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사회학 연구 (독서>책소개)/8.차별문제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 (2025) - 무심코 쓰는 말에 숨겨진 차별과 혐오 이야기

동방박사님 2025. 3.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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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장벽을 쌓고 화살이 되어 날아드는 어떤 말들에 대하여

“언어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은 날 선 칼처럼 사람 사이를 갈랐다.
이쪽 편과 저쪽 편 사이의 장벽을 세우는 말도 있었다. 궁금증이 솟았다.
이 날 선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_ 프롤로그 중에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우리는 언어로 세상을 배우고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언어는 나와 다른 타인을 품고 환대하는 도구가 될 수도, ‘우리’와 ‘그들’로 편을 가르고 분열시키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등의 저서를 통해 당면한 사회 문제와 인권 문제를 다루고 설파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화를 가장한 차별의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될수록, 

조언을 가장한 훈수를 두며 상대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말들이 난무할수록, 배제와 혐오는 당연시되고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성격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월급 받고 일하면서 그 정도는 참아야지”, “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다”처럼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평범한 말들의 뒷면’을 톺아보고, 

이 말들이 어떻게 날 선 칼이 되어 사람 사이를 가르고, 사회를 분열시키는지 포착한다. 

특히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기 쉬운 8가지 단어(정상, 등급, 완벽, 가난, 권리, 노력, 자존감, 공감)를 중심으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심리적 빗장 지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과 가져야 할 시선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통찰한다.


목차
프롤로그.

PART 1. 정상

‘사모님’과 ‘어머님’,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
나의 무례한 질문 | 견고한 틀이 불러오는 말 | ‘정상’에 속하라는 주문 | 곳곳에 숨어있는 ‘금 긋기’와 ‘밀어내기’

평균 올려치기의 세상
‘월 500만 원은 기본’이라는 평균의 환상 | 평균은 어떻게 전형적인 것이 되었나 | ‘그사세’가 ‘평범’으로 포장되는 마법 | 정규 분포 곡선 바깥에도, 삶은 있다

이런 나, 비정상인가요
‘정상’의 탄생 | 정상성, 새로운 배제의 말 | 정상이 규범이 되지 않으려면

PART 2. 등급

‘레테’, 무한 등급 나누기의 세계
신발부터 아파트까지, 등급 가르기의 확장판 | 서열 매기기, 그 기원을 찾아서 | 황금 티켓은 없다

마포 더 센트럴 프리미엄 포레스트
택배 지상 출입을 금지합니다 | 빗장을 걸고 만든 그들만의 세상 | “너 어느 동네 사니”라는 질문에 숨겨진 욕망

PART 3. 완벽

육각형 인간과 올드머니 룩: 완벽에 가까운 인간의 탄생
올드머니 룩, 타고난 것에 대한 선망 | 완벽함을 동경하는 시대 | 완벽에 대한 새로운 규정

당신도 갓생을 사십니까
분초 단위로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 | 모두를 위한 정답은 없다

PART 4. 가난

‘가난한 동네의 특징’이란 글
가난도 품성이 된 시대 | 차브 파이팅 프로그램 | 결핍의 덫에 걸린 사람들 | 가난한 삶에도 다채로운 서사가 있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
대학 입학이라는 장벽 | ‘개천에서 용’ 신화의 붕괴 | 입시 경쟁이 끝이 아니다 | 자조와 섣부른 조언을 넘어

빈자의 롱패딩과 돈가스
빈곤 포르노의 민낯 | 지하철 냄새와 삶의 주체

PART 5. 권리

왜 바깥에 나가 돌아다니느냐는 말
‘나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 지하철 환승, 지옥의 레이스 | “시민이 볼모”라는 말 | 길거리 시위, 19명의 갱단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

‘고객이 왕’인 세상의 비밀
“사랑합니다, 고객님” 속 자본주의 논리 | 무한 친절의 풍경

권리 오독의 세상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주제에”라는 말 | ‘누칼협’의 세상 | 권리 오독에서 벗어나기

PART 6. 노력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말
능력주의에 가려진 것들 | “돈도 실력”이라는 말 | 능력과 노력의 베이스캠프

활동 상태 ‘쉬었음’과 노력 부족이라는 낙인
무엇이 청년들을 방 안에 가둬놓는가 | 눈을 낮추면 못 할 게 없다는 충고보다

PART 7. 자존감

자존감 대유행 시대
자존감 높이기 교육의 효과 | 자존감은 정말 만능 치트키일까

자존감과 쓸모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의 쓸모에 대하여 | 집에서 논다는 그 얘기 | ‘쓸모’라는 고민의 기원 | 쓸모없음의 쓸모

PART 8. 공감

“너 T야”라는 말에 담긴 해묵은 논란
마음의 공명은 어떻게 일어날까 | 공감은 정말 모든 걸 해결할까 | “공감능력이 문제”라는 말 | 너무 깊은 공감이 가져온 차별 | 필터 버블의 세계 | 나의 형편없음을 알아차릴 때


저자 소개 
저 : 태지원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다. 

