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자작 겨울을 태우다, 원대리 자작나무숲
‘순백’은 오묘하다. 웨딩드레스, 포실한 강아지 털, 시루에서 갓 꺼낸 백설기, 첫눈. 그런 이미지 때문일까. 꽉 채운 흰색은 어느 색채보다 화려해 탄성과 함께 마음이 말랑해진다. 아마 그래서일 거다. 유난히 자작나무가 더 감성적으로 와 닿는 것은. 100년. 나무의 평균수명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사는 자작나무는 그 모습마저 쉬이 보이지 않는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5월 중순부터 10월 말,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일 년의 절반 정도만 관람객에게 자태를 드러낸다. 그마저도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서울에서 자작나무숲 주차장에 닿는데 2시간 남짓이다. 여기까지는 편하다. 주차장에서부터 1시간 넘게 오로지 두 발로 걸어야 한다. 주차장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가는 길은 2개의 임도로 나뉜다. 3.2km 1시간 정도 걸리는 윗길 원정임도, 2.7km 5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아랫길 원대임도다. 윗길은 길 끝에서 자자작나무와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아랫길은 1.20km의 탐험코스를 지나야 자작나무숲에 들어갈 수 있다. 탐험코스는 동절기에 출입이 통제된다. 탐험코스와 연결된 아랫길도 이용할 수 없다
.3.2km의 윗길을 따라 자작나무숲으로 간다. 겨울에는 내린 눈이 얼어붙어 길이 미끄러우니 아이젠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안내초소 옆에 준비된 나무지팡이를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800m 고지를 향해 부지런히 발을 놀린다. 어느새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자란 길이 20m의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삽시간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풍경에 가슴이 턱 막힌다. 황홀감에 잠시 어지러울 정도다. 1974년 처음 심어지고부터 2012년 일반에 개방되기까지 38년. 그 고고한 기다림이 빛난다. 가히 ‘숲의 여왕’이라 불릴 만하다. 0.9km 자작나무 코스와 1.5km 치유 코스가 있지만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까마득한 가지 끝도, 하얗게 일어난 표피도 모두 만족스러울 테니. 눈을 감으면 바람결에 ‘자작자작’ 하얀 바다의 파도 소리 들린다. 천년 동안 썩지 않는 껍질 틈에 마음 한 움큼 끼워두고 온다.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 - 문의 : 033-460-8030~6(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 이용시간 : 하절기(5.16~10.31) 09:00~18:00(입산가능시간 09:00~15:00) / 동절기 (12.16~1.31) 09:00~17:00(입산가능시간 09:0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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