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계사 이해 (독서>책소개)/4.해양문명사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향해하다

동방박사님 2022. 5. 1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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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근현대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장이 되다

분단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다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다.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알지 못했을 때, 혹은 바다를 지키지 못했을 때 우리는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해역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때로는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두 번째 시리즈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에서는 근현대 시기 동북아 해역에서 일어난, 지식과 사람 그리고 문화의 교류 양상을 인문네트워크의 개념으로 들여다본다.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육지 중심의 사고에서 더 나아가 해역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문학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며

1장. 개항,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
서양 상인들이 연 동아시아 근대
개항장의 풍경과 드라마
일본 니가타항 탐방기
해전으로 본 동북아 100년
위기는 바다를 모를 때 왔다
대항해시대의 대만
하멜이 본 조선, 조선이 본 하멜
초량왜관과 데지마

2장. 동북아해역을 왕래한 지식인
복음을 위해 바다를 건넌 선교사들
서구인의 동아시아 바다 여행기
동북아해역과 근대 지식의 수용·유통(중일편)
동북아해역과 근대 지식의 수용·유통(조선편)
신학문 배우러 바다 건너다
기선을 타고 신문물을 배우러 가다
일본으로 간 조선의 수신사

3장. 동북아해역의 디아스포라
재일제주인의 고향 사랑과 감귤
바다를 건넌 ‘임진강’
이름이 들려주는 재일코리안 역사이야기
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나는 재일코리안의 역사
재일한인 역사자료관을 소개합니다
근대 상하이 거리 활보한 뜻밖의 한국 사람들

4장. 동북아해역의 문화교류
‘빵의 교류사’와 한국·일본
육식 금지령의 해제와 스키야키의 탄생
돈가스에 담긴 교류와 융합의 역사
박래품(舶來品), 새로운 세계의 맛
우리 어촌에 남은 일본어
밥상 위의 출세어(出世魚)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간 우리말
놀이문화 속 일제잔재

5장. 동북아해역의 섬과 도시
다시 보자! ‘섬과 해역’
역사의 바다, 통영과 한산도
고대 국제무역의 중심, 완도
탐나는 섬, 제주도
임정 100주년, 근대 상하이를 돌아보다
상하이 무협영화의 탄생
해양·대륙문명의 충돌과 마성의 도시
상하이 바닷길이 막히면

6장. 동북아해역 속의 부산
부산의 산동네와 재일코리안
해저케이블, 동북아를 연결하다
명태와 정어리, 남선창고 터에서
당신의 ‘부산’을 자랑하세요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019 부경해양지수
닮은 듯 다른 부산·상하이
중국의 ‘해양력 증강 정책’ 을 주목하라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서광덕 (徐光德)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ㆍ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저서로는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2018), 『중국 현대문학과의 만남』(공저, 2006), 『동북아해역과 인문학』(공저, 2020) 등이 있고, 역서로는 『루쉰』(2003), 『일본과 아시아』(공역, 2004), 『중국의 충격』(공역, 2009), 『수사라는 사상』(공역, 2013), 『아시아의 표해록』(공역, 2020) 등이 있으며,...

저 : 김윤미 (金潤美)

 
전쟁과 군사기지, 지역과 군대에 대해서 연구하며 현장도 틈틈이 다닌다. 『일제시기 일본군의 대륙침략과 부산의 군사기지화』로 박사학위를 받고, 최근에는 「일본 해군의 남해안 조사와 러일전쟁」, 「1945년 해방공간에서 교차하는 미군과 일본군의 이동」, 「일본의 한반도 군용 해저통신망 구축과 ‘제국’네트워크」, 「일본군의 군사수송과 한반도 해안요새」 등을 발표했다.유엔평화기념관,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를 거쳐 현재...

저 : 조세현 (曺世鉉)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석사과정을 마치고 북경사범대학 역사과에서 중국근현대 정치사상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淸末民初無政府派的文化思想』(中國, 社會科學文獻出版社, 2003年), 『동아시아 아나키스트의 국제교류와 연대』(창비, 2010년), 『부산화교의 역사』(산지니, 2013년), 『천하의 바다에서 국가의 바다로』(일조각, 2016년) 등이 있다. 동아시아 근대 사상문화에 ...
 

