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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기억이다 : 공공기념물로 본 서양도시의 역사와 문화

동방박사님 2022. 5. 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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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시는 기억이다』는 도시의 각종 공공기념물이 역사를 기억하고 평가하고 전승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한국의 서양 도시사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물이다. 이 책을 기획한 도시사학회는 2008년에 창립한 후 활발한 학술 활동을 하면서 2011년에 『도시는 역사다』란 책을 출간했다. 동서양 주요 도시 열 곳의 역사와 문화를 고찰한 이 책은 도시가 과거 역사의 산물이자 미래의 역사를 만들기 위한 현재의 다양한 역사적 실천이 이뤄지는 장소임을 환기시키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오랫동안 후속 출간을 준비하다 이번에 2탄 격인 『도시는 기억이다』를 내게 됐다.

동서양 도시들을 함께 살펴본 『도시는 역사다』에 비해 『도시는 기억이다』는 서양의 주요 도시들에 집중한다. 고대 아테네와 로마의 각종 공공기념물이 이후 서양사의 전개 과정에서 도시들을 다양한 공공기념물의 보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책에서 다루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주요 공공기념물의 유래나 의미 등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으나, 전편에 비해 다소 분석적인 글이 많은 편이다. 특히 각 장마다 다루는 도시의 주요 공공기념물 건립 동기나 배경,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하는 역사적 사건들, 공공기념물 건립 주체와 건립 과정, 이 과정이나 건립 이후 대중이나 여론의 반응, 공공기념물을 둘러싼 갈등 양상, 공공기념물의 기호·상징·표상·이미지, 공공기념물을 통한 도시 정체성 형성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목차

서문

1 지중해 권역 도시들
마라톤전투 승리의 기억, 아테네 공공기념물
공공기념물과 마라톤전투의 기억|고대 마라톤의 위치|마라톤전투 전장에서의 기억 생산|델포이에서의 기억 재생산|아테네에서의 기억 재생산|마라톤전투 승리기념물과 아테네인의 자긍심

고대 로마의 심장, 로마 포룸
문화경관 로마 포룸|무덤에서 정치 중심으로|로마 헤게모니의 전시장|정치 경쟁의 광장|황제와 황제 가문을 위한 박물관|포룸의 쇠퇴와 부활

끝나지 않은 정치의 도시, 피렌체 공공기념물
마법의 피렌체|도시의 기원과 로마 시대의 피렌체|중세 초기 피렌체의 성장|공화정으로의 길 : 코무네의 형성과 경제 성장|도시 귀족 가문들의 갈등|포폴로 정부 : 도시 민중의 성장|끝나지 않은 정치의 도시

사라진 공화국의 사라지지 않은 상징, 베네치아 날개 달린 사자
신화의 탄생|산마르코 유해의 베네치아 이송|산마르코 신화 만들기|베네치아공화국의 상징이 된 날개 달린 사자|베네치아의 쇠락과 날개 달린 사자의 운명

2 서유럽의 도시들
에스파냐 역사의 영광과 비극, 마드리드 엘에스코리알과 망자들의 계곡
영광과 비극의 기념물|펠리페 2세의 엘에스코리알 건축 동기|엘에스코리알은 펠리페 2세의 감옥? 절대권력의 상징?|에스파냐내전과 망자들의 계곡|에스파냐 민주화와 망자들의 계곡

살아 있는 도시의 역사, 암스테르담 운하 구역
살아 있는 박물관|어촌 마을에서 도시로 : 13~16세기 암스테르담의 성장|16세기 네덜란드의 정치 변화와 암스테르담의 인구 증가|16~17세기 암스테르담의 팽창 과정|암스테르담 팽창의 성격|암스테르담 도시 계획의 의의

‘제국의 심장’에서 ‘시민의 광장’으로, 런던 트래펄가 광장
유동하는 공간, 트래펄가 광장|권력과 제국의 공간 : 광장 조성과 넬슨 기념비|광장의 정치 : ‘트래펄가혁명’과 ‘피의 일요일’|현대의 트래펄가 광장

시민의 민주적 숭배와 기억의 정치, 파리 문화예술인 동상
동상과 기억의 정치|제3공화국 이전 파리의 위인 동상 건립|정치인 동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문화예술인 동상 건립과 민주적 숭배|파리의 도시 정체성 만들기

