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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베트남의 역사와 정치

동방박사님 2022. 1. 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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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베트남 (탈)사회주의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아시아 사회주의, 한반도의 통일문제, 북한사회의 이해라는 목적의식을 명확히 인식한 저술로 베트남의 경험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베트남의 길’이 회자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개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이 북한이 취해야 할 미래를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베트남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개혁개방에 이르렀는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의 개혁개방이 남긴 빛과 그림자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그리하여 ‘베트남의 길’을 말하려면 베트남의 정치경제, 대외관계, 그리고 문화를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속에 위치시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에야 베트남의 경험이 북한에 적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성찰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목차

발간사
머리말

제1부 사회주의 베트남의 정치경제적 변화와 미래

제1장 ?베트남 탈-사회주의화의 정치경제와 미래 ― 채수홍

1. 서론: 사회주의 베트남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2. 개혁정책의 역사적 과정
1) 베트남전쟁 이후 사회주의 건설 과정
2) 개혁정책의 배경과 초기 효과
3. 1990년대 베트남 개혁정책의 효과와 부작용
4. 순항하는 베트남 경제와 심화되는 모순
5. 결론: ‘사회주의’ 베트남의 현재, 저항, 그리고 정치적 미래

제2장 베트남 사회주의의 발전에 대한 단상: 중국 · 북한과의 비교 ― 김병로

1. 서론: 속도전
2. 베트남 사회주의 발전의 현주소
1) 정치적으로는 어떤 변화의 수준에 와 있는가?
2) 경제적으로는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3) 국제사회의 편입은 어느 정도 진전되었는가?
3. 베트남 사회주의 체제의 비전과 도전
4. 전쟁으로 다져진 민첩성과 실용주의
5. 결론: 공산주의 정부의 유연성을 기대하며

제2부 사회주의 베트남의 전쟁, 난민, 그리고 재현

제3장 ‘베트남공화국’의 몰락: 지엠 정권의 ‘식민지적 민족주의’, ‘서구적 종교 편향’, ‘하향적 반공주의’를 중심으로 ― 이찬수

1. 서론: 베트남을 답사하며
2. 억압에 저항하며 민족주의를 싹틔우다
3. 두 가지 민족주의가 등장하다
1) 호찌민의 공산주의적 민족주의, ‘베트남 국민’의 탄생
2) 지엠의 반공주의적 민족주의, 식민지 의식의 연장
4. 민중적 정서의 심층이 중요하다
1) ‘베트남공화국’과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2) 식민지적 무의식과 식민주의적 의식
5. 종교 편향은 자신의 종교도 무너뜨린다
1) 친가톨릭 정책과 내부적 분열
2) 불교의 사회 참여와 전쟁의 발발
6. 결국은 ‘심층’이 승리한다
1) 정당성 없는 정당화
2) 도이머이와 다시 ‘심층남부’
7. 결론: 민중의 종교적 정서가 문화의 심층이다

제4장 월남전쟁과 월남인의 미국 이주 ― 조동준

1. 서론
2. 남월남의 패망과 월남민의 1차 이주
1) 강대국의 체면
2) 소개작전
3) 1차 보트피플
3. 남월남의 정치적 변화와 2차 보트피플
1) 월남의 사회주의화
2) 2차 보트피플
3) ‘질서 있는 이주’ 프로그램
4. 결론

제5장 독백과 망각의 전쟁: 중월전쟁과 아시아 냉전의 역설성 ― 백지운

1. 서론: 중월전쟁과 아시아 냉전
2. 말 못 하는 기억의 귀환
1) 불구의 기억
2) 일그러진 영웅의 귀환
3. 전선과 배후, 균열하는 이데올로기
1) 열사가 남긴 빚
2) 개혁개방의 비판과 정당화
3) ‘숭고한 희생’이라는 신화
4) 집단망각의 맥락
4. 결론: 사회주의 진영의 탈냉전