한국교원대학교 일반사회 교육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사회교사로서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 등의 다양한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0대를 위한 기발한 경제 수업』『자본주의 사회, 빈부격차는 당연한 걸까?』 『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경제공부』와 같은 10대를 위한 경제 교양서를 비롯해 미디어 속 인권과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

책 속으로
현실 지표가 바뀌어도 세상을 보는 시선은 큰 변동이 없으니, 우리가 쓰는 언어 역시 제자리걸음에 머무를 때가 많다. 법이나 제도 등 세상의 틀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는 데 필요한 수술동의서에는 ‘보호자 동의란’이 있다. 

대다수 병원은 이 보호자의 범위를 부모나 자녀, 배우자나 형제자매 등 친족에 한정 짓는다. 

주변에 친족이 없는 이들은 아파서 돌봄이 필요해도 친구나 결혼하지 않은 동거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이다.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을 받을 때에도, 아파트 청약을 할 때에도 정상가족의 범위에 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건이나 특약이 주류를 이룬다.

 1인 가구나 동거가족, 동성가족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불이익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금 긋기’와 ‘밀어내기’는 세상 곳곳에 숨어있다.
--- 「‘사모님’과 ‘어머님’,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 중에서

우리는 흔히 ‘평균’이라는 수치가 한 집단 전체를 대표하는 숫자라 여기지만,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개별 데이터의 특징을 무시하게 만들고, 때로는 현실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문제는 이 왜곡된 평균이 ‘정상적인 삶의 수준’으로 굳어지며 발생한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삶의 획일성을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한 사회에서는 문제가 커진다. 

동질성을 지닌 삶의 정석 코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소위 인in서울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이 정석이라는 규칙. 때로는 이것이 최소한 갖추어야 할 평균의 삶으로 여겨진다. 

평균이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를 뜻하는 ‘평범’이 되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 「평균 올려치기의 세상」 중에서

세상이 공유하는 정상과 평균이 하나의 규범으로 작용하면 또 다른 문제도 생긴다. 

규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이의 제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사회가 정한 평균의 가치에서 벗어나는 순간, ‘예외’ 혹은 ‘열등’한 존재가 될 수 있고, 거기에 항변하는 순간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것 정도로 치부되기 쉽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가 규정해 놓은 ‘정상’의 기준에 맞추려 노력한다.

 ‘이런 사고방식이(또는 행위가) 혹시 비정상 아닐까’란 질문을 던지며 자기 검열을 이어가기도 한다.
--- 「이런 나, 비정상인가요」 중에서

실천하고 기록하는 삶 자체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때로 암묵적 강요로 작용한다.

 집에서 놀거나 쉬거나 남들 보기에 게으른 삶은 보여주기에 적당하지 않으므로. 사회는 은연중에 속삭인다.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네가 게으르고 부족해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갓생’을 지향하는 청년들의 삶 이면에는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 그로 인한 과로, 무기력이 동시에 존재한다. 

갓생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만큼 그 반대편의 삶을 존중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삶, 건강하고 진취적인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바람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편익과 기회비용을 가늠하며 산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놀거나 휴식하는 삶은 ‘시간을 낭비하는 삶’, ‘철없고 게으른 행동’으로 변주되어 타인의 삶을 비난하는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 「당신도 갓생을 사십니까」 중에서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에,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은 얼핏 설득력 있는 말로 다가온다. 

겹겹이 쌓인 어려움 속에서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청년층 사이에서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이 인식은 이번 생은 망했다는 자조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자조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타인에게 건네는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으로 뻗어간다.

 문제는 이 자조와 울분의 화살이 종국에는 ‘가난한 사람’에게 향한다는 것이다. 

‘가난한데 애를 왜 많이 낳느냐’라든가, 타인의 행복이나 욕구의 커트라인을 아무렇지 않게 정하고 조언을 날리는 건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계층 대물림이 이어지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자구책으로 찾은 조언이, 역설적이게도 가난한 사람에게 ‘빈곤한데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말’로 변형된다. 

아이를 낳는 개인의 자유를 아무렇지 않게 침범하는, 화살 같은 말을 던지는 일이 정당화된다.
---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 중에서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이야기 이면에는 ‘대학 입시(또는 취업 성공)에 이르기까지 나는 수많은 노력을 했으며 능력을 쌓아왔다’란 욕구가 숨어있다. 

