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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의 종말 (2022) - 우리 안의 거대한 편향 사고를 바꿀 대담한 시도

동방박사님 2024. 6. 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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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애덤 그랜트, 홍성수, 김원영, 천현우 추천
- 세계경제포럼 올해의 책, 노틸러스 도서상 은메달,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

차별의 발견에서 더 나아가 편견의 회로를 끊고,
인류의 난제를 해결할 위대한 시도!


“전라도 사람은 뒤통수를 잘 친다”, “채식주의자들은 까다롭다”, “여성은 수학을 잘 못한다” 등의 일상적 편견은 단지 개인의 고정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를 위협한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일상에 스며든 편향 사고로부터 어떻게 해방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실증적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신간 『편향의 종말(The End of Bias)』이 출간되었다.

“반성적이고 유능한 사상가”라고 찬사를 받는 미국의 차세대 과학 저널리스트, 제시카 노델(Jessica Nordell)은 이 책에서 편향의 폭력과 해결의 실마리를 우리에게 드러낸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의 편향사고가 우리의 신념과는 상반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교육, 의료, 노동, 치안, 종교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한다. 편향의 실제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한 독자적 연구는 물론 인지과학과 심리학을 가로지르는 학제 간 연구 성과와 방대한 사례 연구 및 인터뷰 자료를 집대성하며 우리 안의 편향 사고를 종식시킬 방법들을 제시한다. 막연한 호소나 구호에서 멈추지 않고, 편견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실체를 선명하게 드러낸 이 책에서 갈등과 혐오의 시대를 뛰어넘을 희망을 발견할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4
들어가며 | 편향의 종말은 곧 희망의 시작이다 12

1부 편향은 어떻게 차별과 혐오를 낳는가
: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본능


1장 우리 안의 편향 사고를 추적하다
인종주의의 탄생 | “나는 여자아이입니다” | 마음의 습관, ‘암묵적 편향’ | 그들의 혐오에는 악의가 없다| 편견과 신념, 가치관이 충돌할 때

2장 우리와 그들을 분류하는 본능
고정관념에 중독된 인간 뇌 | 아이를 괴물로 만든 것은 당신이다 | 범주화, 본질화 그리고 고정관념 | “굿모닝, 보이스 앤드 걸스” | 인종 집단의 세분화 | 문화적 맥락과 범주화 | “백인은 멍청하고 흑인은 괴짜” | 오지 마을에 TV가 생기자 벌어진 일 | 미디어 속 이미지와 확증 편향 | 편견을 정당화하는 ‘내재적 휴리스틱’ | 고정관념의 전략적 배치 | 집단 정체성, 그 양날의 검
3장 일상의 편향, 거대한 차별
‘미세 수모’가 지속될 때 | 편향의 패턴을 시뮬레이션하 | 놈코프 실험에서 발견한 5가지 젠더 편향 | 생물의 생존과 진화를 위협하는 동종성

2부 마음의 습관을 무너뜨리다
: 편향 사고의 구조를 바꾸는 대담한 전략


4장 습관의 장벽을 깨는 다양성 훈련
무의식적 편향 트레이닝 | 인지 행동 요법: 매디슨 워크숍의 도전 | 편향을 깨닫게 하는 ‘중재’ 훈련 | 습관적 사고에서 선택적 사고로 | 당신의 행동은 신념에 부합하는가

5장 차별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나는 두려웠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 흑인을 두려워한 경찰관 | 편향은 상상이지만 공포는 실제 | 미국 경찰관에게 명상을 권하다 | 편향의 뇌관을 터뜨리는 만성 스트레스 | 편향 극복을 위한 마음 챙김 | 힐스보로 경찰청의 비극 | 깨달음 훈련에 들어간 50인의 경찰 | 변화의 시작 | 우리 안의 폭력과 무지를 읽다

6장 접촉에서 피어난 와츠의 기적
법은 두려움을 바꿀 수 없다 | 접촉이 최선의 답일까 | 체포와 전술에서 대화와 맥락으로 | 지역사회 안전 파트너십, 경찰의 방탄조끼를 벗기다 | ‘주는 힘’을 충전하는 퍼즐 접근법 | 뉴런의 패턴과 의도적 개입 | 와츠의 기적

