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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는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행태가 부쩍 늘어가는 일본에 대해 품게 되는 의문에 가장 근본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현장 취재와 다양한 현지 언론 보도, 각종 통계 자료 등을 토대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일본 사회의 본질과 비밀스런 심층을 드러내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일본이 깊이 병들게 된 근원으로 ‘자기 속박주의’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한다. 현대 일본을 규정하는 이 개념을 구성하는 9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 책은 일본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는 물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한일 관계와 우리의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저자는 일본이 깊이 병들게 된 근원으로 ‘자기 속박주의’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한다. 현대 일본을 규정하는 이 개념을 구성하는 9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 책은 일본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는 물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한일 관계와 우리의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머리말 - 자기 속박주의에 대해
1장 배제 사회 - 너는 이제 투명인간
죽기 전엔 모른 척, 무라하치부
초등학생 20명 중 1명은 이지메
* 피해 아동의 이중고, 재난 이지메
교사의 이지메, 지도사의 실체
불타오르는 사이버공간, 사람 잡는 엔조
* 엔조의 주 타깃, 한국
피해자를 괴롭히는 나라
일본에서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
* 너를 강간하고 싶어, 일본 여기자들의 수모
배제되면 죽는다, 일본의 금기어
2장 집단 사회 - 암묵적 룰입니다
정한 사람은 없어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암묵적 룰
* 신입 사원들의 첫 관문, 꽃놀이 룰
어깨에 짊어진 일본식 집단주의, 란도셀
폐 끼칠까 가족 죽인 그들, 메이와쿠의 명암
* 차별 당해도 이해가 돼요, 여성 의료계의 침묵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우생론에 꽂힌 사회
장애인은 살아갈 이유가 없다, 비뚤어진 인간관
* 구해주면 부담 주잖아요, 극단적 메이와쿠
전체주의,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다
결코 환영받지 못한 일본판 [기생충]
3장 억압 사회 - 일본의 감정선이 위험하다
나는 때릴 권리가 있다, 아동학대
절대 약자를 향한 주먹질, 간병 폭력
길 위의 악마라는 사회 병리 현상, 토오리마 지겐
* 묻지마 범죄의 또 다른 이름, 확대 자살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 사건들
소녀들을 향한 욕망의 눈초리
* 사회의 무관심이 방조한, 소녀 사육 사건
불안정 사회 일본, 그 폐쇄감
4장 자기 속박 사회 - 변하지 못하는 나라
과로사보다 무서운 과로 자살
여학생은 도쿄대를 싫어할까
* 성차별, 도쿄대도 예외는 아니다
드라마에만 있는 센 여자 열풍
초장기 공연의 나라
순수한 일본인이라는 환상
트럼프가 뭘 해도 지지하는가
빚을 내더라도 미군 일체화
* 장비 유지 비용도 없다
5장 함몰 사회 - 반전의 기회가 없다
어른이 되기 싫어요, 반경 1미터 세대
* 초식화되는 일본의 젊은이들
취업난이 낳은 은둔자, 히키코모리
고령화의 대위기, 2022년이 다가온다
빚지고 당겨쓰고, 2021년 경기 절벽
정부가 팔고 중앙은행이 산다, 비정상적인 경제구조
그래도 국민은 가난하다, 아베노믹스의 실체
* 통계 조작까지, 아베노믹스는 어디로
줘도 싫다, 버려지는 집과 땅
6장 호족 사회 - 절대 변하지 않는 카르텔, 정치
일본엔 보이지 않는 왕국이 있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파벌 정치
* 자질 끝판왕, 어느 대신 이야기
집단적 아부 정치, 손타쿠 정치
* 정권 교체의 룰, 아오키 법칙
1천 명의 슈퍼 엘리트, 아베 천하를 떠받들다
일본 정치에 야당은 없다
