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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국민화’에서 배제된 여성들이 남성들에 의하여 영도된 표현의 세계에서 표현의 주체로서의 공간을 획득하기 위하여 벌인 투쟁과 그 속에서 획득한 여성표현의 가능성을, 일본의 여성들이 근대 미디어를 통해 쏟아냈던 방대한 말을 고찰함으로써 가시화한 책이다.
종래에 일본근대의 여성들에 의한 표현을 다룰 때 논의의 대상으로 주목되어 온 것은, 근대문학이 국민국가의 장치로서 정착한 1890년대 이후, 그 중에서도 특히 히구치 이치요가 (남성)문단에 의하여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1890년대 중반 이후였다. 하지만, 본서는 ‘여성 표현의 일본 근대사’라는 이름을 내걸면서도 그토록 거대한 존재인 히구치 이치요를 무시하고, 근대 초기부터 이치요 이전까지의 여자들의 읽고쓰기의 실상을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기반으로 추적하여, 예창기의 투서를 포함한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의 읽고 쓰기를 발굴해냈다. 이 책은 종래에 소홀히 다루어 왔던 이 시기의 신문?잡지에 실린 여성의 목소리를 주워 가시화한 최초의 시도이다.
종래에 일본근대의 여성들에 의한 표현을 다룰 때 논의의 대상으로 주목되어 온 것은, 근대문학이 국민국가의 장치로서 정착한 1890년대 이후, 그 중에서도 특히 히구치 이치요가 (남성)문단에 의하여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1890년대 중반 이후였다. 하지만, 본서는 ‘여성 표현의 일본 근대사’라는 이름을 내걸면서도 그토록 거대한 존재인 히구치 이치요를 무시하고, 근대 초기부터 이치요 이전까지의 여자들의 읽고쓰기의 실상을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기반으로 추적하여, 예창기의 투서를 포함한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의 읽고 쓰기를 발굴해냈다. 이 책은 종래에 소홀히 다루어 왔던 이 시기의 신문?잡지에 실린 여성의 목소리를 주워 가시화한 최초의 시도이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언
제1장 여자의 목소리를 줍다
1.'부녀동몽'과 신문
2.여자가 쓰는 투서-1870년대 후반
3.목소리의 압살-1880년대 초두
4.제도의 포위
5.쓰기를 둘러싼 투쟁
제2장 여자의 읽고 쓰기를 좇다
1.'개화의 시대'의 '여권'과 '여덕女德'
2.'미디어시대'의 여자의 읽을거리
3.'소설의 시대'의 여자의 읽을 거리
4.여자가 쓰는 소설
제3장 여자의 소설을 읽다
1.'기모노'와 '양장'-『덤불속의 휘파람새』
2.'여덕'의 동요-「정혼의 굴레」
3.'여자의 운명'의 응시-「깨진 반지」
4.좌절하는 공동성-「싸리 도라지」
5.'새로운 남성'의 창조-「환고의 사슬」
6.빙해 밑에서
제4장 여자의 문체(style)를 가늠하다
1.서간문적 규범과 일탈하는 본문(body)
2.『이라츠메』혹은 유행잡지
3.'색다른 차림'으로서의 언문일치체
4.일인칭이라는 모드
5.여자의 스타일북
후기
역자 후기-눌린 자의 목소리 읽어내기
1.근대의 명암과 명치 여성의 읽고 쓰기
2.여성 표현의 가능성들
3.문학사 연구의 가능성
4.부기
부록
1.여성문학 관련 연표
2.「깨진 반지」
3.인명·서명·사항 해설
서언
제1장 여자의 목소리를 줍다
1.'부녀동몽'과 신문
2.여자가 쓰는 투서-1870년대 후반
3.목소리의 압살-1880년대 초두
4.제도의 포위
5.쓰기를 둘러싼 투쟁
제2장 여자의 읽고 쓰기를 좇다
1.'개화의 시대'의 '여권'과 '여덕女德'
2.'미디어시대'의 여자의 읽을거리
3.'소설의 시대'의 여자의 읽을 거리
4.여자가 쓰는 소설
제3장 여자의 소설을 읽다
1.'기모노'와 '양장'-『덤불속의 휘파람새』
2.'여덕'의 동요-「정혼의 굴레」
3.'여자의 운명'의 응시-「깨진 반지」
4.좌절하는 공동성-「싸리 도라지」
5.'새로운 남성'의 창조-「환고의 사슬」
6.빙해 밑에서
제4장 여자의 문체(style)를 가늠하다
1.서간문적 규범과 일탈하는 본문(body)
2.『이라츠메』혹은 유행잡지
3.'색다른 차림'으로서의 언문일치체
4.일인칭이라는 모드
5.여자의 스타일북
후기
역자 후기-눌린 자의 목소리 읽어내기
1.근대의 명암과 명치 여성의 읽고 쓰기
2.여성 표현의 가능성들
3.문학사 연구의 가능성
4.부기
부록
1.여성문학 관련 연표
2.「깨진 반지」
3.인명·서명·사항 해설
출판사 리뷰
종래에 일본근대의 여성들에 의한 표현을 다룰 때 논의의 대상으로 주목되어 온 것은, 근대문학이 국민국가의 장치로서 정착한 1890년대 이후, 그 중에서도 특히 히구치 이치요가 (남성)문단에 의하여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1890년대 중반 이후였다. 하지만, 본서는 ‘여성 표현의 일본 근대사’라는 이름을 내걸면서도 그토록 거대한 존재인 히구치 이치요를 무시하고, 근대 초기부터 이치요 이전까지의 여자들의 읽고쓰기의 실상을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기반으로 추적하여, 예창기의 투서를 포함한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의 읽고 쓰기를 발굴해냈다. 이 책은 종래에 소홀히 다루어 왔던 이 시기의 신문?잡지에 실린 여성의 목소리를 주워 가시화한 최초의 시도이다.
