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과학의 이해 (독서>책소개)/5.인류미래

10년 후 세계사 : 두 번째 미래

동방박사님 2022. 1. 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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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기계와 일

노동의 종말 그리고 플랫폼 노동: 효율과 합리 속에서 일이 많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일감에 따라 움직이고 경쟁하는 새로운 노동 | 알고리즘에게 가치가 매겨지는 회색 지대 사람들 | 디지털 마법에 가려진 유령노동자 | 점원은 사라져도 일은 없어지지 않는다 | 나도 모르는 새 자기 자신마저 외주화시키는 시장 | 일이나 기술이 아닌 사람을 고민하고 싶다

인간을 배우는 기계, 기계를 배워야 하는 인간: 생각하는 것마저 로봇에게 맡기는 세상을 생각한다는 것
로봇에게 점점 더 의지하게 된 인간 | 한국의 ‘로봇 밀도’는 얼마나 빽빽할까? | 생각마저 기계에 외주를 주게 된 인간 | ‘지능 혁명’ 이후 인공지능과 경쟁하게 될 노동자들 | 차별과 편견까지 학습하는 인공지능 | 인공지능을 바꾸고 싶다면 인간부터 바뀌어야 한다

인간이 사라진 자동차, 인간이 사라진 세상: 자동차가 가는 대로 목적지까지 끌려가지 않으려면
실리콘밸리에서 만드는 자동차들 | 다 빈치의 움직이는 수레에서 오백 년 이후 |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 | 그럼에도 여전히 신뢰받지 못하는 자율주행 기술 | 어쩌면 노동자들의 지옥이 될 자율주행차의 미래 | “스마트폰이 그랬듯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모든 게 바뀌겠죠” | 우리는 모빌리티 생태계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었는가? | 나의 움직임이 모두 데이터로 축적될 때

2부 사람과 지구

변형된 음식을 먹고 사는 디자인된 사람들: 당신의 아이를 완벽한 인간으로 편집해드립니다
유전자 가위가 자르고 붙일 우리의 미래 | ‘미래의 질병’과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 | 세 사람의 유전자를 디자인해 태어난 새로운 인간 | 완벽한 인간으로 개량되고 싶은 인간의 강박 | 4퍼센트가 인간인 쥐 그리고 멸종에서 돌아온 동물 |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유전자 변형 ‘콩 전쟁’ | 인도 농민들은 왜 목숨을 끊었을까?

코로나19 이후 다시 코로나27을 맞는다면: 인간이 감당하지 못하는 질병이 일상의 일부가 된다는 것
인간이 돌려받은 21세기 바이러스 | ‘전혀 새로운 전염병’ 사스 그리고 6년 후 신종플루 | 메르스, 에볼라 그리고 코로나19 | 흑사병과는 다르게 코로나19는 평등하지 않았다 | 전염병은 때로 정치가 되기도 한다 | 인간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가?

파이프라인과 창밖의 날씨: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인간이 사라진 세상이었다
기상이변이 평범해진 세상 | 남극의 바람이 바뀌니 호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 “국익보다는 정의를!” 태평양 섬나라의 간절한 호소 | 탄소중립을 이루는 속도가 닥쳐올 위기보다 빠를 수 있을까? | 쿠싱의 원유탱크와 ‘마이너스 유가’ 쇼크 | 석유를 팔아 탈석유를 시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 아이슬란드의 빙하 장례식, 그리고 미래를 위한 씨앗 보관소 | 유럽의 그린딜, 한국의 그린뉴딜 | “당신이 본 날씨는 당신이 만든 것이다”

호모 헌드레드의 시대: 인구절벽이 위기가 되지 않으려면
“고령화는 인류의 승리이고 축복이다” |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노인인 시대 | 공동주택에서 ‘하류노인’까지, 일본의 고민과 모색 | 나이 들어 ‘늙은 소’가 되어버린 사람들 | 점점 늘어가는 노인들을 누가 어떻게 돌볼 것인가? | 함께 살아야 사람답게 나이 들 수 있다 | 고령화는 ‘인구 시한폭탄’ 문제가 아니다 | 저 앞에 서 있는 노인이 우리의 미래다

