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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예당아트TV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의 진행자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의 클래식 에세이.
꽁지머리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은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자신이 직접 클래식 해설자가 되기로 하였다. 연주자로서 느꼈던 클래식이라는 그 아름답고 멋진 세계를 대중에게 가장 열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으므로.
얼핏 보면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것 같지만, 작곡가들의 이야기,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적 천재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무슨 곡을 ‘왜’ 썼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짚어주는 이 책은 작품만을 다룬 클래식 해설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꽁지머리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은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자신이 직접 클래식 해설자가 되기로 하였다. 연주자로서 느꼈던 클래식이라는 그 아름답고 멋진 세계를 대중에게 가장 열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으므로.
얼핏 보면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것 같지만, 작곡가들의 이야기,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적 천재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무슨 곡을 ‘왜’ 썼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짚어주는 이 책은 작품만을 다룬 클래식 해설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목차
서주
제1악장 너무 빠르지 않게
1. 보이지 않는 음악, 바흐
같은 해에 태어난 바흐와 헨델 / 아버지의 자격 조건 / 예나 지금이나 대세는 ‘터치’/ 날 울게 하소서 / 아름다운 거짓말 / 걸작은 포장지로 쓰인다 / 피아노의 조상 / 바흐에게 부탁해요 / 보이지 않는 음악
2. 현악사중주의 아버지, 하이든
악기는 네 개로 충분하다 / 세레나데의 진실과 거짓 / 악장도 네 개면 충분하다 / 음악으로 장난치기 / 음악을 굽는다고? / 슈퍼스타 하이든 / 빌보드차트 석권 / 맘에 들지 않는 베토벤
3. 모차르트와 천재 콤플렉스
우리 아이도 혹시? / 여행하는 모차르트 / 슬픈 교향곡 / 반짝반짝 작은 별 / 존경하는 하이든 선생님께 / 전편과 속편 / 팬클럽 콘서트의 귀재 / 사라진 악장 / 첼리스트를 위해 / 오페라 속의 음모 / 죽음의 진실
4.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
처음부터 위대하지는 않았다 / 첫 번째 도전 / 살기 위한 유서 / 두 번째 도전, 걸작의 숲 / 운명의 노크소리, 그는 못 들었다 / 우리가 알던 그분 / 그녀가 누구지? / 인류 최고의 유산 / 질문과 대답
제2악장 빠르고 유쾌하게
5. 슈베르트, 그리고 [죽음과 소녀]
젊을 때 쓴 나이 든 음악 / 어릴 때 쓴 어린 음악 / 시간이 없다, 더 빠르게 / 송어와 제비꽃 / 합창보다 더 위대한 교향곡 / 죽음과 소녀, 그리고 천국 / 낭만음악의 헌장
6. 음악계의 꽃미남, 멘델스존
행복한 소년 / 핸섬 가이 / 바흐 센세이션 / 천재의 앙상블 / 그것이 진실인가요? / 핑갈의 동굴 / 베를리오즈와 악보의 비밀 / 악보입수 / 그도 혁신적이다 / 파니의 죽음
7. 글과 음악 모두를 사랑한 슈만
시와 산문의 투쟁 / 단어장난, 시작에 불과하다 / 잡지사 사장님이 되다 / 사랑을 위한 투쟁 / 곡의 봇물이 터지자 / 클라라를 남기고
