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동양철학의 이해 (독서)/7.동양철학이해

주자의 사서학과 다산 정약용의 비판 (2020) - 논어의 인, 대학의 덕, 중용의 천명, 맹자의 심성에 대한 논쟁

동방박사님 2023. 9. 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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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유교의 대표 경전인 사서(四書) 가운데 『논어』가 유학을 창도한 공자의 언행을 기록을 원 사료라고 한다면, 『대학』은 공자가 창도한 학문의 이념과 방법을 제시한 유학의 강령집이고, 『중용』은 그 강령에 따른 인간이 실천?완성해 나가할 도덕윤리(계율·율법)를 정립한 저작이며, 『맹자』는 다른 학파의 도전으로부터 유교의 교의를 증명·옹호한 논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서에 대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주석가인 주자(朱子)의 기본 관점과 해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다산 정약용의 비판적 대안을 살피는 것이다.

목차

서장

1장 _ 사서四書의 패러다임 전환 …… 14
1. 천명과 덕 …… 17
2. 덕과 윤리 …… 31
3. 사서, 천명의 도덕·윤리 …… 44

1부 논어

2장 _ 주자의 『논어집주』와 인仁 개념 주석 …… 52
1. 주자의 논어학 연구 …… 55
2. 주자의 『논어』 인 개념 주석 …… 64
3. 맺는 말 …… 85
3장 _ 다산의 『논어고금주』와 인仁 개념 주석 …… 88
1. 다산의 인 개념 정의와 해석 …… 93
2. 주자와 다산의 인 개념 해석의 차이 …… 120

2부 대학

4장 _ 주자의 『대학』 주석과 다산의 비평 …… 130
1. 『대학』과 주자, 그리고 다산 정약용 …… 131
2. 『대학』과 그 체계 …… 138
3. 삼강령과 격물치지에 대하여 …… 162
4. 맺는말 …… 191

3부 중용

5장 _ 주자의 『중용』 해석 …… 198
1. 주자와 『중용』 …… 199
2. 편제와 구성에 대한 입장 …… 203
3. 『중용』의 성격규명과 해석 …… 218
4. 주자 『중용』 주석의 의의 …… 228
6장 _ 다산 정약용의 『중용』 해석 : 주자 해석과 비교 …… 232
1. 이학理學에서 ‘밝게 상제를 섬기는 학’으로 …… 233
2. 중용이란 무엇인가? …… 240
3. 부도불문, 은미, 미발에 대한 해석 …… 253

4부 맹자

7장 _ 다산의 『맹자』 심성론 해석 : 주자와 대비를 통해 …… 274
1. 다산과 『맹자』 …… 275
2. ‘마음’이란 무엇인가? …… 281
3. ‘마음’의 구성과 양상 …… 292
4. 맹자 성선설과 다산의 마음 …… 307
8장 _ 다산의 주자학적 심성론 비판 : 『맹자요의』와 『답이여홍』을 중심으로 …… 312
1. 서론 …… 313
2. 성즉리설의 비판과 성기호설 …… 316
3. 본연·기질지성에 대한 비판 …… 336
4. 다산의 성 개념 …… 351
 

저자 소개 

저 : 임헌규
 
경북 의성 출생으로 경북대학교에서 신오현 선생의 지도로 철학에 입문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서양철학, 석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동양철학, 석사·박사), 미국 하와이대학교(동서비교철학), 유도회 부설 한문연수원 장학생반(3년) 등에서 공부했다. 현재 강남대학교 철학과 및 교양학부 교수(학부장, 학장)로 재직 중이며, 동양고전학회 회장, 《동방학》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주자의 사서학...

책 속으로

“이일(理一)을 통찰하는 것이 인을 행하는 방법이고, 분수(分殊)를 깨닫는 것이 의(義)를 통찰하는 방법이다”는 양시의 가르침을 체득함으로써 비로소 체용을 함께 갖추는 데 도달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이 관점은 주자가 『논어』에 관한 두 번째 저술을 할 때 전체를 관통하는 지도적 사상이자 가장 기본적인 요의가 되었다.
--- p.57~58

주자는 인을 마음의 덕이자 사랑의 이치(心之德而愛之理) 혹은 천리 등으로 정의하면서 해당 『논어』 원문을 해설했다. 이에 대해 다산은 인을 주차처럼 고원하게 정의하면, 인의 실천에 착수할 방법조차 알 수 없다고 비판하고, 평이한 인륜적 상황에서 요구되는 덕목을 행하는 것이 곧 인의 실천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 일상에서 행하는 모든 일, 즉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임금에게 충성하며, 대중에게 자애를 베푸는 것, 대체로써 소체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 충효를 지극히 하여 의리에 부합하는 것 등이 모두 인이라고 말한다.
--- p.114