아베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일본에 과연 촛불은 켜질 것인가
7장 종교 사회 - 왕인가, 제사장인가
일본인에게 덴노란 누구인가
* 일본에서는 교황도 교황이 아니다
21세기 일본의 제사장, 덴노
일왕가도 인기를 먹고 산다
일왕이 휴일을 지배하다
불편해도 연호를 쓰는 게 낫다
그래도 일왕의 방한은 필요하다
8장 관례 사회 - 늘 그래 왔다는 함정에 빠지다
일본은 어쩌다 조작 왕국이 됐나
재팬 스트라이크존의 소멸
일본 실패의 패턴, 도시바의 몰락
* 메이드 카페 천국, 아키하바라
일렉트로닉 강자에서 보험회사로, 소니의 역변신
40퍼센트 쪼그라든 일본, 갈라파고스의 현실
9장 자멸 사회 - 스스로를 가두다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인질 사법
핵무기는 없어도 핵에 집착하다
자연의 힘에 맞서는 300킬로미터 해안 장벽
한국인이라면 범인일지도 몰라
일본이여, 소국으로 회귀하라
10장 일본의 현재 - 그리고 우리의 미래
함께 밥상을 차려줍시다, 어린이식당
결혼이 아니라 미팅에서 찾는 인구 해법
노인과 외국인도 함께 일하는 회사
줄어드는 인구, 민주주의를 위협하다
일본의 미래를 타진하다, 합숙 정치
환경과 수익을 모두 잡다, 차 없는 국립공원
본토의 식민지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생 벤처에 우주여행을 베팅하다
1장 배제 사회 - 너는 이제 투명인간
죽기 전엔 모른 척, 무라하치부
초등학생 20명 중 1명은 이지메
* 피해 아동의 이중고, 재난 이지메
교사의 이지메, 지도사의 실체
불타오르는 사이버공간, 사람 잡는 엔조
* 엔조의 주 타깃, 한국
피해자를 괴롭히는 나라
일본에서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
* 너를 강간하고 싶어, 일본 여기자들의 수모
배제되면 죽는다, 일본의 금기어
2장 집단 사회 - 암묵적 룰입니다
정한 사람은 없어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암묵적 룰
* 신입 사원들의 첫 관문, 꽃놀이 룰
어깨에 짊어진 일본식 집단주의, 란도셀
폐 끼칠까 가족 죽인 그들, 메이와쿠의 명암
* 차별 당해도 이해가 돼요, 여성 의료계의 침묵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우생론에 꽂힌 사회
장애인은 살아갈 이유가 없다, 비뚤어진 인간관
* 구해주면 부담 주잖아요, 극단적 메이와쿠
전체주의,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다
결코 환영받지 못한 일본판 [기생충]
3장 억압 사회 - 일본의 감정선이 위험하다
나는 때릴 권리가 있다, 아동학대
절대 약자를 향한 주먹질, 간병 폭력
길 위의 악마라는 사회 병리 현상, 토오리마 지겐
* 묻지마 범죄의 또 다른 이름, 확대 자살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 사건들
소녀들을 향한 욕망의 눈초리
* 사회의 무관심이 방조한, 소녀 사육 사건
불안정 사회 일본, 그 폐쇄감
4장 자기 속박 사회 - 변하지 못하는 나라
과로사보다 무서운 과로 자살
여학생은 도쿄대를 싫어할까
* 성차별, 도쿄대도 예외는 아니다
드라마에만 있는 센 여자 열풍
초장기 공연의 나라
순수한 일본인이라는 환상
트럼프가 뭘 해도 지지하는가
빚을 내더라도 미군 일체화
* 장비 유지 비용도 없다
5장 함몰 사회 - 반전의 기회가 없다
어른이 되기 싫어요, 반경 1미터 세대
* 초식화되는 일본의 젊은이들
취업난이 낳은 은둔자, 히키코모리
고령화의 대위기, 2022년이 다가온다
빚지고 당겨쓰고, 2021년 경기 절벽
정부가 팔고 중앙은행이 산다, 비정상적인 경제구조
그래도 국민은 가난하다, 아베노믹스의 실체
* 통계 조작까지, 아베노믹스는 어디로
줘도 싫다, 버려지는 집과 땅
6장 호족 사회 - 절대 변하지 않는 카르텔, 정치
일본엔 보이지 않는 왕국이 있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파벌 정치
* 자질 끝판왕, 어느 대신 이야기
집단적 아부 정치, 손타쿠 정치
* 정권 교체의 룰, 아오키 법칙
1천 명의 슈퍼 엘리트, 아베 천하를 떠받들다
일본 정치에 야당은 없다
아베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일본에 과연 촛불은 켜질 것인가
7장 종교 사회 - 왕인가, 제사장인가
일본인에게 덴노란 누구인가
* 일본에서는 교황도 교황이 아니다
21세기 일본의 제사장, 덴노
일왕가도 인기를 먹고 산다
일왕이 휴일을 지배하다
불편해도 연호를 쓰는 게 낫다
그래도 일왕의 방한은 필요하다
8장 관례 사회 - 늘 그래 왔다는 함정에 빠지다
일본은 어쩌다 조작 왕국이 됐나
재팬 스트라이크존의 소멸
일본 실패의 패턴, 도시바의 몰락
* 메이드 카페 천국, 아키하바라
일렉트로닉 강자에서 보험회사로, 소니의 역변신
40퍼센트 쪼그라든 일본, 갈라파고스의 현실
