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국역사의 이해 (독서>책소개)/2.한국사일반

망국-무엇이 문제였는가 (2025) - 제1부 당대 대한인의 시각과 평가

동방박사님 2025. 2. 17. 07:30
728x90

책소개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도약하여 세계의 중심부로 진입할 것인가?

역사는 반복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간다. 

망국(1910)의 문제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왜 오백 년을 지탱해 온 조선왕조가 서세동점이라는 거센 풍랑에 휩쓸려 침몰했는가? 

그 역사적 배경과 원인을 따져보고 그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문제의식이 이 책에는 담겨 있다.

저자는 말한다. “1910년 8월 대한제국은 소멸했다. 

오백 년 조선왕조가 스러졌다. 왕실(황실)은 무기력했고 지배층은 무능했다. 

그들은 중화사상에 바탕을 둔 천하관, 유교 중에서도 특히 이단 배척에 날카로웠던 성리학적 이념체계, 그리고 땅에 뿌리를 내린 농본주의적 사고와 경제구조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들은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갇혀 변화하는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들은 중국 중심의, 대륙 중심의, 유교 중심의, 농경 중심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다. 그 결과가 망국이었다.”

저자는 또 말한다. “우리는 그 망국의 교훈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대적인 전환기, 특히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에는 지체하거나 망설일 여유가 없다. 

이른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이 없다면, 누구든 시대의 큰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미래도 현재도 아닌 과거사 논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지 아니한가? 

그 바탕에는 냉전적 사고가 깔려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좌파냐 우파냐는 진영 논리에 더해 세대와 성별 갈등마저 겹치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의제 설정 자체가 봉쇄되고 있는 형국이다.

”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지난 세기 대한제국의 몰락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망국’의 역사와 관련하여 일급 자료로 평가받는 텍스트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에 더해 저자만의 참신한 시각과 설득력 있는 글쓰기가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목차
책을 내며
서설: 망국, 그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1장 창해자, 〈황실비멸국지이기〉

1. 망국의 책임을 묻다
2. 〈양의사합전〉: 충신과 의사
3. 창해자, 그는 누구인가?

제2장 황현, 《매천야록》

1. 황현, 당대의 역사를 기록하다
2. 흥선대원군 섭정기 (1864~1873)
3. 고종·민비 공동집권기 (1874~1895)
4. 고종 일인통치기 (1896~1907)
5. 망국의 풍경(1)

제3장 윤치호, 《일기》

1. 윤치호, 내면의 기록을 남기다
2. 개화당 활동기 (1883~1884)
3. 외국 망명과 수학기 (1885~1894)
4. 국내 활동기 (1895~1905)
5. 망국의 풍경(2)

제4장 나라 밖의 나라 ― 외신대한

1. 경계를 넘다: 추방과 망향
2. 오욕의 한반도: 〈망국민책망국노〉
3. 임금 없는 세상: 제국에서 민국으로

에필로그: 망국, 그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가?


저자 소개 
저 : 고정휴 (高珽休) 
고려대학교 사학과(문학박사) 한국근현대사 전공했으며,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다. 

개인 저술로는 『이승만과 한국독립운동』(2004, 학술원 우수도서, 월봉저작상 수상), 『현순 :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숨은 주역』(2016, 세종도서 선정) 등이 있다. 『이화장소장 우남이승만문서 동문편』(전 18권)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자료집』(전 45권)편찬에도 참여했다. 2001년에 와세다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

책 속으로
성공보다는 실패한 역사로부터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를 덮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파헤쳐 보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없다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심심치 않게 망국이라는 말이 떠도는 요즈음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서설」중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것은 대한제국의 계승도 아니요, 대일본제국의 계승은 더더욱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어디까지나 전제 정부의 억압과 이민족 지배라는 이중의 속박과 질곡을 깨고 나온 혁명적 산물이었다. 

한국의 근대 역사가 지니는 생명력과 역동성이 여기에 있었다.
---「서설」중에서

이제 대한의 이천만 인민은 장인환과 전명운처럼 오직 한 사람의 임금만을 받드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한 몸을 바칠 각오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충군애국’이 아니라 ‘애국애족’의 정신을 배우고 그 한 길로 나아갈 때 망국의 치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충신’과 ‘의사’의 차이였다.

 창해자가 〈양의사합전〉을 지은 동기와 목적이 그 차이를 밝히려는 데 있었다. 이것은 [황실비멸국지이기〉에서 군주와 국가를 분리하려고 했던 것과도 같다. 

대한제국의 몰락이 황실에서 비롯되었기에, 그 책임을 묻고 이제 인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워야만 대한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확신에서였다.
--- p.73

시대의 변화는 참으로 빨랐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사교’에 물든 천주학쟁이들은 형장으로 끌려갔다. 

이 때문에 병인양요가 일어났고, 전국 곳곳에 척화비가 들어섰다.

 황현은 대원군의 섭정을 호되게 비판했지만, 그의 천주교 탄압만은 ‘통쾌한 일’이라고 평가했었다.

 불과 4년 전 동학농민군을 ‘도적 떼’로 몰아붙인 사람도 황현이었다. 

그는 동학을 ‘서학의 찌꺼기’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서학’의 원조 격인 천주교가 버젓이 서울 한복판을 점령했다. 