3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 편향의 종말을 위한 새로운 설계


7장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선택 설계
흑인은 백인보다 통증을 덜 느낀다? | 백인 남성 중심의 의료 체계 | 의료 격차를 없앤 존스 홉킨스의 ‘점검 목록’ | 행동을 바꾸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설계다 | 브로워드의 영재 선발 | 선의를 넘어선 재구조화의 힘

8장 다양성을 강제할 수 있는가
알고리즘은 어떻게 혐오를 학습하는가 | MIT의 이상한 제안 | 적극적 차별 개선 조치는 또 다른 낙인인가 | MIT 젠더 할당제의 결과 | 동종적 조직에 개척자는 없다 | 변화의 연쇄 작용

9장 세상을 바꾸는 포용성의 과학
매사에 불평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 | 여성의 잘못은 없다, 문제는 환경일 뿐 | 포괄과 평등, 타즈 로펌의 성공 전략 | 해답은 ‘당신과 같지 않은 이들’에게 있다 | 여성 수학자, 수학계의 언어를 바꾸다 | 차이 인식의 철학과 포용

10장 집단과 민족,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인종 통합을 위한 〈세서미 스트리트〉의 도전 | 인종 학살과 혐오를 ‘조작’하는 미디어| 스웨덴 유치원에는 ‘남자’, ‘여자’가 없다 | 젠더에서 아동 존엄성으로, 확장되는 세계 | 편향으로부터의 자유

나가며 | 나와 당신, 우리 모두를 위한 위대한 도전
 

저자 소개

저 : 제시카 노델 (Jessica Nordell)
편향의 폭력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 미국의 차세대 저널리스트. 하버드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애틀랜틱》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으며, “반성적이고 동시에 유능한 사상가”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저서 『편향의 종말(The End of Bias)』은 2021년 출간 이후 세계경제포럼(WEF)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역 : 김병화 (金炳華)
대학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으로 번역을 시작했고,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번역기획모임 ‘사이에’를 결성해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래된 기억들의 방』, 『불쉿 잡』,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역사 사냥꾼』, 『외로운 도시』, 『짓기와 거주하기』, 『증언』,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문구의 모험』, 『음식의 언어』, ...

책 속으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만나는 곳도 일종의 경계다. 그곳은 편향이 드러나는 곳이며, 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하지만 그곳은 우리가 편향에 간섭한다면 서로를 보고 반응하고 관계 맺는 다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경계에서 부글거리며 일어나는 발효 과정에서 뭔가 새로운 것이 자라날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 손에 잡히지 않던 통찰, 존경, 호혜성 같은 것들 말이다. 위험도는 높고 반향도 막중하지만 해결 가능한 문제다.
---「들어가며」중에서

사람들의 행동이 마음속 숨겨진 방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드바인이 처음은 아니었다. 미네소타주 최초의 흑인 여성 변호사 레나 올리브 스미스(Lena Olive Smith)는 거의 한 세기 전에 그 현상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제시했다. 1928년에 그녀가 쓴 글에 따르면, “어떤 감정이 그 사람의 무의식에 깊이 잠복해 있고 예속되어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그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적절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것은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듣는 것이 정의의 소리라고 믿지만 기만당하고 있다. 사실 그것은 편견으로, 그가 모든 정의와 공정성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다.”
---「1장 우리 안의 편향 사고를 추적하다」중에서

고대에 피부색은 지금과는 다른 가치와 의미를 지녔으며, 그중 일부는 현재의 우리는 인식하지 못할 것들이다. … 히포크라테스의 교재에 따르면, 북유럽의 춥고 습한 기후는 피부를 탈색시키고 습기를 생성시키며,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와 반대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뜨거운 태양은 피부색을 검게 만들고 체액을 말려 아프리카인들의 지능을 매우 높인다. 이 세계관은 로마의 일부 과학적 안내서에도 실려 있다. 로마의 작가, 건축가, 공병학자인 비트루비우스(Vitruvius)는 ‘남부 국가 사람들은 이해력이 높고 자치회에서 현명하게 행동한다’고 썼다. 로마의 작가 베게티우스(Vegetius)는 “우리는 아프리카인들에 비해 부유하지 못하고, 기만과 전략 면에서도 그들보다 못하다”고 탄식했다.
---「2장 우리와 그들을 분류하려는 본능」중에서

