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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향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 - 포루투칼 제국의 해외원정기

동방박사님 2022. 11. 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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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유럽 변두리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은 어떻게 최초로
광대한 해양 제국을 건설하여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혔는가?
우리를 500년 전 인도양의 치열한 전장 속으로
데려다 놓는 이야기꾼 크롤리의 마법 같은 필력

대항해시대의 시초를 보통 콜럼버스의 ‘신대륙’(아메리카) 상륙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실질적으로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힌 것은 포르투갈인들의 대서양-인도양 횡단이었다. 유럽 서쪽 변두리에 있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이 어떻게 그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러한 새 항로 개척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린 포르투갈인과 그를 마주한 인도양 세계는 어떤 관계를 맺었을까?

이 책은 포르투갈의 집념을 실현한 ‘정복자들’의 이야기다. 바스쿠 다 가마, 프란시스쿠 드 알메이다, 아폰수 드 알부케르크 등 포르투갈 원정대의 총사령관들을 비롯해 포르투갈 함대를 맞상대한 인도 캘리컷의 왕(사무드리)과 맘루크 함대의 총선장 후사인 등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묘사되고, 포르투갈인들의 거친 바다 탐험 과정, 인도 서부 해안에서 무슬림들과 싸우는 과정 등이 극사실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전투 장면은 너무나 긴박하고 생생해서 마치 그 아비규환의 현장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다 보면 대항해시대가 단지 머리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온 감각으로 맞닥뜨리는 생생하고 처절한 경험담처럼 받아들여진다.

바스쿠 다 가마가 연 포르투갈의 시대는 그 이후 500년에 걸친 서양의 판도 확장 정책과 그에 따른 문명의 세계화를 작동시켰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 여파로 생겨났다. 이 책은 이런 제국주의적 사태 발전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유럽호의 뱃머리

1부 정찰 : 인도 제국으로 가는 길

1. 인도 계획 : 1483-1486년
2. 경주 : 1486-1495년
3. 바스쿠 다 가마 : 1495년 10월-1498년 3월
4. “이게 대체 무슨 일이오!” : 1498년 3-5월
5. 사무드리 : 1498년 5월-1499년 8월

2부 경쟁 : 독점 국가들과 성전

6. 카브랄 : 1500년 3월-1501년 10월
7. 미리호의 운명 : 1502년 2-10월
8. 분노와 복수 : 1502년 10-12월
9. 소규모 거점들 : 1502년 12월-1505년
10. 인도 왕국 : 1505년 2-8월
11. 맘루크 제국 : 1505년 6-12월
12. ‘끔찍한 자’ : 1506년 1월-1508년 1월
13. 차울 전투 : 1508년 3월
14. ‘프랑크인의 분노’ : 1508년 3-12월
15. 디우 : 1509년 2월

3부 정복 : 바다의 사자

16. 사무드리의 황금 문짝 : 1510년 1월
17. ‘포르투갈인은 얻은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 1510년 1-6월
18. 비에 갇힌 사람들 : 1510년 6-8월
19. 공포를 활용하라 : 1510년 8-12월
20. ‘태양의 눈’을 향해 가다 : 1511년 4-11월
21. 밀랍 탄환 : 1512년 4월-1513년 1월
22. ‘이 세상 온갖 부가 폐하의 손에’ : 1513년 2-7월
23. 마지막 항해 : 1513년 7월-1515년 11월

에필로그 : ‘그들은 결코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16세기 포르투갈 해외 정복자들의 야망과 집념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로저 크롤리 (Roger Crowley)
 
1951년 해군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몰타에서 보냈고, 그때의 경험을 통해 후에 지중해 세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1년 동안 이스탄불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친구들과 아나톨리아를 걸어 횡단했는데, 이 시기가 일생에 큰 변화를 주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그리스어권 지역을 여행했다. 그곳에 비잔틴 전통tradition의 정신적 고향이라 할 수...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출판사 리뷰

대항해시대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오늘날 세계의 모습을 만든 데 무엇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꼽으라면 단연 대항해시대가 떠오른다. 15세기 이전까지 유럽은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변방에서 십자군 운동을 벌이며 동방으로 진출하고자 했으나 좌절되고, 오히려 몽골제국과 맘루크·오스만 등 이슬람 제국에 밀려 지중해에 갇힌 형국이었다. 그러다 반대쪽, 즉 서쪽과 남쪽의 바다로 과감히 눈길을 돌려 새로이 세계를 연결하고 제국주의적 확장을 이루어내, 500년 동안 소위 ‘서양의 승리’를 쟁취했다. 우리는 대항해시대의 시초를 보통 콜럼버스의 ‘신대륙’(아메리카) 상륙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실질적으로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힌 것은 포르투갈인들의 대서양-인도양 횡단이었다. 그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기준으로 이슬람 세력이 동쪽 해안(인도양)을, 유럽 세력이 서쪽 해안(대서양)을 개척하긴 했지만, 위험성이 커서 양측 모두 더 남쪽으로 내려가려는 엄두를 내진 못했다. 그런데 포르투갈인들이 과감하게 그를 넘어간 것이다. 유럽 서쪽 끝의 변두리 소국이었던 포르투갈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러한 새 항로 개척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맞닥뜨린 포르투갈인과 그를 마주한 인도양 세계는 어떤 관계를 맺었을까? 이에 대해 다룬 책이 바로 『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이다.