어느덧 조선왕조를 지탱해 온 유교의 시대가 저물고 있었다. 

사대부들이 설 자리도 점점 좁혀졌다.

 《매천야록》의 기록이 후반부로 갈수록 쓸쓸해지는 데는 그러한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지도 따라가지도 못하는 황현의 멈칫거림이 있었다.
--- p.170

《윤치호일기》가 지니는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당시 밖에서는 알 수 없는 왕실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록에는 고종과 민비의 일상이나 두 사람의 성품과 통치 방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황현의 《매천야록》과 같은 개인 저술은 물론 《승정원 일기》라든가 《고종실록》과 같은 관찬 사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기록을 통하여 우리는 고종 시대가 망국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그 까닭을 헤아려 볼 수 있다. 

이리하여 자기 시대를 객관화하여 담담하게 써내려 간 《매천야록》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는 망국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 p.209

경계란 ‘안’과 ‘밖’을 나눌 때 생겨나는 것이다. ‘밖’이 없으면 ‘안’도 없다. 

디아스포라는 그러한 경계를 넘어 흩어진다는 뜻을 지녔다. 

우리말로는 흔히 이산(離散)이라고 한다. 

이것은 디아스포라라는 역사적 현상의 한 국면을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디아스포라의 전체 줄거리는 추방, 이산, 정착 그리고 망향(望鄕)이라는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
한민족의 디아스포라는 유대인이나 아르메니아인 또는 아일랜드인과 비교할 때 그 진행된 시기가 무척 짧았지만 우리 역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러일전쟁 후 대한제국이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하자 그들은 나라 밖에서 조국의 국권 회복과 새로운 국민국가 건립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직접 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신대한의 주역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 p.320

이런 요지경을 태평양 건너편에서 만리경을 높이 들고 바라보는 동포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는 조국, 망국의 쓰라림은 그들의 가슴속에 혁명의 불을 지폈다. 

그것은 임금 없는 세상, 매국노 없는 세상, 양반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왕조 체제에서 보잘것없던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었다.
--- p.339

이렇게 하여 대외적으로는 이민족의 전제 즉 천황제 절대국가의 지배와 통치를 뒤집어엎고, 대내적으로는 단군의 개국 이래 반만년 지속되어 온 왕정의 낡은 껍질을 깨트릴 수 있었다. 

이것은 세계사에서 보기 드문 이중 혁명이었다. 

대한민국의 건립이 지니는 역사적인 의의가 여기에 있었다. 

망국의 한을 딛고 일어선 불굴의 의지와 창조력이 있었기에 그런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딛고 세계의 중심부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에필로그」중에서

우리는 그 망국의 교훈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시대적인 전환기, 특히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에는 지체하거나 망설일 여유가 없다. 

이른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이 없다면 누구든 시대의 큰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떠한가? 미래도 현재도 아닌 과거사 논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지 아니한가?
---「에필로그」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 역사가 한순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오락처럼 소비되는 요즘에,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묵직하다. 

그리고 시의적이며 시사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한국 사학계에서 외면하거나 기피해 왔던 ‘망국’(1910)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어 논쟁의 화두로 삼고자 한다. 

20세기 우리 역사의 비극, 이를테면 일본의 식민 지배라든가 한반도의 분단 그리고 동족상잔의 전쟁이 따지고 보면 모두 ‘망국’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제대로 파헤치지 않고서는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겉돌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망국’의 원인과 책임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역사 전개에 대해서도 독특한 시각과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서설: 망국, 그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만을 보더라도 기왕에 우리가 알고 있던 한국 근대사에 대한 통설이나 통념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그는 ‘공간혁명’과 ‘체제혁명’이라는 관점에서 대한제국의 몰락을 진단한다. 

여기서 공간혁명이란 서양 주도의 ‘세계’ 발견과 재구성을 말하며, 체제혁명이란 군주 일인의 지배체제에서 인민 주권에 기초한 국민국가로의 이행을 가리킨다.

‘망국’ 이후의 역사 전개와 관련해서는 ‘외신대한(外新大韓)’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것은 새로운 대한이 전제(專制)와 이종(異種)에 억눌리고 더렵혀진 한반도 ‘안’이 아니라 ‘밖’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당대 대한인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바야흐로 독립된 주권과 영토가 없이 오로지 한인공동체만이 존재하는 외신대한이 탄생했다. 

그것은 나라 밖의 나라, 영토 없는 민족의 디아스포라 공동체였다. 그들은 인민이 진정 나라의 주인이 되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것은 대한제국의 계승도 아니요, 대일본제국의 계승은 더더욱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어디까지나 전제정부의 억압과 이민족 지배라는 이중의 속박과 질곡을 깨고 나온 혁명적 산물이었다. 

한국의 근대 역사가 지니는 생명력과 역동성이 여기에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바로 그 점을 간과했기에 우리는 대한제국/일제시대/대한민국이라는 분절적인 역사 인식체계에 갇혀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대한민국 건국절이니 하는 엉뚱한 논쟁을 벌여 왔다. 

이제 우리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근대사의 체계를 바로잡고 그 바탕 위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페스트북 편집부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2665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