9장 자멸 사회 - 스스로를 가두다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인질 사법
핵무기는 없어도 핵에 집착하다
자연의 힘에 맞서는 300킬로미터 해안 장벽
한국인이라면 범인일지도 몰라
일본이여, 소국으로 회귀하라
10장 일본의 현재 - 그리고 우리의 미래
함께 밥상을 차려줍시다, 어린이식당
결혼이 아니라 미팅에서 찾는 인구 해법
노인과 외국인도 함께 일하는 회사
줄어드는 인구, 민주주의를 위협하다
일본의 미래를 타진하다, 합숙 정치
환경과 수익을 모두 잡다, 차 없는 국립공원
본토의 식민지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생 벤처에 우주여행을 베팅하다
책 속으로
‘우생(優生)보호법’. 일본에서 1948년부터 1996년까지 존재했던 법의 이름이다. 구조나 실행 방법은 나치 독일의 것 그대로다. “불량 자손의 출생 방지”라는 목적을 내걸고는 유전성 질환이나, 지적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수술’을 시행했다. 의사가 대상자를 진단한 뒤 불임수술의 필요성을 판단한 후 각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심의회에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장애의 종류에 따라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심의회에서 ‘적합’ 판정만 나오면 본인의 동의조차 필요 없는, 글자 그대로 강제 불임수술이 이루어진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우생론에 꽂힌 사회」중에서
우울증 등 정신장애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긴 하지만 사원이 죽음을 선택할 때까지 몰아붙이는 회사, 그리고 그러한 틀 속에서도 개인 스스로 소속된 조직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버티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일본 사회의 현실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8년 판 『과로사 등 방지대책백서』를 보면, ‘근무 문제가 원인이 된 자살자 수’는 2017년 1991명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28.4퍼센트에 달하는 566명이 ‘일의 피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인간 관계로 인한 자살자(481명, 24.2퍼센트)보다 더 높은 자살 원인 1위다. 2011년 근무 문제 관련 자살자 수가 2689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일의 피로’가 원인이 된 사람이 72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18년엔 다소 그 수가 줄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아직도 500명 이상의 사람이 사실상 ‘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그리고 매년 과로 자살은 근무 문제가 원인이 된 자살의 최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로사보다 무서운 과로 자살」중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5년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65.5퍼센트로 G7(세계 주요 7개국) 중 이탈리아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일본 여성이 일하기 싫어서 그럴까? 아니다. 여성을 주저앉히는 사회적 구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일본에서 취재하며 들었던 말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한마디가, “여자들이 굳이 정규직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결혼하면 그만둬야 할 직장, 굳이 정규직으로 들어가 많은 책임을 짊어지고 밤 늦게까지 일하느니, 정시에 퇴근하는 비정규직으로 편히 일하며 배우자를 찾겠다는 의미란다. 물론 모든 일본 여성의 생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이 사회의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채롭다. 그리고 일본 여성들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서 일해왔는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면도 있다.
