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인문교양 (독서>책소개)/1.인문교양

명성황후 상권

동방박사님 2021. 11. 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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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랜 기간 동안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 문학을 공부하였으며, 또한 한국에 머무르며 한국에 대해 몸소 체험한 프랑스 작가 줄리에트 모리오가 한국의 왕비 명성황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권력다툼보다는 여성의 감정에 주안점을 둔 저자는 명성황후의 상상적 추억을 동원, 믿을 수 없는 정치 극을 통해 황후가 된 가난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묘사한 이 소설은 어린 시절의 추억, 특히 서재에서 알지 못하는 글자 속에서 뒹굴 때의 기쁨, 국화 밭에서의 추억, 오빠인 승호와의 매사냥추억, 아버지와 시골 여행시 울어대던 개구리들과 갑신정변시의 피신 때 접한 민초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목차

1. 한국의 독자에게
2. 죽음의 그림자
3. 감고당의 추억
4. 들끓는 외세
5. 어린 신왕의 등극
6. 섭정 대원군
7. 끔찍스러웠던 초야
8. 사랑과 우정

저자 소개

저자 : 줄리에트 모리오
1959년 프랑스 출생. 루브르 학교 예술사 석사, 프랑스 국립 동양언어문화학교 한국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서울대 교수, 앙리앙스 프랑세즈 교수. KBS 교육방송 담당, 프랑스 신문사 및 잡지사 프리랜서 기자, 싱가포르 갈리마르사 편집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독일에서 남편과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저서로는 『밝은 아침의 나라 한국의 모든 것』『구름언덕 위의 왕궁』『그랑 아틀라스 예술사』가 있고, 이청준의 『매잡이』를 번역하였다.
 
역자 : 유정희
1984년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후 통 · 번역사로 일해오고 있으며, 역서로는 『마농의 샘』『신의 보복』『그 계곡에 두고 온 남자』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세자저하, 아무쪼록 곰이 되십시오. 그러면, 저하의 왕국은 번영할 것입니다. 이 밤, 구름들이 힘겹게 숨쉬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목이 졸리고 그 중심은 찢길 대고 찢겨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왕후인 내가 질식하듯, 구름도 숨이 막히는가 봅니다.
--- p.
사실상, 우리는 운현궁을 따라 난 길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원군에게 가기 위해 훨씬 먼 길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 길은 밑바닥이 파헤쳐진 진흙길인데다 돌멩이와 흙자루와 연장 가방을 들고 일렬로 촘촘히 지나가는 일꾼들로 혼잡했습니다.

"누이야, 한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저와 같은 큰 허영은 우리에게 불행만을 가져올 뿐이란다. 저 일꾼들의 얼굴, 저들의 퀭한 눈, 흙으로 얼룩진 저들의 종아리, 꼭두각시 같은 저들의 몸짓 등을 자세히 보렴. 저들은 오로지 목숨이 붙어 있으니까 저렇게 서 있는 거야. 저들의 목숨이란 저들의 아내, 안온히 기댈 수 있는 아내의 어깨, 울던 아기, 저녁이면 차려지던 따뜻한 밥상에 대한 추억 덕분에 지탱되고 있어. 저들에게 잡히지 않도록 해. 저들 마음속에서는 불덩어리가 이글거리고 있어. 네가 만날 대원군은 저들의 고문관이란다. 그에게는 저들이 장남감에 지나지 않지……. 조심하도록 해!"

처음으로 가까이서 대면하게 된 대원군에 나는 적이 놀랐습니다.
---pp.162~163
 

출판사 리뷰

 
3년간 서울대 강단에 섰던 프랑스인 줄리에트 모리오의 명성황후는「권력다툼보다는 여성의 감정에 주안점」을 두어 묘사한다. 그 감정은 명성황후가 세자(순종)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지극한 모성애와 서정적 감수성이다.

이런 이유로 이 작품은 생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 황후가 세자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이다. 작가는 명성황후가 「갓난아기 저하의 심장과 간과 내장을 삼키고 싶어할」정도의 사랑을 가진 것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황후는 쾌활하고 발랄한 「거리의 소녀」민자영閔紫英일 때 가졌던 민감한 감수성을 입궐 후에도 그대로 지니고 있어 각 절기와 풍습, 궁중의전 등에 깊고도 서정적인 반응을 보일 뿐만 아니라 유려하고 감성적이며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프랑스 유력 주간지 렉스 프레스는 「명성황후가 한국에 반한 여류작가에 의해 재현되었을 때」라는 제목의 서평 중에서 「이 아름다운 소설은 한국 근세사의 서사시임과 동시에 어머니인 한 여성의 고백」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가는 명성황후의 상상적 추억을 동원, 믿을 수 없는 정치 극을 통해 황후가 된 가난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이야기해 주고있다. 프랑스인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묘사한 이 소설은 어린 시절의 추억, 특히 서재에서 알지 못하는 글자 속에서 뒹굴 때의 기쁨, 국화 밭에서의 추억, 오빠인 승호와의 매사냥추억, 아버지와 시골 여행시 울어대던 개구리들과 갑신정변시의 피신 때 접한 민초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작가는 프랑스인 들에게 한국을 그리운 나라로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그런데 명성황후의 비극적 삶은 비단 프랑스 독자들의 읽을거리보다는 한국 독자들에게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왜 일본군에 의해 일 국의 황후가 암살 당했어야 했나」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황후는 칼을 맞고 땅에 쓰러졌다. 사람들은 황후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후는 잠시 의식을 회복해 황태자를 걱정했다.

바로 이 순간 일본 낭인들은 황후의 몸에 칼을 찔러 넣으면서 가슴을 발로 짓이겼다. 그들은 시체를 비단에 말아 언덕 뒤 소나무 숲으로 끌고 갔다. 시체 위에 나뭇가지를 얹고 석유를 뿌려 불을 붙였다. 얼마 후 거기에는 몇 개의 뼈만 남아있었다. 44세의 황후는 외국인 살인범의 손에 이렇게 비명에 죽었다.」에필로그에서 비숍여사의 일기를 인용한 대목이다.

이 소설을 읽는 한국인들에게는 韓末 한 민족의 운명을 명성황후의 비극적 죽음에서 보는 것 같아 가슴 저미는 아픔을 느끼게 하며 1세기가 지난 오늘 비극의 악 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다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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