책 속으로

우리가 다시금 되새길 점은 귀츨라프가 중국 남방 양식 정크선에 싣고 항해했던, 한문으로 번역된 교리서가 상징하는 문화적 확장성이다. 그는 대서양과 인도양, 말라카 해협과 동남아해역을 건너 동북아시아 바다까지 건너오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게 해 들여왔다. 그가 현지 복장을 즐겨 입고,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나 조선어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구사했다는 점은 여행자로서 본질, 즉 다른 문화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와 자질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문화 접촉 과정에서 발화자 위치에 맞는 훈련과 대화자의 태도를 유지했다.
--- p.72-73

재일제주인의 노력으로 바다를 건너온 감귤 묘목은 제주도의 감귤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1965년 1000톤 정도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1970년 5000톤 가까이로 증가했으며, 1975년에는 무려 8만톤 이상을 생산하기에 이른다. 당시 감귤은 수익성이 매우 좋아 감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녀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 하여 ‘대학 나무’라 불리기도 했다. 그만큼 감귤이 제주도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주도 하면 감귤, 감귤 하면 제주도’라는 공식 뒤에는 제주도에서 바다를 건너 일본에 정착한 재일제주인의 삶의 역사와 고향 사랑 그리고 그리움이 있다.
--- p.109

오늘날 바다는 우리에게 여전히, 어쩌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로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동북아해역의 중심에 있는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21세기 해양실크로드를 하나의 축으로 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내세워 바닷길을 장악하려 하고, 일본이 섬 늘리기로 해양영토 확장에 집착하는 속내를 제대로 파악해 장보고가 가졌던 해양 개척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 p.202

출판사 리뷰

개항과 함께 시작된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
바다를 오고 간 사람들은 무엇을 남겼나

동북아 바닷길은 동아시아 국가와의 무역을 원하는 서양 상인들에 의해 개척되었다. 동아시아 근대의 시작을 알린 사건으로 평가받는 아편전쟁 역시 상인들 간 교역의 마찰에서 비롯되었다. 1장에서는 이처럼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린 개항과 그 이전의 ‘접촉’에 관해 살펴본다.

2장에서는 이 인문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활용한 동북아해역의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서문명의 매개자 역할을 했던 선교사들, 난학을 수용하여 일본 근대 의학의 발전을 이끈 스기타 겐파쿠, 서구 근대 학문을 배우기 위해 바다를 건너 유학생 등 근대 동북아해역의 흥미로운 지식인 네트워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으로는 17세기 초 조선에 들어온 서학이 당시 유학자들의 무관심으로 꽃 피우지 못한 사실과, 소극적 자세로 조선의 근대화 시기를 앞당길 기회를 놓친 수신사의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엿볼 수 있다.

동북아해역을 오고 간 사람들은 지식인뿐만이 아니었다. 가족과 개인의 소박한 꿈을 안고, 타지에 정착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네트워크는 이루어졌다. 3장에는 동북아해역의 디아스포라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동북아해역의 대표적 디아스포라인 재일코리안에 관한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바닷길보다 더 큰 길은 없다
동북아해역을 통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다양한 문화


사람이 오고 간 자리에는 문화가 남는다. 4장에서는 동북아해역의 교류를 통해 전해진 언어, 음식, 놀이문화 등을 다룬다. 이를 통해, 서양에서 시작되어 일본을 거쳐 한국에까지 전해진 돈가스, 빵과 같은 음식이나, 일본어와 한국어에 남아 있는 각국 언어의 흔적을 통해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동북아의 대표적 해역도시인 상하이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나간다. 상하이는 아편전쟁, 독립군, 무협지와 무협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며, 근현대 동북아해역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도시였다. 해양과 대륙문명이 충돌하는 마성의 도시 상하이를 통해 동북아 근현대사를 돌아본다. 이와 함께 해역의 경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해역 연구에 있어서는 놓치기 쉬운, ‘섬’이라는 공간을 한산도, 완도, 제주도 등의 지리적, 역사적 의미를 돌이켜보며 되새긴다.

동북아 바다를 향한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닷길을 통하면 동북아는 하나다


이 책은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에 위치한 부경대학교 교수진들이 동북아해역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위치와 현재, 그리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역사 속 부산과 오늘날 부산을 이으며 해역도시 부산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려낸다. 해양력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중국의 정책에 주목하며 해양수도 부산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지식·사람·문화의 역동적인 교류와 국가 간 첨예한 갈등이 공존했던 동북아해역. 그 속에서 인문네트워크는 전개되었다. 시공을 넘나든 동북아해역에 대한 해양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21세기 해양시대는 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