나치의 도시 건축, 뮌헨·뉘른베르크·베를린 공공기념물
나치즘의 건축 : 예술과 권력|나치즘 건축의 시작 : 뮌헨의 도시 건설과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 건설|파리 만국박람회 독일관과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장|나치즘 건축의 결정체: 세계 수도 ‘게르마니아’|‘게르마니아’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3 동유럽과 아메리카의 도시들
새로운 도시 문화의 상징, 빈 링슈트라세
빈 링슈트라세에 대한 상이한 시각들|링슈트라세 프로젝트의 발의 배경과 내용|링슈트라세 프로젝트의 기본 계획서와 실행|링슈트라세 건축물과 근대 도시의 이미지 정치|링슈트라세가 만들어 낸 새로운 도시 문화

전쟁의 기억과 추모, 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 ‘대조국전쟁’기념비
전쟁기념비로 바라보는 두 도시 이야기|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전쟁 기억과 기념비들|모스크바의 전쟁 기억과 기념비들|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비밀의 봉인을 풀어야

혁명의 기억, 멕시코시 혁명기념건축물
멕시코혁명과 혁명 후 체제의 교육·문화 정책|디아스의 근대화 실험장에서 혁명 후 체제의 재건까지|혁명 후 체제의 국민 정체성 만들기와 벽화운동|혁명기념건축물과 혁명 기억의 재구성|소칼로 광장에서 혁명기념건축물까지

미국 예외주의의 구현, 뉴욕 9·11기념물
2001년 가을의 혼돈|추모와 기억|마침내 드러난 기념관|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참고문헌
도판 출처
지은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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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권형진
 
건국대학교 사학과 부교수.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박사. 대표 논문으로 「저항과 타협의 사이 : 동독의 ‘건설병’」「이제, 그 바다에는 고래가 없다! : 독일의 북극해 포경산업을 중심으로」「통일 이후 독일 이민정책의 변화」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독일사』,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공저) 등이 있다.
 
저 : 기계형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연구교수. 서울대학교 박사. 대표 논문으로 「사회주의 도시 연구」「소비에트 시대 초기의 일상생활과 콤무날카 공간의 성격」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해체와 노스탤지어』(공저) ,『역사 속의 한국과 러시아』(공저) 등이 있다.
저 : 김경현
 
런던대학교에서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을 주제로 논문(『Tribuni Plebis and Res Publica in the Middle Republic』)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대 로마의 정치사와 여성사 그리고 문화사에 토대를 두고, 다양한 주제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신화’, ‘공화정 후기의 호민관’, ‘고...
 

출판사 리뷰

도시는 기억의 산물이자, 기억 자체다

인류 문명이 등장한 이래로 도시는 인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활동의 성과물을 집약해 발전해 왔다. 도시는 인간의 모든 삶의 흔적들을 기억하고 전승한다. 그중에서도 크고 작은 공공기념물들은 도시가 기억하는, 기억하고 싶어 하는, 기억해야 하는 과거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공공기념물은 도시의 역사문화경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역사문화경관은 특정 시기의 정치 상황과 맥락을 압축적으로 내포하기에 다양한 독해가 가능한 열린 텍스트다. 특정 물리 공간이 어떤 연유로 선택돼 그곳에 공공기념물이 조성되고 이후 세대에게 기억의 터가 되는지, 공공기념물은 어떤 상징들을 적극적으로 혹은 은연중에 표현하는지, 하나의 공공기념물이 주위의 경관이나 역사문화 환경과 조응하며 어떤 이미지를 구성하는지 등을 분석하는 것은 특정 도시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정체성을 내세우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도시사의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다.

이 책은 도시의 각종 공공기념물이 역사를 기억하고 평가하고 전승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한국의 서양 도시사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물이다. 이 책을 기획한 도시사학회는 2008년에 창립한 후 활발한 학술 활동을 하면서 2011년에 《도시는 역사다》란 책을 출간했다. 동서양 주요 도시 열 곳의 역사와 문화를 고찰한 이 책은 도시가 과거 역사의 산물이자 미래의 역사를 만들기 위한 현재의 다양한 역사적 실천이 이뤄지는 장소임을 환기시키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오랫동안 후속 출간을 준비하다 이번에 2탄 격인 《도시는 기억이다》를 내게 됐다.