제3부 사회주의 베트남의 대외관계 변화

제6장 베트남에 대한 중국의 경제지원과 경제제재, 1960~1978 ― 최규빈

1. 서론
2. 중국의 베트남 원조와 중국-베트남 관계, 1960~1978
1) 중국의 베트남 원조의 동기
2) 중국과 베트남의 유대와 갈등, 1965~1975
3) 형제적 우호관계의 종말, 1975~1978
3. 결론

제7장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과정, 그 요인과 함의 ― 서보혁

1. 서론
2. 베트남전쟁 종식 이후 베-미 관계, 1975~1985
3. 개혁 천명 이후 베-미 관계, 1986~1989
4. 관계정상화를 향하여, 1990~1995
5. WTO 가입과 탈사회주의, 1995~2007
6. 결론: 평가와 시사점
1) 베-미 관계 정상화 평가
2)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

제8장 베트남의 대중국 정책: 남중국해 이슈를 중심으로 ― 김성철

1. 서론
2. 남중국해에서의 중-베 분쟁
1) 분쟁의 역사적 개관
2) 중-베 해양권 분쟁
3. 상설중재재판소 결정과 베트남의 대중국 헤징
4. 베트남의 대중국 헤징: 인과의 깔때기
1) 국제 정세 인식의 변화: 협력-갈등의 중첩성
2) 안보 역량: 대외관계 다변화 및 군사협력 강화
3) 경제 역량: 비의존적 발전
4) 헤징의 선택: ASEAN의 분열, 미국 커미트먼트의 한계
5. 결론

제4부 사회주의 베트남의 통제와 시민사회

제9장 통제된 다양성: 베트남의 소수민족과 민족학박물관 ― 천경효

1. 서론
2. 베트남의 민족집단
1) 베트남의 민족 분류
2) 베트남 소수민족 문제
3. 기념과 기억의 공간으로서의 박물관
1) 북부 베트남의 박물관 개관
2) 베트남 민족의 재현: 민족학박물관의 사례
4. 결론: 다민족의 재현과 박물관

제10장 도이머이 개혁 이후 베트남의 시민사회 ― 정동준

1. 서론
2. 서구 중심의 시민사회
3. 베트남의 시민사회
4. 다른 나라와의 비교로 본 베트남 시민사회
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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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채수홍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4년부터 베트남의 도시, 산업, 노동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Wounded Cities, Labor in Vietnam, 『맨발의 학자들』 등의 공저를 출간하였고, “The Political Processes of the Distinctive Multinational Factory Regime and Recent Strikes...

저 : 김병로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럿거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및 북한연구실장을 거쳐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 및 북한연구소장, 중국연변과학기술대학 겸임교수, 국방부·국가정보원·KBS 자문위원 및 북한연구학회 제22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화...

저 : 김성철

 
캘리포니아대학교-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Irvine)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겸 북한경제사회연구실장, 통일정책연구실장과 히로시마평화연구소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인문한국 교수 및 연구기획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 North Korea and Nuclear Weapons: Entering the New Era of Deter...
 

책 속으로

베트남이 노동력 제공을 넘어서서 기술과 정보를 바탕으로 고급 산업을 유치하거나 스스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 매우 불확실하다. 분명한 점은 산업의 고도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은 결국 위기를 맞을 것이며, 이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시장경제의 도입을 통해 사회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공산당 정부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베트남 사회주의의 미래는 이처럼 스스로 선택한 세계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존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크게 요동칠 것이다. --- p.28

베트남의 학자들은 베트남식 사회주의에 대해 한마디로 “국가가 강하고 국민이 부유하며 사회가 공평하고 문화가 문명한 사회”라고 정의하였다.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사회가 살기 좋아져 지난날 사회주의 개혁 시기에 나라를 떠났던 난민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귀환했고, 외국의 자본들이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사회주의가 개혁과 개방으로 체제를 쇄신하고 체제전환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과연 베트남이 전쟁으로 다져진 강인함과 실용주의로 구조적인 여러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 p.72

