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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철학하는시간 (2022) - 죽음명상

동방박사님 2023. 9. 2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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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선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은 선사들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을 접하게 된다. 열반송은 ‘죽음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마감하면서 살아있는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언어인 셈이다. 그 속에는 한 인물의 전체 삶이 압축되어 있어서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우리가 열반송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모두가 수긍하는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나만의 답은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답을 찾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이 질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 그 답을 찾은 사람은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대로 사는 주체적인 삶을 펼칠 수 있다. 우리가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목차

머리말 - 005
프롤로그 죽음, 낯선 혹은 불편한 만남 - 013
01 _ 보리달마(菩提達磨)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019
02 _ 육조혜능(六祖慧能) 바보야, 문제는 집착이야 - 027
03 _ 덕산선감(德山宣鑑) 꿈에서 깨어나라 - 035
04 _ 포대화상(布袋和尙) 포대 안에 담긴 꿈과 희망 - 043
05 _ 원오극근(圓悟克勤) 삶이라는 인연의 무게 - 051
06 _ 대혜종고(大慧宗-) 열반송도 집착이다 - 059
07 _ 굉지정각(宏智正覺) 꿈같은 인생 - 067
08 _ 남전보원(南泉普願) 언제나 그 자리에 - 075
09 _ 임제의현(臨濟義玄) 집착을 베는 칼 - 083
10 _ 동산양개(洞山良价) 밖에서 찾지 말라 - 091
11 _ 투자대동(投子大同) 아무 걱정 말아요 - 099
12 _ 앙산혜적(仰山慧寂) 꺼지지 않은 불씨 - 107
13 _ 금화구지(金華俱-) 폼 나는 인생 - 115
14 _ 방거사(龐居士) 비움의 미학 - 124
15 _ 단하천연(丹霞天然) 우상이란 무엇인가? - 132
16 _ 원효대사(元曉大師) 중생과 함께 - 141
17 _ 부설거사(浮雪居士) 마음 부처를 보라 - 149
18 _ 낭혜무염(朗慧無染) 정진, 또 정진 - 157
19 _ 도선국사(道詵國師) 인연은 진리다 - 166
20 _ 대각의천(大覺義天) 참다운 불사 - 174
21 _ 보조지눌(普照知訥) 다만 모른다는 것을 알라 - 182
22 _ 진각혜심(眞覺慧諶) 열반은 어디에? - 190
23 _ 태고보우(太古普愚) 봄날은 간다 - 198
24 _ 나옹혜근(懶翁惠勤) 고향 가는 길 - 207
25 _ 함허기화(涵虛己和) 영원한 지금 - 215
26 _ 청허휴정(淸虛休靜) 자신을 사랑하라 - 223
27 _ 진묵일옥(震-一玉) 붓다의 그림자 - 231
28 _ 허응보우(虛應普雨) 인생, 비극인가 희극인가? - 240
29 _ 경허성우(鏡虛惺牛)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 249
30 _ 효봉학눌((曉峰學訥) 일천 강에 비친 달 - 257
에필로그 - 265
 

저자 소개 

저 : 이일야
본명은 이창구이며, 일야(一也)는 법명이자 필명이다. 전북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전북대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 송광사승가대학에서 철학과 종교학, 동양사상 등을 강의했으며 보조사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현재 전북불교대학 학장과 (사)부처님세상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아홉 개의 산문이 열리다』(13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와 『동화가 있는 철학 서재』(2020 세종도서), 『안다는 것...