점점 커지는 도시, 점점 짙어지는 그늘: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공간에서 산다는 것
점점 커져 가고 점점 늘어나는 도시들로 꽉 찬 지구 | 도시는 위와 아래,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 도시를 가꿨다는 이유로 도시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 우리가 무엇을 버리든 결국에는 도시에 버려진다 | “쓰레기를 한국으로 돌려보내라!” | 발코니가 도시를 구하는 방법

3부 자본과 정치

같은 공간 다른 사람, 이주자와 원주민: 그들은 당신들이 아니라 우리들이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이방인이다” | 그들이 없으면 사회가 움직이지 않는다 | 한국에 사는 스무 명 가운데 한 명은 ‘이주민’ | 지향과 현실 사이에 놓인 ‘입국 자격’이라는 경계선 | 만 킬로미터,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 | 자본의 세계화가 낳은 ‘잉여 인간’ |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 다름을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 안으로 흡수할 것인가

걷어차인 사다리를 다시 놓기: ‘빈부격차’가 새삼스러워져 내일을 포기하게 된 청년들
우리는 점점 벌어지는 격차를 감당할 수 있을까? | “26명이 인류 절반의 부를 가지고 있다!” | ‘낮은 곳에 사는 존재’라고 불리는 사람들 |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사회 | 격차 속에 있는 또 다른 격차들 | 불평등의 대가, 일찌감치 희망을 포기하는 사람들 | 역사는 가장 혹독한 방식으로 불평등을 해소해왔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민주주의의 미래: 포퓰리즘이 상식이 되는 세상이 되지 않으려면
민주주의에 미래는 있을까? | 차베스와 메르켈 사이… 포퓰리스트 지도자는 누구? | 좌파는 실패했고 우파는 더 크게 실패했다 | ‘회복력’은 민주주의 안에 있다

닫는 글 다음 ‘10년 후 세계사’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기를 바라며
주석
 

 

저자 소개

저 : 구정은
 
『경향신문』 신문 기자로 오래 일했다. 분쟁이나 재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강한 것보다는 힘없고 약한 것, 글이든 물건이든 쓰는 것보다는 안 쓰는 것에 관심이 많다. 단백질을 몹시 사랑하고, 요즘은 양고기와 마라탕에 빠져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과학을 달리는 십대: 스마트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저 : 이지선

 
18년간 신문사에서 일하며 독자와 함께하는 콘텐츠를 고민해 왔고, 2021년부터는 스타트업 트레바리에서 일하고 있. 유학 등을 통해 ‘이방인’이 되는 경험을 하고부터, 배제된 ‘소수의 목소리’를 전하는 방법을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말할 통로가 있는 이들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찾고, 듣고, 쓰고 싶다. 함께 지은 책으로 『디지털 네이티브 스토리』,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여기, 사람의 ...
 

책 속으로

그렇다면 아마존고에는 ‘노동자’가 아예 없을까? 물론 노동자들은 있다. 언론을 통해 소개된 내용을 보면 진열대를 채우는 직원, 드라이브 스루로 물건을 찾으려는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 관리직원, 포장 및 제품 생산 직원 등이 매장에서 일하지만 기존 마트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아마존은 이렇게 인건비를 줄였다. 키오스크와 인공지능이 점원을 밀어낸 것 같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하는 일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림자 노동’이 되어 유령노동자들에게 떠넘겨졌을 뿐이다.
---「노동의 종말 그리고 플랫폼 노동」중에서

구글 인공지능 연구책임자 존 자난드레아는 2017년 《MIT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의 진짜 위험성은 인간의 편견을 배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은 여성보다 남성의 얼굴, 목소리를 잘 인식한다. 흑인보다 백인의 형상과 얼굴을 잘 인식한다. 그렇게 학습한 인공지능운 ‘통계에 기반한 정확성’이라는 신뢰와 권위까지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한국의 법원을 질타하며 “차라리 인공지능 판사가 재판하는 게 낫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판사는 과거의 판례를 바탕으로 학습할 것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관대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
---「인간을 배우는 기계, 기계를 배워야 하는 인간」중에서

