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대한민국사 이해 (독서)/5.대한민국대통령

전두환 회고록 셋트 (2017)

동방박사님 2023. 6. 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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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도서] 전두환 회고록 1 : 혼돈의 시대 | <전두환> 저 | 자작나무숲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심에 선 전두환 前 대통령 마침내 30년의 침묵을 깨고 출간한 회고록! “나의 허물은 덮어버릴 수도 없는 것이고, 국민의 채찍도 피할 생각이 없다· 나의 허물마저 후대를 위한 거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침묵을 지켜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땅을 지키고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느라 피와 땀을 바쳐온 모든 분들에게 넓은 이해와 관용을 구하고자 한다· 나로 인해 생겨난 증오와 분노가 한때의 증오와 분노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관용과 진실에 대한 믿음이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나는 오직 역사적 진실이 빛나는 태양 아래 그 모습 그대로 드러나기를 바랄 뿐이다·” _ [글을 마치며] 중에서 30년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되는 최초의 회고록! 최초의 무역수지 흑자 전환, 88서울올림픽 유치, 최초의 평화적 정권이양 등을 일궈낸 대한민국 제5공화국의 대통령·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5·18광주사태로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도서] 전두환 회고록 2 : 청와대 시절 | <전두환> 저 | 자작나무숲
30년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되는 최초의 회고록! 최초의 무역수지 흑자 전환, 88서울올림픽 유치, 최초의 평화적 정권이양 등을 일궈낸 대한민국 제5공화국의 대통령.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5.18광주사태로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학살자. 이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전두환 前 대통령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사건들의 중심에 서 있으며 수많은 굴곡과 험난한 인생 여정을 거쳐 온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켜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모든 삶과 아직도 논쟁 중인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10년의 준비기간, 방대한 기록과 수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펴낸 이 회고록에는 미처 말할 수 없었던, 말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때론 솔직하게, 때론 담담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회고록의 출간은 또 다른 논쟁의 시작인 동시에 새로운 역사관에 대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도서] 전두환 회고록 3 : 황야에 서다 | <전두환> 저 | 자작나무숲
30년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되는 최초의 회고록! 최초의 무역수지 흑자 전환, 88서울올림픽 유치, 최초의 평화적 정권이양 등을 일궈낸 대한민국 제5공화국의 대통령.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5.18광주사태로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킨 학살자. 이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전두환 前 대통령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사건들의 중심에 서 있으며 수많은 굴곡과 험난한 인생 여정을 거쳐 온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켜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모든 삶과 아직도 논쟁 중인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10년의 준비기간, 방대한 기록과 수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펴낸 이 회고록에는 미처 말할 수 없었던, 말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때론 솔직하게, 때론 담담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회고록의 출간은 또 다른 논쟁의 시작인 동시에 새로운 역사관에 대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전두환 회고록』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 『혼돈의 시대(1979~1980)』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부터, 12.12사태, 5.17, 5.18광주사태 등 긴박했던 대한민국 격동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범 김재규와 공모한 정승화 참모총장의 연행으로 빚어진 일부 장군들의 반란과 진압, 3김 씨와 학원소요로 상징되는 혼돈의 1980년도의 국내 상황과 5.18광주사태에 얽힌 논란과 진실 그리고 최규하 대통령의 고뇌에 찬 사임과 대한민국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까지의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2권 『청와대 시절(1980~1988)』에는 1980년대를 이끌어간 5공화국의 국정 수행 기록이 담겨 있다. 최초의 무역수지 흑자시대 진입, 한국형 원자력 기술 개발의 성공, 중산층 확대를 위한 다양한 경제 시책들부터 다양한 규제 해제(연좌제 금지, 통행금지 해제, 교복 자율화 등)를 통환 열린사회의 시작을 돌아볼 수 있다. 한편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아웅산 테러 사건, KAl기 폭파 사건 등 무수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공조를 통해 안보를 공고히 하며 역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이양을 일궈내기까지 혼신을 다해 수행한 국정의 기록을 정리했다. 3권 『황야에 서다』는 어려운 유년시절부터 육사생도 시절을 거쳐 한 가정을 일구기까지의 평화로움 삶과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인들에 의해 시작된 역사 뒤집기에서 비롯된 백담사 유폐와 재판, 재산 몰수 등 거듭된 역경과 고난의 행로를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역사가 불러냈던 한 인물의 존재와 삶은 어느 순간 하나의 역사가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고록은 한 개인 전두환의 삶의 궤적을 적어놓은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격동기 대한민국의 현대사이고, 지금도 그 실체적 진실에 관한 논란과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당대의 역사서다. 역사는 신화가 되어서는 안 되며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되더라도 제대로 바라보고 진실되게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정한 역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또 다른 혼돈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전달해줄 것이다.