유럽 변두리의 작은 나라 포르투갈은 어떻게 최초로
광대한 해양 제국을 건설하여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혔나

고대에서 중세를 거치는 동안, 지중해의 서쪽 입구 혹은 출구에 해당하는 지브롤터 해협 너머 서쪽 바다는 미지의 영역인 동시에 죽음의 처소였다. 유럽인들은 대서양의 반대편에 있는 인도양이 해로로 접근할 수 없는 닫힌 바다라는 프톨레마이오스 지리학의 대전제를 믿었다. 그러나 포르투갈인들은 아프리카 서쪽 연안 가까이에서 항해하던 기존의 방식을 뒤집는 천재적인 영감을 발휘하여 그 전제를 깨버렸다. 바로 아프리카 해안선을 뒤로하고 대서양 한가운데로 나아간 것이다. 그러자 오히려 동쪽으로 부는 바람을 맞아 아프리카 남단을 크게 돌아 인도양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인류사를 바꾸는 대전환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포르투갈 왕은 이 위험천만한 모험에 어떻게 투자할 생각을 했을까? 이는 무엇보다 포르투갈의 지정학적인 약점이 크게 작용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쪽 끝에 있어 교역과 발전이 어려웠던 유럽의 처지와 마찬가지로, 유럽 안에서도 가장 서쪽 끝 바깥쪽에 위치한 포르투갈은 육로는 물론이고 지중해 해로를 이용하기도 어려웠다. 여기에 십자군 정신이 더해졌다. 지중해 동쪽을 차지한 강대한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고 성지를 수복하려면, 인도 쪽에 있다고 여겨지던 전설적인 기독교 왕 ‘요한’을 만나 거기서 서쪽으로 진군하고, 유럽에서도 협공하여 양쪽에서 이슬람을 공격해야 한다는 믿음이 유럽에 널리 퍼져 있었다. 이런 실리적이면서 신성한 이중의 동기를 가진 포르투갈 왕은 과감하게 베팅했고, 성공했다.

바스쿠 다 가마, 알메이다, 알부케르크…
생생하게 구현된 캐릭터와 그들이 벌인 각축전

하지만 아무리 왕이 관심을 갖고 적극 투자한다 한들, 목숨을 건 험난한 모험과 투쟁은 실행자들의 투철한 의지와 신념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못한다. 포르투갈의 귀족인 피달구(fidalgo)는 명예에 죽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개인적 용기를 발휘하여 국왕에 봉사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 이는 희망봉을 넘을 수 있었던 중요한 동기 부여가 되었지만, 한편으로 비효율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유발하기도 했다. 화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포르투갈 함대가 원거리에서 대포를 쏴대면 적선들을 몰살시킬 수도 있는 상황에서조차 그러한 승리는 비겁한 것이라며 굳이 배를 붙이고 백병전을 벌여 화를 자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책의 실질적인 주인공들은 이 피달구로, 사상 최초로 희망봉을 넘어 대서양에서 인도양으로 항해한 모험가 바스쿠 다 가마, 포르투갈 왕의 충직한 대리인으로서 인도 서부를 공략한 첫 총독 프란시스쿠 드 알메이다, 광기 어린 집념으로 인도양 일대와 그 너머까지 두려움에 떨게 한 후임 총독 아폰수 드 알부케르크 등 세 사람이 핵심 인물이다. 여기에 포르투갈 함대를 맞상대한 인도 캘리컷의 왕(사무드리)과 맘루크 함대의 총선장 후사인 등 주요 인물들 각각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그려져서 소설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500년 전 인도양의 치열한 전장 속으로
독자를 데려다 놓는 크롤리의 마법 같은 필력

지은이 로저 크롤리는 인물들과 그들이 벌이는 사건들을 상세히 묘사하기 위해 ‘카메라 아이(camera eye)’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감정을 일절 배제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사진 찍듯이 묘사하는 이 방식을 동원해 포르투갈 정복자들의 거친 바다 탐험 과정, 인도 서부 해안에서 무슬림들과 싸우는 과정 등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어쩌면 이 같은 서술 기법의 채택이 불가피했는지도 모른다. 포르투갈 정복자들이 현지인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잔인무도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슬림에게서 향신료 무역의 권리를 빼앗고 포르투갈 우위의 행정 질서를 확립했으며, 비협조적인 인도인을 굴복시키려면 무자비한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그들은 이런 잔인한 소행에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신성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확신했기에 더욱더 열성적으로 잔혹무도한 행위를 했다. 지은이의 필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전투 장면을 묘사할 때다. 너무나 긴박하고 생생해서 마치 그 아비규환의 현장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책을 읽다 보면 대항해시대가 단지 머리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온 감각으로 맞닥뜨리는 생생하고 처절한 경험담처럼 받아들여진다.

무력과 약탈로 점철된 제국주의적 해양 질서는
이들 포르투갈인에 의해 구축되었다

포르투갈의 패권은 한 세기 남짓 지속되었다. 이후 그들이 거둔 성과는 기동성 있는 해군력에 기초한 새롭고 유연한 제국 형태의 원형이 되었고, 유럽 팽창 정책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그것을 그대로 따랐다. 바스쿠 다 가마가 연 포르투갈의 시대는 그 이후 500년에 걸친 서양의 판도 확장 정책과 그에 따른 문명의 세계화를 작동시켰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 여파로 생겨났다. 이 책 『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은 이런 제국주의적 사태 발전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