책 속으로

보리달마(菩提達磨) /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달마의 가르침은 불교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불교는 누가 뭐라 해도 깨침(覺)을 본질로 하는 종교다. 중생 싯다르타가 붓다가 된 것도 존재의 실상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를 각교(覺敎)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깨달음이 불교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비를 실천하는 데 있다. 깨침이 중요한 것도 이를 통해 진정한 자비(慈悲)의 실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홍서원(四弘誓願)에서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서원(衆生無邊誓願度)이 가장 앞에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생구제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든 번뇌를 끊고 법문을 배우며 성불하는 것이다.
--- pp.25~26

원오극근(圓悟克勤) / 삶이라는 인연의 무게
원오는 간화선을 창시한 대혜종고의 스승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선(禪)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벽암록(碧巖錄)』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설두중현(雪竇重顯 980~1052)이 1,700개의 공안(公案)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한 100칙(則)을 골라 편집한 『설두송고(雪竇頌古)』의 주석서다. 원오는 『설두송고』를 교재로 삼아 선불교의 공안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제자들이 그 내용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것이다. 『벽암록』은 ‘종문(宗門) 제일서(第一書)’라 불릴 만큼 선불교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선원(禪院)에서도 많이 익혀지고 있는 책이다. 원오의 임종이 다가오자 제자들은 당시의 관례에 따라 게송을 남겨 달라 청한다. 그는 생명력을 잃고 형식화된 열반송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마음이 유훈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무 것도 해 놓은 것 없는데, 게송을 남길 이유가 있겠는가. 오직 인연에 따를 뿐이니, 진중하고 진중하도다(已徹無功 不必留頌 聊爾應緣 珍重珍重)
--- pp.54~55

동산양개(洞山良价) / 밖에서 찾지 말라
그가 이승에서의 일을 모두 마치고 열반에 들려 하자 제자들은 슬피 울면서 사바세계에 좀 더 머물도록 간청하였다. 스승은 고요 속으로 떠나기 전에 대중들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기 위해 우치재(愚痴齋)를 지내기도 하였다. 그는 7일 동안 매일같이 법문을 설한 뒤 8일째 되는 날 가부좌한 채로 조용히 원적(圓寂)에 들었다. 다음은 슬퍼하는 제자들을 위해 그가 남긴 열반의 노래다. “출가한 사람은 절대로 대상에 의지하지 않나니, 이것이 참다운 수행이다. 삶은 일하는 것이며 죽음은 쉬는 것인데, 어찌 슬픔이 있겠는가(出家之人 必不依物 是眞修行 勞生息死 於悲何有).”
--- pp.94~95

태고보우(太古普愚) / 봄날은 간다
조계종의 정체성을 임제종에서 찾고자 한다면 보우를 우선 할 만한 인물은 없다는 뜻이다. 그가 우리나라에서는 임제종의 초조가 된다. 보우는 귀국한 이후 왕사와 국사에 추대되었으며, 고려 말 격변기의 불교계를 온몸으로 감당하다 83세라는 나이로 열반에 이르게 된다. 다음은 그가 이승에서 남긴 마지막 노래다. “인생이란 물거품 같이 공하니, 팔십 평생이 봄날의 꿈이라네. 이제 길을 떠나며 가죽 껍데기를 벗으니, 한 덩이 붉은 해가 서산으로 진다네(人生命若水泡空 八十餘年春夢中 臨路如今放皮袋 一輪紅日下西峰)”
--- p.202

나옹혜근(懶翁惠勤) / 고향 가는 길
그는 중생들을 위한 삶을 살다가 여주 신륵사(神勒寺)에서 입적하게 되는데, 당시 오색구름이 산꼭대기를 가득 덮었으며, 신비한 광채가 일어났다고 전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은 3일 전부터 슬피 울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다비식이 끝나고 수많은 사리가 나오자 많은 이들이 집으로 가져가 모셨으며, 나옹이 살아있을 때보다 더욱 추앙하게 되었다고 역사는 말하고 있다. 다음은 그가 남긴 열반의 노래다.“칠십팔 년 고향으로 돌아가나니, 천지산하 온 우주가 다 고향이네. 삼라만상 모든 것은 내가 만들었으니, 모든 것이 본래 참 고향이네(七十八年歸故鄕 天地山河盡十方 刹刹塵塵皆我造 頭頭物物本眞鄕).
--- p.202