 

목차

1권 _ 혼돈의 시대

글을 시작하며
서문

제1장· 10·26_박정희 시대의 종언
* 궁정동 안가에서 울린 총성 * 비상사태를 맞은 국가지도부 * 대통령 시해범 김재규 체포 작전
* 계엄령 선포와 합동수사본부 설치
제2장· 12·12_다윗과 골리앗의 전쟁
* 승자의 12·12와 패자의 12·12 * 정승화 총장의 드러나는 공모 혐의 * 10·26사건 전모 발표와 남겨진 의문들 * 10·26사건을 왜곡시키려는 움직임 * 정승화를 연행하기로 결심하다 * 정승화 연행 작전 * 정승화 추종세력의 반란 * 보안사의 반란 진압
제3장· 5·17_위기 수습을 위한 최 대통령의 결단
* 혼돈 속의 대한민국 * 혼란을 틈탄 북한의 움직임 * 5·17시국수습방안과 관련한 논란들
제4장· 5·18_신화神話의 자리를 차지한 역사
* 5·18광주사태와 나 * 광주사태, 그 비극의 시작 *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들 * 정부와 계엄사의 수습 노력 * 광주사태 수습 후에 던져진 질문들 * 5·18사태의 실체에 관한 논란 * 진실 규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5장· 최규하 대통령의 하야
* 위기수습에서 사회개혁으로 * 최규하 대통령의 소임과 성취 * 역사의 부름
2권 _ 청와대 시절
제1장. 제11대 대통령 취임
* 새 시대의 개막
제2장. 경제 살리기
정책의 기조를 바꾸다 * 고통을 수반한 안정화 정책 * 기적으로 보답 받은 국민의 희생
제3장. 다 함께 열린사회로
* 문호개방과 자율의 확대 * 공정경쟁을 통한 균형발전과 동반성장
제4장. 전 국민의 중산층화
* 본격화된 복지정책 * 중산층을 두텁게
제5장. 과학기술의 진흥
* 미래에 투자하다 * 핵무기 개발과 원전原電 기술의 자립
제6장. 교육 혁신과 문화 창달
* 교육 기회의 확충과 내실화 * 민족정신 함양과 문화의 생활화
제7장. 국방?외교 역량 강화
*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 혈맹관계 복원 * 힘의 우위 확보를 통한 전쟁 억지 전략 * 88서울올림픽 유치 * 40억 달러 차관의 극적인 타결 * 공산권과의 관계 개선 노력
제8장. 김일성과의 대결과 대화
*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찾아보자 * 북한의 대남對南 파괴 공작
제9장. 최고의 올림픽대회를 향해
* 다시 태어난 한강 * 올림픽의 성공을 위하여
제10장. 헌정사의 숙원, 평화적 정권 이양
*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다 * 6.29선언
3권 _ 황야에 서다

제1장. 회상
* 서재에 찾아든 어린 시절 * 운명 같은 선택, 군인의 길
제2장. 너무 짧게 끝난 퇴임의 기쁨
* 퇴임과 동시에 시작된 ‘5공 청산’ * 망명을 거부한 결말, 유폐幽閉
제3장. 백담사百潭寺에서의 769일
* 가장 외진 절, 백담사 * 험난했던 연희동으로의 귀환
제4장. 6년 만에 이뤄진 노태우 대통령과의 만남
* 더욱 멀어진 연희동과 청와대 * 나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정치권
제5장. 역사를 농락한 ‘역사바로세우기’
* 김영삼의 대선자금 의혹과 ‘역사바로세우기’ * 정권에 봉사한 검찰, 국회, 헌법재판소
제6장. 정치재판의 민낯
* 파행으로 끝난 1심 재판
제7장. 치욕으로 남은 법원 판결
*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영합한 사법부 * 최규하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검찰 * 교도소 담장의 안과 밖
제8장. 항소심 법정에서 전개된 법리 논쟁
* 5.18재판 안팎에서 전개된 법리 다툼
제9장. 천형天刑아닌 천형, 추징금
* 정치자금과 뇌물 * 죽어도 완납完納은 불가능한 추징금
제10장. 사라진‘전직 대통령 문화’의 꿈
* 청와대를 떠난 대통령의 삶 * 우애로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
글을 마치며
 

저자 소개

저 : 전두환
1931년 1월 18일 경남 합천에서 출생· 국가의 부름을 받아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졸업했다· 5·16혁명 이후 정치 입문을 권유 받았지만 군 생활로 복귀했다· 1959년에는 미 육군 특수전, 심리전 교육을 수료했다· 1967년 수경사 30대대장 재임 중에는 김신조가 이끄는 북한 특수부대를 저지하는 공을 세웠다· 1970년에는 9사단 29연대장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수많은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1973년 1월,...