8. 브람스,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옛것이 좋은 것이다 / 대중음악 작곡가 / 무겁게, 더 무겁게 / 가장 멋진 피날레 / 바그너의 등장 / 음악사 100년 전쟁 / 베토벤 콤플렉스 / 음악의 힘으로 / 연탄곡의 시대 / 저기 흘러가는 마지막 물결
9. 러시아의 별, 차이코프스키
러시아의 별 / 최고의 후원자 / 톨스토이의 눈물 / 혹평의 시작 / 사중주에 새긴 친구의 이름 / 비극적 결혼 / 대작의 첫걸음 / 이건 도대체 뭐지? / 브이 포 벤데타 / 포르테는 강하다는 뜻입니다 / 발레의 실패 / 피렌체의 추억엔 이탈리아가 없다 / 비밀재판과 자살
10. 강력한 소수, 러시아 5인조
다섯 명의 캐릭터 / 지옥훈련 / 세상 밖으로 /공동 프로젝트 / 유일한 콰르텟티스트 / 동료를 떠나보내며 / 새로운 출발 / 번역의 차이? / 종말
11. 노르웨이의 정열, 그리그
왕따의 어린 시절 / 직업을 구합니다 / 국민주의의 기운 / 일생의 히트작 / 죽음과 소녀에 버금가는 사중주 / 해피엔딩
12. 스메타나의 귀 머는 소리
식민지의 역사 / 보헤미안 랩소디 / 리스트의 지원 / 가족의 죽음 / 나도 리스트처럼 교향시를 / 팔려간 신부 / 나도 바그너처럼 오페라를 / 나의 조국 / 나의 생애로부터 / 정신착란의 사중주
13. 실내악의 부활, 드보르자크
신이 내린 작곡가 / 기도하는 현악사중주 / 브람스가 지켜보다 / 호로비츠를 위하여 / 우정의 시작 / 둠카와 둠키 / 노다메 칸타빌레 / 미국에서의 향수 / 첼로 협주곡과 유머레스크 / [아메리칸]에 가려진 보물
제3악장 감정을 담고 느리게
14. 드뷔시, 인상주의의 시작과 완성
인상주의의 시작 / 새들에게 먹이주기 / 시를 음악으로 / 자바 음악과 달빛 / 단 한 개의 사중주 / 쇼송의 미완성 사중주 / 새로운 시대의 음악 / 그림을 음악으로 / 어린이의 세계
15. 관현악의 대가, 라벨
대가의 낙제 / 로얄 테넌바움 / 라벨 사건 / 환상적인 피아노곡 / 다프니스와 클로에 / 원곡보다 유명한 편곡 / 교통사고
16. 화끈한 로맨티스트, 야나체크
혹독한 비판가 / 사투리 연구가 / 오페라의 실패 / 연주하지 마라 / 불륜, 그리고 현악사중주 / 연극을 보는 듯한 음악 / 비밀 편지
17. 음악교육의 개혁자, 코다이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교육법 / 음악가의 길 / 역사적인 만남 / 헝가리 현악사중주단 / 민족의 소리를 찾다 / 영혼을 위한 글 / 소원을 이루다 /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18. 클래식에서 영화음악으로, 코른골트
영화음악 작곡가 /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신동 / 실내악계의 바그너 / 마리에타의 노래 / 12음기법을 거부하다 / 왼손 피아니스트를 위해 / 돈이 되는 음악 / 윌리엄 월턴 경 / 진짜 클래식 작곡가?
제4악장 힘차고 웅장하게
19. 젊은 야만인, 버르토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헝가리 국민의 영원한 행복 / 코다이와의 만남 / 젊은 야만인 / 현악사중주의 미로 / 대표작들의 시기 / 작은 우주
20. 음악의 전사, 쇼스타코비치
혁명의 시기 / 교향곡의 부활 / 음악을 소유한 권력 / 현악사중주의 부활 / 증언 / 히스토리 / 개인의 사상을 표현하다 / 희생자를 추모하며 / 죽음의 성찰 / 예술가의 자유의지를 지키다
21. 쇤베르크와 12음기법, 그리고 제자들
이론가의 음악 / 아직은 듣기 편한 곡들 / 훌륭한 제자들 / 워밍업 / 화음이 사라져간다 / 추상의 시대 / 12음기법 배우기 / 서정적인 것도 만들 수 있다 / 보수적인 개혁자
22. 카멜레온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오케스트라를 사랑하다 / 음악사 최대의 폭동사건 / 작은 실험들 / 그리스로 돌아가자 / 쇤베르크와의 화해
23. 윤이상, 서양악기로 연주하는 동양철학
서양악기로 동양음악을 표현하다 / 라벨을 만나다 / 동요를 작곡하다 / 콰르텟티스트 윤이상 / 목표가 있는 유학 / 현대음악의 도전들 / 왜 윤이상인가? / 간첩 혐의 / 석방 후의 걸작들 / 불안한 한국 정세 / 민족통일을 염원하며
제1악장 너무 빠르지 않게
1. 보이지 않는 음악, 바흐
같은 해에 태어난 바흐와 헨델 / 아버지의 자격 조건 / 예나 지금이나 대세는 ‘터치’/ 날 울게 하소서 / 아름다운 거짓말 / 걸작은 포장지로 쓰인다 / 피아노의 조상 / 바흐에게 부탁해요 / 보이지 않는 음악