---「드라마에만 있는 센 여자 열풍」중에서
일본 젊은이들이 이렇게 앞으로 남은 시간을 걱정하는 건, 이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 안으로만 극히 파고드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늘 가지고 있고,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경제성장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해 ‘디플레이션(deflation) 세대’라고도 불리는 일본 젊은이들은 모든 면에서 뭔가를 바꾸기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세대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말이 2013년 유행어 대상 후보에도 오른 ‘사토리 세대(悟り世代)’다. ‘사토리(悟り)’, 원래는 불교용어로 ‘깨달음’, ‘득도’, ‘달관’을 뜻하는 말이지만 무엇에도 욕심이 없어 적극적이지 않고,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세상을 달관한 듯한 일본 젊은 세대의 특징을 표상하는 단어로 곧잘 쓰인다.
---「어른이 되기 싫어요, 반경 1미터 세대」중에서
이렇듯 천문학적인 일본의 재정 적자는 30년 동안 진행된 결과로 IMF 국제 금융위기, 리먼 쇼크 등의 세계 경제 불황과 2011년 3.11 대지진 등 각종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급속히 고령화되고 사회보장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는, 즉 앞으로 쓸 돈이 크게 늘어날게 뻔히 보이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경제학자들, 그리고 ‘균형 재정’ 달성이 숙원인 일본 재무성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증세’다. 세금을 더 거둬 조금씩이라도 빚을 지지 않고 나라 살림을 충당해갈 수밖에 없다는, 아주 간단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다. 그동안 거듭된 전문가들의 증세 요구에도 시행 시기를 미루던 아베 정권은 결국 2019년 10월 소비세를 8퍼센트 수준에서 10퍼센트로 끌어올렸다.
---「빚지고 당겨쓰고, 2021년 경기 절벽」중에서
일본 사회 밑바닥에 깔린 보수적 분위기가 선거에서는 늘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분석도 있다. 즉 전후 짧은 정권 교체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자민당 집권 체제가 계속 이어져왔고, 그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 사회가 정치적 변화에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에 대한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에 익숙하고 정권이 부패해도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향감각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일본 사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인들에게 찾아오는 감정은 어떻게 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무력감이다. 오죽하면 일본에서의 정권 교체는 ‘당에서 당으로의’ 교체가 아닌, 자민당 내 ‘파벌에서 파벌로’ 총리가 바뀌는 ‘당내 교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일까?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견제받지 않은 권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아베 총리의 퇴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결국 일본 국민들이 진정한 변화를 얼마나 바라는지, 특히 이를 표심으로 얼마나 나타내는지에 달려 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우생론에 꽂힌 사회」중에서
우울증 등 정신장애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긴 하지만 사원이 죽음을 선택할 때까지 몰아붙이는 회사, 그리고 그러한 틀 속에서도 개인 스스로 소속된 조직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버티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일본 사회의 현실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8년 판 『과로사 등 방지대책백서』를 보면, ‘근무 문제가 원인이 된 자살자 수’는 2017년 1991명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28.4퍼센트에 달하는 566명이 ‘일의 피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인간 관계로 인한 자살자(481명, 24.2퍼센트)보다 더 높은 자살 원인 1위다. 2011년 근무 문제 관련 자살자 수가 2689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일의 피로’가 원인이 된 사람이 72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18년엔 다소 그 수가 줄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아직도 500명 이상의 사람이 사실상 ‘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그리고 매년 과로 자살은 근무 문제가 원인이 된 자살의 최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로사보다 무서운 과로 자살」중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5년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65.5퍼센트로 G7(세계 주요 7개국) 중 이탈리아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일본 여성이 일하기 싫어서 그럴까? 아니다. 여성을 주저앉히는 사회적 구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일본에서 취재하며 들었던 말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한마디가, “여자들이 굳이 정규직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결혼하면 그만둬야 할 직장, 굳이 정규직으로 들어가 많은 책임을 짊어지고 밤 늦게까지 일하느니, 정시에 퇴근하는 비정규직으로 편히 일하며 배우자를 찾겠다는 의미란다. 물론 모든 일본 여성의 생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이 사회의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채롭다. 그리고 일본 여성들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서 일해왔는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면도 있다.