‘접근성’이 달라지면 입지 조건이 바뀌기 때문에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농업도 달라진다. 자율주행 트랙터와 콤바인을 비롯한 농기계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벌써 현실화됐다. 우리의 먹거리를 자연 생태계만이 아니라 자율주행과 5G가 결합된 모빌리티 생태계에 의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문화도 바뀔 것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혹은 사람이 아주 약간만 조작해도 되는 자동차 안에서 탑승자는 무엇을 할까. 실제 지금 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실내는 영화관이나 거실과 비슷하다.
---「인간이 사라진 자동차, 인간이 사라진 세상」중에서

생명공학기업들의 주장과 달리 인도의 면화 농가들이 지불해야 하는 생산 원가는 2005년에 비해 2016년 2.3배로 늘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위험한 이유는 우리 몸에 해롭기 때문이 아니다. 세계의 수많은 농민들이 노동의 대가를 종자 값, 비료 값, 특허 값으로 빼앗기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업들이 신기술을 제공하고 시장을 점점 더 확대시키는 사이 농토는 상업의 장으로 변하고, 농민들은 거대 기업에 종속된다. 그 어떤 과학의 발전이 됐든 ‘오로지 기술적인’ 변화는 없다. 그 모두가 사람의 삶과 연결돼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형된 음식을 먹고 사는 디자인된 사람들」중에서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는 평등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특정 계층, 인종, 지역의 사람들에게 전염병은 더 가혹하다는 것을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스스로 목도했다. 미국 뉴욕시 보건부는 2020년 5월 60여 지역의 코로나19에 따른 사망률을 공개했다. 지도가 보여주는 바는 명확했다. 주민의 30퍼센트 가량이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선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32명에 달했지만, 10퍼센트 미만이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는 100명 미만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다시 코로나27을 맞는다면」중에서

코로나19로 세계의 유명 관광지들이 2020년 문을 닫았다. 갈라파고스도 폐쇄됐다. 그러면서 바다사자와 이구아나와 새들이 다시 섬들의 주인이 됐고, 200년 만에 잠시나마 평화를 찾았다. 코로나19 뒤 인도와 태국의 바닷가를 거북이들이 뒤덮고 영국의 거리를 산양들이 거닐고 칠레 도심에 퓨마가 활보하고 캐나다의 주택가에 새끼여우가 산보를 나왔다는 뉴스가 잇따랐다. 자동차와 공장들이 멈추자 지구가 맑아지고 빈사 상태의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것 같은 신호가 줄을 이었다. 생태학자들은 ‘인간휴지기anthropause’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지구를 살릴 수는 없다. 모든 것은 결국 우리 행동에 달렸다.
---「파이프라인과 창밖의 날씨」중에서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출생과 함께 노화와 죽음도 개인에게 운명과 같은 일이지만, 신체 능력이 줄어든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나이를 기준으로 행해지는 정형화, 편견, 차별”을 에이지즘ageism(연령차별)이라 정의하면서 “노인들의 건강에 해로운 음험한 관행”이라 불렀다. 젠더차별이나 인종차별에 비해 연령차별은 더욱 광범위하면서도 저항이 적고 ‘정상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는 특징이 있다. 차별 자체가 제대로 인지되지 않고, 그 부작용을 고쳐나가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직장에서 연령 제한도 에이지즘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호모 헌드레드의 시대」중에서

코펜하겐은 2012년 이미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도시가 되겠다는 꿈을 세웠고 2019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보다 42퍼센트 줄였다. 당국은 이런 목표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편 정반대의 길을 택한 곳도 있다. 멕시코의 푸에블라 주가 15개 도시를 스마트 시티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자 토난친틀라라는 인구 8만의 소도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갈등은 첨단기술이든 그럴싸한 구상이든, 시민들의 동의와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택할 행복의 가치와 경로는 도시마다 다를 것이다.
---「점점 커지는 도시, 점점 짙어지는 그늘」중에서