2. 현악사중주의 아버지, 하이든
악기는 네 개로 충분하다 / 세레나데의 진실과 거짓 / 악장도 네 개면 충분하다 / 음악으로 장난치기 / 음악을 굽는다고? / 슈퍼스타 하이든 / 빌보드차트 석권 / 맘에 들지 않는 베토벤
3. 모차르트와 천재 콤플렉스
우리 아이도 혹시? / 여행하는 모차르트 / 슬픈 교향곡 / 반짝반짝 작은 별 / 존경하는 하이든 선생님께 / 전편과 속편 / 팬클럽 콘서트의 귀재 / 사라진 악장 / 첼리스트를 위해 / 오페라 속의 음모 / 죽음의 진실
4.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
처음부터 위대하지는 않았다 / 첫 번째 도전 / 살기 위한 유서 / 두 번째 도전, 걸작의 숲 / 운명의 노크소리, 그는 못 들었다 / 우리가 알던 그분 / 그녀가 누구지? / 인류 최고의 유산 / 질문과 대답
제2악장 빠르고 유쾌하게
5. 슈베르트, 그리고 [죽음과 소녀]
젊을 때 쓴 나이 든 음악 / 어릴 때 쓴 어린 음악 / 시간이 없다, 더 빠르게 / 송어와 제비꽃 / 합창보다 더 위대한 교향곡 / 죽음과 소녀, 그리고 천국 / 낭만음악의 헌장
6. 음악계의 꽃미남, 멘델스존
행복한 소년 / 핸섬 가이 / 바흐 센세이션 / 천재의 앙상블 / 그것이 진실인가요? / 핑갈의 동굴 / 베를리오즈와 악보의 비밀 / 악보입수 / 그도 혁신적이다 / 파니의 죽음
7. 글과 음악 모두를 사랑한 슈만
시와 산문의 투쟁 / 단어장난, 시작에 불과하다 / 잡지사 사장님이 되다 / 사랑을 위한 투쟁 / 곡의 봇물이 터지자 / 클라라를 남기고
8. 브람스,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옛것이 좋은 것이다 / 대중음악 작곡가 / 무겁게, 더 무겁게 / 가장 멋진 피날레 / 바그너의 등장 / 음악사 100년 전쟁 / 베토벤 콤플렉스 / 음악의 힘으로 / 연탄곡의 시대 / 저기 흘러가는 마지막 물결
9. 러시아의 별, 차이코프스키
러시아의 별 / 최고의 후원자 / 톨스토이의 눈물 / 혹평의 시작 / 사중주에 새긴 친구의 이름 / 비극적 결혼 / 대작의 첫걸음 / 이건 도대체 뭐지? / 브이 포 벤데타 / 포르테는 강하다는 뜻입니다 / 발레의 실패 / 피렌체의 추억엔 이탈리아가 없다 / 비밀재판과 자살
10. 강력한 소수, 러시아 5인조
다섯 명의 캐릭터 / 지옥훈련 / 세상 밖으로 /공동 프로젝트 / 유일한 콰르텟티스트 / 동료를 떠나보내며 / 새로운 출발 / 번역의 차이? / 종말
11. 노르웨이의 정열, 그리그
왕따의 어린 시절 / 직업을 구합니다 / 국민주의의 기운 / 일생의 히트작 / 죽음과 소녀에 버금가는 사중주 / 해피엔딩
12. 스메타나의 귀 머는 소리
식민지의 역사 / 보헤미안 랩소디 / 리스트의 지원 / 가족의 죽음 / 나도 리스트처럼 교향시를 / 팔려간 신부 / 나도 바그너처럼 오페라를 / 나의 조국 / 나의 생애로부터 / 정신착란의 사중주
13. 실내악의 부활, 드보르자크
신이 내린 작곡가 / 기도하는 현악사중주 / 브람스가 지켜보다 / 호로비츠를 위하여 / 우정의 시작 / 둠카와 둠키 / 노다메 칸타빌레 / 미국에서의 향수 / 첼로 협주곡과 유머레스크 / [아메리칸]에 가려진 보물
제3악장 감정을 담고 느리게
14. 드뷔시, 인상주의의 시작과 완성
인상주의의 시작 / 새들에게 먹이주기 / 시를 음악으로 / 자바 음악과 달빛 / 단 한 개의 사중주 / 쇼송의 미완성 사중주 / 새로운 시대의 음악 / 그림을 음악으로 / 어린이의 세계
15. 관현악의 대가, 라벨
대가의 낙제 / 로얄 테넌바움 / 라벨 사건 / 환상적인 피아노곡 / 다프니스와 클로에 / 원곡보다 유명한 편곡 / 교통사고
16. 화끈한 로맨티스트, 야나체크
혹독한 비판가 / 사투리 연구가 / 오페라의 실패 / 연주하지 마라 / 불륜, 그리고 현악사중주 / 연극을 보는 듯한 음악 / 비밀 편지
17. 음악교육의 개혁자, 코다이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교육법 / 음악가의 길 / 역사적인 만남 / 헝가리 현악사중주단 / 민족의 소리를 찾다 / 영혼을 위한 글 / 소원을 이루다 /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18. 클래식에서 영화음악으로, 코른골트
영화음악 작곡가 /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신동 / 실내악계의 바그너 / 마리에타의 노래 / 12음기법을 거부하다 / 왼손 피아니스트를 위해 / 돈이 되는 음악 / 윌리엄 월턴 경 / 진짜 클래식 작곡가?