그것은 1890년대 이후에 여류작가가 일제히 문단에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의 표현의 장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 있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며, 또한 여성이 (남성)문단에 인정받는 “‘여류작가’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가 묻어버린 어둠을 문제화”함으로써, 여류작가 ‘미만’의 여성들의 글쓰기가 가진 여성표현으로서의 또 하나의 가능성을 드러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어둠은, ‘유명성’을 갖춘 여성작가들의 정전화라는 종래의 페미니즘비평만으로는 도저히 빛을 비출 수 없는 영역이었다.
저자인 히라타 유미가 이 어둠에 작동하는 힘으로 드러낸 것은, 전근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들의 읽고쓰기를 규제하려는 근대의 억압과, 그에 대항하여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글쓰는 행위를 통하여 ‘국민화’를 거부하는 여성으로서의 주체의 영위이다. 확실히 일본의 근대화는 서구로부터 수용된 국민개학의 교육이념과 ‘여권’사상을 통해 여성의 읽고쓰기를 극적으로 확대시켜 갔으며, 여성에게 스스로의 표현세계를 사회공간으로 밀어내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것을 뒷받침한 것은 공교육제도의 확충과 인쇄출판 태세의 비약적인 확대라는 ‘미디어의 시대’의 도래였는데, 이 두 요소는 근대화정책에서 가장 커다란 역할을 한 시스템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근대는 틀림없이 여성의 읽고쓰기를 전통적 유교적 여성관에 입각한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점차 시간이 흘러 근대국가가 그 모습을 뚜렷이 드러낼수록 억압의 힘이 되어 주체의 상상력을 통제한다. 1880년대를 거치면서 여성자립론이나 자기실현 등이 부정되고 최종적으로 현모양처주의로 수렴되어 갔으며, 젠더의 명령어는 미디어 속에서 더욱더 강화되면서 남녀 모두를 향해서 재생산되어 갔던 것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억압을 물리쳐야 하는 여성의 글쓰기 그 자체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도 할 수 있는 일로서 근대적 가부장제에 뒷받침되어 있는 모순으로 점철된 행위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 ‘문학’이라는 장은 근대의 억압을 돌파하는 유력한 통로였으며, 때로 그것은 ‘말이 가지는 권력’을 내부에서 붕괴시킬 정도의 유연한 힘에 넘쳐 있었음을, 저자는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그것은 근대의 미디어가 그 내부에 배태한 모순을 뚫고 부상한 것이었다. 즉 당시의 여성 대상 잡지의 대부분은 여성의 읽고쓰기에 대한 규범적 담론을 쏟아내는 한편으로, 여자의 글쓰기를 거기에서 일탈시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는 장소를 지면 안에 만들어 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여성독자들은 잡지들의 현상문예 등을 통해 글쓰기를 장려받았으며, 나아가 소설을 쓰게까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여름밤의 불꽃처럼 찰나를 화려하게 장식한 문체를 획득해 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설의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조형 등이 아니라, 문체 그 자체에 명치 여성의 ‘자기표현에 대한 희구’를 읽어내는 표현사를 전개한다. 일찍이 여자의 글쓰기를 서간문 등에 가두려는 힘에 의한 떠들썩한 비난 속에 한시나 한문체의 논술로 시작된 여성의 일탈적 글쓰기는 소설로까지 넓어져 남성들의 다양한 문체를 흉내내어, 이 시기 소설계를 풍미했던 언문일치체를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때는 일본어가 국어로서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언문일치체가 국민국가의 언어로서 돌출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히라타는 여기에서 언문일치체와 여성이라는 젠더와의 관계를 문제 삼는데, 이것은 국어와 언문일치체를 ‘국민’의 탄생에만 관련시켜 논해 온 종래의 관점에 젠더의 쐐기를 박아 넣는 작업이기도 했다. 이것은 확실히 배제와 통합에 의한 하나의 바위로 여겨졌던 ‘국민화’에 ‘국민’의 잔여로서 균열을 가하는 주체의 영위인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성표현의 또 하나의 가능성들은 지극히 매력적이다. 아마도 여성표현자들이 ‘여성’이라는 젠더를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 책이 던지는 문제제기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유효할 것이다. 이 책은 문학사 연구가 우리들의 문학관을 상대화하고 쇄신해 가는 시도라는 것을 신선하게 전하고 있다.