편향의 진정한 영향을 평가하려면 하나의 순간이 아니라 수많은 상호작용의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이 접근 방식을 탐구하겠다고 나선 뒤 나는 현실 세계에 대한 종단 연구, 즉 개인과 그들이 장기간 만나게 되는 편향을 관찰하는 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 한 종류의 편향이 미치는 누적 충격을 정량화하려면 내가 직접 가상 실험을 수행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주어진 환경을 복잡계로 그려보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게 해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컴퓨터과학 교수 케니 조지프(Kenny Joseph)가 이 프로젝트에 협력하기로 동의했다. 그리고 우리는 직장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을 정량화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설계하기로 했다.
---「3장 일상의 편향, 거대한 차별」중에서

앞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인지된 위협은 경찰관들이 무력을 사용한 이유로 대는 일차적 이유다. 이 글에 쓴 것처럼 목숨이 절박한 위험에 처했다는 믿음은 바로 그 행동을 법률적으로 정당화하는 근거다. 그런데 흑인 남성은 실제로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력 사용의 제물이 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근무 중인 경찰관이 가한 1,000건에 가까운 치명적 총격을 분석한 결과, 백인 희생자에 비해 흑인 희생자는 총격을 당했을 때 비무장 상태였던 비율이 2배 가까이 높았다.
---「5장 차별은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중에서

유색인 여성은 특히 빈약한 치료를 받을 위험이 크다. 유색인 여성의 출산 경험을 분석한 최근의 연구에서 그들이 의료진에게서 조롱과 비효율적 소통과 멸시를 자주 겪었음이 밝혀졌다. 일부 여성은 제왕절개수술을 하도록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가 출산 때 겪은 사연은 유명하다. 테니스 스타인 그녀는 혈전증 병력이 있었는데, 그 징후를 감지하고 즉각 조영술과 치료를 요구했지만 간호사와 의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중에야 윌리엄스가 필요한 조처를 받았지만, 여성의 증상과 불편을 무시하는 의료진의 이런 태도는 흑인, 알래스카 원주민, 미국 원주민 여성에게서 산모 사망률이 더 높이 나타나는 원인의 일부다.
---「7장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선택 설계」중에서

편향이 적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집단의 다양성을 키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단순히 여성이나 다른 평균 이하 배출 집단 구성원들의 수를 늘리기만 하고는 그저 일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식만으로는 안 된다. 한 그룹의 다양성을 늘리는 사람들이 평가절하되고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다양성은 절반의 승리만 거둔 셈이다. 조직에서 주변적 집단 출신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이 미묘하거나 공공연한 방식으로 드러나서 실망한다면, 조직은 재능을 모집해 피만 빨아먹고 버린 것이다.
---「9장 세상을 바꾸는 포용성의 과학」중에서

출판사 리뷰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시대, 인간은 왜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가”
― 뇌가 세계를 인식하는 실용적 도구, 편견. 우리 뇌는 고정관념에 중독되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OECD 30개국 대상으로 조사한 갈등지수 산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갈등지수 3위를 차지한 ‘갈등공화국’이다. 인종과 젠더에 대한 편견을 넘어 교육, 의료, 노동, 치안, 종교 현장에서 차별과 혐오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법으로 규제하고 금지하며 처벌하는 것이지만, 근본적 원인인 ‘편향사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대증요법은 원천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고 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 제시카 노델은 지적한다. 여기서 편향(bias)이란 편견을 갖게 되는 태도나 경향성 그 자체를 말하는데, 인간의 인지와 감성에서부터 사회 제도,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는 인간의 본능인 편향 사고에서 비롯되며, 개인과 사회 전반에 뿌리깊이 자리한 편향이 미래의 가능성을 좀먹고 있다는 것이다.