제4악장 힘차고 웅장하게
19. 젊은 야만인, 버르토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헝가리 국민의 영원한 행복 / 코다이와의 만남 / 젊은 야만인 / 현악사중주의 미로 / 대표작들의 시기 / 작은 우주
20. 음악의 전사, 쇼스타코비치
혁명의 시기 / 교향곡의 부활 / 음악을 소유한 권력 / 현악사중주의 부활 / 증언 / 히스토리 / 개인의 사상을 표현하다 / 희생자를 추모하며 / 죽음의 성찰 / 예술가의 자유의지를 지키다
21. 쇤베르크와 12음기법, 그리고 제자들
이론가의 음악 / 아직은 듣기 편한 곡들 / 훌륭한 제자들 / 워밍업 / 화음이 사라져간다 / 추상의 시대 / 12음기법 배우기 / 서정적인 것도 만들 수 있다 / 보수적인 개혁자
22. 카멜레온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오케스트라를 사랑하다 / 음악사 최대의 폭동사건 / 작은 실험들 / 그리스로 돌아가자 / 쇤베르크와의 화해
23. 윤이상, 서양악기로 연주하는 동양철학
서양악기로 동양음악을 표현하다 / 라벨을 만나다 / 동요를 작곡하다 / 콰르텟티스트 윤이상 / 목표가 있는 유학 / 현대음악의 도전들 / 왜 윤이상인가? / 간첩 혐의 / 석방 후의 걸작들 / 불안한 한국 정세 / 민족통일을 염원하며
진짜 멋진 경험, 클래식 음악의 세계
박효선 (pokopon@yes24.com) | 2008-12-19
'아이팟을 통해 Rock음악을 들으며 애니메이션과 게임에 열광하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설명하는 클래식 음악의 세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음악계의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윤범이기에 가능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열풍이 불었지만, 주인공들의 자기 고집이 분명했던 이 대충대충 넘어갈 수 없는 세계를 과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중에는 방송을 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약속된 시간에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바로 문의할 정도로 고정된 팬 층을 형성한 몇몇의 프로그램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EBS의 '스페이스 공감'이 그 중 하나이고, 예당아트tv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2008 시즌의 24회가 종료되기도 전에 12회 분량이 DVD로 출시되어 그 인기를 실감해버렸다. 이 책은 바로 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그램의 텍스트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2007년 11월 베토벤을 시작하여 지난 달 작곡가 윤이상을 마지막으로 시즌 1의 프로그램을 마감했는데, 솔직히 클래식 연주자라고 하기에는 좀 의아한 외모의 진행자가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적절히 버무려 던져주는 형식 때문일지, 프로그램의 집중력은 장르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칼럼니스트, 진행자 그리고 이제 작가까지, 무시무시한 별명에 걸맞은 행보를 이어가는 조윤범은 확실히 파워풀한 멀티플레이어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그램을 보면 진행자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도 알 수 있고, 그가 리더로 있는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지난 가을 '메타모르포젠' 공연(예술의전당)은 mac 노트북을 앞에 두고 직접 설명하면서 연주를 들려주는 구성이 이미 렉쳐가 있는 연주회라는 정보를 알고 갔음에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연주회였다는 점.
『조윤범의 파워 클래식』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고상하고 귀족적이라는 견해 때문에 대중음악을 접하듯 쉽게 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조윤범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진짜 멋진 클래식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를 시작으로 국내 작곡가로는 유일하게 윤이상을 마지막 페이지로 장식하면서 총 23명의 음악가에 얽힌 에피소드와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인 사실들, 그리고 '진짜 멋진 클래식' 음악들을 소개한다. 역사적인 내용이 너무 크게 다루어진 것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클래식 음악이야 어쨌든 고전으로 그 자체가 역사 아닌가.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편집적인 면에서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챕터 안에서 소개된 작품들에 대한 곡명과 작품번호 등을 페이지 상단에 배치해서 찾아보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텍스트가 길다고 느낄 틈이 없이 사진, 그림, 악보 등의 관련 자료를 촘촘하게 배치해서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프로그램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 2009년 시즌 2를 시작한다면 책도 후속편이 탄생할 수 있겠지만, 우선 클래식 입문서로 무겁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파워 클래식』을 넘어설 수 있는 '작품'은 찾기 힘들 것 같다. 기존 입문서로도 흥미를 갖지 못하고 포기했거나 아직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운을 지우지 못한 이들에게 '진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이제 각자 원하는 스타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좀더 알아가고 즐기는 방법만 찾으면 되겠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음악계의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윤범이기에 가능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열풍이 불었지만, 주인공들의 자기 고집이 분명했던 이 대충대충 넘어갈 수 없는 세계를 과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중에는 방송을 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약속된 시간에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바로 문의할 정도로 고정된 팬 층을 형성한 몇몇의 프로그램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EBS의 '스페이스 공감'이 그 중 하나이고, 예당아트tv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2008 시즌의 24회가 종료되기도 전에 12회 분량이 DVD로 출시되어 그 인기를 실감해버렸다. 이 책은 바로 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그램의 텍스트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2007년 11월 베토벤을 시작하여 지난 달 작곡가 윤이상을 마지막으로 시즌 1의 프로그램을 마감했는데, 솔직히 클래식 연주자라고 하기에는 좀 의아한 외모의 진행자가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적절히 버무려 던져주는 형식 때문일지, 프로그램의 집중력은 장르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칼럼니스트, 진행자 그리고 이제 작가까지, 무시무시한 별명에 걸맞은 행보를 이어가는 조윤범은 확실히 파워풀한 멀티플레이어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프로그램을 보면 진행자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도 알 수 있고, 그가 리더로 있는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지난 가을 '메타모르포젠' 공연(예술의전당)은 mac 노트북을 앞에 두고 직접 설명하면서 연주를 들려주는 구성이 이미 렉쳐가 있는 연주회라는 정보를 알고 갔음에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연주회였다는 점.
