것만 달랑 사고 돌아온다면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인터넷서점에 주문하면 되지 무엇 하러 굳이 서점까지 간단 말인가. 대형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뜻밖의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즐거움을 맛보려면 서점의 구조를 미리 파악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살펴볼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려고 마음먹었던 책이 신간안내나 서평에서 본 것처럼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는 건 기본이고 신간코너와 베스트셀러 진열대, 스테디셀러 판매대, 기획도서 진열대, 귀퉁이 서가까지 다니면서 이 책 저 책 들춰보는 여유를 누리는 것은 덤이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낯선 유럽의 도시를 여행했다. 찍어둔 곳은 빠뜨리지 않았고 몰랐던 공간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누렸다.
--- 본문 중에서
저자는 각각의 도시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history)과 그 도시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사람의 생애(story)를 탐색했다. 이들 네 도시와 이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룩한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성취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크게 바꾸었다. 그래서 소설보다 더 극적인 역사의 사건들이 발생하였고, 그 문명을 이뤄낸 역사의 주인공들이 탄생한 도시의 공간을 하나하나를 직접 두 발로 찾아가, 낯선 도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각기 다른 시대에 유럽의 문화수도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도시의 숨겨진 역사, 숨은 주인공들을 만나다”
도시의 건축물과 박물관, 미술관, 길과 공원, 도시의 모든 것은 ‘텍스트(text)’일 뿐이다. 모든 텍스트가 그러하듯 도시의 텍스트도 해석을 요구한다. 그 요구에 응답하려면 ‘콘텍스트(context)’를 파악해야 한다. 콘텍스트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말한다. 도시의 건축물과 공간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욕망, 그들이 처해 있었던 환경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누가, 언제, 왜, 어떤 제약조건 아래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 사람에게, 도시는 그저 자신을 보여줄 뿐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지는 않는다.
--- 본문 중에서
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아테네, 그렇게 탄생한 문명이라는 소우주가 가속 팽창을 이룬 로마, 무려 삼천 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동안 국제도시였던 이스탄불, 보잘것없는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이 된 도시 파리까지, 한때는 혹은 지금, 유럽의 역사와 문명 그리고 문화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네 도시를 저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여행하면서 그만의 느낌을 전달한다.
이들 네 도시는 유럽문명의 DNA를 품고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멋있게 나이 들지 못한 미소년 같은 도시 ‘아테네’, 뜻밖의 발견을 허락하는 도시 ‘로마’, 단색에 가려진 무지개 같은 난해하지만 신비로운 ‘이스탄불’, 21세기 문화수도이자 현대적이고 젊은 도시 ‘파리’ 등. 이것이 저자가 자신의 방식대로 읽어낸 네 도시의 이야기이자 이름이다. 우리는 그 도시 안에서 한때 유럽 문명을 탄생시킨 저마다의 숨은 이야기와 혹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거나 또는 새롭게 알게 되는 주인공들을 색다른 모습으로 하나씩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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