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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과 제1공화국 (2007) - 세계정치 8 (제28집 2- 2007년 가을 · 겨울)

동방박사님 2023. 5. 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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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높이고 한국 국제정치학의 정체성을 찾는데 힘쓰는 역사연구잡지로 제8호는 「이승만과 제1공화국」라는 주제 아래 한국현대사에 관한 대립적 논의의 시작이자 그 중심에 위치했던 제1공화국과 그 수장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숭상하는 이들과 독재의 화신으로 비판하는 이들이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마 그와 그의 시대에 관한 체계적 연구의 부재에 대한 지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논쟁의 귀결은 어느 편에서 좀 더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하여 객관적인 주장을 제시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이 시기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아우를 수 있는 균형 잡힌 논의가 가능한가에 달려 있기에, 이번 호의 제1공화국에 관한 기획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책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독자에게 해석의 권한을 주고 있다.

목차

1 홍보, 선전, 독재자의 이미지 관리 _정용욱
2 현실주의 시각에서 본 이승만의 반공노선 _홍승표
3 부산정치파동과 국가보안법파동에 대한 미국의 개입 비교 _이철순
4 한국 정권교체의 국제정치 _이완범
5 이승만 정부의 산업정책과 렌트추구 그리고 경제발전 _김일영
6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 정부의 경제부흥전략 _박태균

저자 소개

저자소개
정용욱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로는『해방전후 미국의 대한정책』(2003), 『미군정 자료 연구』(2003), 『1960년대 한국의 근대화와 지식인』(2004, 공저), 『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2007, 공저) 등이 있다. 홍용표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

책 속으로

정용욱은 1950년대에 쓰여 진 이승만 전기의 분석을 통해 그에 대한 가공된 인식의 측면을 밝혀내고자 했다. 그는 이와 같은 진실과 연출, 실체와 이미지의 격차를 이해하는 작업이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신화를 역사로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주장한다. 홍용표는 이승만의 반공노선을 전통적 현실주의의 시각에서 분석하려 한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반공이념의 기원을 그가 청년 시절부터 갖고 있던 러시아에 대한 경계 내지는 반감에서 찾고 있으며, 이와 같은 반러 의식에 기반 한 그의 반공노선은 이념 자체에 대한 반대의 차원에서보다는 국제관계와 국내정치에서의 공산주의자들과의 권력투쟁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두 논문은 모두 이승만과 그의 관념의 실체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철순과 이완범의 두 논문은 공통적으로 1950년대 전반기와 후반기의 한국 국내정치 상황에 대한 미국의 개입 사례를 다룬다. 이철순은 정책적 고려의 대상, 개입 수단, 관료정치적 요인, 개입의 공개성 여부, 온건 세력 포진의 목표라는 5가지 측면에서 부산정치 파동과 국가보안법 파동에서의 미국 정부의 개입 양상을 비교하고 있다. 이완범은 1950년대 전반기, 후반기, 그리고 1960년 4월의 세 시기에서 미국의 개입 방식을 고찰한다. 그에 따르면 50년대 전반기에 미국은 한국에 대해 내정개입 안을 논의하고 물리적 방식의 개입을 고려하였던 것에 비해, 후반기에는 개혁세력 지원방식의 후계양성 전략에 주력하였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갖고 있으며, 1960년 4월에는 한국의 공산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적극적 개입의 형태를 취해 궁극적으로 정권 교체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 논문은 제1공화국의 국내정치에 있어서 미국이라는 행위자가 갖는 규정력을 고려하면서 그 정책적 의도와 형태를 밝혀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갖는다.

김일영과 박태균의 논문은 1950년대 한국 정치경제의 명암을 보여주고 있다. 김일영이 미국의 원조와 수입대체화 전략을 통한 제1공화국 경제발전의 산물로서 렌트추구(rent-seeking)와 부패의 양상이 나타나게 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데 반해, 박태균은 50년대에 입안된 경제부흥 계획의 내용을 검토하면서 왜 이 시기의 경제개발 계획이 실행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하였다. 김일영은 먼저 렌트 창출과 부패 생성의 네 가지 경로를 고찰한 후 이를 실제적인 사례와 연결시키고, 마지막으로 그 결과를 1960년대의 상황과 대비하고 있으며, 박태균은 정책결정자로서의 이승만, 한국 정부, 미국의 정책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경제개발 계획의 실패 원인을 찾는다. 두 논문은 이와 같은 문제의 이해를 위해서는 구조적 제약과 행위자의 선택, 그리고 안보적 환경과 경제적 변화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찰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스웨덴의 외교정책 연구자인 칼스네스(Walter Carlsnaes)는 외교정책 분석 방법을 구조적 시각, 주체적 시각, 사회제도적 시각, 해석적 행위자 시각의 네 가지로 구분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들을 통합할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국제정치이론가인 데슬러(David Dessler)도 특정한 국가행위를 만들어 내는 정책결정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조-단위 차원 이론 사이의 수직적 연계, 안보와 정치경제와 같은 주제 영역 사이의 수평적 연결, 그리고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 조건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대한 검토 등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번 호에 실린 여섯 편의 논문은 제1공화국의 이해를 위한 이러한 학문적 노력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욱희, 서문 중에서

관련 자료

『세계정치』 소개

우리는 국제정치학의 현실지향적 성격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한국 국제정치학이 보여 온 비(非)장소성과 정책지향성에서 비롯된 학문적 토대의 부재를 우려한다.『세계정치』는 동아시아와 한국의 경험과 관점을 중시한다. 우리는 세계정치에 관한 보편적 설명에 귀를 기울이지만, 현실과 유리된 초(超)장소적인 이론이나 이념을 준거로 역사와 현실을 재단했을 때 생겨날 수 있는 학문적 공허함과 자기 상실감을 부단히 경계한다. 『세계정치』는 우리들의 시공간 속에서 축적된 삶과 경험이 투사된 언어와 행동에 관심을 가지며, 세계정치와 동아시아 국제관계를 포착하는 우리의 시각과 관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다.

세계정치 1 - 주권과 국제관계
세계정치 2 - 개념도입사
세계정치 3 - 세계정치와 제국
세계정치 4 - 세계정치와 동아시아 공간
세계정치 5 - 세계정치와 동아시아 안보
세계정치 6 - 자유무역협정의 정치경제
세계정치 7 - 문화와 국제정치
 

출판사 리뷰

우리 학계의 특성 중 하나는 특정 주제에 대한 일면적인 연구 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한 예로 냉전기 한국외교정책의 연구는 구조와 행위자, 국제정치와 국내정치, 안보와 경제의 주제 중에서 구조, 국제정치, 안보의 차원에 집중되어 있었고, 양자 간의 상호작용의 분석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호에서는 이와 같은 면을 보완하고자 통합적인 접근을 모색하였다. 즉 이승만 대통령 개인의 변수, 미국의 대 한국정책과 한국의 국내정치의 접합점, 그리고 제1공화국 시기의 정치경제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