2000년대에 들어 서구에서는 이민자들이 가지고 온 그들만의 문화와 원주민 사회의 문화가 충돌하면서 비극적인 사건이나 갈등이 늘었다. 2010년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문화주의는 실패했다”고까지 단언했다. 최근에는 이주자들의 문화를 인정해주되, 정착국 사회의 관습과 가치관으로의 동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 콜리어 옥스퍼드대 교수는 “다문화주의라는 안이한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달리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다문화주의도, 동화도 해법이 아니라면서 ‘상호문화주의’를 주장한다. 그는 다문화주의라는 개념이 세계화가 고도의 수준에 이르기 이전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며 한 사회 안에서 ‘낯선’ 문화 집단들도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상호작용을 하고,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새롭게 맺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공간 다른 사람, 이주자와 원주민」중에서

세계은행은 지금의 극심한 불평등을 가리켜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사회계약이 깨졌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평등은 사회를 분열시킨다. 그로 인해 “빈곤을 없애려는 노력은 더 약해지고, 더 많은 이들이 두려움 속에 남겨진다.” 옥스팜이 지적한 불평등의 대가다. 극심한 격차는 경제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난한 이들,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에 들어가는 투자를 줄여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결과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이 2020년 9월 펴낸 보고서 《인종 간 불평등 격차 줄이기》는 “인종 간 격차가 20년 전에 줄었더라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6조 달러가 더 늘었을 것이며, 지금이라도 이 격차를 해소한다면 GDP가 향후 5년간 5조 달러 더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걷어차인 사다리를 다시 놓기」중에서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 젊은이들이 대선의 판을 흔들었다는 의미에서 ‘유스퀘이크라고 표현했다. 기후변화를 주요 아젠다로 삼은 청년 행동그룹 선라이즈 무브먼트,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단체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이민자 관련 청소년 행동그룹인 유나이티드 위 드림 액션 등 미래 세대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자신들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미래라고 하면서 트럼프 이전으로의 복귀가 아닌 그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포퓰리즘 이후의 회복력을 결정지을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민주주의의 미래」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늘을 만든 것이 10년 전이라면, 바로 오늘이 10년 후를 만들 것이다”

“국민 98.9%, 기후변화 체감하지만 실천은 귀찮아”
“인공지능은 인류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
“어린이 대상 GMO 인체실험 윤리 논란”
“WHO 사무총장, 앞으로 전염병은 더 쉽게 번질 것”
“고령화 진행될수록 소득의 양극화 심각”


오늘 출근길에서 스마트폰으로 훑어본 뉴스 같지만 10년 전인 2012년 가판대에 놓여 있던 신문 기사 제목들이다. 10년 사이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사라졌듯, 세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움직이지만 한편으로는 맞닥뜨리는 뉴스들을 볼 때마다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고민과 문제들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10년 후의 미래가 지금까지의 반복과 다르려면 우리는 지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10년 후 세계사』로부터 6년 후, 예언이 된 ‘미래사’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K-방역은 지금까지 우수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그것은 잘 정비된 시스템에 의한 대응이라기보다 시민들의 희생과 분투에 의한 결과에 가까웠다. 한국사는 닥쳐온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는 데 탁월한 성취를 보였다. 그러나 위기를 넘기고 나선 제대로 반추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가 거듭 닥쳤을 때엔 다른 역사들보다 훨씬 혹독하게 두 번째를 겪어야 했다. 우리가 코로나19 이후, 코로나27이 닥친 내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2015년 출간된 『10년 후 세계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금이 10년 후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그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10년 후를 맞이하기 위해 바로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주제들은 무엇인지를 정리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10년 후 세계사』는 세계의 흐름을 내다보는 전망서라기보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한 보고서에 더 가까웠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1년, 이 책에서 짚어낸 10년 치의 이슈들 가운데 상당수는 예언처럼 현실이 되었다. 플랫폼 노동은 일상이 되었고, 결국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전염병이 등장했으며, 이세돌과 알파고 간의 대국 이후 ‘기계를 배우게 된 인간’이라는 표현도 어느 정도 진부해진 세상이 되었다. 어제의 교훈은 오늘을 바꾸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또 다시 10년 후를 실패했다.