지엠 정권이 실패하게 된 근간은 이런 기초 원리를 간과한 데 있었다. 식민지배자 프랑스의 종교인 가톨릭 편향적 정치는 베트남 민족 전체에게는 어불성설이나 다름없었고, 식민주의적 의식(파농)에 기반해 오랜 민족문화를 열등시하는 정권 중심의 민족주의는 민중적 정서의 표층에만 머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기층의 문화와 정서를 외면하고 외세에 기댄 일방적이고 하향적인 반공주의에는 그다지 설득력도 없었다. --- p.108

월남 난민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한국사회에 난민 수용 기준을 정하는 데 함의를 준다. 현재 예멘 출신 난민의 수용 여부를 두고 인도적 기준과 협소한 국가이익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인도적 기준에 따라 난민을 수용하자는 입장은 난민 수용이 국제정치적 함의를 가지며 국내적 사회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협소한 국가이익을 기준으로 난민 수용을 판단하자는 입장은 난민의 선별적 수용 기준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평판을 조금 더 고려해야 한다. --- p.142

1980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헌법에서 중월전쟁은 “중국 패권주의 침략자들”이 “조국 건설을 위해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를 공격했다고 기록되었으나 1992년에 제정된 신헌법에서 이 구절은 삭제되었다. “완전한 승리”라는 말도 함께 사라졌다. 심지어 중월전쟁은 항불전쟁과 항미전쟁이 관광상품으로 물신화되어 버린 신자유주의의 흐름에서도 배제되었다.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베트남 당국은 시종 이 전쟁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의 원칙을 견지해 왔다. --- p.173

국가이익이 존재하는 한 중국과 베트남 간의 연대와 반목, 대립과 화해의 과정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 p.중략) 강대국들의 지배에 저항하며 약소국으로서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은 베트남 역사에서 익숙하다. 중국은 더 이상 아시아 이웃 국가들을 대상으로 ‘분리와 지배(divide and conquer)’ 전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글로벌 ‘G2(Group of Two)’로 부상한 중국의 압도적인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은 베트남에 여전히 두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p.206-20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북한의 기존 태도 변화와 한국의 평화정책이 주효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반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은 본격적인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상호 핵심 이익을 이익균형의 틀에서 묶어 낼 지혜가 필요함을 말해 준다. --- p.233

베트남의 헤징은 지속적이고 안정된 정책이라기보다는 강대국 행태에 대한 일시적 대응 행태이다. 약소국인 베트남에는 남중국해 분쟁이 국가 주권 보전을 위한 외교 안보적 시험대이므로 최소한 중-베 간 분쟁 요소만은 격화되지 않도록 헤징을 취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중국이 우호적인, 타협적인 접근을 해 오면 베트남의 대중국 정책은 편승으로 옮겨 갈 가능성은 있다. --- p.270

베트남을 이루는 다수의 민족과 국가와의 관계에 대한 공식담론은 외견상으로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민족집단의 정체성을 지키는 동시에 베트남의 국가 공동체로 통합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언으로서의 이념과 현실로서의 실재 사이의 괴리 역시 명확해 보인다. 사실 이 문제는 다문화·다민족 문제를 국가의 경계 안에서 소비하려는 시도 자체에 내재한 것이며, 베트남만의 특수한 사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 p.300

베트남의 시민사회가 향후 어떠한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지는 북한을 생각해 볼 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북한은 베트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통제된 일당체제이고, 경제적으로도 개혁과 개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힘들다. (중략) 현재 베트남과 중국식의 사회주의 개혁 모델이 향후 민주화와 같은 정치적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면, 오늘날 북한에도 섣불리 정치개혁을 주문하기보다는 사회경제적 교류를 확장함으로써 이를 통해 아래로부터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p.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