주자는 외적으로 발현된 사단의 감정을 단서로 추이론지하여 우리 마음이 사덕(인의예지)을 지니고 있음을 확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다산은 사단을 시작·머리·뿌리로 하여 확이충지를 통해 마음 밖에서 인의예지가 이루어진다(仁義禮智 成於外)고 말한다. 이렇게 다산은 인에 대한 주자의 입장에서 본말을 전도시켜 실천 중심적으로 관점을 전향하고 있다.
--- p.126

다산에 의해 시도된 주자 패러다임인 이기 및 체용론, 그리고 주지주의적 “격물치지론”의 해체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즉 주자 체계를 해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던 다산은 당시 우주적 보편적 이념인 이치로 확인되던 성(=明德)을 마음의 기호로 해석함으로써 그 실체성을 박탈하고, 인의예지를 인간 내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데에서 오는 정적화(靜寂化)의 경향을 과감히 탈피하여 그 사회적 실천(事行)에 정진할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하겠다.
--- p.192
 

출판사 리뷰

주자와 다산 정약용

주자(1130~1200)와 다산 정약용(1762~1836)은 630여 년의 간격을 두고 중국 송나라와 조선에서 태어났다. 주자가 활동하던 송나라에서는 유학자들은 공자 이후 경전에 주석을 다는 훈고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당시 세상에 크게 유행하던 불교와 도교의 교리에 유학이 밀리는 상황이었다. 주자는 이 두 종교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의 수양 이론과 더불어 우주만물의 구성 원리와 운행 이치에 대한 형이상학적 기반을 수립하고자 노력했다. 주자는 장식(張?)과 교류하며 개인의 마음과 관련한 심성론(心性論)의 체계를 다졌고, 주돈이·정호·정이·장재·소옹 등의 다섯 유학자의 사상을 집대성하여 우주만물의 원리인 이기론(理氣論)을 확립하였다. 주자의 학설은 후대에 ‘주자학’이라고 불리며 동아시아의 개인적인 학문 수양과 나라의 통치 이념이 되었다. 주자는 80여 종의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이 유교의 네 가지 경전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 주석을 단 『사서집주(四書集注)』이다. ‘사서(四書)’라는 명칭은 여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주자의 『사서집주』가 만들어진 뒤 약 600년이 지난 뒤에 다산 정약용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측면에서 주자의 사서학을 해석하고 비판한다. 다산은 일찍 관직에 나가 현실 인식이 미흡했지만, 암행어사로 활동하며 사회의 폐해와 모순을 알게 되면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고려시대에 도입된 주자학은 조선에서 ‘성리학’으로 발전하지만, 성리학은 권위와 교조주의로 굳어져 정치와 사회 발전의 장애물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까닭으로 다산 정약용은 성리학과 그 근거가 되는 주자학을 비판하면서 실천적이고 과학적인 자신만의 지식 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였다. 특히 주자의 우주원리인 이기론을 중심으로 한 천인합일(天人合一)을 반대하고 예악형정(禮樂刑政)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자의 사서학 내용과 다산의 비판

먼저 이 책의 서장에서는 사서의 기본 관점(세계관, 인생관, 도덕·윤리 등)을 주요 개념(천명, 덕, 성, 군자, 충서, 정명)에 대한 해설을 통해 개괄적으로 서술한다.

제1부 『논어』에서는 주자가 40여 년간의 불굴의 노력으로 끊임없이 사서학 정립에 매진했던 과정을 추적한다. 그리고 주자의 사서에 대한 관점 및 『논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인(仁)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다산 정약용의 비판적 대안을 살핀다.

제2부 『대학』에서는 이 책의 형성과정을 탐구하고, 주자와 다산의 기본관점과 주석과정을 대비적으로 살폈다. 그리고 대학의 의미, 삼강령-팔조목(격치·육조목)에 대한 해석, 「격물보전」의 필요성과 오자설(誤字說) 등에 대한 주요 논쟁을 정리했다.

제3부 『중용』에서는 책의 체제와 성격, 그리고 주요 개념·어구에 대한 논점을 비교한다. 특히 고유의 이기론과 도통론의 관점에서 『중용』을 주석한 주자와 당시의 이기 및 음양오행설에 의해 왜곡된 해석을 비판하며 본래 정신(밝게 상제를 밝게 섬기는 학; 昭事上帝之學)의 회복을 시도한 다산의 해석을 대비적으로 고찰했다.

제4부 『맹자』에서는 주로 심성론의 관점에서 주자와 다산의 해석을 대비한다. 주자는 전통 성리학의 관점[성즉리(性卽理), 본연·기질지성, 심통성정설(心統性情說)]에서 내재적 본성의 존양·성찰을 중시했다. 이에 반해 다산은 성이란 내재적 실체가 아니라 마음의 기호라는 입장(성기호설)에서, 생득적 덕 개념을 부정하고 행사를 통한 인간의 자기완성을 중시했다는 점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