동서양 도시들을 함께 살펴본 《도시는 역사다》에 비해 《도시는 기억이다》는 서양의 주요 도시들에 집중한다. 고대 아테네와 로마의 각종 공공기념물이 이후 서양사의 전개 과정에서 도시들을 다양한 공공기념물의 보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책에서 다루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주요 공공기념물의 유래나 의미 등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으나, 전편에 비해 다소 분석적인 글이 많은 편이다. 특히 각 장마다 다루는 도시의 주요 공공기념물 건립 동기나 배경,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하는 역사적 사건들, 공공기념물 건립 주체와 건립 과정, 이 과정이나 건립 이후 대중이나 여론의 반응, 공공기념물을 둘러싼 갈등 양상, 공공기념물의 기호·상징·표상·이미지, 공공기념물을 통한 도시 정체성 형성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도시 공공기념물을 통해 본 인간의 역사


책은 총 3부, 열세 장으로 구성했다. 1부는 지중해 권역 도시들로, 고대와 중세 도시들을 다룬다. 1장은 페르시아전쟁 초기 아테네가 대승을 거둔 마라톤전투가 델포이와 아테네의 공공기념물들을 통해 어떻게 기억됐고 이미지화돼 아테네의 자부심을 강화시켰는지 고찰한다. 2장은 다양한 공공기념물이 집약된 로마 포룸의 문화경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갔는지를 추적하면서 경관의 변화가 정치적으로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지 검토한다. 3장은 피렌체의 기원, 중세 초기의 성장, 도시공화국 실험과 도시 귀족들의 영향력을 차례로 살펴보면서 피렌체의 다양한 공공건축물에 함축된 중세 피렌체인의 정치 열정을 파헤친다. 4장은 베네치아의 상징인 산마르코와 날개 달린 사자상이 어떤 계기를 통해 베네치아의 상징이 됐는지, 이 상징물의 이미지 변화가 베네치아의 역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추적한다.

2부는 주로 근대 서유럽 수도들의 공공기념물을 다룬다. 5장은 마드리드 외곽에 위치하는 엘에스코리알과 망자들의 계곡이 16세기 에스파냐 번영의 역사와 20세기 에스파냐내전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어떻게 표상하는지 분석한다. 6장은 암스테르담의 운하 구역이 암스테르담 도시 팽창 과정에서 어떻게 조성됐으며, 그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지 제시한다. 7장은 19세기 영국제국의 수도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과 넬슨 기념비 조성 과정, 권력과 시민의 광장 활용과 전유 방식 등을 고찰한다. 8장은 19세기 말 파리에 대거 등장한 문화예술인 동상이 민주적 숭배, 아래로부터의 기억의 정치, 파리의 도시 정체성 등과 어떤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 검토한다. 9장은 나치 시기 히틀러의 과대망상이 낳은 대규모 도시 건축과 도시 공공기념물 건립을, 뮌헨·뉘른베르크·베를린을 통해 살펴본다.

3부는 동유럽과 아메리카 도시를 대상으로 한다. 10장은 빈의 구성곽 철거에 따른 근대적 원형대로 건설 계획인 링슈트라세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된 각종 공공건축물의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역사적 의미를 고찰한다. 11장은 나치에 맞선 ‘대조국전쟁’에서 승리한 소련이 나치의 도시 봉쇄를 영웅적으로 극복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수도 모스크바에 건립한 전승기념비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를 파헤친다. 12장은 20세기 초 멕시코혁명 이후 멕시코시에 건립된 다양한 혁명기념물의 상징과 의미 등을 검토한다. 13장은 9·11로 파괴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들어선 새로운 건축물과 9·11 관련 기억의 정치를 통해 미국 예외주의를 분석한다.

도시가 다양한 공공기념물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자 하는지는 시민의 집단적 역사인식 수준을 보여 준다. 정치권력에 의해 위로부터 기획되고 조성된 대규모 건축물이나 조형물 등은 다양한 역사 이해나 해석을 가능케 하기보다는 국가가 제시하는 단일한 역사 해석과 기억을 강요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기념물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 시민의 주도와 참여로 아래로부터 기획되고, 시민 역사교육의 소중한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 서양 고대부터 현대까지 주요 도시 공공기념물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이 향후 우리 도시들에 들어설 많은 공공기념물이나 조형물, 공공미술 작품을 둘러싼 여러 논의에 좋은 참고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