『10년 후 세계사』가 내다본 미래가 현실로 닥쳐옴에 따라 이 책의 후속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요청이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에 호응해 개정판을 준비했으나 군데군데 보태는 정도로는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기울어진 비탈길에서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지난 책을 갱신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보다 나은 10년 후의 세상”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시작되고 있는 10년 치의 세계사적 변화와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다.

10년 치의 현재를 정리해 10년 후를 고민하다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는 전작에 이어 2020년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10년 치의 세계사적인 주요 쟁점을 짚어 보고 그 맥락을 살핌으로써 10년 후까지의 전개를 전망한다. 즉 초국가적?문명적?지구적 범위로 보다 넓게 우리의 흐름을 조망함으로써 오늘의 문제들에서 내일 닥칠 위기를 내다보고자 했으며, 나아가 전망에서 그치지 않고 방대한 데이터에 가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고자 했다.

여기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 이슈들을 둘러보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는 다양한 집단들의 합이 아니라 복잡한 관계망으로 형성된 거대한 하나가 되고 있다. 오늘날 호주에서 산불이 일어나고,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내전을 피하고자 시리아 국민들이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진 사건들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피부로 느끼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을 이해하기 위해 과거 역사를 살피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우리 일상과 겹치는 세계사적 주요 현안들에는 복잡하고 고유한 역사가 도사리고 있다. 2020년 5월 시작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50년 전 흑인이라는 이유로 중산층 동네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코리 부커 미국 상원의원의 ‘역사’와 함께 미국 내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지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오늘날 ‘뉴스’를 번갈아 볼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우리의 삶과 무관한 거대한 담론 같지만, 발화되는 화제마다 지금을 해명하기 위해 꾸준히 소환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과거의 결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이어져온 세계사적인 ‘거대한 이슈’들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를 전망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기계와 일, 사람과 지구, 자본과 정치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부 ‘기계와 일’에서는 우리에게 닥친, 그리고 앞으로 더욱 심하게 요동칠 ‘일’의 변화를 들여다본다. 6년 전 『10년 후 세계사』에서는 근무 시간과 소속이 무너진 일터를 내다봤고 이는 플랫폼 노동과 긱 경제 등으로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되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이번에는 오늘날 ‘배민’으로 상징되는 플랫폼 노동 이후 전개될 일자리 생태계를 내다본다. 이어서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과정을 점검하고 그 영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가늠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인공지능 오류로 인한 사고나 관련 노동자들의 실직을 걱정하지만, ‘현대의 예언자’라고 불리는 SF소설가들은 카페가 사라지고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식의 조금 더 입체적인 상상을 펼친다.

2부 ‘사람과 지구’에서는 지구상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일으키고 있는, 앞으로 점점 더 많이 겪게 될 문제들을 다룬다. 유전자 편집, 전염병, 기후변화 등이 그 예다. 『10년 후 세계사』 출간 뒤 실제로 유전자를 편집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이 생명공학의 황금열쇠로 떠올랐고, 세 사람의 유전자를 오려붙인 인간이 태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의 속도를 벗어나 줄달음질치는 기술력과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자신감 혹은 오만함이 불러일으킨 세계적 규모의 재난을 짚어봤다. 나아가 지방이 소멸되고 인구절벽에 놓인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야를 연결지어 새로운 시각에서 정리했다. 이를테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위험한 까닭은 유해성 탓이 아니라 제3세계 농민들이 특허 값, 종자 값을 대느라 농사를 지을수록 가난해지기 때문이다

3부 ‘자본과 정치’에서는 이주 및 이산과 빈부 격차, 민주주의라는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반복되어온 세계 공통의 난제들을 어떻게 볼 것이고 받아들일 것인지를 설명하는 데 주력한다. 기술은 예상보다 더 숨 가쁘게 세상을 바꿨지만, 정작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기술로부터 소외되곤 했다. 저자들은 기술로부터 사람이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가치로 민주주의와 공존을 꼽으며, 그 까닭에 대해 찬찬히 훑어 내려간다.