『조윤범의 파워 클래식』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고상하고 귀족적이라는 견해 때문에 대중음악을 접하듯 쉽게 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조윤범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진짜 멋진 클래식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를 시작으로 국내 작곡가로는 유일하게 윤이상을 마지막 페이지로 장식하면서 총 23명의 음악가에 얽힌 에피소드와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인 사실들, 그리고 '진짜 멋진 클래식' 음악들을 소개한다. 역사적인 내용이 너무 크게 다루어진 것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클래식 음악이야 어쨌든 고전으로 그 자체가 역사 아닌가.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편집적인 면에서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챕터 안에서 소개된 작품들에 대한 곡명과 작품번호 등을 페이지 상단에 배치해서 찾아보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텍스트가 길다고 느낄 틈이 없이 사진, 그림, 악보 등의 관련 자료를 촘촘하게 배치해서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프로그램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 2009년 시즌 2를 시작한다면 책도 후속편이 탄생할 수 있겠지만, 우선 클래식 입문서로 무겁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파워 클래식』을 넘어설 수 있는 '작품'은 찾기 힘들 것 같다. 기존 입문서로도 흥미를 갖지 못하고 포기했거나 아직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운을 지우지 못한 이들에게 '진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이제 각자 원하는 스타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좀더 알아가고 즐기는 방법만 찾으면 되겠다.
출판사 리뷰
범상치 않은 남자의 유쾌한 클래식 이야기!
이 남자, 범상치 않다. 풍기는 분위기도 그렇고, 직업을 보면 더 그렇다. 바이올리니스트, 칼럼니스트로도 모자라 예당아트TV 프로그램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의 진행까지 맡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것에 ‘저자’까지 추가한다.
직업이 여러 개라는 것만이 그를 비범하다 말하는 근거는 아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중에서도 그는 정통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로 ‘이 시대의 가장 강렬한 현악사중주단’이라 평가받는 ‘콰르텟엑스’의 리더이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강렬한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또한 기존의 차분하고 정적인 클래식 프로그램과 달리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유쾌한 언변과 열정적인 연주가 함께한다. 이쯤 되면 조윤범은 ‘뭔가 하나를 해도 독특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가 이야기하려 하는 것은 ‘클래식’이다. 잠깐, 클래식이라고?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유명인들이 모이는 파티, 비싸고 향 좋은 와인, 소위 지적인 사람들의 취미 생활, 그리고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조금 알고 있으면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게 하는’ 그 클래식 말인가?
‘클래식=연주자나 애호가들만을 위한 곡’이라는 생각은 그간 클래식 음악이 대중과의 의사소통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편견이다. 생각해 보자. 바흐와 모차르트의 시대에 서태지나 마이클 잭슨이 있었는가? 당연히 있었을 리 없다. 바흐와 모차르트가 곧 그 시대의 서태지와 마이클 잭슨이었으니까. 가수가 아니었다 뿐이지 그들은 당대의 스타이자 대중음악 작곡가였다.
여기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당신이 작곡가라면 과연 세상, 혹은 후대 사람들 중 극히 일부만이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고 즐겨주기를 바라며 곡을 쓰겠는가? 클래식 작곡가도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클래식은 애초부터 대중음악이었으니, 지금도 대중음악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윤범의 근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꽁지머리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은 고민에 빠진다.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할 것인가? 길고 깊은 고뇌 끝에 그는 자신이 직접 클래식 해설자가 되기로 한다. 연주자로서 느꼈던 클래식이라는 그 아름답고 멋진 세계를 대중에게 가장 열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으므로(이것이 곧 수많은 시청자들을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마니아로 양산한 비결이기도 하다). 범상치 않은 남자의 유쾌한 클래식 이야기,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이렇게 탄생했다.
