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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생에서 길을 잃는 수많은 순간마다 이 철학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2022년, 다시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 2021년 종합 베스트셀러 * 김영하 북클럽 선정도서
* 언론과 서점이 뽑은 올해의 책
매일경제-예스24 선정 2022년을 여는 책
조선일보 선정 올해의 책
알라딘-출판인 선정 올해의 인문서
* 쏟아지는 독자들의 찬사
“내 인생 처음으로 다 읽은 철학책”
“인생의 여러 시기에 도움이 받을 철학이 여기 있다”
“지혜롭게 사는 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은 말한다.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하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는 수시로 깨닫는다. 여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고 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친 철학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받는 것은 어떨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매력적인 글솜씨로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 에릭 와이너가 이 여행의 동반자로 나선다.
“우리에겐 늘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가 다르다. 열다섯 살에게 중요한 ‘어떻게’ 질문과 서른다섯 살, 또는 일흔다섯 살에게 중요한 질문은 같지 않다. 철학은 각 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목차
들어가는 말: 출발
1부 새벽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2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3 루소처럼 걷는 법
4 소로처럼 보는 법
5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2부 정오
6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7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8 간디처럼 싸우는 법
9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10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부 황혼
11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12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13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14 몽테뉴처럼 죽는 법
1부 새벽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2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3 루소처럼 걷는 법
4 소로처럼 보는 법
5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2부 정오
6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7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8 간디처럼 싸우는 법
9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10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부 황혼
11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12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13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14 몽테뉴처럼 죽는 법
책 속으로
우리는 우리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정보와 지식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혜를 원한다.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정보는 사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고,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혜는 뒤얽힌 사실들을 풀어내어 이해하고, 결정적으로 그 사실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영국의 음악가 마일스 킹턴은 이렇게 말했다. “지식은 토마토가 과일임을 아는 것이다. 지혜는 과일 샐러드에 토마토를 넣지 않는 것이다.”
---p.6
우리에겐 늘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가 다르다. 열다섯 살에게 중요한 ‘어떻게’ 질문과 서른다섯 살, 또는 일흔다섯 살에게 중요한 질문은 같지 않다. 철학은 각 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p.14
우리는 명백한 것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간과가 실수라고 생각했다.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p.57
소크라테스는 실패자였다.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이다. 소크라테스가 나눈 많은 대화들은 제우스의 천둥 같은 돌파구가 아닌 교착 상태로 끝이 난다.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게 철학의 본성이다.
---p.76
쇼펜하우어는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의 소음을 미리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진정한 소리는 새로움이라는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쓰인 것이 늘 더 정확하다는 생각, 나중에 쓰인 것이 전에 쓰인 것보다 더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 모든 변화는 곧 진보라는 생각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
---p.178
쾌락은 의심스럽다. 쾌락은 어두운 곳에, 닫힌 문 뒤에 머문다. ‘은밀한’ 쾌락이나 ‘숨겨진’ 쾌락 같은 말을 할 때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이 인간 본능에 수치심이 깃들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에피쿠로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쾌락을 최고선으로 여겼다. 다른 모든 것(명성과 돈, 심지어 덕까지)은 그것이 쾌락을 더 증가시키는 만큼만 중요하다. 에피쿠로스는 늘 그렇듯 도발적인 문체로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명예가 있는 자와 헛되이 그들을 찬양하는 자에게 침을 뱉는다.” 쾌락은 우리가 그 자체로서 욕망하는 유일한 것이다. 그 밖의 모든 것, 심지어 철학까지도, 쾌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p.197
나는 이것이 노년의 최종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물길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넓히는 것.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카이로스의 지혜. 모든 것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심지어 물러나는 것에도.
---p.6
우리에겐 늘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가 다르다. 열다섯 살에게 중요한 ‘어떻게’ 질문과 서른다섯 살, 또는 일흔다섯 살에게 중요한 질문은 같지 않다. 철학은 각 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p.14
우리는 명백한 것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간과가 실수라고 생각했다. 명백해 보이는 문제일수록 더 시급하게 물어야 한다.
---p.57
소크라테스는 실패자였다.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이다. 소크라테스가 나눈 많은 대화들은 제우스의 천둥 같은 돌파구가 아닌 교착 상태로 끝이 난다.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게 철학의 본성이다.