우리가 만들어왔지만 우리가 알 수 없게 된 10년, 닥쳐오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10년 후가 되려면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는 세계사의 변곡점이 되는 격동의 시기였다. 그러나 오늘이 어제와 완전히 달랐던 세상을 살았던 18세기 사람들이 100년을 내다보는 것보다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1년 후를 예측하는 것이 훨씬 어려울 만큼 세계는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도시 인구가 농촌 인구를 넘어섰고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노인이 될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뿌연 거리를 걷는 등 재난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풍경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고, 코로나19 이후로 이른바 선진국으로 불렸던 국가들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세계는 더욱 복잡한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오늘의 세상은 어제의 우리가 만들어왔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상은 내일을 장담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가운데에서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아무리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앞으로의 미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역사(과거)’라는 모순을 품은 이 책의 제목과 메시지 또한 바로 여기에 있다. 10년 후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의지로 10년 후를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다. 미래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역사를 통틀어 낙관에 의지해 생존해왔는지도 모른다. 이성이 온통 비관적이라고 말해도 의지로 낙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계는 의지로만 낙관하지 않고 이성으로도 낙관할 수 있는 곳이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다음번 ‘10년 후 세계사’에서는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었으면 한다.”
 

추천평

10년 치의 현재들을 켜켜이 쌓은 밀푀유와 같은 이야기

’10년 후‘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이 책은 예언서가 아니다. 현대 문명에 위태하게 걸친 삶을 꾸려가는 바로 우리,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에는 거쳐 온 10년을 꿰뚫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만들어갈 10년 후 삶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10년 치의 현재와, 그 현재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켜켜이 쌓아 만든 밀푀유 담론이다. 살짝 잔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풍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 깊은 맛은 통찰이라는 포만감을 줄 것이다.
- 김선웅 (굽시니스트, 시사만화가, 『본격 한중일 세계사』 저자)

다시 새로운 시기를 맞은 모두를 위한 미더운 길라잡이

지금 우리는 지축이 흔들리는 변화에 살고 있다. 세상은 점점 진보하는 듯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점점 암울해지는 미래를 그리게도 되었다. 그 우울한 전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변화의 정체부터 선명하게 알아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자료들과 폭넓은 사유를 통해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한 차원 높여준다. 가볍게 읽다 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새로운 시기를 맞아 거대하면서도 삶의 현장과 맞닿은 문제들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담백하면서도 미더운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박기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10년 후가 되려면

‘질병X’에 대비하라는 경고는 2018년부터 나왔지만 우리는 코로나19에 속수무책이었다. 어제의 교훈은 오늘을 바꾸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일은 어때야 할까? 코로나27이 닥쳤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미래 역사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급변하는 미래를 예측하려 애쓰는 대신 우리의 의지로 10년 후를 만들기 위해, 이 책을 통해 생각을 나눠보면 좋겠다.
- 정혜승 (작가,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

지금이 10년 후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알려주는 ‘미래의 역사책’

미래를 엿보기란 두근두근한 일이다. 역사를 살피기란 미처 몰랐던 사람과 일을 찾아 놀라움과 감동을 주는 일이다. 이 책은 ‘미래의 역사책’이다. 그것도 ‘제법 먼 미래’가 아니라, ‘10년’ 뒤를 역사책처럼 써내려갔다. 미처 몰랐던 사실이 바로 지금 이뤄지고 있음에 눈이 번쩍 뜨인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다’는 말에 이렇게 적합한 책도 드물 것이다.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이 바로 10년 뒤에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통렬하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함규진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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