사람 냄새 나는 클래식 이야기를 듣다
얼핏 보면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책 같다. 그런데 읽다 보면 작곡가들의 이야기,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적 천재들의 인생 이야기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누가 무슨 곡을 작곡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어 클래식을 알려 했지,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곡을 ‘왜’ 썼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가들의 사생활이 곧 작품 탄생의 배경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작품만을 다루는 클래식 해설에 한계가 있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조윤범은 그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일례로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작은 별’을 들어 보자. 클래식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곡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변주곡에서 탄생했다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다. 그보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은 그 곡의 제목이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라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연주여행을 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아버지도 아닌, 어머니를 위한 곡을 썼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차르트의 어머니는 그가 22세 되던 해 사망했다. 연주여행을 다니느라 바쁜 남편과 아들딸을 두었던 그녀는 요즘 표현대로 하자면 ‘기러기 엄마’였던 셈이다. 유년 시절부터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은 모차르트의 마음은 어땠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동요 가사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느낌의 피아노곡에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라는 제목을 붙였다는 사실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그는 ‘생생한 서술’을 선택한다.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이지만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풀어나가는 것이다. 작곡가들에 얽힌 일화,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들을 너무나 생생히 묘사하는 덕분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도 든다.
더불어 그는 그 위대한 작곡가들이 가진 ‘보통 사람’ 같은 면을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슈베르트의 연애담이나 스캔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나 음악을 사랑했던 그였기에 여자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고 창작에만 열중해서였을까? 조윤범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는 지저분했다. 씻지 않고 다닌 것은 물론, 모든 유행에도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얼굴이 너무나 못생겼다고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도 그것을 인정했다. 여자친구도 없었다. 시도는 몇 차례 했지만 언제나 실패했다. 자연스럽게 그에게는 음악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작곡가의 인간적인 면에 유쾌하게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알고 나면 딱딱한 클래식 책이나 앨범 속에 있는 작곡가들이 옆집 아저씨, 혹은 알고 있는 형이나 오빠처럼 다시 보인다. 우리에게 그들은 더 이상 ‘멀기만 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바흐부터 윤이상까지 꼭 들어봐야 할 작곡가 23인,그리고 숨어 있는 보석들에 대한 애정
그렇다 해서 이 책이 온통 작곡가들의 사적인 이야기만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그것들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임을 저자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래식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그의 목소리는 훨씬 더 열정적이고 힘이 넘친다.
특히 주옥같은, 그러나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악사중주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은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의 곳곳에서 드러난다. 흔히 클래식 곡이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교향곡이나 협주곡을 떠올리고, 현악사중주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음악, 연륜이 없으면 그 깊이를 느낄 수 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윤범은 현악사중주야말로 ‘클래식이라는 숲에 들어가기 가장 좋은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독주곡과 관현악의 중간 형태인 실내악, 그중에서도 가장 걸작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현악사중주이기 때문에 독주와 관현악에서 느낄 수 있는 묘미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 한 대의 비올라와 첼로 등 네 개의 악기에서 나오는 음색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처럼 거대한 스케일에 묻히지 않고 각각 개성을 살리며, 그와 동시에 완벽한 앙상블을 보이는 현악사중주의 세계. 이것은 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살아 있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귀중한 선물이다.
무엇보다 그의 목소리는 코다이, 코른골트, 야나체크 등 기존의 클래식 안내서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작곡가들에 관한 부분에서 열정이 더해진다.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및 베토벤에는 익숙한 우리의 눈과 귀이지만 그 시대 이후의 작곡가들에 대해서는 그들에 대해서만큼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앞선 시대의 스타들에 밀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했던, 그러나 그 스타들만큼이나 보석 같은 작품들을 만들고 뛰어난 업적을 이룬 작곡가들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그중 단연코 새롭고 참신한 시도라 할 수 있는 것은 윤이상이다. 우리는 그를 그다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현대음악 작곡가라고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삶과 음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정치적인 문제로 뉴스에 간혹 등장했던 사람, 한국 사람이었지만 독일에서 활동했고 외국에서는 꽤 유명한 작곡가로 인식되어 있는 윤이상이라는 인물에 대해 ‘한국의 음악과 서양의 음악,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악기를 완벽하게 조화시킨 클래식 작곡가’임을 알 수 있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클래식의 세계에 숨어 있던 여러 보석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데, 윤이상은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보석이 될 것이다.