---「드라마에만 있는 센 여자 열풍」중에서
일본 젊은이들이 이렇게 앞으로 남은 시간을 걱정하는 건, 이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 안으로만 극히 파고드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늘 가지고 있고,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경제성장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해 ‘디플레이션(deflation) 세대’라고도 불리는 일본 젊은이들은 모든 면에서 뭔가를 바꾸기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세대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말이 2013년 유행어 대상 후보에도 오른 ‘사토리 세대(悟り世代)’다. ‘사토리(悟り)’, 원래는 불교용어로 ‘깨달음’, ‘득도’, ‘달관’을 뜻하는 말이지만 무엇에도 욕심이 없어 적극적이지 않고,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세상을 달관한 듯한 일본 젊은 세대의 특징을 표상하는 단어로 곧잘 쓰인다.
---「어른이 되기 싫어요, 반경 1미터 세대」중에서
이렇듯 천문학적인 일본의 재정 적자는 30년 동안 진행된 결과로 IMF 국제 금융위기, 리먼 쇼크 등의 세계 경제 불황과 2011년 3.11 대지진 등 각종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급속히 고령화되고 사회보장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는, 즉 앞으로 쓸 돈이 크게 늘어날게 뻔히 보이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경제학자들, 그리고 ‘균형 재정’ 달성이 숙원인 일본 재무성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증세’다. 세금을 더 거둬 조금씩이라도 빚을 지지 않고 나라 살림을 충당해갈 수밖에 없다는, 아주 간단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다. 그동안 거듭된 전문가들의 증세 요구에도 시행 시기를 미루던 아베 정권은 결국 2019년 10월 소비세를 8퍼센트 수준에서 10퍼센트로 끌어올렸다.
---「빚지고 당겨쓰고, 2021년 경기 절벽」중에서
일본 사회 밑바닥에 깔린 보수적 분위기가 선거에서는 늘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분석도 있다. 즉 전후 짧은 정권 교체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자민당 집권 체제가 계속 이어져왔고, 그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 사회가 정치적 변화에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에 대한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에 익숙하고 정권이 부패해도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향감각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일본 사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인들에게 찾아오는 감정은 어떻게 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무력감이다. 오죽하면 일본에서의 정권 교체는 ‘당에서 당으로의’ 교체가 아닌, 자민당 내 ‘파벌에서 파벌로’ 총리가 바뀌는 ‘당내 교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일까?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견제받지 않은 권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아베 총리의 퇴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결국 일본 국민들이 진정한 변화를 얼마나 바라는지, 특히 이를 표심으로 얼마나 나타내는지에 달려 있다.
---「일본에 과연 촛불은 켜질 것인가」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본은 왜 이런가?’라는 의문에 대한 탁월한 통찰
- 뇌사 상태의 일본을 파헤친 생생한 르포
심상치 않은 일본의 범상치 않은 실태
요즘 일본이 심상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우왕좌왕하며 대응하는 태도나,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이로울 게 없는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한 사례를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를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질 뿐이다. 하지만 일본이 왜 이렇게 ‘이상해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정작 일본에서는 사회의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면에 대해서도 이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고, 나온다 해도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빤히 보이는 문제점을 아예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서로 쉬쉬하는 사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경제대국이자, 국민의 의식면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장인정신이 투철한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 사회의 실상이다. 한 국가에 대한 기존의 평가가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은 ‘병’이 ‘악’으로, ‘아픔’이 ‘나쁨’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21세기 일본의 비밀스러운 심층을 낱낱이 파헤친다.