---p.76
쇼펜하우어는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의 소음을 미리 보여준다. 소셜미디어 안에서 진정한 소리는 새로움이라는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쓰인 것이 늘 더 정확하다는 생각, 나중에 쓰인 것이 전에 쓰인 것보다 더 개선된 것이라는 생각, 모든 변화는 곧 진보라는 생각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
---p.178
쾌락은 의심스럽다. 쾌락은 어두운 곳에, 닫힌 문 뒤에 머문다. ‘은밀한’ 쾌락이나 ‘숨겨진’ 쾌락 같은 말을 할 때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이 인간 본능에 수치심이 깃들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에피쿠로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쾌락을 최고선으로 여겼다. 다른 모든 것(명성과 돈, 심지어 덕까지)은 그것이 쾌락을 더 증가시키는 만큼만 중요하다. 에피쿠로스는 늘 그렇듯 도발적인 문체로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명예가 있는 자와 헛되이 그들을 찬양하는 자에게 침을 뱉는다.” 쾌락은 우리가 그 자체로서 욕망하는 유일한 것이다. 그 밖의 모든 것, 심지어 철학까지도, 쾌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p.197
나는 이것이 노년의 최종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물길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넓히는 것.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카이로스의 지혜. 모든 것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심지어 물러나는 것에도.
---p.474
출판사 리뷰
“철학적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처에서 나타난다”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는 어떻게 아침 침대에서 빠져나왔을까?
철학적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처에 존재한다고 에릭 와이너는 말한다. 심지어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철학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대답을 도와줄 사람은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위대한 아우렐리우스에게도 아침은 커다란 적이었다.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침대에서 ‘5분만 더!’를 외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체로 침대에서 나오는 데 성공한다. ‘침대에서 나오는 방법’ 같은 지식이나 정보를 알아서가 아니라,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 만한 대답, 말하자면 자기 생각과 기준을 찾았기 때문이다.
“마르쿠스에게는 침대 밖으로 나갈 사명이 있다. ‘사명’이지, ‘의무’가 아니다. 두 개는 서로 다르다. 사명은 내부에서, 의무는 외부에서 온다. 사명감에서 나온 행동은 자신과 타인을 드높이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은 부정적인 결과에서 스스로를, 오로지 스스로만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다.”
에릭 와이너는 마르쿠스가 고민한 논점과 견해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어떻게 그 자신의 대답에 이르렀는지, 그의 저서 《명상록》과 다양한 일화들을 인용하며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
그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천천히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이처럼 에릭 와이너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선택한 철학자들의 통찰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제시해준다. 철학자들에게 덧씌워진 편견이나 난해함 너머 전해지는 생생한 지혜들을 따라가다 보면, 고대 아테네 철학이 왜 ‘자기계발’과 다름없었다고 하는지 납득하게 된다. 즐거움, 괴로움이라는 빈번한 감정에 대해 에피쿠로스와 에픽테토스가 밝히는 견해가 특히 돋보인다.
흔히들 쾌락의 철학자라고 부르는 에피쿠로스는 우리에게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고 이야기하며 과연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그것이 내 진짜 욕망에 따른 것인지 점검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충분히 좋음은 안주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변명도 아니다. 충분히 좋음은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완벽함도 좋음의 적이지만, 좋음도 충분히 좋음의 적이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좋음의 신념을 따르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충분히’가 떨어져 나가고, 그저 좋음만이 남는다.”
스토아 철학자로 알려진 에픽테토스는 삶에 찾아오는 모든 난제들에 무조건 맞서 싸우라고 강요하지 않고,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며, 당신에게 맞서 싸울 중요한 것들을 파악하라고, 그리고 맞서 이겨내라고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타인에게 이양해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만든다.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그 외에도 폭력이란 ‘상상력의 실패’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간디부터 걷기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라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루소까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덜컹덜컹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질문에 답을 찾아가면서
우리는 서서히 자기 인생의 철학자가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 제목의 대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충분히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조차도 언젠가 다가온 즐거움, 괴로움 앞에서 나 자신을 잊고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묻게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가는 곳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어쩌면 신탁이 옳을지 모른다고, 소크라테스는 결론 내렸다. 어쩌면 정말로 소크라테스는 일종의 지혜,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지혜를 지녔는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 운명같이 다가올 ‘나이 듦’에 대해 보부아르가 남긴 열 가지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보부아르라면 이런 목록은 절대 만들지 않았겠지만, 그의 지혜를 우리에게 간추려 전하는 자신은 그래보겠다고 저자 에릭 와이너는 능청스럽게 목록을 정리해 전해준다. 평생을 살아온 자신에게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가장 멀어질 수도 있는 노년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보부아르의 대답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너 자신을 알라’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어 큰 울림을 전해준다.
보부아르의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2. 친구를 사귈 것
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4. 호기심을 잃지 말 것
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6. 습관의 시인이 될 것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
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여운이 퍼지듯 책 속 철학자의 조언도 우리 인생의 지혜로 서서히 자리 잡는다. 단순명쾌한 삶의 해결책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지혜를 오래된 철학자의 경험을 통해서 찾고자 하는 이에게 권하는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몸을 실어보자. 소크라테스와 고대 아테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와 20세기 파리에 이르기까지, 에릭 와이너가 선택한 철학자들과 장소들은 우리가 오늘날 혼란스러운 세상을 항해할 때 중요한 표지판이 되어줄 것이다.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는 어떻게 아침 침대에서 빠져나왔을까?