경허성우(鏡虛惺牛) /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그는 말년에 이르러 이름을 박난주(朴蘭洲)로 개명하고 삼수갑산(三水甲山)에서 서당 훈장으로 지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수많은 기이한 행적을 보이면서 자유인의 삶을 살던 그는 1912년 64세의 나이로 갑산에서 다음과 같은 열반의 노래를 남기고 고요 속으로 떠났다. “마음 달이 홀로 둥글고 달빛이 만상을 삼켰네. 빛과 경계를 모두 잊으니, 다시 이것은 어떤 물건인가(心月孤圓 光呑萬像 光境俱忘 復是何物).”
--- p.253
 

출판사 리뷰

선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은 선사들이 남긴 열반송(涅槃頌)을 접하게 된다. 열반송은 ‘죽음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마감하면서 살아있는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언어인 셈이다. 그 속에는 한 인물의 전체 삶이 압축되어 있어서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우리가 열반송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모두가 수긍하는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나만의 답은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답을 찾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이 질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 그 답을 찾은 사람은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대로 사는 주체적인 삶을 펼칠 수 있다. 우리가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1년 한해 동안 〈불교신문〉에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을 연재한 이일야 전북불교대학장이 중국과 한국의 선지식들의 삶과 열반송을 분석한 글들을 수정, 보완해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불교신문사)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보리달마(菩提達磨), 육조혜능(六祖慧能) 선사를 비롯해 덕산선감(德山宣鑑), 포대화상(布袋和尙), 원오극근(圓悟克勤), 대혜종고(大慧宗?), 굉지정각(宏智正覺), 남전보원(南泉普願), 임제의현(臨濟義玄), 동산양개(洞山良价), 대각의천(大覺義天), 보조지눌(普照知訥), 진각혜심(眞覺慧諶), 태고보우(太古普愚), 경허성우(鏡虛惺牛), 효봉학눌((曉峰學訥) 등 30명의 한국과 중국 선지식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일화와 해설을 담고 있다.

저자 이일야씨는 불교신문에 연재를 하면서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산속 토굴에서 수행 중인 80살 넘은 어느 스님은 신문을 보고 직접 전화를 주기도 했는데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불교신문〉을 통해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해 주었다.”고 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어느 수인은 편지를 보내왔는데 “〈불교신문〉을 읽고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불교공부와 수행을 열심히 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정진하고 있다”고 했다. 저자는 ‘선사들은 왜 그리도 멋지게 가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모두 멋지게 살았기 때문에 삶을 멋지게 마감할 수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선지식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당신은 그들처럼 갈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 책을 부제목에 달린 ‘죽음 명상’이라는 글귀는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 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저자는 삶을 멋지게 마감하는 죽음과 맞닥뜨리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 책에 소개된 선사들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것이 잘 사는 길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잘못을 했을 때는 참회와 발원을 하면서 그들을 조금이라도 닮아가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대혜종고(大慧宗?) 선사처럼 열반송도 집착이라 생각해서 게송을 남기지 않은 부분도 다루며 “대혜종고 선사는 비록 제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게송을 남겼지만, 열반송이 없으면 죽지도 못하느냐는 일갈을 하였다. 요즘말로 쿨하게 고요 속으로 떠나고자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어쩌면 하나라도 더 남겨야 한다는 우리 중생들의 욕심을 경책한 점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 이일야 씨는 “이 한 권의 책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우리도 붓다처럼 선서(善逝), 그러니까 참으로 잘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책을 쓴 이일야 씨의 본명은 이창구이며, 일야(一也)는 법명이자 필명이다. 전북대학교 철학과에서 학부와 석, 박사과정을 마쳤다. 전북대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 송광사승가대학 등에서 철학과 종교학, 동양사상 등을 강의했으며 보조사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현재 전북불교대학 학장과 (사)부처님세상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아홉 개의 산문이 열리다』 (13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와 『동화가 있는 철학 서재』 (2020 세종도서), 『불교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안다는 것, 산다는 것』,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란 무엇이 아닌가』, 『불교학의 해석과 실천』 (공저) 등이 있고, 「Hegel의 중국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나옹선의 실천체계」, 「진심과 오수의 구조」, 「조선 중기 보조선의 영향」 등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불교의 외연을 넓혀 이를 종교학이나 철학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하는 데 관심을 갖고 연구 및 저술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