‘자기 속박주의’라는 독창적 개념으로 현대 일본을 정의하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을 분석한 책은 많지만 이 책은 특히 일본을 ‘나쁜 나라’로 만드는, 현대 일본이 앓고 있는 고질적인 ‘병’에 주목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우려하는 현실은, 집단에 매몰돼 뭔가 어긋나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지금의 일본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40퍼센트가 넘는 젊은이들이 이 나라에 사는 자신에게 ‘희망이 없다’고 답한 결과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변화를 두려워하고 사회 곳곳에서 현상 유지에 급급하며, 나아갈 줄 모르는 습관성에 물든 현대 일본의 속성을 이 책에서 새롭게 정의한 개념이 ‘자기 속박주의’다.
이 책의 각 장에서 다루는 9가지 키워드(배제 사회, 집단 사회, 억압 사회, 자기 속박 사회, 함몰 사회, 호족 사회, 종교 사회, 관례 사회, 자멸 사회)는 ‘자기 속박주의’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귀결된다. ‘자기 속박주의’는 저자가 오랜 취재와 탐구를 통해 도출해낸 개념이다. 과거 일본이 ‘축소 지향 사회’, ‘안전 사회’ 등으로 규정된 적은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창적인 현대 일본 분석론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병원인 일본의 실체를 진단하는 9가지 키워드
‘자기 속박주의’가 지금의 일본을 한 단어로 규정한 개념이라면, 아홉 개 장(章)으로 전개되는 9가지 키워드는 사회 전반에서 갖은 병으로 신음하는 일본의 환부를 조금 더 깊게 파고드는 세부적인 병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메’로 대표되는 일본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배제 사회’를 다룬 1장을 필두로, 2장에서는 일본인의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메이와쿠’의 정신 세계를 ‘집단 사회’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본다. 3장의 ‘억압 사회’는 약자를 대상으로 무자비하게 행해지는 묻지마식 범죄처럼 극도로 억눌린 개인의 감정이 일본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성차별과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 등 변화가 더디다 못해 일부 전근대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은 ‘자기 속박 사회’라는 이름으로 4장에서 살펴본다. ‘함몰 사회’로 명명된 5장에서는 일본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젊은이들의 내부 지향적인 성향과 고령화가 가져온 갖가지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호족 사회’로 이름 붙여진 6장에서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야 하지만 세습과 파벌로 얼룩진, 가장 후진적 형태로 굴러가고 있는 정치 분야를 논한다.
7장의 ‘종교 사회’는 세속적 의미의 왕보다는 신적 존재인 ‘제사장’에 가까운 덴노가 아직 건재한 일본의 독특한 면모를 들여다본다. 8장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일본 경제계의 몰락을 통해 왜 일본이 급속도로 쇠락하고 있는지를, ‘관례’라는 안일주의에 빠진 ‘관례 사회’라는 틀에서 알아보고자 했다. 9장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핵을 고집하는 등 바뀌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자멸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현장통이 21세기 일본을 포착한 현장 르포의 역작!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와 이영채 일본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이 책을 ‘탁월한 통찰이 담긴 일본 사회학’, ‘21세기 일본을 포착한 현장 르포의 역작’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특파원으로, 도쿄대 연구원으로 재직한 일본 전문가다. 직접 발로 뛰며 일본의 곳곳과 각계각층의 사람을 취재한 결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9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자기 속박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현장 취재라는 단단한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철저히 팩트를 기반으로 한 날카로운 저널리즘적 시각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이 더는 두려움의 대상이나 미래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직간접적으로 일본의 모델을 많이 참조한 우리로서는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여러 병증을 그저 남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어떤 문제는 이미 체감 중이거나, 심지어 더욱 심각하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도 일본의 미래를 닮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을 단순히 ‘나쁜 나라’로 보는 반일이나 혐일의 태도를 뛰어넘어,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 뇌사 상태의 일본을 파헤친 생생한 르포
심상치 않은 일본의 범상치 않은 실태
요즘 일본이 심상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우왕좌왕하며 대응하는 태도나,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이로울 게 없는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한 사례를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를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질 뿐이다. 하지만 일본이 왜 이렇게 ‘이상해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정작 일본에서는 사회의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면에 대해서도 이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고, 나온다 해도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빤히 보이는 문제점을 아예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서로 쉬쉬하는 사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경제대국이자, 국민의 의식면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장인정신이 투철한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 사회의 실상이다. 한 국가에 대한 기존의 평가가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은 ‘병’이 ‘악’으로, ‘아픔’이 ‘나쁨’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21세기 일본의 비밀스러운 심층을 낱낱이 파헤친다.
