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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붐 유럽 테마사 (2020) - 진보 대 보수, 틀리고 좌파 대 우파, 맞다

동방박사님 2024. 4. 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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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가 알고 있던 유럽사는 반쪽에 불과했다!
이념의 과잉과 가치의 혼돈이 빚은 진보 대 보수에 대한 오해.
그 실체적 진실은 무엇일까, 새로운 시각으로 유럽사를 관통하다.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이념의 과잉과 가치의 혼돈이 만만치 않다. 그러니 보수와 진보의 개념조차 뒤죽박죽이고 용어 사용도 제멋대로다. 이는 역사적 뿌리도 과정도 생략된 채 극단의 정치 공학이 빚은 진영 논리로 치달아 나타난 현상이다. 우리는 ‘극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노붐 유럽 테마사』는 르네상스 이후 절대적 중상주의의 등장과 이에 따른 부르주아 계층의 형성, 식민 제국주의와 산업혁명을 거치며 태동된 일련의 이념들을 한눈에 잡히게 설명해준다. 프랑스 혁명 후 나타난 자유주의와 수구적 보수, 좌파와 우파는 무엇이고, ‘인류의 진보’에서 비롯된 보수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의 인과관계를 선명하게 짚어 나간다. 어떤 때는 수구, 극우 세력까지도 자의적, 편의적으로 보수주의로 뭉뚱그려지고 한편에선 공정과 정의를 유독 강조한 좌파 세력만이 편향적인 진보주의로 자리 잡는 우리 사회의 양극을 경계한다. 또한, 이념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중되는 유럽 사회를 실증적으로 예시한다. 인류의 보편적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이 유럽사의 진보적인 변화와 궤적을 같이 하는 점은 분명하다. 이 책이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와 교훈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치 경제적인 사상과 이념의 맥락이 유려하게 이어졌으니 ‘한권으로 읽는 유럽 테마사’라 할 수 있다.

목차

편집자 노트 4

1장. 이념의 등장

1. 자유주의의 뿌리, 계몽사상 10
2. 유토피아를 거부하다, 보수주의 22
3. 분배의 문제가 떠오르다, 사회주의 34
4. 민족주의의 사생아, 전체주의 48

2장.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금융

1. 막다른 골목에 선 자본주의, 대공황 58
2. 자유방임으로의 회귀, 신자유주의 64

3장. 인문주의와 동네주의

1. 인문주의와 지역주의의 뿌리, 고대 그리스 74
2. 통합으로 지킨 평화, 로마 82
3. 암흑의 시대, 중세 92
4. 인문주의 사고가 싹트다, 르네상스 108
5. 하나의 깃발 아래로, 유럽 연합 114

4장. 종교

1. 가톨릭의 절정, 십자군 원정 128
2.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 136
3. 자유교단을 이끌다, 장 칼뱅 144

5장. 패러다임의 변화

1. 최초의 시민 혁명, 미국 독립 160
2. 공화주의자, 로베스피에르 168
3. 혁명의 전파자, 나폴레옹 178
4. 빈 체제의 억압, 폭발하는 자유주의 188
5. 음지에서 양지로, 유대인 204
6. 또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 산업혁명 208

6장. 도전과 응전의 국제 질서

1.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 216
2. 세력 균형을 흔들다, 독일 제국 224
3. 통합 이론의 뿌리, 중부 유럽 구상 236
4. 끝없는 팽창, 제국주의 244
5. 교묘한 외교 전략, 민족자결주의 254
6. 국제 질서의 틀을 깨다, 제 2차 세계대전 260
7. 선택을 강요하다, 냉전 체제 268

미주 및 참고문헌 280

저자 소개 

저 : 권오중
 
독일 마부르크대학교에서 현대사, 사회경제사, 정치학을 전공했다. 「분단국의 정치」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서독의 NATO 가입과 SEATO의 창설 그리고 한국 내 핵무기 배치를 통한 미국의 봉쇄적 안보정책 1949~1958」 등 다수의 논문들을 통해 독일과 한국의 분단 문제를 외교사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한국외대와 경희대 등에서 강의를 했으며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임했...
 