책 속으로

12·12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정승화가 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특히 대통령 시해범 김재규를 민주화의 영웅으로 만들려다 좌절된 세력들이 정치무대 전면에 나서면서부터 12·12를 쿠데타로 몰아가려는 정치적 역사 왜곡이 본격화되었다·그러나 김영삼 정권 초기만 해도 쿠데타로 몰지는 못하고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김영삼 정권은 ‘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빚어진 위기 탈출을 위해 ‘역사바로세우기’라는 정치보복극을 연출했고, 당시 국회와 법원은 이 반역사적 폭거에 충실한 하수인으로 봉사했다·어쨌든 그들은 12·12를 ‘반란’으로 정죄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1권·혼돈의 시대 / 제2장·[12·12_다윗과 골리앗의 전쟁] 」중에서

당시 전국 총학생회장단연합회가 채택한 결의 내용이라고 하는 것이 국민연합이 5월 16일 정부에 요구한 내용과 똑같았다·… 국민연합의 배후조종에 따라 학생시위가 정치권과 재야세력 그리고 학생이 연계된 본격적인 반정부 폭력투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당국이 주목한 것은 압도적 규모의 시위대 숫자가 아니라 배후세력의 핏발 선 적의敵意였다·그들이 제시한 시한이 하필이면 일본 당국이 알려준 북한의 대남 도발 날짜와 겹쳐 있었던 것이다·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5월 22일 경찰과 집회세력과의 일대 유혈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그런 사태를 북한이 이용하려 들 경우를 상정하는 것은 악몽 그 자체였다·
---「1권·혼돈의 시대 / 제3장·[5·17_위기 수습을 위한 최 대통령의 결단] 」중에서

‘내란’으로 판정되었던 광주사태는 어느 날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규정되더니 어느 순간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주화 운동’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군수공장과 무기고를 습격해 무장한 ‘시민군’이 국군을 공격했던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그러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진술과 정황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공론화하는 길은 봉쇄되어 있는 것 같다·도대체 광주사태 때 무슨 일들이 벌어졌으며 그 일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잠복해 있을 뿐 정리되지 않고 있다·논란이 정리되지 않는 한 그 비극의 상처도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광주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인 역사인 것이다·
---「1권·혼돈의 시대 / 제4장·[5·18_신화의 자리를 차지한 역사] 」중에서

뛰어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둔 4MD램 개발의 주역들을 모두 청와대로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었다·우리 연구진들과 기업인, 관계공무원들 모두가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껴졌다·나는 사실 처음 힘을 합쳐 4MD램을 개발하자고 강력히 권유할 때에도 속으로는 반신반의했다·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해낸 것이다·연구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술을 따라주었다·나도 연구원들이 권하는 술잔을 모두 받아 마셨다·나는 “정부가 계속 지원해줄 테니 다음에는 64MD램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개발해내시오·그때는 내가 대통령이 아니겠지만 돈이 없으면 내 머리카락이라도 팔아서 한턱내겠소·”라고 했더니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2권·청와대 시절 / 제5장·[과학기술의 진흥] 」중에서

이임 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박정희 의장이 나를 부르시더니 군으로 돌아갈 것 없이 예편해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라고 말씀하셨다·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저는 정치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뿐만 아니라 지역에 조직도 없고, 자금도 없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며 고사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그런 것들은 걱정할 것 없다·내가 알아서 다 도와줄 테니 출마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다시 “저는 군이 좋습니다·훌륭한 군인이 되려고 사관학교에 들어왔으니 군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박 의장은 “군인으로 있어야만 나라에 충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정치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다·”고 국회의원 출마를 계속 강한 어조로 권유하시는 것이었다·
-3권·황야에 서다 / 제1장·[회상] 」중에서

