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흔히 사용하는 근대 개념은 한국 근대의 현실이나 사실에 조응하지 않는다. 세계사 차원에서 근대사로 이해되는 일제강점기는 근대를 특징짓는 개념(주권 국가, 민주주의, 자본주의)과는 동떨어진 시대였기 때문이다. 국가를 상실한 식민지에서 이 세 개념은 오히려 압살되었고 한국인들이 일제와의 투쟁을 통해 추구해야 하는 과제였다. 이러한 ‘식민지적 근대’ 사회는 구미나 일본의 근대 사회보다 훨씬 복합성이 컸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식민지적 근대와 조선 사회”로 설정했다.한때 일제가 조선을 개발했는가, 수탈했는가를 둘러싸고 수탈과 개발 사이의 상관관계를 대립적으로 바라본, 의미 없는 논쟁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어느 입장이든 식민지 경제를 ‘반(半)’봉건적이라고 인식한 선험적 규정이 일제강점기 이래 고착된, ..