그것은 1890년대 이후에 여류작가가 일제히 문단에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의 표현의 장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 있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이며, 또한 여성이 (남성)문단에 인정받는 “‘여류작가’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가 묻어버린 어둠을 문제화”함으로써, 여류작가 ‘미만’의 여성들의 글쓰기가 가진 여성표현으로서의 또 하나의 가능성을 드러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어둠은, ‘유명성’을 갖춘 여성작가들의 정전화라는 종래의 페미니즘비평만으로는 도저히 빛을 비출 수 없는 영역이었다.
저자인 히라타 유미가 이 어둠에 작동하는 힘으로 드러낸 것은, 전근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들의 읽고쓰기를 규제하려는 근대의 억압과, 그에 대항하여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글쓰는 행위를 통하여 ‘국민화’를 거부하는 여성으로서의 주체의 영위이다. 확실히 일본의 근대화는 서구로부터 수용된 국민개학의 교육이념과 ‘여권’사상을 통해 여성의 읽고쓰기를 극적으로 확대시켜 갔으며, 여성에게 스스로의 표현세계를 사회공간으로 밀어내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것을 뒷받침한 것은 공교육제도의 확충과 인쇄출판 태세의 비약적인 확대라는 ‘미디어의 시대’의 도래였는데, 이 두 요소는 근대화정책에서 가장 커다란 역할을 한 시스템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근대는 틀림없이 여성의 읽고쓰기를 전통적 유교적 여성관에 입각한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점차 시간이 흘러 근대국가가 그 모습을 뚜렷이 드러낼수록 억압의 힘이 되어 주체의 상상력을 통제한다. 1880년대를 거치면서 여성자립론이나 자기실현 등이 부정되고 최종적으로 현모양처주의로 수렴되어 갔으며, 젠더의 명령어는 미디어 속에서 더욱더 강화되면서 남녀 모두를 향해서 재생산되어 갔던 것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억압을 물리쳐야 하는 여성의 글쓰기 그 자체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도 할 수 있는 일로서 근대적 가부장제에 뒷받침되어 있는 모순으로 점철된 행위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 ‘문학’이라는 장은 근대의 억압을 돌파하는 유력한 통로였으며, 때로 그것은 ‘말이 가지는 권력’을 내부에서 붕괴시킬 정도의 유연한 힘에 넘쳐 있었음을, 저자는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그것은 근대의 미디어가 그 내부에 배태한 모순을 뚫고 부상한 것이었다. 즉 당시의 여성 대상 잡지의 대부분은 여성의 읽고쓰기에 대한 규범적 담론을 쏟아내는 한편으로, 여자의 글쓰기를 거기에서 일탈시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는 장소를 지면 안에 만들어 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여성독자들은 잡지들의 현상문예 등을 통해 글쓰기를 장려받았으며, 나아가 소설을 쓰게까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여름밤의 불꽃처럼 찰나를 화려하게 장식한 문체를 획득해 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설의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조형 등이 아니라, 문체 그 자체에 명치 여성의 ‘자기표현에 대한 희구’를 읽어내는 표현사를 전개한다. 일찍이 여자의 글쓰기를 서간문 등에 가두려는 힘에 의한 떠들썩한 비난 속에 한시나 한문체의 논술로 시작된 여성의 일탈적 글쓰기는 소설로까지 넓어져 남성들의 다양한 문체를 흉내내어, 이 시기 소설계를 풍미했던 언문일치체를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때는 일본어가 국어로서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언문일치체가 국민국가의 언어로서 돌출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히라타는 여기에서 언문일치체와 여성이라는 젠더와의 관계를 문제 삼는데, 이것은 국어와 언문일치체를 ‘국민’의 탄생에만 관련시켜 논해 온 종래의 관점에 젠더의 쐐기를 박아 넣는 작업이기도 했다. 이것은 확실히 배제와 통합에 의한 하나의 바위로 여겨졌던 ‘국민화’에 ‘국민’의 잔여로서 균열을 가하는 주체의 영위인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성표현의 또 하나의 가능성들은 지극히 매력적이다. 아마도 여성표현자들이 ‘여성’이라는 젠더를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 책이 던지는 문제제기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유효할 것이다. 이 책은 문학사 연구가 우리들의 문학관을 상대화하고 쇄신해 가는 시도라는 것을 신선하게 전하고 있다.
'39.일본학 연구 (학부전공>책소개) > 3.일본근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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