인지과학과 사회 심리학의 통찰을 바탕으로 무려 15년에 걸쳐 집필한 그녀의 첫 저작 『편향의 종말』에서 노델은 편향의 문제를 인식하고 밝히는 데서 나아가 성과 노동, 장애, 의료, 종교 현장에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기 위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인간의 본능에서부터 편향의 실체를 파악해나간다. 바로 인간이 본능적으로 차별할 수밖에 없도록 타고났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인간의 뇌는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범주화’, ‘본질화’, ‘고정관념 형성’의 3단계를 거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종의 보상작용이 벌어진다. 한 실험에 의하면(2장) 인간의 두뇌는 불확실한 결과를 정확히 예견했을 때 쾌감을 느끼고, 반대로 예견이 틀린 것으로 판명될 때 짜증과 위협을 느낀다. 심리학자 웬디 베리 멘데스의 실험에 따르면, 실험 대상인 백인 대학생들은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라틴계 학생들(실제로는 배우)과 교류할 때 비호감뿐 아니라 위협마저 느꼈다. 라틴계 학생들이 가난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상시스템 속에서 인간의 두뇌는 끊임없이 고정관념에 ‘중독’되고, 이는 편향사고로 이어진다.

“백인들은 위협을 느끼면 흑인을 ‘더 검게’ 느낀다”
― 문화를 통해 흡수되는 습관적 사고, 차별과 혐오는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문제는 이러한 편향 사고가 마음속 편견에서 머물지 않고 차별과 혐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인간은 편견 없이 태어나지만 학습하고 사회화하는 과정에 자신이 속한 집단과 그 문화에 축적된 편향을 흡수한다. 이는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성별, 나이, 인종, 민족성, 종교 등 다른 문화적 집단이나 타자를 향한 편견으로 작용한다. 편향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실용적인 도구임과 동시에 자신과 다른 대상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양날의 검이다.

심리학자 에이미 크로시는 백인 미국인이 위협당하는 기분이 들 때, 흑인의 피부색을 ‘더 검게’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6년 미국에서 흑인 시민을 범죄자로 오인해 총으로 7발을 쏜 교통경찰 제로니모 야네즈는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겁이 났을 뿐이다.” 인종에 대한 편향 사고가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죽음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우리가 무수히 목격했듯이, 인간 삶의 모든 영역과 다양한 집단에 걸쳐 편향 사고는 대우의 차이를 만들고, 차별의 목록은 끝없이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여성이라면 승진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성소수자라면 가정 · 신앙공동체 · 의료 서비스 영역에서 거부당할 수 있다. 인종 차별이 극심한 사회에서는 피부색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왜 여성의 이메일에는 답장을 하지 않습니까?”
― 언론계 진출을 준비하며 대면한 편향의 실체, 수학적 시뮬레이션으로 증명하다


대학 졸업 이후 저자는 언론계에 진출하기 위해 유명 언론사에 다양한 기획기사를 제안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던 중 가상의 남자 이름 J.D.로 동일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자 단 몇 시간 만에 굳게 닫혔던 문이 열렸다. 그가 기회를 얻지 못한 이유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여성이라는 ‘성별’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사회적 편견 속에 작동하는 ‘편향의 역학’을 이해하고자 컴퓨터 과학자들과 협력해 편향의 실제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연구하게 된다.

노델은 버펄로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케니 조지프와 함께 직장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이 여성의 승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로 하고, 가상의 회사 ‘놈코프’를 설계했다. 여기에 직장 내에서 작용하는 능력 평가 절하, 실수 처벌 강도, 공적 박탈, 성격 불이익, 기회 편향의 5가지 젠더 편향을 적용했다. 이 실험을 통해 여성과 남성의 대우에서 차이가 있을 경우, 결과적으로 ‘조직 내 상층부에서 여성들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다. 이를 통해 편향의 종말을 이끌려면 행동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암묵적 편향은 노골적인 편견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
― 취업 기회의 박탈에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치닫는 암묵적 편향의 해악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저자의 견해는 습관처럼 작동하는 ‘암묵적 편향’이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편견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대목이다. 암묵적 편향은 스스로는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적 태도를 말한다.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백인이 실제 행동에서는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암묵적 편향은 하나의 회로처럼 작동하는데, 우리가 문화적 지식을 흡수할 때 시작된다. 이 문화적 지식은 눈앞의 펼쳐진 상황에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 행동 방식, 발언, 감정 등에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차별이 나타나고 다시 문화적 지식에 먹이를 준다.