그런데 그 욕구와 논리에는 오류가 있다.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도, 지방대에 진학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과 노력 이외의 다양한 부분이 얽혀 만들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하고 불합리한 차별이나 촘촘한 서열 나누기를 하는 것은 오만함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은 경쟁적으로 ‘실력 키우기’에만 집중하지만, 내 실력이 공평한 조건 아래에서 성취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가 생각하는 공정이 타인의 삶을 섣불리 재단하고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말」 중에서

긍정 심리학의 선구자 마틴 셀리그만의 말대로 자존감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자기혐오보다는 자기긍정이 삶에 더 큰 원동력을 준다는 걸 모두가 안다. 

문제는 과몰입이다. 생의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만능 치트키로 여기고 그것을 잣대로 나와 타인을 판단할 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대인관계나 주변의 평가에 휘둘리는 사람을 볼 때마다 그것을 자존감이 낮은 탓으로 돌리는 식이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실수에 큰 비난을 쏟아내며 자존감이 낮아 저런 식의 행동을 한다는 분석을 꺼내들거나,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때에도 ‘자존감을 높이라’는 조언을 건넨다.
--- 「자존감 대유행 시대」 중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편견을 주제로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Q&A 시간, 한 학생이 진지하게 물었다.

 “제 머릿속 고정관념을 전부 없애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낯선 존재를 마주하면 저도 모르게 편견이 생겨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제가 위선자처럼 느껴지고요. 

마음속 고정관념을 전부 없앨 수 없을까요?”

 그럼에도 편견을 물리쳐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답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 솔직하게 말했다. 

마음속 고정관념, 낯선 존재를 멀리하려는 본능을 전부 물리칠 수는 없다고.

 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을 지닌 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을 건넸다.

 낯선 걸 혐오하고픈 내 안의 본능을 알아차리되, 그 본능을 경계해야 한다고. 

내 안의 형편없고 구린 마음이 존재함을 알아차리고, 형편없음을 직면해야 오히려 본능과 같은 고정관념을 물리칠 용기도 갖게 될 거라고.
--- 「“너 T야”라는 말에 담긴 해묵은 논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여덟 개의 키워드’로 읽는 대화를 가장한 ‘차별의 말들’
편 가르는 말을 환대의 언어로 바꾸기 위한 어른의 진짜 말 공부!

“이 책에서는 익숙하지만 편을 가르는 8가지의 단어 ─ 정상, 등급, 완벽, 가난, 권리, 노력, 자존감, 공감 ─ 그 안에 숨은 고정관념과 편견의 틈새를 살펴봤다.

 원고를 쓰면서 자주 반성했다. 

나 역시 좁은 생각의 틀에 갇혀, 수차례 잘못된 말을 거듭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나이를 물어보기 쑥스럽다는 이유로 상대의 학번을 묻거나, 유명인의 인터넷 사진을 보며 그가 완벽한 외모의 소유자인지 판가름하곤 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긋고, 타인을 MBTI나 혈액형의 범주에 가둬둔 채 판단하고 한쪽 편으로 몰아넣는 일도 종종 있었다.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단어의 새로운 해석도 탐색해 봤다. 

좁은 해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말이나 시선이 있을까 고민해 봤다. 

말은 힘을 품고 있으니까. 

언어는 높다란 장벽을 짓기도 하지만, 허물 수도 있으니까.”
_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노골적으로 선을 긋거나 편견을 담은 말”이 아니라, “너무 낯익어서 편을 가르는 말”에 주목한다. 바로 ‘정상, 등급, 평범, 완벽, 자존감과 공감’처럼 누구나 건네는 단어들에. 

이 단어들은 익숙한 만큼 이미 편향된 해석이 굳어져 쓰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이면에 숨은 차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말들이다.

 저자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등급 나누기 속에서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공감능력이나 자존감 유무로 타인을 섣부르게 판별하게 만드는” 익숙하고 평범해 보이는 말들을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사유한다. 

일상의 언어 속에 담긴 차별과 혐오를 날카롭고도 섬세한 시선으로 훑는 저자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떻게 하면 편을 가르고 상대를 밀어내는 말 대신 벽을 부수고, 품고, 환대하는 언어를 건넬 수 있을지 모색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타인이라는 책과 세계를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는 수고로움이 철학자 들뢰즈가 말한 대로 내 “자아의 조각난 세계를 맞추는 퍼즐”이 되어줄 거라는 확신과 함께.