클래식의 감동, 우리의 삶과 하나가 되다
이 책의 저자의 ‘제1직업’은 ‘바이올리니스트’, 즉 클래식을 연주하고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곧 다른 클래식 안내서와는 확연히 다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만의 장점이자 특징이 된다. 외부에서 클래식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사람이 아닌, 클래식 안에서 그것을 직접 연주하며 감동을 느껴 왔던 저자이기에, 독자들이 그 멋지고 가슴 벅찬 세계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또 열정적으로 원하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열망은 ‘연주자는 곧 마케터’라는 그의 철학과 상통한다. 작곡가가 음악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관객은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 그리고 연주자는 소비자에게 그 물건을 파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연주자에게는 소비자인 관객에게 음악이라는 물건의 진가를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조윤범의 철학이자 신념이다. 너무나 높은 가치가 있고 진가가 상당한 물건임을 소비자들이 안다면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교양을 위해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이도 저절로 클래식 음악 앞으로 모여들 것이므로. 그래서 그는 칼럼을 쓰고, 연주회를 열고, 클래식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고, 책을 썼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클래식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이 집약된 결정체다. 작곡가들에 대한 짓궂은 농담과 연주자이기에 들려줄 수 있는 익살스러운 에피소드 덕분에 독자들은 곳곳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클래식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곡에 대해 그가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전달받은 후에는 당장이라도 음반 가게로 뛰어가 그 곡이 들어 있는 앨범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그의 열정이 지닌 힘은 엄청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라는 곡들의 원제를 함께 병기한 것은 그 열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그의 세심한 배려이기도 하다. 그는 그렇게 클래식의 세계로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클래식으로 그들을 감동시키며, 모두를 클래식과 하나로 만든다.
이 남자, 범상치 않다. 풍기는 분위기도 그렇고, 직업을 보면 더 그렇다. 바이올리니스트, 칼럼니스트로도 모자라 예당아트TV 프로그램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의 진행까지 맡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것에 ‘저자’까지 추가한다.
직업이 여러 개라는 것만이 그를 비범하다 말하는 근거는 아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중에서도 그는 정통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로 ‘이 시대의 가장 강렬한 현악사중주단’이라 평가받는 ‘콰르텟엑스’의 리더이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강렬한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또한 기존의 차분하고 정적인 클래식 프로그램과 달리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유쾌한 언변과 열정적인 연주가 함께한다. 이쯤 되면 조윤범은 ‘뭔가 하나를 해도 독특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가 이야기하려 하는 것은 ‘클래식’이다. 잠깐, 클래식이라고?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유명인들이 모이는 파티, 비싸고 향 좋은 와인, 소위 지적인 사람들의 취미 생활, 그리고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조금 알고 있으면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게 하는’ 그 클래식 말인가?
‘클래식=연주자나 애호가들만을 위한 곡’이라는 생각은 그간 클래식 음악이 대중과의 의사소통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편견이다. 생각해 보자. 바흐와 모차르트의 시대에 서태지나 마이클 잭슨이 있었는가? 당연히 있었을 리 없다. 바흐와 모차르트가 곧 그 시대의 서태지와 마이클 잭슨이었으니까. 가수가 아니었다 뿐이지 그들은 당대의 스타이자 대중음악 작곡가였다.
여기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당신이 작곡가라면 과연 세상, 혹은 후대 사람들 중 극히 일부만이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고 즐겨주기를 바라며 곡을 쓰겠는가? 클래식 작곡가도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클래식은 애초부터 대중음악이었으니, 지금도 대중음악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윤범의 근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꽁지머리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은 고민에 빠진다.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클래식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할 것인가? 길고 깊은 고뇌 끝에 그는 자신이 직접 클래식 해설자가 되기로 한다. 연주자로서 느꼈던 클래식이라는 그 아름답고 멋진 세계를 대중에게 가장 열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으므로(이것이 곧 수많은 시청자들을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마니아로 양산한 비결이기도 하다). 범상치 않은 남자의 유쾌한 클래식 이야기,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이렇게 탄생했다.
사람 냄새 나는 클래식 이야기를 듣다
얼핏 보면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책 같다. 그런데 읽다 보면 작곡가들의 이야기,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적 천재들의 인생 이야기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누가 무슨 곡을 작곡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어 클래식을 알려 했지,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곡을 ‘왜’ 썼고, 그것이 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가들의 사생활이 곧 작품 탄생의 배경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작품만을 다루는 클래식 해설에 한계가 있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조윤범은 그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일례로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작은 별’을 들어 보자. 클래식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곡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변주곡에서 탄생했다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다. 그보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은 그 곡의 제목이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라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연주여행을 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아버지도 아닌, 어머니를 위한 곡을 썼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차르트의 어머니는 그가 22세 되던 해 사망했다. 연주여행을 다니느라 바쁜 남편과 아들딸을 두었던 그녀는 요즘 표현대로 하자면 ‘기러기 엄마’였던 셈이다. 유년 시절부터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은 모차르트의 마음은 어땠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동요 가사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느낌의 피아노곡에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라는 제목을 붙였다는 사실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그는 ‘생생한 서술’을 선택한다.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이지만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풀어나가는 것이다. 작곡가들에 얽힌 일화,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들을 너무나 생생히 묘사하는 덕분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도 든다.