저 : 김진호
 
한국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일현대사, 국제관계사 및 외교사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와 고려대 등 다수 대학에 출강했으며 서원대 교양대학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책 속으로

버크는 급진적 혁명가들이 자칫 전체주의에 휩쓸려 무책임한 정치 집단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혁이야 좋은 것이지만, 개혁의 명분 뒤에 도사린 전체주의, 즉 독재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 p.24

진보의 가치는 변화와 개혁에 있고 이는 수구의 상대적 개념일 뿐, 어떤 이념적인 가치가 아니다.
--- p.33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에서 파생된 공산주의는 인간이 어떤 감정도 없는 기계일 경우에만 유토피아가 실현 가능한 이론이었다.
--- p.43

독재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대상이었다. 그런 현상을 막기 위해 아테네 같은 폴리스에는 '도편추방제'가 있었다.
--- p.79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392년에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다. 이는 성경의 로마서 13장에 써 있는 '세상의 질서에 순응하라'는 내용이 제국 지배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 p.89

유럽 국가들이 해외 식민지들을 잃지 않았다면 유럽 연합은 태어나지도 않았겠거니와 존속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 p.120

십자군 원정이 유럽에서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실패한 전쟁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우선 그들의 조직과 지휘 체계에서 찾을 수 있다.
--- p.134

종교 개혁의 결과로 가톨릭 중심의 독단적인 지배 체제가 무너지며 종교의 자유가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개인에게 선택권이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봉건 영주들이 선택하는 대로 따라야 했다.
--- p.149

미국 독립의 결과는 단순히 영국이 약화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고, 그 영향을 받은 다른 나라 평민들에게 기존 질서를 타파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 유럽의 왕조들은 이러한 나비효과를 간과했다.
--- p.165

로베스피에르의 개혁 방향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올바른 개혁이란 상대편은 물론 내 편까지도 편견 없이 심판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주었다.
--- p.173

1933년 3월에 나치의 기관지였던 《푈키셔 베오바흐터》는 독일을 탈출했던 자본가, 언론인, 학자들의 명단을 게재하며 "독일은 당신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잘 가라!"라는 타이틀로 지면을 장식했다. 이 명단에는 아인슈타인의 이름도 있었다.
-206

제 1차 세계대전은 실탄이 부족해서 전쟁을 더 이상 수행 할 수 없었던 동맹국이 연합국의 종전 제안을 받아들여서 포기한 전쟁이었다.
--- p.253

히틀러는 게르만족이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같은 게르만계 민족으로 구성된 영국과 반드시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 쪽에서도 히틀러의 이러한 움직임을 알아챘기에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었다.
--- p.266

1970년대까지 국내에서는 '6·25 사변', '6·25동란' 등으로 이 전쟁을 표현해 왔다. 한국 전쟁이라는 용어는 원칙적으로 제 3자의 입장에서 사용돼야 하는 표현이다.
--- p.278

출판사 리뷰

‘공포 정치’의 대명사로 꼽히는 로베스피에르, 사실 그는 철두철미한 개혁주의자였다. 함께 혁명을 외쳤던 동료들이 기득권 세력으로 변질되자 그들에게 가차 없이 개혁의 잣대를 들이댔고, 본인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어떠한 개혁 세력도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긴 채.

진보라는 개념이 좌파만의 전유물일까. 유럽에서 진보는 자유주의나 보수주의, 사회주의 가릴 것 없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개념이다. 결코 우리나라처럼 이념적으로 대치되지 않았다. 유럽의 사회보장제도 도입에 선제적으로 접근했던 건 보수주의자들이었다. 19세기 이래 유럽의 보수주의는 ‘진보적 보수’를 내세우고 ‘사회적 개혁’을 밀고 나갔다. 그 대표적 인물로 디즈레일리, 비스마르크, 아데나워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보수주의자들이었다.

허울 좋은 말과 선동으로 유토피아를 외치는 이들은 어느 사회나 존재했다. 유럽의 철학 사상가들은 그런 이들을 극도로 경계했다. 과학 철학자 칼 포퍼는 나만의 이론과 정책, 그리고 사상들이 진보를 이루고 발전하게 한다는 자기 확신을 경계하며 유토피아주의로 흐르게 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전체주의의 기원이 유토피아주의에서 비롯됐으며 ‘나만이 옳고 정의롭다’라는 생각이 이 세상을 아주 참혹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현대 유럽 연합의 모태가 독일 중심의 ‘중부 유럽 구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우만의 중부 유럽 구상과 일본의 대동아공영권과의 연관성까지.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체제와 로마 제국의 인문주의가 현대의 ‘동네주의’ 뿌리가 되어 유럽 내 독특한 지역주의, 민주주의 문화가 된 사실도.

정복자로 알려진 나폴레옹, 그의 ‘패권적인 유럽 원정’은 사실 해방 운동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는 자유주의 바람과 혁명의 기운을 유럽에 심은 전파자였다. 기득권층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계층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무릎 꿇고 손등에 입맞춤을 했던 괴테의 환대는 눈물겹기까지 하다.

과연 우리는 유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 걸까. 보고 듣고 배운 지식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편협한 시각으로 잘못 받아들인 지식은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