ㆍ정상
‘사모님’과 ‘어머님’,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 | 평균 올려치기의 세상 | 이런 나, 비정상인가요

부동산 사무실, 병원 대기실, 백화점을 비롯한 쇼핑몰에서 흔히 듣는 ‘사모님’과 ‘어머님’, 그리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이면에 숨겨진 말의 뒷면을 꿰뚫어본다.

 단선적이고 견고한 틀에서 시작된 몇몇 호칭과 ‘정상’에 속하라는 끊임없는 주문에서 비롯된 ‘금 긋기’와 ‘밀어내기’를 포착하고, 새로운 가족과 공동체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물음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ㆍ등급
‘레테’, 무한 등급 나누기의 세계 | 마포 더 센트럴 프리미엄 포레스트

‘학원 레벨 테스트’, ‘대학 서열’, ‘패딩 점퍼 계급도’, ‘재미로 보는 □□ 계급도’, ‘고급 브랜드 아파트의 펫네임’에 이르기까지 무한 등급 나누기의 세계 속에서 우리 내면에 자리 잡게 된 물리적, 심리적 빗장 지르기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서로 비슷한 욕망을 쫓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다른 삶을 지향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도 있다는 통찰을 아로새기게 된다.

ㆍ완벽
육각형 인간과 올드머니 룩 | 당신도 갓생을 사십니까

타고난 외모에 좋은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성격, 모난 데 없는 완벽한 인간을 지칭하는 육각형 인간의 탄생과 ‘완벽’을 동경하는 시대를 부추긴 사회구조적 문제를 파헤친다. 

여기에 분 단위로 쪼개 살며 부지런해야 한다는 과몰입으로 이어지기 쉬운 ‘갓생’, 그 이면에 숨은 불안과 차별을 들여다보고, 

다채로운 삶의 가치관과 방식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시선을 모색한다.

ㆍ가난
‘가난한 동네의 특징’이란 글 |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 | 빈자의 롱패딩과 돈가스

‘인성도 여유에서 온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가정교육뿐임에도, 가난한 이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아 바뀌는 게 없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처럼 ‘가난’으로 누군가의 삶을 재단하고 품성마저 평가하는 말을 내뱉는 이들이 있다. 

계층 대물림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학원 하나 못 보내는 형편에 왜 애를 낳느냐’는 화살 같은 말을 쏟아내며 아무렇지 않게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가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빈곤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다각도로 톺아보고, 다양한 계층이 모두 상생하고 공존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나간다.

ㆍ권리
왜 바깥에 나가 돌아다니느냐는 말 | ‘고객이 왕’인 세상의 비밀 | 권리 오독의 세상

최소한의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거리에 나선 장애인 단체의 시위를 바라보는 날 선 시선, ‘고객이 왕’이라는 사고방식 아래 노동자의 인격마저 하나의 상품 거래로 취급하는 일부 진상 고객들의 갑질, 

고질적인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는 공무원과 교사, 타인에게 노출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연예인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권리 오독 현장을 들여다본다.

 더불어 나와 공동체의 권리를 함께 신장시킬 수 있는 길을 고민한다.

ㆍ노력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말 | 활동 상태 ‘쉬었음’과 노력 부족이라는 낙인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말은 얼핏 타당하고 공정한 요구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 따라 동일한 출발선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오직 능력주의만이 공정한 삶의 기준이라 여기면, 공정은 타인의 삶을 평가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저자는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건, ‘듣보잡’과 같은 지방대 비하 표현, 고립된 청년들을 노력 부족이라 낙인찍으며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시선을 돌아보며 노력과 능력이라는 말에 깔려있는 차별과 편견을 직시한다.

ㆍ자존감
자존감 대유행 시대 | 자존감과 쓸모의 사회

‘그 사람은 사랑을 못 받아서 자존감이 낮아.’ ‘내 자존감이 낮아서 이런 일에 상처받는 거야.’ 바야흐로 자존감 대유행 시대다. 심지어 개인의 행복과 불행도 ‘자존감’ 유무로 판별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저자는 자존감이라는 말 아래 사회구조적 문제는 언급하지도 못 한 채 모든 걸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일부 현상을 꼬집는다.

 이와 함께 일방적인 자존감몰이에 휩쓸리지 않고 숫자로 환원되지 않는 나만의 가치를 찾는 길을 모색한다.

ㆍ공감
“너 T야”라는 말에 담긴 해묵은 논란

인간은 본능적으로 같은 고향, 같은 학교,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너그러워진다. 

이를 내집단 편향이라고 하는데, 이 현상은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장에서는 내집단 편향이 불러일으키는 이중 잣대와 사회 분열을 돌아본다. 

또한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깊숙이 공감하는 능력과 더불어, 낯선 세계의 타인을 환대하는 태도를 가지려는 노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3895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