더불어 그는 그 위대한 작곡가들이 가진 ‘보통 사람’ 같은 면을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슈베르트의 연애담이나 스캔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나 음악을 사랑했던 그였기에 여자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고 창작에만 열중해서였을까? 조윤범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는 지저분했다. 씻지 않고 다닌 것은 물론, 모든 유행에도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얼굴이 너무나 못생겼다고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도 그것을 인정했다. 여자친구도 없었다. 시도는 몇 차례 했지만 언제나 실패했다. 자연스럽게 그에게는 음악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작곡가의 인간적인 면에 유쾌하게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알고 나면 딱딱한 클래식 책이나 앨범 속에 있는 작곡가들이 옆집 아저씨, 혹은 알고 있는 형이나 오빠처럼 다시 보인다. 우리에게 그들은 더 이상 ‘멀기만 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바흐부터 윤이상까지 꼭 들어봐야 할 작곡가 23인,그리고 숨어 있는 보석들에 대한 애정
그렇다 해서 이 책이 온통 작곡가들의 사적인 이야기만으로 점철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그것들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임을 저자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래식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그의 목소리는 훨씬 더 열정적이고 힘이 넘친다.
특히 주옥같은, 그러나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악사중주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은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의 곳곳에서 드러난다. 흔히 클래식 곡이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교향곡이나 협주곡을 떠올리고, 현악사중주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음악, 연륜이 없으면 그 깊이를 느낄 수 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윤범은 현악사중주야말로 ‘클래식이라는 숲에 들어가기 가장 좋은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독주곡과 관현악의 중간 형태인 실내악, 그중에서도 가장 걸작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현악사중주이기 때문에 독주와 관현악에서 느낄 수 있는 묘미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대의 바이올린, 한 대의 비올라와 첼로 등 네 개의 악기에서 나오는 음색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처럼 거대한 스케일에 묻히지 않고 각각 개성을 살리며, 그와 동시에 완벽한 앙상블을 보이는 현악사중주의 세계. 이것은 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살아 있는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귀중한 선물이다.
무엇보다 그의 목소리는 코다이, 코른골트, 야나체크 등 기존의 클래식 안내서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작곡가들에 관한 부분에서 열정이 더해진다.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및 베토벤에는 익숙한 우리의 눈과 귀이지만 그 시대 이후의 작곡가들에 대해서는 그들에 대해서만큼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앞선 시대의 스타들에 밀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했던, 그러나 그 스타들만큼이나 보석 같은 작품들을 만들고 뛰어난 업적을 이룬 작곡가들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그중 단연코 새롭고 참신한 시도라 할 수 있는 것은 윤이상이다. 우리는 그를 그다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현대음악 작곡가라고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삶과 음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정치적인 문제로 뉴스에 간혹 등장했던 사람, 한국 사람이었지만 독일에서 활동했고 외국에서는 꽤 유명한 작곡가로 인식되어 있는 윤이상이라는 인물에 대해 ‘한국의 음악과 서양의 음악,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악기를 완벽하게 조화시킨 클래식 작곡가’임을 알 수 있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클래식의 세계에 숨어 있던 여러 보석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데, 윤이상은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보석이 될 것이다.
클래식의 감동, 우리의 삶과 하나가 되다
이 책의 저자의 ‘제1직업’은 ‘바이올리니스트’, 즉 클래식을 연주하고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곧 다른 클래식 안내서와는 확연히 다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만의 장점이자 특징이 된다. 외부에서 클래식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사람이 아닌, 클래식 안에서 그것을 직접 연주하며 감동을 느껴 왔던 저자이기에, 독자들이 그 멋지고 가슴 벅찬 세계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또 열정적으로 원하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열망은 ‘연주자는 곧 마케터’라는 그의 철학과 상통한다. 작곡가가 음악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관객은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 그리고 연주자는 소비자에게 그 물건을 파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연주자에게는 소비자인 관객에게 음악이라는 물건의 진가를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조윤범의 철학이자 신념이다. 너무나 높은 가치가 있고 진가가 상당한 물건임을 소비자들이 안다면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교양을 위해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이도 저절로 클래식 음악 앞으로 모여들 것이므로. 그래서 그는 칼럼을 쓰고, 연주회를 열고, 클래식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고, 책을 썼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클래식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이 집약된 결정체다. 작곡가들에 대한 짓궂은 농담과 연주자이기에 들려줄 수 있는 익살스러운 에피소드 덕분에 독자들은 곳곳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클래식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곡에 대해 그가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전달받은 후에는 당장이라도 음반 가게로 뛰어가 그 곡이 들어 있는 앨범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그의 열정이 지닌 힘은 엄청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라는 곡들의 원제를 함께 병기한 것은 그 열정을 함께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그의 세심한 배려이기도 하다. 그는 그렇게 클래식의 세계로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클래식으로 그들을 감동시키며, 모두를 클래식과 하나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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