철학적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처에 존재한다고 에릭 와이너는 말한다. 심지어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철학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대답을 도와줄 사람은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위대한 아우렐리우스에게도 아침은 커다란 적이었다.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침대에서 ‘5분만 더!’를 외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체로 침대에서 나오는 데 성공한다. ‘침대에서 나오는 방법’ 같은 지식이나 정보를 알아서가 아니라, ‘굳이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납득할 만한 대답, 말하자면 자기 생각과 기준을 찾았기 때문이다.
“마르쿠스에게는 침대 밖으로 나갈 사명이 있다. ‘사명’이지, ‘의무’가 아니다. 두 개는 서로 다르다. 사명은 내부에서, 의무는 외부에서 온다. 사명감에서 나온 행동은 자신과 타인을 드높이기 위한 자발적 행동이다.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은 부정적인 결과에서 스스로를, 오로지 스스로만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다.”
에릭 와이너는 마르쿠스가 고민한 논점과 견해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어떻게 그 자신의 대답에 이르렀는지, 그의 저서 《명상록》과 다양한 일화들을 인용하며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
그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천천히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이처럼 에릭 와이너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선택한 철학자들의 통찰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제시해준다. 철학자들에게 덧씌워진 편견이나 난해함 너머 전해지는 생생한 지혜들을 따라가다 보면, 고대 아테네 철학이 왜 ‘자기계발’과 다름없었다고 하는지 납득하게 된다. 즐거움, 괴로움이라는 빈번한 감정에 대해 에피쿠로스와 에픽테토스가 밝히는 견해가 특히 돋보인다.
흔히들 쾌락의 철학자라고 부르는 에피쿠로스는 우리에게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고 이야기하며 과연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그것이 내 진짜 욕망에 따른 것인지 점검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충분히 좋음은 안주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변명도 아니다. 충분히 좋음은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완벽함도 좋음의 적이지만, 좋음도 충분히 좋음의 적이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좋음의 신념을 따르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충분히’가 떨어져 나가고, 그저 좋음만이 남는다.”
스토아 철학자로 알려진 에픽테토스는 삶에 찾아오는 모든 난제들에 무조건 맞서 싸우라고 강요하지 않고, “삶의 많은 것들이 우리 통제 바깥에 있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배할 수 있다”며, 당신에게 맞서 싸울 중요한 것들을 파악하라고, 그리고 맞서 이겨내라고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타인에게 이양해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만든다.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 훨씬 쉽다.”
그 외에도 폭력이란 ‘상상력의 실패’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간디부터 걷기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라는 관점을 제시해주는 루소까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덜컹덜컹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질문에 답을 찾아가면서
우리는 서서히 자기 인생의 철학자가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책 제목의 대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충분히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조차도 언젠가 다가온 즐거움, 괴로움 앞에서 나 자신을 잊고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되묻게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가는 곳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어쩌면 신탁이 옳을지 모른다고, 소크라테스는 결론 내렸다. 어쩌면 정말로 소크라테스는 일종의 지혜,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지혜를 지녔는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 운명같이 다가올 ‘나이 듦’에 대해 보부아르가 남긴 열 가지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보부아르라면 이런 목록은 절대 만들지 않았겠지만, 그의 지혜를 우리에게 간추려 전하는 자신은 그래보겠다고 저자 에릭 와이너는 능청스럽게 목록을 정리해 전해준다. 평생을 살아온 자신에게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가장 멀어질 수도 있는 노년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보부아르의 대답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너 자신을 알라’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어 큰 울림을 전해준다.
보부아르의 ‘잘 늙어갈 수 있는 열 가지 방법’
1. 과거를 받아들일 것
2. 친구를 사귈 것
3. 타인의 생각을 신경 쓰지 말 것
4. 호기심을 잃지 말 것
5. 프로젝트를 추구할 것
6. 습관의 시인이 될 것
7. 아무것도 하지 말 것
8. 부조리를 받아들일 것
9. 건설적으로 물러날 것
10.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여운이 퍼지듯 책 속 철학자의 조언도 우리 인생의 지혜로 서서히 자리 잡는다. 단순명쾌한 삶의 해결책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지혜를 오래된 철학자의 경험을 통해서 찾고자 하는 이에게 권하는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몸을 실어보자. 소크라테스와 고대 아테네에서 시몬 드 보부아르와 20세기 파리에 이르기까지, 에릭 와이너가 선택한 철학자들과 장소들은 우리가 오늘날 혼란스러운 세상을 항해할 때 중요한 표지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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