‘자기 속박주의’라는 독창적 개념으로 현대 일본을 정의하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을 분석한 책은 많지만 이 책은 특히 일본을 ‘나쁜 나라’로 만드는, 현대 일본이 앓고 있는 고질적인 ‘병’에 주목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우려하는 현실은, 집단에 매몰돼 뭔가 어긋나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지금의 일본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40퍼센트가 넘는 젊은이들이 이 나라에 사는 자신에게 ‘희망이 없다’고 답한 결과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변화를 두려워하고 사회 곳곳에서 현상 유지에 급급하며, 나아갈 줄 모르는 습관성에 물든 현대 일본의 속성을 이 책에서 새롭게 정의한 개념이 ‘자기 속박주의’다.
이 책의 각 장에서 다루는 9가지 키워드(배제 사회, 집단 사회, 억압 사회, 자기 속박 사회, 함몰 사회, 호족 사회, 종교 사회, 관례 사회, 자멸 사회)는 ‘자기 속박주의’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귀결된다. ‘자기 속박주의’는 저자가 오랜 취재와 탐구를 통해 도출해낸 개념이다. 과거 일본이 ‘축소 지향 사회’, ‘안전 사회’ 등으로 규정된 적은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창적인 현대 일본 분석론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병원인 일본의 실체를 진단하는 9가지 키워드
‘자기 속박주의’가 지금의 일본을 한 단어로 규정한 개념이라면, 아홉 개 장(章)으로 전개되는 9가지 키워드는 사회 전반에서 갖은 병으로 신음하는 일본의 환부를 조금 더 깊게 파고드는 세부적인 병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메’로 대표되는 일본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배제 사회’를 다룬 1장을 필두로, 2장에서는 일본인의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메이와쿠’의 정신 세계를 ‘집단 사회’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본다. 3장의 ‘억압 사회’는 약자를 대상으로 무자비하게 행해지는 묻지마식 범죄처럼 극도로 억눌린 개인의 감정이 일본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성차별과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 등 변화가 더디다 못해 일부 전근대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은 ‘자기 속박 사회’라는 이름으로 4장에서 살펴본다. ‘함몰 사회’로 명명된 5장에서는 일본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젊은이들의 내부 지향적인 성향과 고령화가 가져온 갖가지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호족 사회’로 이름 붙여진 6장에서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야 하지만 세습과 파벌로 얼룩진, 가장 후진적 형태로 굴러가고 있는 정치 분야를 논한다.
7장의 ‘종교 사회’는 세속적 의미의 왕보다는 신적 존재인 ‘제사장’에 가까운 덴노가 아직 건재한 일본의 독특한 면모를 들여다본다. 8장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일본 경제계의 몰락을 통해 왜 일본이 급속도로 쇠락하고 있는지를, ‘관례’라는 안일주의에 빠진 ‘관례 사회’라는 틀에서 알아보고자 했다. 9장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핵을 고집하는 등 바뀌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자멸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현장통이 21세기 일본을 포착한 현장 르포의 역작!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와 이영채 일본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이 책을 ‘탁월한 통찰이 담긴 일본 사회학’, ‘21세기 일본을 포착한 현장 르포의 역작’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특파원으로, 도쿄대 연구원으로 재직한 일본 전문가다. 직접 발로 뛰며 일본의 곳곳과 각계각층의 사람을 취재한 결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9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자기 속박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현장 취재라는 단단한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철저히 팩트를 기반으로 한 날카로운 저널리즘적 시각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본이 더는 두려움의 대상이나 미래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직간접적으로 일본의 모델을 많이 참조한 우리로서는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여러 병증을 그저 남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어떤 문제는 이미 체감 중이거나, 심지어 더욱 심각하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도 일본의 미래를 닮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을 단순히 ‘나쁜 나라’로 보는 반일이나 혐일의 태도를 뛰어넘어,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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