그렇다면 “암묵적인 편향을 우리는 과연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저자는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설득만으로는 마음의 습관이자 공고한 편향 사고의 구조를 바꿀 수 없기에, 편향 회로를 끊을 수 있도록 애초에 행동 설계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저자는 갈등의 현장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 책에서 언급된 사례 중 교육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스웨덴 유치원의 가치중립 교육, 평등한 의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존스홉킨스 병원의 행동 설계 목록, 미 경찰관들의 총기 사용 빈도를 낮춘 명상에서 기반한 마음 챙김 훈련, MIT의 여성 종신교수 비율을 66퍼센트까지 획기적인 적으로 끌어올린 사례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편향의 회로를 끊는 새로운 설계를 제시하다”
― 행동 설계, 마음 챙김, 가치중립 교육 등 편향의 진단을 넘어 즉각 적용 가능한 해법들


이 책이 그동안 편향을 다룬 기존 책보다 특별한 점은 우리 사회의 편향에 대한 진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연구 사례 중 우리 사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해결책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편견에 유연한 두뇌 만들기: 마음 챙김 훈련
마음 챙김과 명상이 신체에 미치는 연구에 기반하여 미국 경찰관 50명에게 마음 챙김 훈련을 적용했다. 8주간의 마음 챙김 훈련을 받은 경찰관들의 심신 건강 모든 측면이 개선된 것이 확인되었다. 스트레스 정도가 줄어들었고, 공격성이 줄어들었으며, 육체적으로 느낀 피로도도 크게 개선되었다.

2) 차별을 방지하는 행동 설계: 존스홉킨스병원의 점검 목록
존스홉킨스 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들의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진료 과정에서 ‘점점 목록’을 도입했다. 이후 제때 적절한 혈전용해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비율이 늘어났고, 혈전증 발생 비율은 낮아졌다. 또한 의료 과정에서 젠더 불평등이 사라진 것도 수치로 드러났다. 여성과 남성에게 똑같은 비율로 적확한 치료와 처치가 이루어진 것이다.

3) 법을 뛰어넘는 문화의 형성: 스웨덴 유치원의 가치중립 교육
스웨덴의 한 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의도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나누지 않도록 하였더니, ‘성별’을 판단하는 기존의 범주가 확장된 것이 확인되었다. 그 효과로 아이들이 ‘남자아이 장난감’, ‘여자아이 장난감’을 예단하는 확률이 줄었고, 새로운 친구를 소개받았을 때 자신과 같은 성별의 친구를 선택하는 확률이 일반적인 유치원보다 월등히 낮았다.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뀐 것이다.*

이 책에서 탐구한 다양한 접근법은 편향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편향의 종말』은 자기 자신의 편향을 줄여나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다양한 조직을 운영하는 주체 및 관리자, 정책 입안자 들이 편견과 차별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여 조직적 · 사회적 차원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편견을 없애자는 막연한 호소에 정체되지 않고, 이 책에서 언급된 무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더 적확하게 들어맞는 편향의 극복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을 다 함께 기울인다면, 이 까다로운 문제의 종말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추천평

편향이라는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이 책은 강력한 돌파구가 되어줄 것이다.


- 애덤 그랜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싱크 어게인』저자)
혐오와 차별의 근본적 원인인 편향, 이 까다로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말이 칼이 될 때』저자)
구체적인 사례와 풍부한 근거 자료,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고 신중하지만 꼼꼼하게 편향의 실체와 해법을 제시한다.
- 김원영 (변호사,『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저자)
스스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 사이에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 답이 있다.
- 천현우 (미디어 alookso 기자,『쇳밥일지』저자)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이 책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뉴욕타임스
우리 안의 편향에 대한 도전. 심리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더 나은 접근 방식을 묻는다.
-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