새벽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랫목에 놓아둔 양재기 물에 수건을 적셔 몸을 닦고 법당에 나갔다·아무것도 모른 채 참석하는 새벽예불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천근같은 몸을 이끌고 영하 20도 추위에 꽁꽁 얼어 있는 법당에 들어가 앉았다·아무리 내의를 껴입어도 냉기가 사정없이 온몸으로 파고들었다·새벽예불 내내 뼛속까지 얼어붙는 고통이 스며들었다·목탁소리도, 염불소리도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법당에서 절을 하다 보면 추위에 무릎이 시리다가 나중에는 신경이 마비되는 듯했다·백담사 생활이 아직 몸에 익지 않은 어느 날, 나는 새벽예불을 마친 후 일어나질 못했다·주위의 부축을 받고 겨우 일어난 나는 손발 끝은 물론 내장까지 얼어버린 것 같았다·
---「3권·황야에 서다 / 제3장·[백담사에서의 769일] 」중에서

검찰로부터 받은 소송기록은 600여 명의 대상자를 조사한 총 155권 17만 장에 이르는 방대한 것이었다·아무리 정치재판이라고 해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재판을 받기 전에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할 수 있어야 하고 수사기록을 최소 한 번은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은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그러나 우리가 5차 공판 때까지 자료를 일절 건네받지 못해 무슨 근거로 기소가 되었는지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재판에 임해야 했다·아무리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정치재판이라고 하지만 공정한 재판을 한다는 모양새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3권·황야에 서다 / 제6장·[정치재판의 민낯] 」중에서
뛰어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둔 4MD램 개발의 주역들을 모두 청와대로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었다. 우리 연구진들과 기업인, 관계공무원들 모두가 자랑스럽고 고맙게 느껴졌다. 나는 사실 처음 힘을 합쳐 4MD램을 개발하자고 강력히 권유할 때에도 속으로는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해낸 것이다. 연구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술을 따라주었다. 나도 연구원들이 권하는 술잔을 모두 받아 마셨다. 나는 “정부가 계속 지원해줄 테니 다음에는 64MD램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개발해내시오. 그때는 내가 대통령이 아니겠지만 돈이 없으면 내 머리카락이라도 팔아서 한턱내겠소.”라고 했더니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2권. 청와대 시절 / 제5장. [과학기술의 진흥]」중에서
이임 준비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박정희 의장이 나를 부르시더니 군으로 돌아갈 것 없이 예편해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저는 정치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조직도 없고, 자금도 없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며 고사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그런 것들은 걱정할 것 없다. 내가 알아서 다 도와줄 테니 출마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다시 “저는 군이 좋습니다. 훌륭한 군인이 되려고 사관학교에 들어왔으니 군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박 의장은 “군인으로 있어야만 나라에 충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정치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국가에 충성할 수 있다.”고 국회의원 출마를 계속 강한 어조로 권유하시는 것이었다.
---「3권. 황야에 서다 / 제1장. [회상] 」중에서

새벽 3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랫목에 놓아둔 양재기 물에 수건을 적셔 몸을 닦고 법당에 나갔다. 아무것도 모른 채 참석하는 새벽예불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천근같은 몸을 이끌고 영하 20도 추위에 꽁꽁 얼어 있는 법당에 들어가 앉았다. 아무리 내의를 껴입어도 냉기가 사정없이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새벽예불 내내 뼛속까지 얼어붙는 고통이 스며들었다. 목탁소리도, 염불소리도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법당에서 절을 하다 보면 추위에 무릎이 시리다가 나중에는 신경이 마비되는 듯했다. 백담사 생활이 아직 몸에 익지 않은 어느 날, 나는 새벽예불을 마친 후 일어나질 못했다. 주위의 부축을 받고 겨우 일어난 나는 손발 끝은 물론 내장까지 얼어버린 것 같았다.
---「3권. 황야에 서다 / 제3장. [백담사에서의 769일] 」중에서

검찰로부터 받은 소송기록은 600여 명의 대상자를 조사한 총 155권 17만 장에 이르는 방대한 것이었다. 아무리 정치재판이라고 해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재판을 받기 전에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할 수 있어야 하고 수사기록을 최소 한 번은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은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5차 공판 때까지 자료를 일절 건네받지 못해 무슨 근거로 기소가 되었는지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재판에 임해야 했다. 아무리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정치재판이라고 하지만 공정한 재판을 한다는 모양새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3권. 황야에 서다 / 제6장. [정치재판의 민낯]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